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모멸감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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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3.19

페이지

340쪽

이럴 때 추천!

인생이 재미 없을 때 , 고민이 있을 때 , 힐링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아요.

#가르침 #감정 #굴욕 #깨달음 #자존감 #존엄

상세 정보

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걸까?
한국 사회에 스며 있는 모멸의 심리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빚어내는 일상의 문법을 추적해온 사회학자 김찬호 교수가 이번에는 ‘감정’으로 삶과 사회를 읽어냈다. “감정은 이성보다 근본적이고 강력하다. 그것은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잉여가 아니라, 중대한 인간사를 좌우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 『모멸감』에서 ‘감정’을 사회적인 지평에서 분석하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야 함을 역설한다.

일부러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마음의 습관은 인간 사회를 순조롭게 작동하게 하지만, 그 질서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사회를 보는 논리』 『문화의 발견』 『돈의 인문학』 등의 저서를 출간하며 일상에 주목해온 그간의 작업과도 일맥상통한다. 생생한 현장 연구와 학자로서의 전문적인 식견, 친근하고도 유려한 글쓰기로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로 자리매김해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모멸감’을 키워드로 한국인의 마음 풍경과 한국 사회의 다양한 양상을 낱낱이 해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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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7

혀누님의 프로필 이미지

혀누

@banduck2

인간에 대한 성찰로 가득한 책이었다.
최근 인사이동으로 정말 전형적인 꼰대가 간부로 오면서 많은 직원들이 모멸감을 느꼈다. 예로 ‘젊은 여직원이 커피를 타라’ 부터 시작해서 회사돈으로 본인을 위한 물품구매까지. 지금이 2020이 정녕 맞는가?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모멸감이 일상이 된 요즘이기에 이 책이 오히려 힐링이 되었다.
쉽게 분노하고 뒷담화가 일상이 된 요즘 이 즉각적인 감정에 한발자국 떨어져 감정 거리두기를 하려고한다. 이렇게 만든 조직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반응하며 열을 내기에는 내 감정이 소모되고 마음만 다칠뿐이다. 이 감정에 대해 객관적인 인식을 하며 더 성숙한 정신을 가지는데 독서가 많은 도움이 됐다.

책 중간에 감정노동에 관련한 내용이 나온다.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사람중에 한명으로 감정노동은 사람의 생기를 뺏어간다고 생각한다. 내 모니터에는 항상 ‘이너피스’라는 문구가 적혀있는데, 나를 공격해오는 고객 앞에서도 절대 쉽게 화를내지 않겠다, 내 정신건강을 지키겠다라는 나만의 의지이자 일종의 업무부적이다.

최근 내가 하는 행동에 ‘가치’ 혹은 ‘의미’를 따졌는데, 그러다보니 이런 감정사회학 관련한 책들을 많이 읽었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받고 외압에 무력해진 상태여서 이런 책들을 찾아 읽었던것 같다. 내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의 문제로 돌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런 류의 책이 좋은게 정서의 회복탄력성을 높여준다. 동료, 지인들과 뒷담화로 내 안의 부정적인 늑대를 키우지 말자고 또 다짐한다.

올해의 마지막 책이다. 년초 세운 버킷리스트 중에 완성된 유일한 목표이다.(독서 10권 후 독후감 작성)
생각을 무엇으로든 표현하는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곳을 내가 글로 표현하는 하나의 채널로 잘 사용했는데 내년은 30권 목표로 더 정갈한 글을 적어보려고한다.

✏️
P.6
자신의 존재 가치를 타인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욕구는 엄청난데 서로를 인정해주는 너그러움은 부족하다. 웬만큼 잘나지 않으면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여기에 저성장으로 인해 생존의 기반마저 흔들리면서 ‘남부럽지 않은 삶’은 더욱 실현이 어려워 보인다. 거기에서 비롯되는 결핍과 공허를 채우려고 갖은 애를 쓰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취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타인에 대한 모멸이다. 누군가를 모욕하고 경멸하면서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이다.

