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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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보다 미련을 잘 다루는 저는 요즘 작가님처럼 시간을 버리고 고통에 항복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
33 - 일기는 너무나도 인간적이고 선한 면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의 일기를 읽으면 그 사람을 완전히 미워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에서 말이다.
201 - 나는 나의 마음 때문에 미움받는다. 그리고 나 또한 나의 마음을 미워하기에 나는 나를 미워하는 이들에게 동조한다. 요컨대 가장 괴로운 점은, 누군가 나를 미워하는 이유를 내가 납득한다는 점이다.
259 - ‘더 나아질 수 있음’. 그 사실이 언제나 나를 성가시게 했다. 늘 그랬다. 나를 괴롭힌 것들은 그런 생김새였다. ‘더 나아질 수 있음’의 얼굴을 한 것들이 내 삶을 피곤하게 만들곤 했다. 따라서 나는 약간의 피로감을 느꼈고, 나와 같은 것을 원하는 누군가 나타나 나 대신 ②를 채갔으면 했다.
267 - “클라이밍을 하면 점점 동물이 되어 가. 원숭이처럼 소리를 내질러. 벽을 향해 소리치는 거지. 내가 사람이 아닌 것 같아 기뻐.” /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 나는 너무 사람이다. 그래서 종종 사람이 아닌 시간이 필요하다.
270 - 가다가 오르막길이 나오면 되돌아갔다. 다시 계단이 나타나면 물러났다. 비가 오면 피했다. 물러나기와 항복하기, 싸우지 않기, 견디지 않기를 했다. 항복하기, 항복하기, 항복하기 연습. 항복을 즐기기. 항복도 계속하다 보니 기분이 좋았다. (왠지 소질이 있는 것 같았다…….) 무조건 평지만 걸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어려워지면 발을 빼는 거야. 왜냐하면 내게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얻지 않는 순간, 배움이 없는 순간, 성취하지 않고 그저 흘러가 버리는 시간, 그런 시간들을 용서하고 삶에 초대하는 것으로, 일명 ‘시간 갖다 버리기’, ‘시간을 쓰레기로 만들고 기뻐하기’, ‘그 쓰레기를 재활용하지 않기’, ‘삶을 일정 부분을 낭비하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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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 4/16
이 책이 이동진 님의 추천으로 요즘 핫해서.... 대여하기도 힘든 책이라고 하네요.
어차피 저는 책은 꼭 사서 읽는 터라 상관은 없었어요...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저는 이 책 그냥 그랬어요. ^^;;
이동진님이 읽으며 펑펑 울었다는 대목도...저는 별 감흥이 없었거든요.
새삼 느껴지더라고요~~나는 참 메마른 사람이구나~ㅎㅎ
제가 워낙 미술엔 문외한인데다 관심도 없었어서 ㅜㅜ 읽는 데 애먹었어요.
일단 미술 작품이 굉장히 많이 거론되는데, 작품명 나올 때마다 옮긴이의 주석이 따라붙어서 몰입을 방해하더라고요.
차라리 페이지 아래쪽에 따로 넣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다가 작품 사진 하나 없이 설명들만 줄줄이..참 불친절한 책이었어요. ㅜㅜ
뭐 중간중간 삽화 그림은 있었지만....
작품 제목만 보고서는...아무리 작가의 감상을 읽어도 그게 내 것으로 와닿지 않아서 책 읽는 내내 오히려 답답함을 느꼈답니다.
책 초반에 두세개 작품 찾아가며 읽다가 너무 번거로워 포기했고요...ㅜㅜ
저자는 친형을 암으로 잃은 후에, 잘 다니던 좋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경비원으로 취직을 합니다.
그 공간 안에서 위로를 받으며 무려 10년이나 경비원 생활을 하는데요.
미술관 내 각각의 공간들에 대한 설명과 방문객들과의 에피소드들...
그리고 수많은 작품들에 대한 본인의 느낌, 감상을 나열하며 중간중간 동료 경비원들과의 일화와 죽은 형과의 추억 등 저자의 개인적인 일들이 엣세이 형식으로 실려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더이상 고요하고 정돈된 환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라며 미술관을 관두고 나와 여행 가이드로 직업을 바꾸게 되고요.
형을 잃은 고통에서 벗어나 두 자녀와 그려나갈 미래를 꿈 꿉니다....
사실 제 취향으로는 (원래 엣세이집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요) 어느 부분 하나 매력적이지가...않았습니다. ^^;;
그리고 또 한 번 느꼈어요. 난 미술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다지 궁금하지도, 잘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 것을요 ㅎㅎ
수많은 미술 작품을 작가의 뛰어난 문장력과 예민한 감수성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지만, 그 이상은..글쎄요~^^;;;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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