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 소설집. 제1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을 비롯한 여덟 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이번 소설집은 작가가 기억과 기억 사이의 공백을 '이야기'로 보수해가면서 삶과 '이야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야기꾼으로서의 색조를 유지하면서도 서사와 문장의 열기를 유연하게 다스린 점 또한 이전 소설집과 사뭇 달라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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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은 모두 어정쩡한 삶 속에서 허둥거리다 자빠지고 만다. 이들은 짱돌 한 번을 못 던지고 당하기만 하는 사람들이다. 절실한 순간마다 예상은 어김없이 빗나가기만 하고 과녁은 성난 얼굴로 다가와 현재를 압박한다. 이기호는 그 빗나간 예상들을 주워 모아 다시금 활시위에 메기는 숙연한 자세로 이야기를 꾸려나간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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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이되 새로이 만들어서 들려주는 게 아니라 받아 적으면서 기억의 빈자리를 메우는 '이야기'다. 진실과 마주하기가 겁나 모른 척 비워두고 변죽만 울리며 지나쳤던 자리가 흔들 수 없는 인과로 재구성되는 순간, 모두가 무력할 수밖에 없었음이 다시 한 번 분명해지고 그 과정에서 독자는 울컥, 뜨거운 연민을 느낀다. 제1회 김승옥 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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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행정동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김 박사는 누구인가?
저기 사람이 나무처럼 걸어간다
탄원의 문장
이정(而丁)-저기 사람이 나무처럼 걸어간다 2
화라지송침
내겐 너무 윤리적인 팬티 한 장
해설 이야기의 경계를 넘어, 이야기되지 않는 삶을 찾아서_김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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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보
이기호
1972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다.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공모에 단편 「버니」가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단편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 박사는 누구인가?』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등과 장편소설 『사과는 잘해요』 『차남들의 세계사』가 있다.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8년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나에겐 너무 어려운 책.
정말 김 박사는 누구이며 이 책이 전하고자하는 바는 무엇일까
시간이 흐르고 다시 읽어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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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ragon님이 이 책을 읽었어요
2년 전
멋을 부리지도 힘을 주지도 않는 문장들과 작품 곳곳에서 묻어나는 유머러스함이 마음에 들었다.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인간 군상들은 너무도 친숙해서 허구임에도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현실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 인물들이 '소설' 속에 등장하여 전개되는 이야기들인 만큼 그 이야기의 첨단이 현실을 파고들 때, 그 순간은 그 어느때보다도 통렬하고 신랄하고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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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람,님이 이 책을 읽었어요
2년 전
이기호의 두번째 소설을 읽고 그가 좋아져 이 소설도 곧장 읽었다. 도파민 충만하던 젊을 때의 속도감은 아니어도,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그의 '이야기'들은 충만했다. 소설도 생성,진화,소멸을 하듯 그의 소설도 진화중이다. 진화가 있어 우리가 포켓몬을 좋아하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