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에 걸려온 전화

아즈마 나오미 지음 | 포레 펴냄

바에 걸려온 전화 (아즈마 나오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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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30

페이지

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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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내리는 삿포로 스스키노 거리의 바 '켈러 오하타'에 코트의 깃을 세우고 눈에 잔뜩 힘을 준 사내가 들어선다. 그가 카운터 자리에 앉자, 바텐더는 위장약 상자와 물 채운 텀블러, 위스키 더블 잔을 재빠르게 대령한다. 남자는 말없이 위장약을 입속에 털어 넣고, 위스키 스트레이트를 단번에 넘긴다.

그는, '저녁이 되어 막 문을 연 바를 좋아하는' 이 남자는, 삿포로 스스키노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토박이 '탐정'이다. 밤이 무르익고, 카운터 구석자리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가 주뼛주뼛 다가와 탐정에게 말을 건넨다. "여자친구가 행방불명입니다." 탐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 어수룩한 남자를 스캔하고, 과연 탐정답게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진다. "……예쁘냐?"

2012년 제8회 일본영화제 부산 개막작 [탐정은 바에 있다] 원작소설. <탐정은 바에 있다>에서 사라진 여대생을 찾기 위해 눈 내리는 스스키노 거리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던 그 탐정이 돌아왔다. 삿포로 어느 뒷골목에서 벌어진 살벌한 살인사건을 비정한 시선으로 그리면서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실소와 폭소를 유발했던 명물 탐정 '나'의 이야기,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탐정 '나'는 수수께끼의 여인 '곤도 교코'의 이어지는 의뢰를 수행하면서 그녀가 던져준 몇 가지 조각으로 퍼즐을 완성해가가기 시작한다. 물론 이번에도 머리보다 몸부터 쓴다. 무턱대고 사람을 미행하고, 조직에 쳐들어가고, 불쑥불쑥 질문을 던지다가, 쫓기고 맞고 구르고 토하고 또 쫓기고 맞고 구르고 토하고 한다.

텅 빈 빌딩에서 일어난 방화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한 여인의 소사체,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던 열일곱 살 소년의 석연치 않은 죽음, 그리고 몇 달 후 거리에서 위험에 빠진 여인을 구하려던 한 실업가의 안타까운 횡사… 이어서 탐정이 뒤쫓던 한 조직원까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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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로버트 그린 (지은이), 노승영 (옮긴이) 지음
까치 펴냄

읽고있어요
35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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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typeface_/224167272900

📃 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를 비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큰 격변이 일어났고 우리는 폐허 가운데 서 있다. 우리는 자그마한 보금자리를 새로 짓고 자그마한 희망을 새로 품기 시작한다. 이것은 좀 어려운 일이다. 미래로 나아가는 순탄한 길이 이제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장애물을 돌아가든지 기어 넘어가든지 한다. 아무리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살아나가야 한다.

📃 모든 것이 상당히 훌륭한 질서, 엄격한 청결성, 엄격한 시간 엄수 그리고 심지어 꽤 엄격한 정직성까지 지켜지는 가운데 굴러갔다. 하지만 코니가 보기에 그것은 조직적인 무질서였다. 그것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주는 따뜻한 인간적 감정이 전혀 없었다. 집 안은 버려진 길거리처럼 황량했다.

📃 코니의 영혼 밑바닥에서 메아리치며 계속 울리는 느낌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 모든 게 다 공허한 것, 즉 훌륭하게 꾸며 전시한 공허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하나의 전시 행위였다.

📃 오늘날 세상에는 오직 하나의 계급만 존재하는 것이니, 그것은 바로 ‘돈에 사로잡힌 돈돌이 계급’이었다. 돈돌이 사내와 돈돌이 계집. 차이가 있다면 오직, 돈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와 돈을 얼마나 많이 바라느냐일 뿐이다.

📃 코니는 천천히 집을 향해 가면서, 자신의 내부에 있는 다른 존재의 깊이를 깨달았다. 또 다른 자아가 그녀 내부에서 살아나, 그녀의 자궁과 창자 속에서 타오르며 부드럽게 녹아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자아를 통해 그녀는 그를 흠모했다. 그를 흠모하는 마음은 점점 깊어져, 걷고 있는 그녀의 두 무릎에서 힘이 빠질 정도였다. 자궁과 창자 속에서 그녀는 이제 새로 살아나 부드럽게 흐르면서 다치기 쉬운 여린 존재가 되었고, 세상에서 가장 순진한 여자로서 그를 흠모하는 마음에 꼼짝없이 사로잡혀 있었다.

