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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인 책
출간일
2017.11.5
페이지
352쪽
상세 정보
20세기의 대표적 마르크스주의자 루카치의 ‘철학적 유언’인《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Prolegomena zur Ontologie des gesellschaftlichen Seins)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왔다. 루카치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971년에 집필하고 그의 사후 13년 뒤인 1984년에 첫 출간된 이 책은 유물론적, 역사적 관점에서 존재를 성찰함으로써 마르크스 사상을 재구축한 역작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이론, 정치경제학 비판에서 작동하는 방법의 토대를 유물론적이고 역사적인 존재론으로 파악하고, 마르크스의 전체 저작을 이러한 입장에서 재해석함으로써 ‘마르크스주의의 르네상스’를 꾀했다. 따라서 루카치의 마르크스주의 존재론은 그가《역사와 계급의식》이후 근 40여 년에 걸쳐 공산주의자로서 감당해낸 이론적, 실천적 역정(歷程) 끝에 도달한, 그 자신의 마지막 귀착점이었다.
상세정보
20세기의 대표적 마르크스주의자 루카치의 ‘철학적 유언’인《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Prolegomena zur Ontologie des gesellschaftlichen Seins)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왔다. 루카치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971년에 집필하고 그의 사후 13년 뒤인 1984년에 첫 출간된 이 책은 유물론적, 역사적 관점에서 존재를 성찰함으로써 마르크스 사상을 재구축한 역작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이론, 정치경제학 비판에서 작동하는 방법의 토대를 유물론적이고 역사적인 존재론으로 파악하고, 마르크스의 전체 저작을 이러한 입장에서 재해석함으로써 ‘마르크스주의의 르네상스’를 꾀했다. 따라서 루카치의 마르크스주의 존재론은 그가《역사와 계급의식》이후 근 40여 년에 걸쳐 공산주의자로서 감당해낸 이론적, 실천적 역정(歷程) 끝에 도달한, 그 자신의 마지막 귀착점이었다.
출판사 책 소개
물론적-역사적 존재론을 통해
마르크스주의를 재구축한
루카치의 마지막 역작!
20세기의 대표적 마르크스주의자 루카치의 ‘철학적 유언’인《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Prolegomena zur Ontologie des gesellschaftlichen Seins)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왔다. 루카치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971년에 집필하고 그의 사후 13년 뒤인 1984년에 첫 출간된 이 책은 유물론적, 역사적 관점에서 존재를 성찰함으로써 마르크스 사상을 재구축한 역작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이론, 정치경제학 비판에서 작동하는 방법의 토대를 유물론적이고 역사적인 존재론으로 파악하고, 마르크스의 전체 저작을 이러한 입장에서 재해석함으로써 ‘마르크스주의의 르네상스’를 꾀했다. 따라서 루카치의 마르크스주의 존재론은 그가《역사와 계급의식》이후 근 40여 년에 걸쳐 공산주의자로서 감당해낸 이론적, 실천적 역정(歷程) 끝에 도달한, 그 자신의 마지막 귀착점이었다.
동구권 붕괴와 마르크스주의의 몰락
게오르크 루카치(Georg Lukacs)라는 독일식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진 헝가리의 세계적 사상가 루카치 죄르지(Lukacs Gyorgy, 1885~1971)는 한국 지성사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특히 문학에 그가 끼친 영향은 각별했는데, 일찍이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중후반부터 그의 이론이 수용돼 1970~80년대에 활발했던 리얼리즘 논의에서 절정에 달했다. 또, 마르크스의 책이 ‘해금’되어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전에는 그가 쓴《역사와 계급의식》(1923)이 ‘비판이론’과 함께 마르크스주의에 입문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구 사회주의권이 붕괴하고 자본주의의 지구화가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마르크스주의는 자기갱신의 뚜렷한 성취를 제시하지 못했고, 이론적 매력도 대중적 설득력도 시나브로 상실해갔다. 그 과정에서 ‘마르크스주의자’ 루카치의 저작들도 점차 서가에서 치워졌다. 물론 그가 마르크스주의자가 되기 전에 쓴《영혼과 형식》(1911)이나《소설의 이론》(1916)은 그 후에도 독자들이 찾는 작품으로 남아 있긴 하다. 하지만 루카치의 마르크스주의적 사유는 더 이상 ‘동시대적’ 사유로 대우받지 못했고, 이에 따라 그가 장대한 사유의 도정 끝에 도달한 귀착점도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그가 생애 마지막 10년을 바쳐 쓴《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하여》와《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는, 그의 초기 저작들이나《역사와 계급의식》 또는 리얼리즘 관련 에세이들과는 달리 제대로 된 조명 한 번 받아 보지 못한 채 처음부터 외면되다시피 했다.
