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나무 숲

권여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비자나무 숲 (권여선 소설집)

이 책을 읽은 사람

나의 별점

읽고싶어요
15,000원 10% 13,500원

책장에 담기

게시물 작성

문장 남기기

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13.3.18

페이지

296쪽

상세 정보

장편소설 <레가토>로 제45회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하며 "항쟁세대의 고해성사라고 부를 만한 권여선 소설의 절정이자 한국 문학에서 기억의 윤리학이 성숙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평을 받아안은 권여선의 네번째 소설집.

2010년에서 2012년에 걸쳐 발표된 중단편을 모은 이 책은 '시간과 기억'에 대한 작가의 천착은 여전하지만 앞선 작품 <레가토>가 '학생운동'의 절정인 한 시기의 기억을 불러낸 것이라면, 이번 소설집은 짧고 긴 인생들 사이에서 쌓고 지워가는 기억과 망각의 깊이를 통해 삶의 심연을 가늠하게 한다.

절대 잊지 못하리라던 기억을 깨우는 잔상들을 하나씩 좇아 힘겹게 불러내지만 그 또한 실제 '사건'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젊은 날 한 시기를 동거하며 매일같이 함께 생활한 친구와 그 속에 품은 자신의 치기와 과오들을 까맣게 잊고 살아 왔음을 떠올릴 때, 우리가 인생이라는 망각의 힘에 이끌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잊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잃어버렸는지를 생각하면 섬뜩하다.

또 우리의 인식 뒤로 숨은 그 많은 망각들은 얼마나 허무한 인생인가. 하지만 이것은 목적한 대로 살 수 없다는, 인생이 하는 일에 인간이 참여할 수 없다는 절망인 동시에 해방이고 자유이기도 하다. 이 작품집을 통해 우리는 실로 무수한 비자림에 가려진 인생들을 성찰하고 삶이 품은 기억과 시간의 흔적을 받아들인 권여선의 해방과 자유를 발견하게 된다.

상세 정보 더보기

추천 게시물

프네우마님의 프로필 이미지

프네우마

@pneuma

  • 프네우마님의 그녀를 지키다 게시물 이미지

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열린책들 펴냄

읽었어요
15분 전
0
유진님의 프로필 이미지

유진

@yujinp4uz

  • 유진님의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게시물 이미지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지음
더숲 펴냄

읽었어요
41분 전
0
책읽는엄마곰님의 프로필 이미지

책읽는엄마곰

@k_jin

가진 것을 움켜쥐고 놓지 않아야 손실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듬고 포장해 비싼 값으로 팔 때 이익을 얻습니다. 사사로움이 흐름을 탈수록 더 많은 부와 명예가 따릅니다. 그렇다면 노자가 말한 '사심을 버려야 이룰 수 있는 성공'은 부와 명예가 아닌게 분명합니다.
사심을 버리면 부와 명예보다 더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고 높은 자리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면 진정한 성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서로의 기쁜 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슬픔을 나눠질 사람은 사심을 내세우지 안항야 찾아오는 법입니다. (p.98)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
만약 이 책을 조금 더 젊을 때 읽었더라면, 이만큼 마음에 닿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흔, 어느새 삶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자꾸만 덜어내려 노력하며 살고 있기에, 이 책의 구절구절이 마음에 닿는 부분이 많았다.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는 도덕경을 바탕으로 작가가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정리한 책으로, 삶의 인위적인 영역을 접어둘 때, 사람이 얼마나 단백해지고 단단해질 수 있는지를 직접 느끼게 하는 책이다. 나 역시 마흔의 문을 열 때 도덕경을 읽었던터라, 작가의 말들이 더욱 마음에 깊이 닿기도 했다. 특히 마음의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고 그 거울을 고요한 상태로 유지하라는 말은 내게 많은 생각을 가져다주었다.

개인적으로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는 책을 즐겨 읽지 않는 사람들도 쉬이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각 장의 분량이 그리 많지 않고 무척이나 쉬운 문장으로 연결되기 때문. 더욱이 그 내용이 우리 삶에서 비슷하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아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혹 도덕경의 내용이 궁금했지만 읽어낼 자신이 없는 분들도,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를 통해 도덕경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살짝 맛볼 수 있어 좋을 듯 하다.

가장 생각할거리가 많았던 장은 4장, 나를 다스리는 힘이었다. 그나마 내가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생각이 들 때가 바로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을 때 이다. 스스로를 책망한다는 말이 아니다. 타인을 원망하고 미워할 이유를 찾기보다는, 조금 더 면밀히 살피지 못한 나를 반성해보려 노력하는 것. 그것이 그나마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위안이다. 그런데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의 4장에서는 그런 마음에 다양한 영양제를 주는 기분이었다. 내 경쟁의 상대는 나여야 한다는 것도, 작은 일도 결국에는 큰일이라는 말도 무척이나 마음에 닿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깊이 울림을 준 문장은 “일상은 약한 것으로 채워야 단단해진다”라는 말이었다. 오늘이 단단하지 않으면 결코 단단한 내일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평소 오늘만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 생각해왔기에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의 문장들이 큰 울림을 주었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빨간머리앤의 문장을 들어 “자잘한 기쁨의 연속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문장에서 깊이 공감했다.