📃 “그렇다면 하층민은 본래 타고난 종족이 아니고, 귀족이란 것도 타고난 혈통이 아니겠군요.” 그녀가 말했다.
“맞아, 여보! 그런 생각은 다 낭만적인 환상일 뿐이야. 귀족계급이라는 것은 하나의 역할로서, 운명의 한 부분을 맡은 존재인 거야. 그리고 하층 대중이란 것도 운명의 또 다른 부분을 맡아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야. 개개인은 거의 중요하지가 않아. 문제는 우리가 어느 역할을 하도록 길러지고 길드는가 하는 점이야. 귀족계급을 만드는 것은 개인이 아냐. 그건 바로 귀족계급 전체의 역할과 기능인 거야. 그리고 평민을 평민의 존재로 만드는 것 역시 하층 대중 전체의 역할과 기능이지.”

📃 그 짧은 여름밤 동안에 그녀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녀는 여자가 수치심으로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그 대신 오히려 그 수치심이 죽어 사라지고 없었다. 그 수치심은 바로 두려움이었는데, 우리 몸 깊숙이 유기적으로 달라붙어 있는 그 수치심이, 다시 말해 우리 육체의 뿌리 속에 깊이 웅크리고 있어 오직 관능의 불에 의해서만 쫓아낼 수 있는 그 오래디오랜 육체적 두려움이, 마침내 남자의 남근에 의해 일깨워지고 추적당해 쫓겨나고 만 것이며, 그리하여 그녀는 자신의 밀림 바로 한가운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녀는 이제, 자기 본성의 진정한 근본에 이르렀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본질적으로 아무 부끄러움이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관능적 자아, 부끄럼 없이 벌거벗은 자아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어떤 승리감을, 거의 허세를 부리고 싶기까지 한 승리감을 느꼈다. 그랬다! 바로 이거였다! 이게 바로 삶이었다! 이게 바로 자신의 진정한 존재 방식이었다. 위장하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궁극적인 벌거벗음을 한 남자, 즉 다른 한 존재와 함께 나눈 것이다.

📃 그렇지만 지난 백 년의 세월 동안 인간들에게 일어난 일은 정말 치욕스럽기 짝이 없는 것이오. 남자들은 단지 일하는 벌레로 전락했고 그들의 남자다움과 진정한 삶은 모조리 빼앗기고 말았소. 할 수만 있다면 나는 기계를 이 지상에서 쓸어버리고 산업 시대를 하나의 끔찍한 오류로서 완전히 끝장내 버리고 싶소. 하지만 그건 나도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므로, 난 차라리 가만히 침묵을 지킨 채, 내 자신의 삶이나 살아보려고 애쓰는 게 나을 것이오. 살아갈 만한 인생이 나한테 있는지 의심스럽지만 혹 그런 게 나에게 있다면 말이오.

📃 성(性)이란 사실 접촉에 불과한 것으로서, 모든 접촉 중에서 가장 친밀한 접촉일 뿐이오. 그런데 그 접촉을 우리는 두려워하고 있소. 우리는 그저 절반만 의식이 있고 절반만 살아 있을 뿐이오. 우리는 온전히 살아서 의식이 깨어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하오.

📃 의지의 힘으로 우리는, 내면의 직관적 깨달음을 우리의 외부 의식에서 차단해 버린다. 그런데 이로 인해 공포 또는 불안 상태가 초래되고, 그 결과 우리는 재난이 정말로 닥칠 때 충격을 열 배나 더 강하게 받는 것이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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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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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typeface_/224152749719

📃 그는 말 없는 우울한 풍경의 한 부분인 것만 같았고, 그 안의 온기와 마음은 표면 아래에 꽁꽁 묶인, 말하자면 얼어붙은 슬픔의 화신과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침묵에 어떤 적의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단지 쉽게 다가가기에는 그가 너무나 깊은 정신적 고립 속에 살고 있다고 느꼈을 뿐이에요.

📃 눈과 함께 프롬의 침묵도 되돌아와 우리 두 사람 사이에 전과 같이 무언의 면사포가 드리워졌지요.

📃 전나무 밑이 너무 캄캄해서 그는 자기 어깨 옆에 있는 매티의 머리 형태를 간신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뺨을 수그려 그녀의 스카프에 비비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이 어둠 속에서 온 밤을 그녀와 그곳에 마냥 서 있고 싶었다.

📃 그는 미칠 듯이 달아나 버리는 순간순간을 붙잡아 둘 어떠한 말도, 어떠한 행동도 생각해 낼 수 없었다.

