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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얇은 책
출간일
2014.6.30
페이지
192쪽
상세 정보
소설 같은 밀도와 집중력을 보여 주는 일상 만화의 고수, 권용득 작가의 2005년 첫 장편 『영순이 내 사랑』 이후 꾸준히 여러 매체에 발표해 왔던 작품들을 한데 모은 단편 모음집이다. 결핍에서 오는 인간의 고뇌와 그 쓸쓸한 뒷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해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 낸 수작들이다.
원고료를 5만원만 올려달라며 출판사에 전화를 거는 만화가, 느닷없이 떠난 뉴질랜드 여행 중 외톨이 중년의 술주정을 듣는 용득, 술집에서 만난 여자가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것을 듣고 며칠 밤을 뒤척이는 나 등 하찮아만 보이는 일상에서 허우적거리는 각 캐릭터들의 삶의 모습이 때로는 뻔뻔함으로, 때로는 아쉬움으로, 때로는 허탈감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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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jay0yf6
예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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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소설 같은 밀도와 집중력을 보여 주는 일상 만화의 고수, 권용득 작가의 2005년 첫 장편 『영순이 내 사랑』 이후 꾸준히 여러 매체에 발표해 왔던 작품들을 한데 모은 단편 모음집이다. 결핍에서 오는 인간의 고뇌와 그 쓸쓸한 뒷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해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 낸 수작들이다.
원고료를 5만원만 올려달라며 출판사에 전화를 거는 만화가, 느닷없이 떠난 뉴질랜드 여행 중 외톨이 중년의 술주정을 듣는 용득, 술집에서 만난 여자가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것을 듣고 며칠 밤을 뒤척이는 나 등 하찮아만 보이는 일상에서 허우적거리는 각 캐릭터들의 삶의 모습이 때로는 뻔뻔함으로, 때로는 아쉬움으로, 때로는 허탈감으로 나타난다.
출판사 책 소개
소설 같은 밀도와 집중력을 보여 주는 일상 만화의 고수, 권용득 작가의 8편의 단편 만화를 묶은 『예쁜 여자』가 미메시스에서 출간되었다. 2005년 첫 장편 『영순이 내 사랑』 이후 2005년부터 꾸준히 여러 매체에 발표해 왔던 작품들을 한데 모은 단편 모음집이다. 결핍에서 오는 인간의 고뇌와 그 쓸쓸한 뒷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해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 낸 수작들이다. 원고료를 5만원만 올려달라며 출판사에 전화를 거는 만화가, 느닷없이 떠난 뉴질랜드 여행 중 외톨이 중년의 술주정을 듣는 용득, 술집에서 만난 여자가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것을 듣고 며칠 밤을 뒤척이는 나 등 하찮아만 보이는 일상에서 허우적거리는 각 캐릭터들의 삶의 모습이 때로는 뻔뻔함으로, 때로는 아쉬움으로, 때로는 허탈감으로 나타난다.
생생한 캐릭터와 주변 묘사 그리고 매끄러운 가독성
권용득 만화에서 매끄럽게 돋보이는 것은 캐릭터이다. 어떤 장르에서든 캐릭터가 확고하면 상황은 저절로 흘러간다. 하지만 독자의 공감을 얻는 정서와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권용득에게는 쉬운 일인가 보다. 『예쁜 여자』 속 여덟 개의 단편을 펼칠 때마다 주변에 꼭 있을 법한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지 못하는 남자를 앉혀 두고 결국 아무 말도 꺼내지 않는 「영원히 안녕」의 민주, 선미를 맘에 두고 그 옆의 영수를 상대로 혼자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막차」의 오정태, 갑작스럽게 자신에 대한 원망 섞인 말들을 늘어놓으며 눈물을 떨어뜨리는 딸의 모습이 당황스러운 「예쁜 여자」의 아버지는 주인공이 아님에도 섬세한 작가의 묘사 덕에 인상적인 캐릭터로 남는다.
이 단편집 속에서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기본적으로 각자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데, 스토리와 대사로는 조금은 부족한 캐릭터가 시선, 몸짓, 자세 그리고 구도에서 탄탄하게 완성된다. 그 때문에 인물의 행동과 시선이 독자에게 노출되는 작 장면들이 이어질 때마다 캐릭터는 더 활기를 얻어 간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시선과 몸짓, 손과 발의 움직임 등 부분들을 통해 캐릭터를 탄탄히 한다는 것은 작가의 인간에 대한 관찰력은 물론 구체적인 경험의 조각들을 놓치지 않는 꼼꼼함 그리고 그것을 다시 재가공하여 배열하는 능력을 증명하는 셈이다.
권용득 만화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주변 묘사이다. 골목길 벽에 붙은 전단지, 동네의 수퍼마켓의 <담배> 간판, 호프집의 <양념통닭>이 크게 적힌 미니 현수막, 길거리에 늘어선 교회며 미용실이며 약국 등의 어지러운 간판들, 벽의 외설스러운 낙서 등등 언뜻 보면 없어도 될 것 같은 풍경이지만 실제로 그 배경을 바탕으로 캐릭터는 사실성을 얻는다. 그리고 전체적인 작품에 유머러스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입혀 활기를 불어넣는다.
인간에 대한 탁월한 묘사 그리고 이를 통한 공감
작가는 왜 작은 눈짓, 손짓, 포즈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며 캐릭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사랑 앞에서 갈팡질팡 하지만 못된 놈은 되고 싶지 않은 「나머지의 진실」의 K, 선미는 끝까지 자신을 좋아하는 거라고 오해를 하는 「막차」의 영수, 여자의 고백에 지금 <지금 나를 얼마나 봤냐며 좋다는 거냐, 날 가지고 놀리는 거냐>라고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남자, 지금까지 평생을 원망해 온 아버지이지만 막상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자니 갑자기 목이 막혀 아무 말 없이 양손에 얼굴을 파묻은 「예쁜 여자」의 외영의 상황이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들의 상황에 대한 시선과 포즈 등에서 감정이 고스란히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어찌 보면 만화 속 상황들은 시시할 수도 있다. 기발한 상상력도 없고 만화 장르의 특성을 활용해 시공간을 초월하며 또 다른 세계로의 확장을 보여 주는 것도 아니다. 폐부를 찌르는 촌철살인도 없고, 멋들어진 비유법으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않는다. 그러나 만화 속 인물들의 몸짓과 한숨에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게 된다. 그렇게 권용득 만화 속의 일상은 실제 독자의 정서와 교차되며 비로소 그 존재 의미를 획득한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일상 속에서 보이지 않는 파도를 타고 있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와 공명할 때 비로소 예술이 된다고 생각한다. 즉, 예술은 일상을 초월하는 게 아니라 일상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소설과 같은 치밀함과 집중력
여덟 개의 단편 중에서도 유달리 눈에 띄는 단편이 몇 개 있다. 소설적 언어와 구성으로 잘 짜인 단편 하나를 본 것 같은 무게감과 만족감을 전달하는 『똑똑똑』은 10여 면의 길이로, 수록된 만화들 안에서 가장 짧지만 강한 인상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예쁜 여자』는 주인공의 독백 부분에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감정의 거리 유지로 공감을 이끈다. 소설처럼 이어지는 긴 독백도 작가의 탄탄한 문장력으로 이야기의 깊이를 부각시킨다.
이렇게 만화와 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권용득만의 만화 세계를 더 많은 독자들에게 보여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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