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장 지글러 지음 | 갈라파고스 펴냄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장 지글러의 ‘대량 살상, 기아의 지정학’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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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2.7.12

페이지

3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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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 장 지글러, 기아 문제를 다룬 그의 전작들을 아우르는 결정판. 이 책은 장 지글러가 유엔 최초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서 활동한 8년간의 절망과 희망의 기록이다. 식량특별조사관을 그만두고 쓴 책에서는 그가 유엔 내부 인물이었기에 여러 전작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말하고 있다.

장 지글러는 이 책에서 5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죽어가고 그 희생자가 줄지 않는 기아의 참상, 굶주리지 않을 권리인 ‘식량권’과 식량권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과 같은 국제기구의 한계와 가능성, 기아의 새로운 원흉으로 부상한 바이오연료와 식량 투기꾼, 유엔에서 겪었던 갈등과 그에게 가해진 압력 등을 매우 생동감 있고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절망적 현실 속에서도 기아와 맞서 싸우는 헌신적인 국제기구 활동가와 브라질의 땅 없는 농민들의 연대, 비아 캄페시나, 기아대책행동 등 여러 비정부단체들의 활동에서 희망을 찾으며, 굶주림 없는 세계를 위한 구체적인 연대와 행동을 강렬하게 제안한다. 이 책은 평생에 걸쳐 전 세계의 기아에 맞선 장 지글러의 지속적인 문제의식과 전망을 종합한 역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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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는 책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장 지글러 지음
갈라파고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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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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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저자 장 지글러, 기아 문제를 다룬 그의 전작들을 아우르는 결정판. 이 책은 장 지글러가 유엔 최초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서 활동한 8년간의 절망과 희망의 기록이다. 식량특별조사관을 그만두고 쓴 책에서는 그가 유엔 내부 인물이었기에 여러 전작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말하고 있다.

장 지글러는 이 책에서 5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죽어가고 그 희생자가 줄지 않는 기아의 참상, 굶주리지 않을 권리인 ‘식량권’과 식량권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과 같은 국제기구의 한계와 가능성, 기아의 새로운 원흉으로 부상한 바이오연료와 식량 투기꾼, 유엔에서 겪었던 갈등과 그에게 가해진 압력 등을 매우 생동감 있고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절망적 현실 속에서도 기아와 맞서 싸우는 헌신적인 국제기구 활동가와 브라질의 땅 없는 농민들의 연대, 비아 캄페시나, 기아대책행동 등 여러 비정부단체들의 활동에서 희망을 찾으며, 굶주림 없는 세계를 위한 구체적인 연대와 행동을 강렬하게 제안한다. 이 책은 평생에 걸쳐 전 세계의 기아에 맞선 장 지글러의 지속적인 문제의식과 전망을 종합한 역작이다.

출판사 책 소개

■ 책 소개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탐욕의 시대』『빼앗긴 대지의 꿈』등으로 잘 알려진 장 지글러의 최신작이다. 저명한 기아 문제 전문가인 장 지글러가 이 책에서는 유엔 최초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서 8년 동안 활동하면서 겪은 절망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기아가 창궐하는 전 세계 곳곳을 누빈 이야기는 물론 굶주리지 않을 권리인 ‘식량권’과 식량권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과 같은 국제기구의 한계와 가능성, 기아의 새로운 원흉으로 부상한 바이오연료와 식량 투기꾼, 유엔 내부에서 겪었던 갈등과 장 지글러에게 가해진 압력 등을 선명하게 풀어낸다. 브라질의 땅 없는 농민들의 연대, 비아 캄페시나, 기아대책행동과 같은 비정부단체들의 활동에서 그는 기아와 빈곤을 극복할 희망을 발견하고 전 세계 민주 시민들의 대대적인 연대를 촉구한다. 식량특별조사관을 그만두고 쓴 이 책에서는 그가 유엔 내부 인물이었기에 여러 전작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말하고 있다. 호시탐탐 그를 해임시키려 했던 미국 대사들, 식량권에 격렬히 반대하던 농가공식품업계 다국적기업들, 제 욕심을 채우기 위해 굶어 죽어가는 국민들을 외면하는 남반구의 부패한 정치 지도자들에 맞서 장 지글러는 식량권을 사수하기 위해 투쟁해 왔다. 이 책은 그런 그의 투쟁을 밑바닥에 깔고 있으며, 평생에 걸쳐 기아에 맞서 싸운 그의 지속적인 문제의식과 전망을 종합한 역작이다.

