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밀란 쿤데라 지음 | 민음사 펴냄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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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0.12.15

페이지

204쪽

상세 정보

밀란 쿤데라의 <향수>는 고향으로의 귀환과, 믿을 수 없는 인간의 기억에 관한 조소가 담긴 소설이다. <향수>에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끝내 망명을 선택했던 주인공들의 '현재의 모습'이 담겨있다. 놀랍게도 오랜 망명의 굴레에서 자유로와진 주인공들의 귀향은 '금의환향'도 아니고 그렇다고 '돌아온 탕아의 귀향'도 아닌, 어정쩡하고 불안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일 뿐이다.

체코에서 혁명이 일어나 언제고 오갈 수 있게 되자, 두 주인공 이레나와 조제프는 각기 체코를 방문한다. 그러나 마침내 만나게 된 '두고 왔던' 사람들과 두고 왔던 거리는 아늑하기는 커녕 이질스러울 뿐.

'뒤에 남았던' 사람들은 이레나와 조제프가 파리와 덴마크에서 보냈던 세월을 '없었던 것'으로 입닫음하고, '떠나갔던' 이레나와 조제프는 남은 사람들이 체코에서 보냈던 20년 세월에 대해 털끝만큼의 관심도 없다.

쿤데라는 이들의 귀향을 율리시즈의 귀향과 번번이 교차시킨다. 타향에서 칼립소를 만나 7년의 꿈같은 세월을 보냈던 율리시즈, 기어이 칼립소를 뿌리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 아내 페넬로페를 만난 율리시즈. 그런데도 '페넬로페의 고통을 찬양하고 칼립소의 눈물은 비웃는' 사람들.

쿤데라는 어쩌면 '위대한 귀향'이라는 것은 없는 것이 아닌가, 묻고 있다. 잘못 간직해 윤색되어 버린, 아니 아예 지워져 버린 '오래된 기억'만이 있을 뿐 아닌가 하고.

따라서 귀향의 문제는 잘못된 기억의 문제로 이어진다. 조제프과 이레나가 열정적인 정사를 나누면서도 서로를 각기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나, 어린시절의 일기장을 보면서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해 당황스러워하는 조제프, 한때 연인이었던 밀라다와 조제프가 180도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이별의 순간과 감정들...

자신이 쓴 것임에 틀림없는 일기장 앞에서 조제프가 '이 숫총각을 이해하고 그의 입장이 되어보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다'고 고백하듯, 잘못된 기억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조제프와 이레나, 이레나와 구스타브, 모두가 이해받지 못한다.

고국 체코나 망명국 프랑스, 어디에도 뿌리를 두지 못한 작가의 고통스러우면서도 더없이 냉정한 시선이 소설 속에 써늘하다. <향수>는 스페인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프랑스보다 먼저) 우리에게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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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nerlife

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 을 세번째
읽으려다 쿤데라 책을 더 읽어보려고
"향수" 그리고 " 느림" 을 구매
어제부터 향수를 읽었으나
한 번 으로는 내용이 어렵다.
역시 2~3번은 읽어야 할 것 같다.
왠지 " 느림" 도 비슷한 느낌일 듯

향수

밀란 쿤데라 지음
민음사 펴냄

2020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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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밀란 쿤데라의 <향수>는 고향으로의 귀환과, 믿을 수 없는 인간의 기억에 관한 조소가 담긴 소설이다. <향수>에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끝내 망명을 선택했던 주인공들의 '현재의 모습'이 담겨있다. 놀랍게도 오랜 망명의 굴레에서 자유로와진 주인공들의 귀향은 '금의환향'도 아니고 그렇다고 '돌아온 탕아의 귀향'도 아닌, 어정쩡하고 불안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일 뿐이다.

체코에서 혁명이 일어나 언제고 오갈 수 있게 되자, 두 주인공 이레나와 조제프는 각기 체코를 방문한다. 그러나 마침내 만나게 된 '두고 왔던' 사람들과 두고 왔던 거리는 아늑하기는 커녕 이질스러울 뿐.

'뒤에 남았던' 사람들은 이레나와 조제프가 파리와 덴마크에서 보냈던 세월을 '없었던 것'으로 입닫음하고, '떠나갔던' 이레나와 조제프는 남은 사람들이 체코에서 보냈던 20년 세월에 대해 털끝만큼의 관심도 없다.

쿤데라는 이들의 귀향을 율리시즈의 귀향과 번번이 교차시킨다. 타향에서 칼립소를 만나 7년의 꿈같은 세월을 보냈던 율리시즈, 기어이 칼립소를 뿌리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 아내 페넬로페를 만난 율리시즈. 그런데도 '페넬로페의 고통을 찬양하고 칼립소의 눈물은 비웃는' 사람들.

쿤데라는 어쩌면 '위대한 귀향'이라는 것은 없는 것이 아닌가, 묻고 있다. 잘못 간직해 윤색되어 버린, 아니 아예 지워져 버린 '오래된 기억'만이 있을 뿐 아닌가 하고.

따라서 귀향의 문제는 잘못된 기억의 문제로 이어진다. 조제프과 이레나가 열정적인 정사를 나누면서도 서로를 각기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나, 어린시절의 일기장을 보면서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해 당황스러워하는 조제프, 한때 연인이었던 밀라다와 조제프가 180도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이별의 순간과 감정들...

자신이 쓴 것임에 틀림없는 일기장 앞에서 조제프가 '이 숫총각을 이해하고 그의 입장이 되어보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다'고 고백하듯, 잘못된 기억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조제프와 이레나, 이레나와 구스타브, 모두가 이해받지 못한다.

고국 체코나 망명국 프랑스, 어디에도 뿌리를 두지 못한 작가의 고통스러우면서도 더없이 냉정한 시선이 소설 속에 써늘하다. <향수>는 스페인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프랑스보다 먼저) 우리에게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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