P.41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응용하자면, 부유함이 똑똑함이 젊음이...... 나를 멸시한다. 아무도 대놓고 비웃지 않지만 열패감에 위축되는 것이다. 누가 자기에게 손가락질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위축되는 것이다. 은근히 깔보는 마음이 느껴진다. 자신도 그러한 시선에 자연스럽게 동의하면서 자격지심에 빠져든다.

P.62
인간은 목숨을 부지하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을 원하는데, 바로 존재감이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식하고 타인을 통해 확인하면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

P.63
모욕감도 자주 수치심과 혼동하는 단어이다. 보통 수치심은 ‘느껴도 싸다’고도 말하지만, 모욕감을 ‘느껴도 싸다’고하는 사람은 없다.
수치심 : 본인의 잘못이나 결함에 대한 타인의 지적을 받아들이면서 느끼는 감정
모욕감 : 상대방이 나를 대하는 방식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 화가 나는 감정

P.68
모욕을 쉽게 주는 사회 못지않게 위험한 것이 모멸감을 쉽게 느끼는 마음이다. 그것은 또 다른 모멸감을 확대 재생산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P.93
감정노동은 타인을 위해 마음을 길들이는 것. 아무리 지쳤어도 티를 내면 안된다. 피로감이나 짜증을 감추고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바로 그러한 괴리가 노동자를 소진시킨다

P.97
악의를 가지고 삿대질을 해대는 사람을 계속 대면하다 보면, 심신이 황폐해지고 서비스의 질도 떨어진다. 최소한의 합리적인 자기방어도 불가능한 구조 속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기는 무척 어렵다.

P.141
개인주의는 여러 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매긴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한국에는 그런 의미에서의 개인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했다. 남에 대해 신경을 너무 곤두세운다. 그것은 두 가지 차원으로 나뉘는데, 한편으로 타인에게 필요 이상의 관심을 보이면서 참견하고 타인의 영역을 침범한다. 다른 한편으로 자기에 대한 타인의 평가와 반응에 너무 예민하다.

P.151
혐오감으로 맺어지는 유대는 단단하기 마련이고, 그 힘으로 퍼뜨리는 담론은 타인을(외국인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

P.160
내 고단한 삶을 위로받기 위해선 불우한 당신이 필요하다. 당신과 나 사이의 넘어설 수 없는 경계는 내 온전함의 증거다.

P.174
자신과 타인을 구별하는 이분법은 다양하다. 나는 선하고 너는 악하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나는 똑똑하고 너는 멍청하다. 나는 유능하고 너는 무능하다. 나는 강하고 너는 약하다. 나는 예쁘고 너는 못생겼다. 나는 깨끗하고 너는 더럽다...... 이런 구분 속에서 스스로에 대해 우월감을 느끼고 상대방의 열등감을 자아낸다. 단편적인 잣대로 사람의 격을 나누고 자의적으로 가치를 매기는 속에서 모멸감을 주고받는다.

P.179
다른 사람을 조롱하고 망신을 주는 것은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가장 잔인한 학대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굴욕을 강요하거나 부끄러운 부분을 까발리는 행위는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존엄성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P.197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은 베푸는 사람이 오만에 빠지지 않도록 경고하는 잠언이지만, 행여 상대방이 부담을 갖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진정한 덕행이 되기 위해서는 혜택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 서서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P.221
인간을 인간으로 보는 것은 습득된 것이 아니라 선천적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인간 이하로 보는 것은 습득되었을 확률이 높다.

P.238
돈으로 환산되기 어려운 의미를 발견하고 실현할 때 인간은 행복하다. 노동의 대가를 임금이나 상품의 가격으로만 따질 때 초라해지는 심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그래서 무한한 가치가 있는 세계에 접속해야 한다.