「1. 기아가 빚어낸 대학살」에서는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 및 시민단체와 전문기관에서 펴낸 심층 연구물, 통계와 표, 그래프, 보고서, 결의안 등을 통해 기아로 인한 대량 살상의 심각성에 대해 보여준다. 「2. 의식의 각성」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과 히틀러의 기아 계획으로 심각한 기아 상황에 직면했던 유럽인들이 식량권에 대한 집단의식을 깨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3. 식량권의 적」에서는 유엔이라는 체제 내부와 많은 회원국 내부에 있는 식량권의 적을 파헤친다. 「4. 세계식량계획의 파산과 무기력한 세계식량농업기구」에서는 기아를 퇴치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인 세계식량계획과 세계식량농업기구가 어떻게 해서 무력해지고 파산 지경에 이르렀는지 살펴본다. 「5. ‘녹색 금’을 노리는 독수리 떼」에서는 거대 다국적기업들이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부상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식량이 아닌 바이오연료의 재료가 되는 사탕수수, 옥수수만을 재배하면서 촉발된 굶주림에 대해 이야기한다. 「6. 식량 투기꾼들」에서는 바이오연료 때문에 식량을 수입해서 먹어야 하는 사람들을 더 굶주리게 만드는 식량 투기꾼들의 작태를 밝힌다. 장 지글러는 에필로그인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에서 세계 시민들의 연대를 강력히 촉구하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 책 내용
유엔과 식량권, 기아를 퇴치하기 위해 태동하다

기아와 영양실조를 방지하기 위해 지구에는 수백 가지의 국제법, 국제기구, 비정부단체들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골백번씩 ‘기아는 사라져야 한다’고 되뇌지만 기아로 고통 받는 당사자들의 삶에는 눈곱만큼의 변화도 없다. 현재 유엔의 목표는 2015년까지 기아로 고통 받는 자들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지만 기아로 인한 사망자 수는 감소하기는커녕 점점 증가했다.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생산구조로 인해 남반구 국가들의 기아는 항구적이다. 해마다 영양실조로 허덕이는 수백만 명의 여인이 영양실조를 겪는 수백만 명의 아이를 낳으며 기아가 대물림되고 있다. 여기에 메뚜기 떼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 가뭄, 홍수와 같은 자연 재해, 전쟁으로 인한 피해 등으로 재앙은 가속화된다.
‘노마’는 수많은 기아의 참상 속에서 가장 끔찍하고 가슴 아픈 단면을 보여주는 질병이다. 노마는 영양부족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걸리는데, 얼굴이 부어오르고 썩어 들어가면서 입술과 뺨이 사라지고 그 대신 커다란 구멍이 뚫린다. 아이들의 얼굴은 사라지고 만다. 기아로 인한 질병인 노마, 콰시오커, 빈혈, 각기병, 괴혈병 등은 충분한 영양만 섭취하면 쉽게 예방할 수 있는 병이다. 그러나 간단한 예방 조치도 취하지 못해 많은 아이들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세계 곳곳에서 ‘이름 없는 아이들’의 묘지가 늘어만 간다.
이런 기아의 참상은 당연한 것인가? 장 지글러는 “현 시점에서 전 세계의 농업 생산량은 120억 명 정도는 문제없이 먹일 수 있다. 120억 명이면 현재 지구 인구의 두 배에 해당한다. 그러니 기아는 불가항력적인 문제가 절대 아니다. 기아로 죽는 아이는 살해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한다. 기아를 조장하고 고착화시키는 구조와 배후를 파헤침으로써 기아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려는 것은 장 지글러의 지속적인 문제의식이다. 그중 지글러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식량권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식량권은 인권의 한 부분이자 인류가 고통을 겪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얻어낸 값진 유산으로, 지글러는 식량권이 태동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며 식량권의 중요성과 유엔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아는 남반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유럽도 한때 기아로 심하게 고생했다. 히틀러의 기아 계획과 전쟁으로 인해 심각한 기아를 겪으면서 유럽인들은 기아 문제에 대해 새롭게 각성하고 맬서스적 숙명론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기아와 식량권에 관한 문제에 대해 유럽인의 의식을 일깨우는 데 영향을 끼친 사람이 바로 브라질 출신 혼혈 의사인 조수에 데 카스트로였다. 그는 자신의 저작 『기아의 지정학』을 통해 기아가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정치적 선택으로 인해 생겨나는 것임을 사람들에게 일깨웠다. 이런 집단의식은 국제연합과 식량권의 태동으로 이어졌다.
1945년에 창설된 유엔은 전후 세계의 질서 재건과 더불어 기아와의 투쟁을 목표로 삼았으며 이듬해 세계식량농업기구(FAO)를 발족시켰다. “식량 생산 농업을 발전시키고 인간들에게 공평하게 식량을 배분”하기 위해서였다. 1948년 통과된 인권선언의 제25조는 식량권을 명시한 것이었다. “식량권은 정기적, 상시적으로 자유롭게 직접으로나 또는 화폐를 매개로 하는 구입을 통해 질적, 양적으로 적절하고 충분하며 소비자가 속한 민족의 문화적 전통에 부합되고 불안에서 자유로우며 만족스럽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정신적, 신체적, 개인적, 집단적 삶을 보장해주는 먹을거리를 취하는 권리다.” 즉 굶주리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유엔은 1963년 긴급 원조를 담당하는 세계식량계획(WFP)을 창설해 식량권을 확보하고 늘어만 가는 재앙에 신속하게 대처하고자 했다. 지글러는 식량권의 태동과 유엔의 탄생을 인류의 위대한 역사적 과정으로 여기며 인류가 기아라는 적에 맞서 대동단결한 가슴 떨리는 순간을 포착해낸다.


