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린디합을

손보미 지음 | 문학동네 펴냄

그들에게 린디합을 (손보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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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3.8.6

페이지

272쪽

상세 정보

2012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자, 손보미의 첫 소설집.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 수상,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 당선, 2012년 '폭우'로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2013년 '과학자의 사랑'으로 제4회 젊은작가상 수상… 등단 사 년차에 불과한 이 신인 소설가의 이력은 매해 수상 기록으로 채워져 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단편소설의 우아하고 세련된 품격을 보여주면서 취향을 달리하는 이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아온 소설가 손보미가 2013년 첫 소설집을 세상에 내보낸다. 소설집에는 싱싱하면서도 무르익은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각기 독립적인 세계를 이루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아홉 편의 이야기이다.

손보미의 소설에 우리가 사로잡히는 이유는 산뜻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기미들 때문이다. 소설 속 인물들이 겪는, 그러나 말로는 절대 표현될 수 없는 삶의 기미들. 기미란 무엇인가? 정확히 그러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삶의 균열을 예감하게 하는 어떤 순간들이 있다. 시작도, 정체도, 진행도 알 수 없는, 삶에 끼어드는 예고장 말이다.

손보미는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오로지 기미만으로 견고하다고 믿어왔던 삶이 와지끈 부서지는 순간을 놀라운 솜씨로 포착해낸다. 관습적인 이야기에 익숙한 우리는, 또 삶의 거짓된 진실에 목마른 우리는 부정(不貞)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또 어떤 자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는지 몹시 궁금해하지만 이 비밀스러운 소설가는 이에 대해서라면 돌연 침묵해버린다. 이 영리하고 세련된 침묵 덕분에 우리는 되레 소설과 삶의 진실에 가닿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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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2

시린님의 프로필 이미지

시린

@shirin

_
팟캐스트를 듣다가
처음 듣는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길래, 그 작가의
가장 오래된 소설집을
도서관 서가에서 꺼내왔다.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담요’를 포함하여, 비슷한 시기
여러 문학 잡지에 수록했던
단편소설을 모아둔 책이다.
_
일본 소설을 읽을 때 종종 느끼던 건데
주인공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다.
작가가 하고픈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독서 중 가장 슬픈 순간이다.

내가 같은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인걸까? 경험해 보지 않은건
공감할 수 없는 사람인가?
친절하게 구구절절히 설명해줘야
이해할 수 있는건가?
공감력이든 상상력이든 부족한
나는 아무래도 작가는 될 수 없을 듯.
_
어찌됐든 집중해서 술술 읽은
간만에 재밌게 읽은 한국 소설 :)

그들에게 린디합을

손보미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18년 10월 6일
0
은비령님의 프로필 이미지

은비령

@8urjxbgmfoih

이 우주너머의 다른 우주를 살아가고있을 나에대해...

그들에게 린디합을

손보미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2015년 2월 23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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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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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2012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자, 손보미의 첫 소설집.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 수상,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 당선, 2012년 '폭우'로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2013년 '과학자의 사랑'으로 제4회 젊은작가상 수상… 등단 사 년차에 불과한 이 신인 소설가의 이력은 매해 수상 기록으로 채워져 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단편소설의 우아하고 세련된 품격을 보여주면서 취향을 달리하는 이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아온 소설가 손보미가 2013년 첫 소설집을 세상에 내보낸다. 소설집에는 싱싱하면서도 무르익은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각기 독립적인 세계를 이루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아홉 편의 이야기이다.

손보미의 소설에 우리가 사로잡히는 이유는 산뜻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기미들 때문이다. 소설 속 인물들이 겪는, 그러나 말로는 절대 표현될 수 없는 삶의 기미들. 기미란 무엇인가? 정확히 그러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삶의 균열을 예감하게 하는 어떤 순간들이 있다. 시작도, 정체도, 진행도 알 수 없는, 삶에 끼어드는 예고장 말이다.

