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바키는 생글거리며 말을 잇는다.
"새 애인 이야기도 아직 이것저것 듣고 싶고."
애인이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다고 되풀이해봤자 별 의미는 없을 것 같았다. 사람과 사람 간의 모든 관계에 이름을 붙이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하고 모모는 의구심을 갖는다. 이름이 그렇게 중요한걸까.
만약 인간에게 혼이란 것이 있다면 카즈에의 혼은 틀림없이 이곳에 있다고 야마구치는 믿을 수 있었다. 적어도 야마구치가 알고 있는 카즈에의 혼은. 예를 들어 천국에서 죽은 남편과 재회했을지도 모를 카즈에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은 아마 다른 카즈에일 것이다. 살아 있든 죽었든 사람이 타인에게 기대할 수 있는 건 결국 '부분'이지 싶다.
어떻게 엮이든 어느 누구도 이 세상을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 엇갈림은 끊임없이 되풀이될 것이다. 끝도 없고 답도 없는....
그러고 보면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부분일 뿐'이며 그래서 편리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것이 인간관계이지 싶다. 연애도 결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 '부분'이 전부인 양 기대어 사랑하다가도 어느 순간 또 다른 '부분'에 절망하며 등을 돌리기도 하는 것을 보면.
분명한 것은 누구든 예외 없이 상황에 따라 감정이 변하고 시점이 변할 수 있기에 그때그때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내 마음의 바닥을 차분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점이다. 나 자신과 그리고 타인과의 건강한 소통을 위해. -옮긴이의 말 중-
17.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