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한국일보 문학상의 최연소 수상자로 선정되며 평단의 주목을 모은 80년생 소설가 김애란의 첫 단편집이 출간됐다. 표제작 '달려라, 아비'를 비롯, 아버지의 부재와 가난 등으로 상처입은 주인공이 원한이나 연민에 빠지지 않고 자기긍정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단편 9편이 실렸다. 일상을 꿰뚫는 날렵한 상상력, 독특한 문장 감각이 돋보이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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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달려라, 아비 (김애란 소설집) 내용 요약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는 2005년 출간된 그녀의 첫 소설집으로, 2002년 등단 이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쓴 단편 9편을 모은 작품이다. 이 소설집은 스물다섯 살에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신예 작가의 풋풋하면서도 날카로운 감성을 담고 있다. 표제작 「달려라, 아비」는 만삭의 어머니를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상상하는 화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반지하 단칸방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나’는 아버지가 어디선가 끊임없이 달리고 있다고 믿는다. 이 상상 속에서 아버지
작년에는 그의 세 번째 소설집 『비행운』(문학과지성사, 2012) 읽었고, 좋았지. (아직도 마음에 남는 단편들이 몇 있다.) 이번에는 그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2003년에서 2005년 발표된 단편들을 묶었으니, 곧 20년이 다 되어가는 책이네.
책장을 펼치니 이야기는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아직도. 여전히. 흐른 세월이 무색할 만큼. 「달려라, 아비」,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 「사랑의 인사」,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에서 '나'와 아버지가 등장한다. 내게 그들은 겹쳐 보인다. '나'는 분명 '나'와 다른 '나'지만 어쩐지 나 같기도 하고, '나'의 아버지 역시 그렇다. 왜냐하면, 모든 '나'는 지금, 누구에 의해 거의 강제적으로 부여된 불행 앞에 서 있기 때문. 그리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버지라는 사람을 어떻게 내면화할 것인가.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취해야만 하는가). (형과 ‘나’의 이야기를 그리는 「스카이 콩콩」은 앞서 살펴본 부자 관계와 다르면서도 비슷했다. '나'에게 형이 미치는 영향은 아버지의 그것과 같으면 같았지 적지 않을 것이니까.)
「영원한 화자」나 「종이 물고기」처럼 말하는 것과 쓰는 것에 관해 말하고 쓴 작품도 흥미로웠다. 전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끊임없이 되뇌는 사람이고, 후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지치지 않고 써 내려가는 사람. 두 이야기 속 주인공은 작가의 분신이 아닐까.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듯했으나(작품이 아니라 내가 힘이 빠진 걸 수도 있다) 책의 마지막은 등단작인 「노크하지 않는 집」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이 작품은 처음으로 읽은 김애란의 단편인데 읽을수록 좋은 것 같고 그래서 자꾸 읽게 된다. 다섯 방의 문을 차례로 열어젖힐 때 동일한 광경들이 역시 차례로 이어지는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오래 남는다.
이제 단편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다. 다른 모든 작품을 압도했던 「나는 편의점에 간다」. 이 작품은 분명히 2000년대 초반에 쓰였다. "세븐일레븐"은 아직까지 남아 있지만, "엘지25시"와 "패밀리마트"는 없어진 지 오래다. 그래서 이 소설은 낡고 늙었나? 그렇기에 그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속절없이 흘렀는지, 다만 그것만을 감각하며 읽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이 소설은 아직도 너무나 시퍼렇게 살아 있다.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우리의 생활을 어떤 방식으로 직조하는지, 우리는 객체로 또한 주체로 어떻게 공간과 상호작용하는지를 너무도 명료하게 제시하는 작품을 읽으며 내내 소름이 돋았다.
이 책은 창비에서 2019년 리마스터판으로 재출간되었다. "출간된 지 10년 이상 된 소설 중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출판사 소개)이기 때문에. 정말 그렇네. 나도 이 소설을 오래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중 김애란 작가님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바깥은 여름과 비행운을 읽고나서 그런 글을 적었던 걸로 기억한다.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 나한테 이렇게 쓰면 좋아할거지?라고 당당하게 묻는 작가님 같았다고.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더 전개되었을 때의 맛이 뭔지 알 것 같아서 그 아쉬움에 싫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맛있게 끝을 내버리면 내 단편소설의 시야가 그만큼 좁았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재밌어서 나는 글이란 걸 쓰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글은 이런사람이 쓰는 거고 나같은 사람은 읽으며 감탄하는 역할밖에 되지 않는다고 자조하면서도 기뻤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 이입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자부할 수 있다. 이 글은 나이고 너이고 우리 모두다. 딸한테 잘 썩고 있을까 묻는 엄마의 심정을 느끼고, 그 엄마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딸의 심정을 느끼고, 편의점 직원이 나를 기억할 거라고 물었을 때의 부끄러움을 같이 느끼고, 사촌형을 동경하는 동생을 바라보는 형의 심정을 느끼고, 잠 못 드는 그녀는 우리 모두가 느껴본 삶이며, 그 모두를 영원한 화자에서 자신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아, 나는 영원한 화자에서 자신을 그렇게 적나라하고 섬세하게 조각한 글을 처음 보았다.
갖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책이라서 나는 장바구니에 다 읽고난 뒤임에도 이 책을 넣을 수 밖에 없었다.
#아홉 편의 단편이 실린 책.
#달려라 아비를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그때가 떠오른다.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고 싶어진 요즘. 그동안 접했던 소설속에서의 아버지란 존재에 대한 어둡고 부정적인 측면과 달리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상실과 상처를 김애란작가만의 독특한 감성을 깔끔한 문체로 쓴 아홉 편의 단편들이 다양한 주제로 엮여진 각각의 작품이나 가만히 들여다 보면 나로부터 출발해 나가는 사랑임이 느껴진다. 부정을 감싸안은 긍정의 아름다운 문장들이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한다는 암묵적인 약속을 요구하는 듯 하기도 하다.
# 한 편의 작품을 읽는 독자가 한 줄의 문장에서 느낄 수 있는 무한대의 다양한 감정을 안겨주는 김애란작가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