손보미는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오로지 기미만으로 견고하다고 믿어왔던 삶이 와지끈 부서지는 순간을 놀라운 솜씨로 포착해낸다. 관습적인 이야기에 익숙한 우리는, 또 삶의 거짓된 진실에 목마른 우리는 부정(不貞)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또 어떤 자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는지 몹시 궁금해하지만 이 비밀스러운 소설가는 이에 대해서라면 돌연 침묵해버린다. 이 영리하고 세련된 침묵 덕분에 우리는 되레 소설과 삶의 진실에 가닿게 되는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어느 날 밤 꿈을 꾸었는데 (……)
거기에는 중력을 거스르는 지역이 있었고, (……)
중력이 없기 때문에 아무도 추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추락하고 말았다.
지은 죄가 많아서 중력의 영향을 받아야 한다고 누군가 말했다.
잠에서 깨자마자, 나는 이 꿈의 내용이
한 편의 근사한 소설이 될 수 있으리란 걸 알았고,
그날부터 ‘중력을 넘어서’란 제목의 소설을 시작했다.”
- 손보미, 『2012 제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작가노트 중에서

2012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자,
손보미의 첫 소설집이 마침내 출간되다!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 수상,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담요」 당선, 2012년 「폭우」로 제3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2013년 「과학자의 사랑」으로 제4회 젊은작가상 수상…… 등단 사 년차에 불과한 이 신인 소설가의 이력은 매해 수상 기록으로 채워져 있다. 좋은 소설이 순위를 매기는 일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문단 안팎에서 한 소설가를 향해 쏟아진 관심과 찬사는 그것이 그저 한때를 소비할 이슈를 쫓으며 만들어진 소란이 아님을 입증하듯 오래도록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단편소설의 우아하고 세련된 품격을 보여주면서 취향을 달리하는 이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아온 소설가 손보미가 2013년 첫 소설집을 세상에 내보낸다. 소설집에는 싱싱하면서도 무르익은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이 작품들은 이제까지 그녀에게 쏟아졌던 상찬이 그저 빈말이 아님을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다. 각기 독립적인 세계를 이루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아홉 편의 이야기와 함께 오랜만에 소설집을 읽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중력에 맞서 날아오르는 소설가

그간 손보미의 작품을 꾸준히 따라 읽으며 첫 소설집이 발간되기만을 고대해온 독자라면 그녀의 소설세계에서 “중력”이 차지하는 의미와 무게가 상당하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뮤지컬 <위키드Wicked>에 삽입되었던 <중력에 맞서서Defying Gravity>라는 노래가사의 인용, 혹은 그것의 변형들(“나를 여기에 두지 말아요. 내가 중력을 이기고 날아오를 수 있게 도와주세요. 나는 그렇게 음탕한 여자가 아니랍니다.”_「폭우」, “당신은 언젠가 중력에 맞서서 날아오를 거요. 그리고 당신은 음탕한 여자가 아니오.”_「과학자의 사랑」), 또 스스로를 ‘린디합퍼’라고 밝히듯 그녀가 무척이나 사랑하는 스윙댄스의 일종인 린디합(이 춤을 본 누구라도 그것이 무중력 지대에서 행해지는 예술 혹은 중력을 거스르는 이들의 우아한 투쟁처럼 느껴질 것이다. 린디합에 관해서라면 이 동영상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체면 따위는 저리 가라고 외치는 이들만이 발산하는 희열, 그로써 역설적으로 획득하는 우아한 품격. http://www.youtube.com/watch?v=M5nds-RvK_c), 그리고 「폭우」의 작가노트에서 밝힌 중력에 관한 꿈까지……
그러므로 이때의 “중력”이 한때 젊은 작가들의 어떤 경향성을 염두에 두고 사용되었던 “무중력 세대”라는 개념처럼 이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중력”의 의미는 그녀가 계속해서 건설해나갈 소설세계를 통해 조금씩 밝혀질 테지만, 오해를 피하며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말하자면 그녀는 어떤 경우라도 철저히 소설과 삶의 진실 편에 서 있는 작가라고 말할 수 있다. 손보미는 우리가 흔히 소설적인 것이라 이야기하는 것들, 또 바로 그런 게 삶이지, 라고 외치는 상투적인 깨달음에 저항하며 단단한 소설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아직 그 “중력”의 비밀이 충분히 밝혀지기 전이지만 조심스럽게 말해보자면 그녀는 어떤 지루한 편견에 맞서 싸우는 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이러한 방식을 통해 말이다.