📃 그 후로 가끔 그는 어머니가 겨울이 아니라 봄에만 돌아가셨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곤 했다…….

이선 프롬

이디스 워튼 (지은이), 김욱동 (옮긴이) 지음
민음사 펴냄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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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내리는 삿포로 스스키노 거리의 바 '켈러 오하타'에 코트의 깃을 세우고 눈에 잔뜩 힘을 준 사내가 들어선다. 그가 카운터 자리에 앉자, 바텐더는 위장약 상자와 물 채운 텀블러, 위스키 더블 잔을 재빠르게 대령한다. 남자는 말없이 위장약을 입속에 털어 넣고, 위스키 스트레이트를 단번에 넘긴다.

그는, '저녁이 되어 막 문을 연 바를 좋아하는' 이 남자는, 삿포로 스스키노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토박이 '탐정'이다. 밤이 무르익고, 카운터 구석자리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가 주뼛주뼛 다가와 탐정에게 말을 건넨다. "여자친구가 행방불명입니다." 탐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 어수룩한 남자를 스캔하고, 과연 탐정답게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진다. "……예쁘냐?"

2012년 제8회 일본영화제 부산 개막작 [탐정은 바에 있다] 원작소설. <탐정은 바에 있다>에서 사라진 여대생을 찾기 위해 눈 내리는 스스키노 거리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던 그 탐정이 돌아왔다. 삿포로 어느 뒷골목에서 벌어진 살벌한 살인사건을 비정한 시선으로 그리면서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실소와 폭소를 유발했던 명물 탐정 '나'의 이야기,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탐정 '나'는 수수께끼의 여인 '곤도 교코'의 이어지는 의뢰를 수행하면서 그녀가 던져준 몇 가지 조각으로 퍼즐을 완성해가가기 시작한다. 물론 이번에도 머리보다 몸부터 쓴다. 무턱대고 사람을 미행하고, 조직에 쳐들어가고, 불쑥불쑥 질문을 던지다가, 쫓기고 맞고 구르고 토하고 또 쫓기고 맞고 구르고 토하고 한다.

텅 빈 빌딩에서 일어난 방화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한 여인의 소사체,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던 열일곱 살 소년의 석연치 않은 죽음, 그리고 몇 달 후 거리에서 위험에 빠진 여인을 구하려던 한 실업가의 안타까운 횡사… 이어서 탐정이 뒤쫓던 한 조직원까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다.

출판사 책 소개

“여보세요? 저예요.”
바에 전화가 걸려온 순간, 탐정은 달리기 시작한다

2012년 제8회 일본영화제 부산 개막작 〈탐정은 바에 있다〉 원작소설


삿포로발 유머 하드보일드 액션! 탐정은 아직도 바에 있다!

