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붉은 거울

김혜순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한 잔의 붉은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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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4.5.7

페이지

170쪽

상세 정보

우리 시대 대표적인 여성 시인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김혜순의 일곱 번째 시집. <달력 공장 공장장님 보세요> 이후 4년 만에 출간되는 신작 시집이다.

이번 시집 역시 특유의 감각적 언어와 시적 상상력이 돋보인다.상상력에 의한 부분은 뒤집기, 비틀기, 비교하기가 아닌 전반적인 무(無)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이 시집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도 충분히 해내는데 그 거울은 현실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 아닌, 만화경 같은 거울의 작용을 해낸다. 결국 이 시집에서 세계는 분해되고, 뒤섞여 새로운 개체로 태어나게 되는 것.

해설을 쓴 이인성은 김혜순이 붉은색을 끌어 올리고 꽃피우는 힘을 '술'에서 찾는다. 그것은 전혀 새로운 개체인 '너'를 창조하는 힘의 원동력이 되며, '붉은색', '술', '취기' 등의 심상은 삶에 대한, 시 세계에 대한 시인의 열정의 표백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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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611

네 꿈을 꾸고 나면 오한이 난다
열이 오른다 창들은 불을 다 끄고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밤거리
간판들만 불 켠 글씨들 반짝이지만
네 안엔 나 깃들일 곳 어디에도 없구나

아직도 여기는 너라는 이름의 거울 속인가 보다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다
고독이란 것이 알고 보니 거울이구나
비추다가 내쫓는 붉은 것이로구나 포도주로구나

몸 밖 멀리서 두통이 두근거리며 오고
여름밤에 오한이 난다 열이 오른다
이 길에선 따듯한 내면의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이 거울 속 추위를 다 견디려면 나 얼마나 더 뜨거워져야 할까

저기 저 비명의 끝에 매달린 번개
저 번개는 네 머릿속에 있어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다
네 속에는 너 밖에 없구나 아무도 없구나 늘 그랬듯이
너는 그렇게도 많은 나를 다 뱉어내었구나

그러나 나는 네 속에서만 나를 본다 온몸을 떠는 나를 본다
어디선가 관자놀이를 치는 망치소리
밤거리를 쩌렁쩌렁 울리는 고독의 총소리
이제 나는 더 이상 숨 쉴 곳조차 없구나

나는 붉은 잔을 응시한다 고요한 표면
나는 그 붉은 거울을 들어 마신다
몸 속에서 붉게 흐르는 거울들이 소리친다
너는 주점을 나와 비틀비틀 저 멀리로 사라지지만
그 먼 곳이 내게는 가장 가까운 곳
내 안에는 너로부터 도망갈 곳이 한 곳도 없구나

한 잔의 붉은 거울

김혜순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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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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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우리 시대 대표적인 여성 시인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김혜순의 일곱 번째 시집. <달력 공장 공장장님 보세요> 이후 4년 만에 출간되는 신작 시집이다.

이번 시집 역시 특유의 감각적 언어와 시적 상상력이 돋보인다.상상력에 의한 부분은 뒤집기, 비틀기, 비교하기가 아닌 전반적인 무(無)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이 시집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도 충분히 해내는데 그 거울은 현실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 아닌, 만화경 같은 거울의 작용을 해낸다. 결국 이 시집에서 세계는 분해되고, 뒤섞여 새로운 개체로 태어나게 되는 것.

해설을 쓴 이인성은 김혜순이 붉은색을 끌어 올리고 꽃피우는 힘을 '술'에서 찾는다. 그것은 전혀 새로운 개체인 '너'를 창조하는 힘의 원동력이 되며, '붉은색', '술', '취기' 등의 심상은 삶에 대한, 시 세계에 대한 시인의 열정의 표백이라고 말한다.

출판사 책 소개

시집 『한 잔의 붉은 거울』의 놀랍고 신기한, 끔찍하도록 적나라하고 처절하게 아름다운 세계는 현실의 무자비한 삭제로부터 시작한다. 상상력에 의한 부분 부분의 뒤집기, 비틀기, 비교하기가 아닌 전반적인 무(無)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듯하다. 그러나 현실이 없다면 언어도 없고, 이 시집도 이 시집의 세계도 없는 것. 결국 이 시집의 세계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 기능한다. 현실을 그대로 비추는 평면거울이 아닌 수많은 프리즘으로 만들어진 만화경 같은 거울. 그리하여 이 시집을 통과하는 사람이나 사물은 온전한 하나의 유기체에서 낱낱이 분해되고 뒤섞여 완전히 새로운 개체로 다시 태어난다. 이 믹서 같은 시집이 만들어낸 새로운 종의 개체는 시인의 무의식과 우리의 다채로운 감각의 표정과 감정의 저 밑바닥에서 분출하는 언어가 만들어낸 것이다. 이 개체와 사랑에 빠질 것인가, 맛볼 것인가, 바라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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