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셋의 나이에 장편소설이 아닌 첫 단편소설집으로, '미국인'의 정체성이 아닌 '미국에 사는 사람'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 그녀가 이탈리아어로 두 번째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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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책이 입은 옷 내용 요약
줌파 라히리의 에세이집 《책이 입은 옷》은 언어와 정체성, 그리고 문학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는 한 작가의 내밀한 기록입니다. 저자는 인도계 미국인으로서 겪었던 뿌리 깊은 이질감과 방황을 다루며, 어떻게 이탈리아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재구성했는지를 아름답고도 차분한 문장으로 풀어냅니다. 책의 제목인 '책이 입은 옷'은 단순히 표지 디자인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책이라는 존재가 담고 있는 고유한 개성과 그 안에 깃든 작가의 영혼을 상징합니다. 👗📚
책표지에 관한 저자의 생각들을 쓴 에세이.
저자의 태생적 특성으로 정체성에 대한 남다른 밀도의 고민이 책표지에 대해서 어떤 의식으로 반영되는지 어릴적 의 일화 '교복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할때 무슨 상관성이 있나 싶었는데 다음장들의 전개 속에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흐름을 따라 가고 있었다.
표지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가 몹시 흥미로웠고 디자이너와 작가가 책이라는 매체의 '물성'을 어떤 각도에서 다르게 인식하는지를 또한 표지에 이끌려 샀던 책의 내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일화를 읽으면서는 출판의 상업성으로 빚어내는 책의 상품성도 느껴졌다. 옮긴이 역시 표지디자인에 관련된 비슷한 일화를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또 한번 웃게 되었다. 근래에 책의 팬시성이 읽지는 않으나 소장하고 전시하려는 경향으로 표지갈이를 하는 책들이 많이 재출간 되는 경향과 연관성이 있지 않은가!
책이라는 매체는 늘 내용을 중점으로 생각하고 표지는 상품적 가치성으로 치부했는데,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매체의 변주와 확장성, 고유성을 함께 들여다 보게 된다.
아버지가 사서여서 도서관에서 만났던 책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관리에 위해서 표지를 벗겨내는 양장본 책들의 표지들을 '발가벗은 책'이라 명명하던 경험에서 도서관에서의 경험이 떠올랐다. 서점 매대에서 만나는 책들의 상업적 표지들과는 다른 도서관이라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실용적 관리에서 생겨나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책 본연의 느낌만으로 만나지는 세계의 경험이 나만의 비밀의 세계를 확인한 듯 하여 '나만의 즐거움'이라는 기쁨이 연상 되었다.
전집들의 표지 이야기편에서 '한편으로 전집은 신뢰를 주는 변치 않는 클래식이다. 그 가치는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계속된다. 유행, 혼란, 불안정에 강력히 저항한다. 발가벗은 책처럼 조금은 시간을 벗어나 있다.'
구절도 나는 좋았다. 자신의 책상에 있는 전집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느껴지는 하나의 책세계관이 많은 이야기들의 상상을 유발했다.
내표지들의 이야기에서는 같은 텍스트라도 번역을 통해서 다른 언어로 나오게 되면서 달라지는 표지의 이야기들에서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언어의 장벽이 번역으로 통과할 수 있는 건가 싶은...
82쪽
'나는 어딘가에 속하고자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려고 필사적으로 애썼다. 한편으로 어딘가에 속하는 걸 거부하고, 혼란스러운 여러 정체성이 날 풍요롭게 한다고 생각했다. 아마 나는 영원히 이 두 길, 이 두 충동 사이에서 갈등을 겪을 것이다.
분명 나는 무미건조한 표지나 날 슬프게 하는 표지보다는 전집의 우아한 유니폼을 더 좋아한다. 자신을 표현한다는 건 달라지려 노력한다는 의미라는 걸 안다. 작가의 목소리는 고유하고 고독하다. 예술은 어떤 언어로, 어떤 방법으로, 어떤 옷을 입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글쓰는 이로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자기 고백과 자신의 분야에 대한 상업성과 예술성을 치우치지 않고 인식하고 있고 그래서 작가일 수 밖에 없는 이 말들이 끌림이 있다.
얇고 가벼운 에세이의 느낌이라서 읽었지만 내용의 밀도성과 계속해서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라서 더 집중도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