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성

오르한 파묵 지음 | 문학동네 펴냄

하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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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6.3.29

페이지

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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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성>은 소설의 실제 저자가 문서보관소에서 17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모종의 필사본을 발견하고 그것을 현대어로 바꾸어 세상에 내놓게 된 경위를 밝히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는 곧장 이 진위가 확실치 않은 필사본 속으로 들어간다.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 출신의 노예가 쓴 수기 형식의 필사본이 소설 <하얀 성> 그 자체인 셈. 젊은 학자였던 '나'는 나폴리에서 베네치아로 향하는 배를 타고 가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해적에게 납치되어 콘스탄티노플로 끌려가고, 거기서 '나'는 자신과 쌍둥이처럼 꼭 닮은 호자(선생)의 노예로 전락한다.

수년 동안 노예인 '나'는 선생인 '호자'에게 서구의 과학과 기술, 발달된 의학을 가르친다. 둘은 함께 생활하며 파샤(영주)의 아들 결혼식 전야제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주관하고 이스탄불에 불어닥친 역병을 물리침으로써 황제의 신임을 받는다. 그리하여 점성술사로 받들어지며 제국의 운명을 예언하는 특권과 그에 따른 위험부담을 동시에 누리게 된다. 그러나 호자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한다.

인간 존재, 그 환상의 성채에서 펼쳐지는 <하얀 성>은 다채롭고도 난해한 패턴의 구조를 갖고 있다. 자신을 소설의 실제 작가라고 소개하는 인물과 필사본 속의 화자가 구분되지 않고, 필사본 속의 화자 '나'가 '호자'와 구분되지 않음으로써, 독자는 이 소설이 서양(이탈리아인)의 눈으로 본 동양(터키인)을 그리고 있는지 아니면 동양인이 재구성한 서양과 동양의 역할 바꾸기를 그린 것인지 또한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허구와 실재, 자아와 타자, 동양과 서양 사이에 가로놓인 수많은 경계들을 해체하면서, 그 해체 속에서 새로운 길을 생성하며 그것은 곧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으로 작용한다.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책장을 덮고 나서도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는 난감함을 함께 가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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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성>은 소설의 실제 저자가 문서보관소에서 17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모종의 필사본을 발견하고 그것을 현대어로 바꾸어 세상에 내놓게 된 경위를 밝히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는 곧장 이 진위가 확실치 않은 필사본 속으로 들어간다.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 출신의 노예가 쓴 수기 형식의 필사본이 소설 <하얀 성> 그 자체인 셈. 젊은 학자였던 '나'는 나폴리에서 베네치아로 향하는 배를 타고 가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해적에게 납치되어 콘스탄티노플로 끌려가고, 거기서 '나'는 자신과 쌍둥이처럼 꼭 닮은 호자(선생)의 노예로 전락한다.

수년 동안 노예인 '나'는 선생인 '호자'에게 서구의 과학과 기술, 발달된 의학을 가르친다. 둘은 함께 생활하며 파샤(영주)의 아들 결혼식 전야제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주관하고 이스탄불에 불어닥친 역병을 물리침으로써 황제의 신임을 받는다. 그리하여 점성술사로 받들어지며 제국의 운명을 예언하는 특권과 그에 따른 위험부담을 동시에 누리게 된다. 그러나 호자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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