P.258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전한 관계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들, 억지로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공간이다. 내가 못난 모습을 드러낸다 해도 수치스럽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가지고 뒷담화를 하지 않으리라고 믿을 수 있는 신뢰의 공동체가 절실하다. 그를 위해서는 자신과 타인의 결점에 너그러우면서 서로를 온전한 인격체로 승인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P.292
한국의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들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마음 맞는 사람들과 뒷담화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은 나약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험담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그것을 함께하는 이들과 짜릿한 유대감도 맛볼수 있다. 그러나 그런 대화 이외에는 아무런 화제를 찾지 못하거나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자문해보아야 한다. 서로의 가슴속에 비겁한 늑대를 키오고 있지는 않은지, 그놈들이 떼거리를 이루어 돌아다니면서 자신까지 해치는 것이 아닌지

P.307
품격은 겉멋이 아니다. 예절은 단순한 고분고분함을 넘어선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너그러운 성품에서 격조 있는 삶이 가능하다.


* 예의바른 무관심(Civic inattention)

모멸감

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20년 12월 31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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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na

@sienna

왜 우리 사회가 화로 가득한지 알아보고 싶다면, 왜 우리는 ‘걔 잘 살아’라는 이야기를 ‘걔 돈 많아’라고 받아들이는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시길! 지금까지 지인 네명에게 선물했습니다.

모멸감

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20년 9월 16일
0
채은님의 프로필 이미지

채은

@chaeeunl9uu

내가 주고 받은 모멸감에 대해 찬찬히 살펴보게 되었다. 내가 받은 모멸감에 대해서는 마음을 단단하게 먹기를 다짐하였고, 내가 준 모멸감에 대해서는 결국 그것은 내 마음 속 병의 발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나은 내가 된 기분!

모멸감

김찬호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18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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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빚어내는 일상의 문법을 추적해온 사회학자 김찬호 교수가 이번에는 ‘감정’으로 삶과 사회를 읽어냈다. “감정은 이성보다 근본적이고 강력하다. 그것은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잉여가 아니라, 중대한 인간사를 좌우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 『모멸감』에서 ‘감정’을 사회적인 지평에서 분석하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야 함을 역설한다.

일부러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마음의 습관은 인간 사회를 순조롭게 작동하게 하지만, 그 질서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사회를 보는 논리』 『문화의 발견』 『돈의 인문학』 등의 저서를 출간하며 일상에 주목해온 그간의 작업과도 일맥상통한다. 생생한 현장 연구와 학자로서의 전문적인 식견, 친근하고도 유려한 글쓰기로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로 자리매김해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모멸감’을 키워드로 한국인의 마음 풍경과 한국 사회의 다양한 양상을 낱낱이 해부한다.

출판사 책 소개

[모멸감 ː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

악플, 왕따, 감정노동, 갑을관계…… 모멸 권하는 한국 사회를 해부한다!