영리한 기미의 포착자, 알기에 입을 다무는 세련된 침묵

손보미의 소설에 우리가 사로잡히는 이유는 산뜻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기미들 때문이다. 소설 속 인물들이 겪는, 그러나 말로는 절대 표현될 수 없는 삶의 기미들. 기미란 무엇인가? 정확히 그러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삶의 균열을 예감하게 하는 어떤 순간들이 있다. 시작도, 정체도, 진행도 알 수 없는, 삶에 끼어드는 예고장 말이다. 그러니까 남편이 친구의 아내와 다리 밑에서 키스한 사실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육 인용 식탁」) 다만 뒤늦게 사진 속에서 발견한 아내의 어긋난 시선, 유달리 남편에게 친밀해 보이던 친구의 아내 그러한 것들을 불현듯 눈치채는 순간 우리는 삶이 그 삐걱이는 소리를 높여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듣게 된다. 또는 이런 것이다. 아이가 생기지 않았으므로 아내가 본격적인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하고 남편이 한때 연인이었던 대학 동기에게 빠져드는 것이라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여자들의 세상」) 다만 몸매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아내의 니트원피스 차림이 신경 쓰이는 것, 위로의 뜻으로 자신의 손등에 손을 얹은 대학 동기의 다정함을 우정의 표현으로 규정하려는 안간힘 이런 식으로 어떤 진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노력이 한계에 부딪칠 때 우리는 그 기미가 예고하는 관계의 파탄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손보미는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오로지 기미만으로 견고하다고 믿어왔던 삶이 와지끈 부서지는 순간을 놀라운 솜씨로 포착해낸다. 관습적인 이야기에 익숙한 우리는, 또 삶의 거짓된 진실에 목마른 우리는 부정(不貞)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또 어떤 자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는지 몹시 궁금해하지만 이 비밀스러운 소설가는 이에 대해서라면 돌연 침묵해버린다. 이 영리하고 세련된 침묵 덕분에 우리는 되레 소설과 삶의 진실에 가닿게 되는 것이다.

「담요」에서 「애드벌룬」까지, 다시쓰기가 보여주는 삶에 대한 성숙한 성찰

그러나 이 영리함, 세련됨이 그저 신인의 오만함이나 기술적인 차원의 것으로 이해될 수는 없다. 『그들에게 린디합을』은 「담요」로 시작하여 「애드벌룬」으로 끝이 난다. 「애드벌룬」은 「담요」를 다시 쓴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다시 쓰여진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손보미가 ‘삶’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통찰하고 있음을, 또 ‘삶’을 향한 우리의 안타까운 바람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담요」에서 파출소장 ‘장’은 록밴드 ‘파셀’의 공연중 일어난 사고로 어린 아들을 잃는다. 그의 삶은 이제 아들을 그리워하는 일들로 빼곡하게 채워진다. 그런데 손보미는 「애드벌룬」에서 이 사건을 조금 변형하여 ‘장’의 아들을 다시 살게끔 만든다. 콘서트장의 사고는 그저 ‘장’의 다리를 평생 절게 만드는 규모로 축소된다. 그렇다면 아들을 잃지 않은 ‘장’과 죽지 않은 그의 아들은 「담요」의 세계에서와는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그들이 단 한 번도 살아보지 못했던 기쁘고 행복한 삶을 ‘누구도 죽지 않는’ 「애드벌룬」의 세계에서는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손보미는 이들의 미래가 마치 불행이라는 한 점을 향해 고정이라도 된 것처럼 끊임없이 그곳을 향해 걸어가도록 만든다. 아들로 하여금 그때 바로 자신이 죽었어야 했다고 자책하는 편지를 반복적으로 쓰게 하면서 말이다. 행복 대신 기원과 이유를 분명하게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이 아들의 삶을 메우고 있다. 마치 삶이란 한 번의 불행은 피할 수 있다고 해도 그 이후에 날아오는 모든 불행과 불운까지 다 피해갈 수는 없다는 것, 또 그것이 야기하는 슬픔과 우울을 제 살처럼 곁에 끼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애드벌룬」에서 아들이 보여주는 삶의 슬픈 궤적은 이 ‘다시쓰기’가 그저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시도된 것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이 진지하고 애정 어린 시도 덕분에 우리는 손보미의 소설을 언제나 기대에 찬 심정으로 기다릴 수 있는 것이겠다.

아홉 편의 이야기가 선사하는, 몸이 사뿐히 떠오르는 황홀한 순간!

문학평론가 신수정은 해설의 말미에서 손보미에 대해 “위험 지대 위에서 몸을 들썩거리며 유쾌한 춤을 추는 린디합퍼”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어 “그녀의 춤과 더불어 우리 소설은 ‘천분의 일 밀리미터’의 가능성의 세계를 확보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이겠는가? 그녀와 함께 그 위험 지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 일말의 두려움도 없이 손보미의 소설세계 속으로 성큼 발걸음을 옮기는 일. 과연 그것 말고 우리에게 어떤 또다른 선택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제 이 책을 손에 든 당신은 문자 그대로 몸이 사뿐히 떠오르는 황홀한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그저 환상적인 느낌에 대한 비유가 아니다. 소설과 삶의 진실을 불현듯 깨닫게 되는 순간에 찾아오는 일종의 들림과 떠오름. 오로지 소설만이 선사할 수 있는 이 아찔한 황홀경을 느껴보라.