노자는 삶을 무겁게 만드는 세가지가 지나침과 사치, 교만이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가 이 세가지 모두를 멀리하며 살기는 어렵지만, 하나씩 차근차근은 멀어질 수 있지 않나. 작가 역시 가진 것에 비해 너무 먼 곳을 바라보지도 말라고 말하듯, 우리는 차근차근 지나침과 멀어질 수 있고, 조금 더 검소하고자 노력할 수도 있고,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으려 고개를 숙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마음에 무엇인가를 허겁지겁 채우려고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삶은 덜어낼수록 더 단단해진다

이길환 지음
필름(Feelm) 펴냄

42분 전
0

이런 모임은 어때요?

집으로 대여
구매하기
지금 첫 대여라면 배송비가 무료!

상세정보

장편소설 <레가토>로 제45회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하며 "항쟁세대의 고해성사라고 부를 만한 권여선 소설의 절정이자 한국 문학에서 기억의 윤리학이 성숙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평을 받아안은 권여선의 네번째 소설집.

2010년에서 2012년에 걸쳐 발표된 중단편을 모은 이 책은 '시간과 기억'에 대한 작가의 천착은 여전하지만 앞선 작품 <레가토>가 '학생운동'의 절정인 한 시기의 기억을 불러낸 것이라면, 이번 소설집은 짧고 긴 인생들 사이에서 쌓고 지워가는 기억과 망각의 깊이를 통해 삶의 심연을 가늠하게 한다.

절대 잊지 못하리라던 기억을 깨우는 잔상들을 하나씩 좇아 힘겹게 불러내지만 그 또한 실제 '사건'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젊은 날 한 시기를 동거하며 매일같이 함께 생활한 친구와 그 속에 품은 자신의 치기와 과오들을 까맣게 잊고 살아 왔음을 떠올릴 때, 우리가 인생이라는 망각의 힘에 이끌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잊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잃어버렸는지를 생각하면 섬뜩하다.

또 우리의 인식 뒤로 숨은 그 많은 망각들은 얼마나 허무한 인생인가. 하지만 이것은 목적한 대로 살 수 없다는, 인생이 하는 일에 인간이 참여할 수 없다는 절망인 동시에 해방이고 자유이기도 하다. 이 작품집을 통해 우리는 실로 무수한 비자림에 가려진 인생들을 성찰하고 삶이 품은 기억과 시간의 흔적을 받아들인 권여선의 해방과 자유를 발견하게 된다.

출판사 책 소개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던
그 일은 대체 어떤 일이었을까?

망망한 망각의 힘에 밀려 살아온 운명에 대한 애정 어린 성찰, 권여선의 네번째 소설집 『비자나무 숲』

시간의 연속 사이에서 - “나는 도대체 어디로 가려고 했던 것일까”

지난해 출간한 장편소설 『레가토』(창비, 2012)로 제45회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하며 “항쟁세대의 고해성사라고 부를 만한 권여선 소설의 절정이자 한국 문학에서 기억의 윤리학이 성숙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평을 받아안은 권여선이 네번째 소설집 『비자나무 숲』(문학과지성사, 2013)을 선보인다. 2010년에서 2012년에 걸쳐 발표된 중단편을 모은 이 책은 ‘시간과 기억’에 대한 작가의 천착은 여전하지만 앞선 작품 『레가토』가 ‘학생운동’의 절정인 한 시기의 기억을 불러낸 것이라면, 이번 소설집은 짧고 긴 인생들 사이에서 쌓고 지워가는 기억과 망각의 깊이를 통해 삶의 심연을 가늠하게 한다. 절대 잊지 못하리라던 기억을 깨우는 잔상들을 하나씩 좇아 힘겹게 불러내지만 그 또한 실제 ‘사건’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젊은 날 한 시기를 동거하며 매일같이 함께 생활한 친구와 그 속에 품은 자신의 치기와 과오들을 까맣게 잊고 살아 왔음을 떠올릴 때, 우리가 인생이라는 망각의 힘에 이끌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잊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잃어버렸는지를 생각하면 섬뜩하다. 또 우리의 인식 뒤로 숨은 그 많은 망각들은 얼마나 허무한 인생인가. 하지만 이것은 목적한 대로 살 수 없다는, 인생이 하는 일에 인간이 참여할 수 없다는 절망인 동시에 해방이고 자유이기도 하다. 이 작품집을 통해 우리는 실로 무수한 비자림에 가려진 인생들을 성찰하고 삶이 품은 기억과 시간의 흔적을 받아들인 권여선의 해방과 자유를 발견하게 된다.