「짝」 카톡, “카메라가 따라다녀… 인격적 모멸감 느껴”
“주민 센터 갈 때마다 구걸하러 가는 느낌에 모멸감”
허지웅 악플 심경 고백, “멸치 이야기 자주 들어! 모멸감 느껴진다”
대구 여대생 아버지, “경찰 핀잔에 모멸감 느꼈다”
“모멸감 느껴”… 내년 향해 치닫는 민주 장외투쟁 시계바늘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한 기사 제목이다. 비단 뉴스뿐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를 비롯해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모멸감’이란 단어는 자주 쓰인다. 출퇴근길 도로 위에서 주고받는 거친 언사, 학교나 회사에서 겪는 크고 작은 모욕, 수화기 너머에서 혹은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로부터, 심지어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평범한 일상에서 ‘모멸감’은 빈번하게 경험된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모멸감―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은 한국인의 일상에 만연한 ‘모멸감’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최초의 국내서로, ‘모멸감’을 키워드 삼아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조명하면서 한국인의 삶과 마음의 문법을 추적한다. 한국에서 모멸감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경험되고 그 본질은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모욕을 주고받는가. 한국의 사회와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크고 작은 모욕이 이어지는 데는 어떠한 역사적 배경이 있는가. 모멸감을 딛고 일어서는 힘은 어디에 있는가. 못난 사람들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어떻게 열릴까.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인문학.심리학 문헌을 비롯해 뉴스 기사,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오가는 대사, 수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수집한 적실한 실례와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어가며 흥미진진한 논의를 전개해간다. 책의 저자인 사회학자 김찬호가 타진하고 있는 이 새로운 시도는 독자들에게 ‘감정’의 차원에서 우리 사회를 조망하고 성찰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일상의 문법을 추적해온 김찬호 교수, ‘감정’으로 삶과 사회를 읽다!
그동안 꾸준히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빚어내는 일상의 문법을 추적해온 사회학자 김찬호 교수가 이번에는 ‘감정’으로 삶과 사회를 읽어냈다. “감정은 이성보다 근본적이고 강력하다. 그것은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잉여가 아니라, 중대한 인간사를 좌우하는 핵심이”기 때문. 저자는 이 책 『모멸감』에서 ‘감정’을 사회적인 지평에서 분석하고 역사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야 함을 역설한다. 일부러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마음의 습관은 인간 사회를 순조롭게 작동하게 하지만, 그 질서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사회를 보는 논리』 『문화의 발견』 『돈의 인문학』 등의 저서를 출간하며 일상에 주목해온 그간의 작업과도 일맥상통한다. 생생한 현장 연구와 학자로서의 전문적인 식견, 친근하고도 유려한 글쓰기로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학자로 자리매김해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모멸감’을 키워드로 한국인의 마음 풍경과 한국 사회의 다양한 양상을 낱낱이 해부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가혹한 입시 경쟁, 인터넷에 범람하는 악플, 최근 새롭게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감정노동, 유행어처럼 쓰이는 갑을관계…… 저자는 이러한 정황 이면에 한국인의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되는 모멸감이 사회 곳곳에 만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모욕의 실체를 규명하고 모멸감을 성찰하는 언어가 빈곤하다. 이렇듯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모멸감은 흔히 ‘정서적인 원자폭탄’이라고도 불리며, 인간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인과 세상에 대한 폭력으로 발화하기도 한다. 그것은 ‘화’ ‘분노’ ‘우울’ 등의 감정과 달리 객관화하기 힘든 속성을 지닌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그 어둡고 복잡한 마음자리를 들여다볼 것을 권한다. 개인의 심리나 일상의 차원에서 벌어지는 경험을 성찰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시선을 사회적 지평으로까지 확대, 분석한다.

우리는 왜 서로 모멸감을 주고받는가

모멸은 ‘업신여기고 얕잡아봄,’ 모멸감은 ‘모멸스러운 느낌’으로 풀이된다. 모멸감은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을 파괴한다. 많은 경우 모멸은 다른 모멸로 이어지면서 자괴감과 수치심을 확대 재생산하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분노는 자기나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도 표출된다. 저자 김찬호는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로 ‘모멸감’을 지목하며, 한국 사회에 만연한 모멸의 흔적을 다양한 각도에서 추적, 조명한다.
「프롤로그」에서는 감정이 개인의 내밀한 영역이면서 사회적으로 작동함을 밝히고 감정의 차원에서 인간의 문화를 새롭게 구상할 것을 제안한다. 1장에서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모멸감이 지니는 기본적인 속성을 해명하며, 그것이 삶과 인간관계를 어떻게 왜곡하고 폭력화하는지를 여러 사례를 통해 살피고 있다. 특히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멸감이 경험되는 양상을 노동 세계에 맞춰 들여다본다.
2장에서는 한국 사회의 정서적 지형을 조감하면서 모멸감이 만연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분석한다. 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은 외형을 달리한 채 끈질기게 지속되어왔고, 산업사회 및 소비사회와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피곤한 경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위신을 확인하려는 문화 역시 강한 관성으로 남아 있는 데 반해, 개인을 감싸주고 인정하는 공동체는 급격하게 붕괴되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크고 작은 모멸감이 가중되고,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인 민족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도 나타난다.
3장에서는 인간세계에 나타나는 모멸의 존재 방식을 일곱 개의 범주로 나누어 살펴본다. 사람 사이에 격을 나누고 가치를 매기는 현실, 사람 자체를 본질적으로 위계화하며 거기에 사회적인 명예나 실존의 가치까지 결부시키는 일은 우리 사회에서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의미화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모멸감이 얼마나 씁쓸하게 경험되는지를 여러 사례와 인용, 그리고 저자의 경험을 통해 짚어본다.