*

“그 부부에게 왜 담요를 주었느냐고 아까 물었죠? 사실 내가 순찰차로 돌아오기 직전, 어린 부인이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했소. ‘아들과 다른 공연을 보러 가세요. 사람들이 죽지 않는 콘서트요. 사람들이 즐겁게 노래 부르고, 춤추는 그런 콘서트 말이에요.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행복한 노래만 흘러나오는 곳이요. 나도 그런 곳에 가고 싶거든요..’ 나는 차 안으로 돌아왔고, 조금 울었소.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되돌아갔소. 그랬더니 그 어린 부인이 나에게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어린 부인은 이렇게 말했소. ‘우린 인간쓰레기예요’라고.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소. 다만 그 부부의 머리를 잠시 동안 쓰다듬어보았소. 그 작고, 동그랗고, 차가운 아이들의 머리를 말이오.”(「담요」)

“이를테면 사람이 아무도 없는 텅 빈 댄스홀을 롱테이크로 오 분이나 보여줄 때,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심지어 음악조차 더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제야 비로소 화면 속에서 무엇인가를 본다. 그건 길감독이 도저히 표현할 수 없었던 일종의, 감정의 간격이다.”(「그들에게 린디합을」)

그는 생각했다. 다른 세상에서 나는 그런 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지 않을 거야. 어머니는 아직까지 살아 계시겠지. 아버지가 다리 병신이 되지도 않을 테고, 그 세상에서…… 나는 담요를 잃어버리지도 않을 거야. 그 세상에는 「과학자의 사랑」이니, 『난, 리즈도 떠날 거야』 같은 거지 같은 글이 존재하지도 않을 거야.
(……)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그 세상에서 나는 파셀의 콘서트에서 이미 죽었을 거다.
나는 그때 죽었어야 해. (「애드벌룬」)

*

매혹적인, 정교한, 강렬한, 세련된, 비밀스러운, 능수능란한……
이것은 겨우 등단 4년차에 불과한 한 신인 소설가에게 쏟아진 상찬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 기이하고 매혹적인 작품은 말과 침묵 사이의 틈새로 흐린 욕망의 풍경을 언뜻 언뜻 드러낸다. 언어가 말을 더듬을 때까지 벼랑으로 몰고 가며 태연하게 연출하는 이 잔잔하고 불안한 한 편의 연극은 어 어떤 단정적인 해석도 거부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 그 잔상이 길게 남는다.
_김화영(불문학자, 문학평론가), 제3회 젊은작가상 심사평 중

일상의 삶이란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각자의 삶의 연약함들은 또 어떻게 서로 연결돼 있는지를 이 소설은 ‘구조적으로’ 입증해낸다. (……) 말로 ‘규정’하지 않고 침묵으로 ‘환기’하는 이 스타일의 효과는 절묘하다. 그럴 때마다 두 부부 사이에서 발생중인 어떤 ‘파열’의 조짐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꿈틀댄다._신형철(문학평론가), 제3회 젊은작가상 심사평 중

문학이 유독 젊고 새로운 것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으나 최근의 문단이 손보미에 대해 보내는 확신에 찬 기대는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취향과 입장을 조금씩 달리하는 사람들이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이 작가를 지지하고 있다. 삶의 ‘파열’을 드러내는 단편의 전형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세련된 분위기와 낯선 문체의 흡인력, 치밀한 구성과 비밀스러운 결말의 묘미가 그녀 소설의 매력으로 주로 거론됐다. (……) 대개의 좋은 소설들이 그렇듯 손보미 소설의 매력에 대해서 명쾌하게 말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_조연정(문학평론가 ), 웹진 문지 ‘손보미 작가 인터뷰’ 중

그녀의 소설이 언제나 그렇듯 대단히 정교한 이야기의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그 촘촘한 이야기는 이상하게도 가장 결정적인 대목을 말하지 않고 그것은 말해지지 않은 덕에 더욱 강렬한 방식으로 전달된다._권희철(문학평론가), 제4회 젊은작가상 심사평 중에서

가짜 전기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등장인물을 능란하게 가지고 놀면서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작가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사랑과 중력의 유사성/차이를 성찰하는 대목이 많이 나오지만 이것이 너무 지나쳐 소설이 옆길로 새지 않을 정도로 잘 통제하고 있다. 그래서 상큼한 뒷맛을 남긴다.
_남진우(시인, 문학평론가), 제4회 젊은작가상 심사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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