기원을 찾아가는 영험한 감각, 여기서 포인트는 시간이 아니라 장소다. ‘아님’으로만 드러나는 장소. 권여선의 소설에서 실로 무수한 비자림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소설은 비밀을 폭로하는 소설이 아니라, 비밀이 거기에 있음을(다시 말해서 삶에 내재해 있음을) 알려주는 소설이다. 저 만곡의 끝이 흐릿하게 실종되었다. 요컨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지 않는 채로 보여주기, 그것이 바로 비자 숲의 기하학이다. _양윤의(문학평론가)

삶을 도드라지게 하는 사랑의 기하학 - “나를 꼭짓점으로 하는 좁고 길쭉한 삼각형”
권여선의 작품에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 아니 그보다는 모든 인물이 자기 역할과 메시지를 갖는다. 그래서 모든 인물들은 개인으로서보다는 거리와 각도가 제도된 관계의 좌표로 나타난다. 이러한 특별한 기술은 서술자가 서술 대상을 통해 역으로 대상화되거나 길게 말하고 설명하지 않고도 깊은 ‘잔상’을 남기는 방식으로 여운을 준다. 작품 「팔도기획」에서 서술자 ‘나’는 사람들이 자리한 지점들을 연결하며 전혀 다른 방식의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 사이를 넘나든다. 사회적으로 환영받는 융통성과 ‘눈치’ 대신 요령 없고 괴팍한 한 사람이 일깨우는 ‘인간의 고독’은 맹물보다 옅은 소금물이 더 싱겁게 느껴지는 아이러니처럼 인간 이해를 새롭게 한다. 이런 진실을 고백하는 일은 “글에 향기를 불어넣고” “영혼의 진동”을 실제로 맛보게 하면서 이 오래된 말들이 얼마나 인간에게 가까운 것인가를 느끼게 한다. 또 「은반지」에서는 가느다란 ‘은반지’로 이어진 두 인물 사이의 오해와 증오를 통해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금욕적이고 베푸는 태도로 살아온 오 여사처럼 아무리 잘 살아왔다고 자부해도 인생은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의 조건’을 갖는다. 늘그막에 자신을 증오하는 한 사람을 대면하는 처절한 감정은 인생의 한 단면을 극대화해 보여준다. 「길모퉁이」는 ‘코너’에 자리한 미용실의 도상을 통해 왼쪽으로 돌면 ‘탄 머리 재생’ 오른쪽으로 돌면 ‘신부화장 예약’으로 향하는, 일순간 들어선 한 길이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인생을 몰고 가는 형상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라는 노래 가사에 실려 보낸다. 문학평론가 양윤의는 이러한 권여선의 치밀한 소설적 제도를 두고 “권여선이 가르쳐준 사랑의 기하학은 사랑의 완전연소 즉 제로지점을 향해 질주하는 소멸의 드라마다. 그러나 끝내 거기에 이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한 삶의 황폐 속에서도 “권여선이 기하학적 요소를 다룰 때 그것이 명제화의 논리나 확실성의 기호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셈하고 연역할 수 있는 자본화된 언어는 여기에 없다. 오히려 명백한 오산(誤算)의 가능성이 삶을 도드라지게 만든다”는 말로 작가의 특징을 설명한다. 고도로 치밀한 계산으로 인생의 심연을 끌어올리면서도 어떤 자본화된 언어, 세련된 명제 대신 오직 삶으로 도드라지게 하는 방식. “권여선은 누구보다 그것을 잘 아는 작가이다.”

비자나무 숲의 비밀 - “도우가 웃고 어머니가 웃고 나도 웃었다”
「끝내 가보지 못한 비자나무 숲」은 작품집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축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애인의 죽음, 형의 죽음, 아들의 죽음을 가운데 두고 있는 세 인물의 만남을 다룬다. 서로의 존재 자체가 아픔의 상기이고, 상처의 복기인 이들의 만남은 시작 전부터 ‘대체 왜?’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그러나 이들은 어느 한 가족의 만남처럼 투닥거리며 식사를 나누고 바람을 쐬러 비자 숲으로 향하며 형을 추억하는 한 일화를 말하면서, 한여름 뙤약볕 아래를 달리는 차 안에서 모두가 웃음을 터뜨린다. 불러 애도할 이름이 소멸된 것이 존재의 소멸보다 애석하다고 말하던 주인공은 그 순간 발작을 하듯 웃음을 터뜨린다. 이는 긴 시간 속에서 상처도 추억도 그러안는 인간의 너른 품과 살아 있는 한 웃을 수 있다는 인생의 또 다른 단면과 마주하게 하며, 그들이 향해 달리는 “점점이 깃털처럼 흩어진 구름 사이로 햇살이 분말처럼 반짝”이는 그러나 아직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비자 숲(삶의 굴곡)으로 들어가기를 기꺼이 반기게 한다.

무제한 대여 혜택 받기

현재 25만명이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어요

나와 비슷한 취향의 회원들이 작성한
FLYBOOK의 더 많은 게시물을 확인해보세요.

지금 바로 시작하기

플라이북 앱에서
10% 할인받고 구매해 보세요!

지금 구매하러 가기

더 많은 글을 보고 싶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