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 산 건 아니었고 알라딘에 간 김에 이것저것 주워 읽어보다가 이거 지금 나한테 좀 맞겠는데? 싶어서 데려왔다. 정답. 책 모서리가 살짝살짝 접혀 있길래 잘못접힌걸까? 하고 접힌부분을 피며 읽었더니 전 주인분도 나랑 같은 마음이셨나 보다. ‘나풀나풀 살고 있지 않은가.’ ‘우쭐해져 있지 않은가.’ ‘폼잡지마라.’ 이런 페이지가 접혀있었다. 전 주인분 한번 만나보고 싶다. 지금은 어떠신지.
이 책은 나라요시토모의 일기장이다. 일기장이 왜 재밌는지 생각해본다.
사람이라는게 특출난다하더라도 결국엔 사람인지라 A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과학자가 되고 예술가가 되고 창작자가 되고 독자가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읽다보면 나와 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이 보인다. 근데 나는 지금껏 내가 살아온 경험으로 A를 표현한다면 이 작가는 이 작가의 경험으로 A를 표현한다. 삶은 누구에게나 삶이지만 그 삶을 어떻게 보내는지는 각자 다르지. 다르게 표현되는 하나의 A가 재밌다. 일기장은 그런 재미가 크다.
이 일기장은 90년대에 쓰여졌다. 나는 90년대를 떠올리면 IMF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 그 시절은 절대지지 않는 시대였다. 일어나, 넌 할수 있어! 요즘은 이런 말도 하지 말라고 하더라. 그 말도 부담이라며. 나는 결국 성공은 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한 사람들이 성공하는거다. 자고 싶은데 안자고 참는 사람이, 쉬고 싶은데 일어나는 사람이, 무너지고 싶은데 버티는 사람이 성공하는거다. 근데 자꾸 쉬라고 하는 책들 보면 그런 생각마저도 든다. 자기들이 성공하려고 주변에 약치는거아냐? 읽으면서 조수미님 일기장이 떠올랐다. 그래, 결국 1%들은 괜찮다는 말 안해. 오히려 괜찮다는 말에 자기위안 받지 말라고 더욱 다그치지. 그리고 난 그게 맞는 것 같아. 약한 자신을 사랑하지 말라. 이 말이 정답 아닐까?
좆같은데 그냥 하는거지 보다 앞으로 더 잘 될 거니깐, 지금은 지나가는 과정이니깐. 하는 사람이 좋다. 현재를 무자비하게 그냥 사는 사람이 아니라 무자비한 현재를 인지하며 희망을 보는 사람들.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누구나 1%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1%가 있기위해 99%의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나는 99%의 사람중에서 가장 재밌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꼭 이 사람처럼 1%가 될 수는 없잖아.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이 강하지도 않고. 나는 괴롭게 책을 쓰는 것보다 재밌는 책을 읽으면서 낄낄 거리는게 좋단말이지? 그럼 되는거 아닐까?
왠지 폼잡는 거 같을 때, 주변에서 박수쳐준다고 박수쳐주는대로 끌려갈 때, 공감을 바라면서 제작하게 될 때 등등. 그런 마음이 들 때 격렬한 주먹을 날려주는 통쾌한 책?일기장이었다.
예술가들한테 꼭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었기도 하다. 이제는 다들 쉬어도 괜찮아 하지 말고 포기하지 않는다! 이정도면 괜찮겠지라고 절대 생각하지 말아라! 같은 생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나는 이제 그렇게 살려고. 괜찮은건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