재조명 받는 루카치, 마르크스주의
그로부터 30여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루카치에 대한 관심이 다시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루카치와 관련된 학술모임이 개최되고 있으며, 그 와중에서 루카치가 말년에 시도한 마르크스주의 존재론을 둘러싼 논의도 새로이 이루어지고 있다.
루카치가 ‘유대인’이라는 것은 출생의 사실 이상의 의미가 없었지만, 그가 ‘공산주의자’, 그것도 확신에 찬 공산주의자였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번에 우리말로 번역된《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는 루카치가 바로 그 ‘공산주의 관점’에서 마르크스의 텍스트들을 독해한 이론적 결과물이다. 물론 여기서 그가 내세우는 ‘공산주의’는 스탈린주의로 대표되는 ‘역사적 공산주의’와는 다른 것이다. 그것은 아직 한 번도 실현된 적이 없는, 그렇지만 인류의 역사 속에서 위대한 인격과 위대한 철학, 위대한 예술에서 표현되었던, 그리고 해방을 위한 인류의 역사적 투쟁들 속에서 민중의 염원과 소망으로 얼굴을 내비쳤던 ‘자유의 나라’(마르크스) 또는 ‘사랑의 사회’(루카치)로서의 공산주의다. 일찍이 1920년대 초 혁명과 반혁명의 격동 속에서 쓴《역사와 계급의식》이 ‘혁명의 관점’에서 마르크스의 이론을 전유하고자 한 것이었다면, 1960년대에 시도한 존재론에서 루카치는 ‘공산주의 관점’에서 마르크스 사상을 철학적으로 재구축하여 스탈린주의로 만신창이가 된 마르크스주의를 부활시키고자 한다.
지난 20세기에 ‘철학으로서의 마르크스주의’를 개진한 사상가로는 루카치 외에도 사르트르, 블로흐, 아도르노, 알튀세르 등을 꼽을 수 있다. 체계성을 갖춘 대작을 남긴 사르트르나 블로흐의 마르크스주의는 각자의 독특한 사유 속에 포섭된 마르크스주의라 할 수 있다면, 아도르노의 사상은 이미 마르크스주의를 초과한 것이다. 이들의 저작에 비하면 단상에 가까운 글을 남겼다고 볼 수 있는 알튀세르는 구조주의, 스피노자, 정신분석 등과 융합된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시도했다. 이들 모두와 비교할 때 루카치는 마르크스의 텍스트 자체에 대한 충실한 독해를 통해 마르크스 사상의 복원을 시도한 거의 유일한 인물이다.
유물론적-역사적 존재론을 통한 마르크스주의의 르네상스
루카치에게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이론가, 정치경제학의 비판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아니 그 차원을 넘어 무엇보다도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의 윤곽을 그린 ‘존재와 생성의 이론가’였다. 그는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이론, 정치경제학 비판에서 작동하는 방법의 토대를 유물론적이고 역사적인 존재론으로 파악하고, 마르크스의 전체 저작을 이러한 입장에서 재해석함으로써 ‘마르크스주의의 르네상스’를 꾀했다.
루카치는 서양의 근현대철학을 지배해온 것은 인식론이었다고 본다. 인식론의 지배는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이데올로기적 현상으로서 그 정점에 도달한 것이 ‘신실증주의’이며, 이에 대한 반발로 나온 것이 ‘실존주의적 존재론’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존재의 문제를 배제하는 인식론적 철학과 원자적 개인을 존재의 근본문제로 설정하는 실존주의적 존재론에 맞서 그가 제시하는 마르크스주의 존재론은 유물론적이고 역사적인 ‘관계론으로서의 존재론’이다.
루카치에게 존재론은 객관적 현실을 철학적 사유의 중심에 두는 것, 세계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토대를 존재에 두는 것을 기본 특성으로 한다. 그 존재론의 대상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그 “존재론의 과제는 존재하는 것을 그것의 존재에 근거해서 탐구하는 것이며, 그리하여 존재하는 것 내부에서 서로 다른 단계들과 접속들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데 루카치의 존재론은 존재 일반에 관한 ‘일반존재론’이 아니라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에 초점이 놓여 있다. 무엇보다 사회적 존재의 본질과 특징을 규정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리하여 인간의 “실재적 실천(노동에서 윤리까지 이르는)의 실재적 활동여지를 밝히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한다.