함박눈 내리는 삿포로 스스키노 거리의 바 ‘켈러 오하타’에 코트의 깃을 세우고 눈에 잔뜩 힘을 준 사내가 들어선다. 그가 카운터 자리에 앉자, 바텐더는 위장약 상자와 물 채운 텀블러, 위스키 더블 잔을 재빠르게 대령한다. 남자는 말없이 위장약을 입속에 털어 넣고, 위스키 스트레이트를 단번에 넘긴다. 그는, “저녁이 되어 막 문을 연 바를 좋아하는” 이 남자는, 삿포로 스스키노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토박이 ‘탐정’이다. 밤이 무르익고, 카운터 구석자리에 앉아 있던 젊은 남자가 주뼛주뼛 다가와 탐정에게 말을 건넨다. “여자친구가 행방불명입니다.” 탐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 어수룩한 남자를 스캔하고, 과연 탐정답게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진다. “……예쁘냐?”
『탐정은 바에 있다』에서 사라진 여대생을 찾기 위해 눈 내리는 스스키노 거리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던 그 탐정이 돌아왔다! 삿포로 어느 뒷골목에서 벌어진 살벌한 살인사건을 비정한 시선으로 그리면서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실소와 폭소를 유발했던 명물 탐정 ‘나’의 이야기,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바에 걸려온 전화』가 2012년 1월 출간됐다. 이 작품은 오는 1월 26일부터 시작되는 제8회 일본영화제에서 부산 개막작으로 선정된 〈탐정은 바에 있다〉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때로는 하드보일드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탐정은 바에 있다』에 이어 『바에 걸려온 전화』에서도 탐정의 면면이 과연 하드보일드의 탐정으로서 적절한가에 대한 유쾌한 토론이 이어질 듯하다. 탐정 ‘나’는 기존의 탐정들과는 사뭇 다르다. 일단 외양으론 야쿠자와 구분이 가지 않고, 도박과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데다, 세상 사람을 ‘미인’과 ‘기타 등등’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편협한 사고를 지녔으며, 정체 모를 괴한에게 죽도록 얻어터져 자기 토사물로 집 안이 범벅이 되지 않는 이상 절대 청소란 걸 하지 않는 위인이다. 명석하고 깔끔한 필립 말로하고는 영 다른, 왠지 골목에서 코흘리개 모아놓고 잡스런 무기 자랑할 것 같은 동네오빠 분위기다. 그러나 매일 밤 바에서 위스키를 밥처럼 몸에 흘려 넣는 탐정이다 보니, 종종 거나하게 취해 스스키노 밤거리를 기분 좋게 돌아다니다 가끔 본의 아니게 정의의 기사 노릇도 한다. 주로 취객이나 불량배에게 희롱당하는 여성을 보았을 때다. 발차기를 날리고 명치에 주먹을 꽂아 넣고 머리통으로 턱을 박살낸다. 그러고는 덜덜 떠는 ‘미인’에게 단골 바의 성냥을 건네며 “내가 필요하면 연락해!” 한다. 술이 깨고 나면 누구에게 성냥을 줬는지 기억도 못 하지만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그의 명함(성냥에 이름과 계좌번호를 적은 것)을 꺼내 들고 탐정에게 전화를 건다.
이번에 그가 맡게 된 사건은 시작부터 묘한 냄새를 풍긴다. ‘곤도 교코’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여성이 어느 밤, 바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알려주는 남자들을 차례로 만나 몇 월 며칠 어디서 무얼 했는지 질문하고 그의 반응을 살펴달라고 의뢰한다. 탐정은 목소리만으론 왠지 ‘미인’일 것 같은 여자의 의뢰를 거절하지 못하고 이후 차례차례 남자들을 만나는데,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어느 날, 전철 승강장에서 바닥으로 떠밀리는, 싸움 좀 하는 탐정으로서는 여간 수치스럽지 않은 곤혹을 치르게 된다. 일을 당하면 반드시 열 배로 복수한다는 생의 철학을 갖고 사는 탐정은 이후 시키지도 않은 일에 자발적으로 뛰어다니며 그들의 뒤를 쫓고 내막을 캐면서 스스키노 거리에서 일어난 얽히고설킨 비정한 ‘살인사건들’의 진상을 파헤치게 된다.

우익 비판, 기업과 폭력조직 유착 고발,
약자 울리는 세태 꼬집는 사회파 미스터리


탐정 ‘나’는 수수께끼의 여인 ‘곤도 교코’의 이어지는 의뢰를 수행하면서 그녀가 던져준 몇 가지 조각으로 퍼즐을 완성해가가기 시작한다. 물론 이번에도 머리보다 몸부터 쓴다. 무턱대고 사람을 미행하고, 조직에 쳐들어가고, 불쑥불쑥 질문을 던지다가, 쫓기고 맞고 구르고 토하고 또 쫓기고 맞고 구르고 토하고 한다. 텅 빈 빌딩에서 일어난 방화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한 여인의 소사체,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던 열일곱 살 소년의 석연치 않은 죽음, 그리고 몇 달 후 거리에서 위험에 빠진 여인을 구하려던 한 실업가의 안타까운 횡사…… 이어서 탐정이 뒤쫓던 한 조직원까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다. 탐정의 들쑤심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이 사건들이 사실은 하나의 도화선에 연결된 것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단번에 클라이맥스로, 또한 삿포로발 유머 하드보일드는 단번에 비정한 사회파 미스터리로 옷을 갈아입는다. 반사회적인 우익단체에서 이용당하고 버려진 젊은이, 비겁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해온 변절한 실업가, 또 그런 기업에 기생하는 조직들과 그들에게 내몰리고 협박당하고 끝내 목숨까지 잃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가족들의 남은 사연까지, 『바에 걸려온 전화』는 1편보다 훨씬 강력해진 사건과 촘촘해진 구성으로 마지막까지 긴장을 이어가게 만드는 매력을 선사한다. 마지막에 가서 드러나는 수수께끼 의뢰인 ‘곤도 교코’의 정체와 그녀의 긴 고백은 진한 비극의 향기를 풍기며 최후의 반전을 장식한다. 모든 것이 끝나는 순간, 한발 늦게 도착한 탐정은 예상치 못했던 사태에 완전히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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