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하는 자에게 동그라미를

미우라 시온 지음 | 들녘 펴냄

격투하는 자에게 동그라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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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7.10.1

페이지

284쪽

상세 정보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가 미우라 시온의 데뷔작. 취업전선에 뛰어든 여대생이 소설의 주인공이지만, 백수가 되지 않으려는 치열한 분투 같은 것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그녀는 게으르고 제멋대로인데다 현실 감각이라곤 조금도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만화를 문장으로 그리는 작가'라는 평가에 걸맞게, 미우라 시온은 주인공이 시험과 면접을 치르는 과정을 간결하고 코믹한 문체로 그려낸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가나코는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가 남긴 대저택에서 새엄마, 이복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정치를 핑계로 집을 떠나 사는 아버지는 언제나 부재 중이다. 겉으로는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나코는 자신이 가족의 이물질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취업 문제가 덧붙여진다.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가문의 명에 따라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아야 한다. 따라서 반드시 취업에 성공해야만 집안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가나코는 긴박한 현실과 '격투'를 벌이는 대신 쉽사리 얻을 수 있는 두 개의 통풍구를 가지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것은 바로 만화에 빠져드는 것과 예순다섯 살에서 일흔 살 사이로 보이는 할아버지 사이온지 씨와 연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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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어느새 나에게 각인된 작가, 미우라 시온. 이 작가의 책은 대부분 조금 지쳐있을 때 뭔가 재미있는 책이 없을까...하다가 고르는 책들이다. 그렇게 한 권, 두 권 읽다 보니 이젠 작가의 이름만 보고도 지쳤을 때 선택하게 되었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 나눔받았던 책인데, 도대체가 의미를 알 수 없는 제목이어서 읽지 않고 다시 나눔할까 말까...하다가 "미우라 시온"이라는 이름을 보고 잘 보관해 둔 책이다. 그리고 20년 만의 이사 후 지친 상태에서 고른 책이 다시 이 작가의 책이었다. 그리고 이 알 수 없는 제목의 의미는 책을 다 읽고나면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하게 된다는...ㅎㅎ

<격투하는 자에게 동그라미를>은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무척 풋풋하다.(주인공도 이제 막 대학 졸업을 앞둔 취준생이다.) 그렇다고 해서 작품이 유치하다거나 단순하다거나 하지는 않다. 나 또한 22살, 대학 4학년 당시 앞날을 고민하며 진로를 걱정하고 우왕좌왕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고나 할까.

주인공 가나코는 대학 졸업반이다. 모두가 기대하듯 취업을 위해 열심히 달려야 할 때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만화책 읽는 것을 좋아하던 가나코는 딱히 취업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를 하루종일 읽으며 원하는 방향으로 만화를 그리게끔 하는 편집자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때문에 처음에는 분위기를 보러 여기저기(주변인들에게 떠밀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출판사 위주로 취업을 위해 조금 노력하지만 역시나 취업은 쉽지 않다. 가나코는 이 시절을 잘 보내고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책은 무척 일본색이 짙게 드러난다. 가나코의 집안(명문가에 정치가 집안) 특성 때문에 그 대를 이어야 하는 가문의 회의라든가, 60대 노인과 사귀는 설정(다들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어이없음)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일본이 아니면 엿볼 수 없는 것들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을 빛나게 하는 것은 각 출판사들의 취업 과정 장면들이다. 시험 문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면접 장면들이 너무나 현실감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작가가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하니 이렇게 생생할 수밖에.

돌이켜보면 나 또한 대학 4학년을 멀뚱멀뚱 보냈던 것 같다. 취업에 대한 걱정은 있었지만 뭔가 정확히 무얼 해야 할지 몰라 공부가 좋다며 회피했다고나 할까. 친구들은 대학원에 가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스로 놀랐다는. 좋아하는 일을 어렸을 때부터 하면서 서서히 진로를 정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는데 우리 아이들을 보면 그 또한 쉽지 않아 안타깝다. 그런 면에서 "격투하는 자에게 동그라미를"이라는 제목이 나중에야 팍! 하고 와닿는 것이다. 언제나 인간미를 바탕으로 흐뭇한 미우라 시온의 소설은 이렇게 지칠 때 자주 읽게 될 것 같다.

격투하는 자에게 동그라미를

미우라 시온 지음
들녘 펴냄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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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가 미우라 시온의 데뷔작. 취업전선에 뛰어든 여대생이 소설의 주인공이지만, 백수가 되지 않으려는 치열한 분투 같은 것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그녀는 게으르고 제멋대로인데다 현실 감각이라곤 조금도 없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만화를 문장으로 그리는 작가'라는 평가에 걸맞게, 미우라 시온은 주인공이 시험과 면접을 치르는 과정을 간결하고 코믹한 문체로 그려낸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가나코는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가 남긴 대저택에서 새엄마, 이복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정치를 핑계로 집을 떠나 사는 아버지는 언제나 부재 중이다. 겉으로는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나코는 자신이 가족의 이물질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취업 문제가 덧붙여진다.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가문의 명에 따라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아야 한다. 따라서 반드시 취업에 성공해야만 집안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가나코는 긴박한 현실과 '격투'를 벌이는 대신 쉽사리 얻을 수 있는 두 개의 통풍구를 가지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것은 바로 만화에 빠져드는 것과 예순다섯 살에서 일흔 살 사이로 보이는 할아버지 사이온지 씨와 연애하는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격투하는 자에게 동그라미를>은 처음으로 사회 문턱을 넘어서야 하는 긴장감,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가족 구성원과 잘 버무려지지 않아 파생되는 외로움,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슬픔 등 크고 작은 삶의 문제를 다룬다. 그러나 주인공은 머리를 감싸쥐고 고민하거나 온힘을 다해 발버둥치지 않는다. 언제나 상상 속으로 도피하거나, 짐짓 눈을 돌려버리고 만다. 그뿐이다. 소설의 극적인 요소들은 캐릭터의 내면이 약해 미처 폭발하지 못한 불발탄으로 남은 느낌이다. 그러나 미우라 시온이 그려내려고 했던 버블 세대의 무기력한 초상은 거의 완벽하게 재현되었다.

<격투하는 자에게 동그라미를>은 미우라 시온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출판 편집자가 되려고 했지만, 단 한군데서도 합격통지를 받지 못한 그녀는 자신의 취업 활동기를 소설로 발표해 작가로 데뷔한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만화광 가나코는 바로 미우라 시온 자신의 모습이다. 미우라 시온은 인터뷰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담담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말하지만, 가나코의 삶이 '담담하게' 느껴지는 독자와 '지나치게 가벼워보인다'는 독자의 감성 차이는 세대차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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