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테러 사건에 우연히 휘말려 체포된 젊은 여성 ‘지반’, 지반의 결백을 증명할 유일한 증인인 배우 지망생 ‘러블리’, 테러 사건 재판과 여론을 발판 삼아 정당정치에 뛰어든 중년 남성 ‘체육 선생’ 등 세 주인공이 하나의 사건에 휘말려 서로 다른 운명으로 질주하는 희비극이다.
소설의 결말을 느꼈을 때, '아 뭐 이런 세상이 있지' 그런 말이 그냥 나오게 되었다.
그저 소설일 뿐이라고 흘려 버리기에는 현실에서도 여전히 반복되어지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과 희생되는 인물 지반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같은 도시에서 세 사람의 삶이 각각의 입장에서 진행되다가 서로 점점 겹쳐지는 부분에서 상황이 사람을 어떻게 몰아가고 어떻게 변해가고 어떤 식으로 자기 합리화의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서사들은 '설마 아니겠지' 하는 기대가 부서지는 시점부터는 읽는 속도가 늦춰졌다.
희생양 지반과 그녀를 둘러싼 두 인물 체육선생과 러브리의 처음 모습과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진실에 대한 일말의 의심도 없이 여론과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면서 그 삶으로 걸어가는 서사의 흐름 속에서 계급, 인종, 성별, 사회적 지위가 갖는 현실에서의 민낯들이 드러난다.
인도계 미국작가의 시선 속에서 '인도'라는 모국은 어떤 모습으로 보고 느껴지는지를 이 작품에서 알 수 있다. 인도 사회의 부조리가 더 부각되는 건 여전히 카스트와 종교에 대한 차별과 차이가 사회, 문화적으로 남아 있는 곳이기에 더 극적으로 다가온다.
한국 사회에서도 '지반'과 같은 희생양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언제나 계급과 사회적 신분의 낮음으로 인해 당하는 부조리하고 부당한 일들은 여전히 비일비재 하기에 소설의 서사는 다시 한번 같은 상황들에 대한 환기를 하게 한다.
한 사람에 대한 인권이라는 게 정치적 여론 몰이로 옳고 그름과 사실과 진실은 은폐되어 그저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진다는 게 지금 대선을 앞두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비추어 보게 한다.
지반은 왜 죽어야 했는가. 그녀의 죽음의 허무맹랑함이 계속해서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