모멸감을 뛰어넘어 인간을 존엄하게 하는 삶에 관한 탐색!

저자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모멸감이 보다 날카롭게 경험되는 데는, 조선 시대에 형성된 귀천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이 자의적으로 청산되지 못한 상태에서 급격하게 추진된 산업화와 급변한 사회 환경이 역사적 배경에 있다고 분석한다. 그와 맞물려 모든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자본주의 사회의 도래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바로 정치.사회제도와 경제력 간의 불균형, 삶의 형태와 의식 사이의 부정합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한국 사회 곳곳에서 악플, 왕따, 감정노동, 갑을관계 등 모멸 권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돈 벌면서 받은 멸시를 돈 쓰면서 풀고, 누군가에게 당한 모욕을 다른 누군가에게 앙갚음하고, 아무도 대놓고 비웃지 않지만 스스로 열패감에 젖어든다. 은근히 깔보는 마음을 느끼고, 스스로에게도 그러한 시선에 동의하며 자격지심에 빠져든다.
그렇다면 모멸감을 뛰어넘어 인간을 존엄하게 하는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 못난 사람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어떻게 열릴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책의 4장과 5장을 통해 세 가지 측면에서 그 해결책을 모색한다. 첫째는 구조적인 차원의 접근으로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압축적으로 경험하며 ‘기적’이라 불릴 만한 놀라운 발전을 일궈냈지만, 여전히 우리 삶은 퍽퍽하기만 하다. 절대 빈곤, 실업 등을 비롯해 최소한의 품위를 갖출 수 없다는 것,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은 엄청난 모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궁극적으로 정치의 몫으로 수렴되고, 그것을 추진하기 위한 사회운동의 과제가 제기된다. 둘째는 문화적인 차원의 접근이다. 학력이나 외모, 경제력, 피부색, 나이 등 외형적인 차이를 절대화하면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를 바꿔가야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넘어 느끼는 단계로까지 나아가는 ‘모욕 감수성’을 제안한다. 셋째는 개인적 차원이다. 아무리 사회와 제도가 정비되더라도 모멸감을 아예 느끼고 살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또한 삶의 자리에 모멸이 차고 넘치는 까닭은 스스로의 품위를 잃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타인을 쉽게 모욕하는 풍토는 사회적으로 형성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모멸감에 취약한 심성에 대해 저마다 일정 부분씩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여럿이 만드는 것이면서, 그 출발과 귀결의 지점은 결국 각자의 내면에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또 한 가지 새로운 시도는 바로 ‘음악’이다. 작곡가 유주환 선생이 텍스트를 바탕으로 마음이 머물게 된 열 군데 대목을 골라 모두 열 개의 곡을 썼다(QR코드로 연결, 유튜브로 감상 가능 https://youtu.be/doG76EJbDPU). 음악사적으로도 불안이나 분노, 고독이나 초조함, 슬픔이나 기쁨 등을 주제로 한 곡은 많지만, 수치심이나 모멸감을 다룬 곡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인문사회과학 서적과 음악과의 이 만남은 새로운 시도라는 참신함과 더불어 독자들이 텍스트를 읽고 향유하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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