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와 환상문학의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현대문학에서 그의 대표작 『화성 연대기』와 『태양의 황금 사과』가 동시 출간됐다. 이전 한국어 판본들에서 만나지 못했던 두 편의 에피소드 및 작가 에세이가 추가됐으며, 아울러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존 스칼지의 서문을 특별히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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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화성 연대기 내용 요약 🚀
화성 연대기는 미국 SF 문학의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의 1950년작 연작 단편집으로, 2020년 현대문학에서 조호근 번역으로 출간된 개정판(ISBN: 9791190885270)이다. 이 작품은 1997년부터 2026년까지 화성 탐사와 이주를 배경으로 한 26개 단편으로 구성된 픽스업 소설로, SF와 환상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명 비판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는다. 브래드버리의 서정적 문체와 몽환적 상상력은 화성을 단순한 우주적 배경이 아닌, 인간의 욕망,
* 이런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레이 브래드버리의 서정적인 문장을 우주의 배경 속에서 읽고 싶은 사람
- 부담 없는 과학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
- 색감이 넘쳐흐르고 풍부한 묘사력이 가득한 문장을 읽고 싶은 사람
* 어쩌다 집어들었나
책 자체는 꽤 오래 전에 중고로 사두었다. 레이 브래드버리의 작품은 <화씨451>을 먼저 접했는데 읽으면서 현대사회에 가장 밀착한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작가의 상상력이 인상깊었다. 이후 <민들레 와인>을 읽으면서 책에서 색깔이 보인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처음이었다. 그가 글로써 묘사할 수 있는 화성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졌다.
* 무슨 얘기를 하는 책인가
화성 연대기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정작 화성인에 대한 묘사가 주는 아니다. 작중 배경상 화성인들의 문명은 이미 쇠락의 끝자락을 걷고 있고, 지구인들이 도착했을 즈음에는 화성인들의 흔적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읽다보면 빈 폐가나 가게에 들어가 서성이거나 구경할 때의 그 익숙한 감각을 계속 느낄 수 있다.
인적이 없지만 어딘가 한 구석에 사람의 흔적이 한 두개씩 널부러져 있으면 우리는 거기에서, 그 사물과 마주하는 순간부터 혼자가 아님을 깨닫는다. 찢어진 전단지나 업무서류, 남기고 간 쓰레기, 고지서와 우편물, 생활용품과 장난감을 통해 이곳이 처음부터 텅 빈 공간이 아니라 한 때 삶이 있던 곳임을 알게 된다. 나 외에는 비어있는 현재와 모든 것이 가득했던 과거가 교차하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일어났던 일, 그곳에서 사람들이 나눴던 말과 행동의 흔적만 알 수 있을 뿐 지나간 시간의 유리벽을 뚫지 못한다. 짐작할 수밖에 없다. 비어버린 수족관 유리 너머에 어떤 물고기가 헤엄치고 다녔을지 상상하듯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상상에 기반한 과학소설이고, 당시의 기준으로 미래를 배경으로 써내려갔음에도 마치 누군가의 과거를 돌아보듯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뒤섞여 있다는 느낌을 준다.
책의 대부분은 로켓 기술의 발전으로 우주여행이 가능해진 인류가 지구에서 화성으로 이주하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다. 미지의 땅에 처음 발을 내딛다 사고로 사라져 간 탐험대원들, 산소가 부족한 화성에서 나무를 심겠다는 소명을 찾게 되는 첫 이주민, 화성에 있는 사람들의 죄를 용서하고 마음의 안식을 주기 위해 날아가는 종교인,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주유소를 열고 노년을 즐기는 노인, 인종차별과 가난을 벗어나 새약속된 땅으로 향하는 흑인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과 인종과 직업의 사람들이 각자의 욕망과 꿈을 안고 화성으로 날아간다.
시간 순서에 따라 연대기 형식으로 그들의 일화는 책을 넘기면서 점차 과거가 되고 독자에게 잊혀진다. 사람이 뿌리내리고 살 수 있는 화성이 되기까지 이들과 같은 무수한 인간의 노력과 분투가 있었지만 그들의 개별적 삶은 역사라는 이름으로 사라진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과거를 돌아볼 수 있지만, 그 역사를 구성한 수많은 개인들의 더 작은 역사와 과정을 볼 수 없다. 텅 빈 집을 돌아보고 다시 나오며 기억에서 잊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