그런데 사회적 존재에 대한 존재론적 규명을 위해서는 존재 일반과의 관계, 일반존재론과의 관계 속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루카치에게 존재 전체, 즉 자연적 존재(무기적 자연과 유기적 자연)와 사회적 존재는 ‘하나의 역사과정’으로 파악된다. 사회와 인간의 본질을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규명하는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은 하나의 역사과정인 자연적 존재와 사회적 존재의 궁극적인 존재적 통일성과 그 통일성 내에서 과정적으로 확립되는 차이들을 설명하는 데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리하여 노동, 인간의 인간화, 인과성과 목적론, 우연성과 필연성, 개체성과 유적 성질, 자유와 필연, 소외와 공산주의 등의 주제들이, 존재의 근본원리로 설정된 ‘역사성’(과정성)과 ‘복합체성’(총체성)에 입각하여 고찰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는 ‘경제결정론’ 및 이에 의거한 직선적이고 획일적인 역사관, 그리고 ‘속류 진보신앙’과 결부되어 있는 ‘무조건적 절대적 필연성’ 개념 등등을 논박하면서 ‘연기적(緣起的) 필연성’ 개념을 제출하며, ‘목적론적 역사철학’으로 왜곡된 마르크스주의를 바로잡는 작업도 시도한다. 루카치는 자신의 이러한 시도를 스탈린 사후에도 여전히 완강한 스탈린주의적 마르크스주의에 맞서면서 동시에 신실증주의와 실존주의로 대표되던 당시 서구의 철학적 경향들에도 맞서는 ‘제3의 길’로서 이해했다.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가 나오기까지
수백편의 글, 수십 권의 책을 썼던 사상가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 ‘프롤레고메나’인 것은 역설적 인상을 준다. 이런 제목이 붙은 연유를 알려면 이 책의 발생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의 발생사는 윤리학 기획에서부터 시작한다. 1960년에 원래 3부로 계획했던 미학의 제1부인〈미적인 것의 고유성〉집필을 마친 루카치는 미학의 완성은 뒤로 미루고 윤리학 집필에 착수한다. 당시 마르크스주의 이론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이었던 ‘윤리학’을 마르크스주의적 입장에서 제시하려 한 그의 기획은 인간의 행위 곧 실천에 대한 이론적 해명을 요구받게 되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존재론적 문제틀이 부상하게 된다. 실천의 본질에 대한 존재론적 파악 없이는 윤리의 문제들을 풀 수 없다는 인식에 도달한 그는, 윤리학의 서론 내지 제1장으로 존재론 작업에 착수한다.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 예상하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 책의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무려 8년의 시간이 필요했으며, 그 결과로 나온 초고의 분량은 처음 예상했던 300매의 5배에 달했다. 윤리학의 철학적 토대를 수립하기 위해 착수했던 존재론 작업은 이렇게 해서 그 자체로 하나의 독자적 작품을 낳았으니,《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하여》가 바로 그것이다.
루카치가 이 글의 집필을 마친 후 1968년 말부터 1969년 초까지 그의 제자들(F. 페헤르, A. 헬러, G. 마르쿠시, M. 버이더)은 루카치와 함께 존재론 초고를 검토하는 모임을 다섯 차례 가졌다. 루카치가 글을 수정하여 완성하는 것을 돕기 위해 가진 모임이었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은 존재론의 완성이 아니라 존재론에 대한 제자들의 근본적인 반론이었다. 루카치는 제자들의 이론적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지나치게 방대한 분량을 줄이고 역사적 부분과 이론적 부분으로 양분된 서술방식을 수정할 필요성은 인정했다.
하지만 실제 수정 작업에 들어가자 서론으로 계획했던 시작 부분이 범위나 내용에서 원래의 의도를 넘어 또다시 하나의 독자적 작품으로 성장하고 말았다.《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하여》의 압축판이자 제자들의 반론에 대한 응답을 담고 있는 이 글에 루카치는《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라는 제목을 붙였다. 1971년 초 이 글의 초고 집필을 끝낸 루카치는《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하여》를 수정하거나《프롤레고메나》 자체를 조탁하는 작업을 할 수 없었다. 이미 말기에 이른 폐암과 동맥경화로 그는 더 이상 정상적인 독서와 집필이 불가능했다. 그해 6월 4일, 루카치는 향년 86세로 세상을 뜬다.
루카치 전문가 번역으로 만나는 루카치 마르크스주의의 정수(精髓)
이번에 루카치 전공자 김경식과 오랜 번역 경력을 지닌 안소현의 공역으로 출간된《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을 위한 프롤레고메나》는 지금껏 우리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루카치의 최종적 사유를 전해준다. 지금 다른 연구자들이 번역중인《사회적 존재의 존재론》(전체 4권 중 현재 2권 출간)과 함께 이 책은 루카치에 대한 우리의 이해지평을 넓혀 줄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주의의 두께를 두터이 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안은 없다”라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더 이상 득세할 수 없는 현실적 국면이 되었지만, 진정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좌파의 사상적 깊이와 이론적 설득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그동안 ‘목적론적 역사철학’으로 왜곡된 마르크스주의를 해체하는 과정은 종말론적 사유들로 점철되어왔다. 목적론과 종말론의 그릇된 양자택일을 넘어 탈(脫)목적론적이고 비(非)종말론적인 마르크스주의를 모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프롤레고메나》의 루카치는 여전히 동시대인으로서 말을 걸어올 것이다. 이 책은 루카치가 남긴 말이 아직 유효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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