식량권의 적이 된 국제기구와 다국적기업, 식량 투기꾼
유엔에는 세계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 같이 식량권을 확보하고 지키기 위한 기구가 있는 반면 식량권을 무력화하는 기구도 공존한다. “미국이 용병처럼 부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과 세계무역기구(WTO)는 자유무역과 시장의 원칙을 철저하게 신봉하는 신자유주의의 수호자다. 미국과 국제기구들에 있어 식량권은 “한낱 판단착오에 지나지 않는다.” 기아를 무찌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시장 경제뿐이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의 법칙은 오로지 지불 능력이 뒷받침되는 요구만 충족시켜준다. 이 법칙은 식량은 인간의 권리,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부여된 기본권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부러 모르는 척할 것을 강요한다.”
국제통화기금의 정책도 식량권을 침해하는 데 일조한다. 국제통화기금은 과도한 외채를 진 나라들이 구조조정 계획에 동의할 경우 외채 지불을 유예해주거나 채무 조정을 허락해준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안을 실행에 옮긴 곳은 어디에서나 새로이 수백만 명의 기아 피해자가 발생했다.” 세계무역기구는 상품, 특허, 자본, 서비스 유통 등의 완전한 자유화를 목표로 한다. 그 목적은? “남반구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방적인 무장해제”다. 시장 개방으로 피해를 입는 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장을 가진 남반구 국가들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이런 국제기구들의 압박과 재정부족으로 인해 식량권 사수라는 임무 수행에 차질을 빚으며,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유엔은 정치적 무기로 활용된 기아 앞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글러는 이를 ‘조직적 범죄’이자 대량 살상이라 말한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주변에 전기 철조망을 설치해 가자 지구를 봉쇄하고 제분소와 수도 정화 시설 등을 공격해 파괴시켰다. 그러고는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식량만 들여보냈다. “가자 지구 주민들에게 의도적으로 고통을 주어 하마스 정권에 반기를 들게 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기아를 이용한 것이다. 유엔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의 경제 봉쇄령을 의결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식량과 맞바꾸는 석유’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이라크 경제가 봉쇄된 와중에도 석유를 팔아 이라크 주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재위원회는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라크의 물품 수입을 거절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이라크 사람들이 기아로 목숨을 잃었다. 지글러는 이처럼 기아가 무기로 활용되어 대량 살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극악한 범죄로 규정한다. 하지만 그는 유엔과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이 현재 보여주는 한계와 문제점에도 이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과 두 기구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점을 역설한다.

지글러는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거대 다국적기업과 식량을 투기 대상으로 삼는 헤지펀드, 즉 식량 투기꾼들을 기아의 새롭고 심각한 원흉으로 지목한다. 바이오연료는 ‘녹색 금’으로 불린다. ‘검은 금’인 석유 대신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급부상한 바이오연료를 만들기 위해 거대 다국적기업들은 사탕수수, 옥수수 등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의 경우 정부와 다국적기업이 바이오연료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를 심기 위해 아마존 숲을 태우고 식량 재배 농지를 점점 축소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농민들이 그들의 땅을 빼앗기고 빈민이 되거나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는 임금 노동자가 되어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멕시코나 잠비아의 경우 옥수수는 주식이다. 그런데 50리터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옥수수 358킬로그램을 분해해야 한다. 이는 잠비아나 멕시코 어린이 한 명이 1년 내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이 때문에 지글러는 바이오연료 산업에 대해 “5초마다 10세 미만 어린이 한 명이 기아로 목숨을 잃는 이 세계에서 수백만 톤의 식량을 연료로 태워 없앤다는 건 정말이지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비판한다.
식량 투기꾼들은 지난 4년 동안 2008년과 2011년,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서 식량 가격 급등현상을 조장했다. 그로 인해 기초식량 가격이 폭등하자 수많은 나라에서 굶주림에 시달리고 기아로 인한 폭동, 사회 불안 현상 등이 나타났다.
‘녹색 금’을 노리는 다국적기업들과 식량 투기꾼들, 부패한 남반구 관리들로 인해 남반구의 토지는 갈취되고 있다. 식량 생산을 하던 농민들은 쫓겨나고 기아의 그림자는 더 짙어진다. 세계은행은 이런 토지 갈취의 자금줄 역할을 한다. 세계은행은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땅을 기업들이 보유한 자본과 유능한 기술자, 앞서가는 영업 전략에 맡기는 편이 낫다”고 주장한다. 국제통화기금, 세계무역기구와 더불어 세계은행은 서양 국가들에게 하느님의 말씀과 같다. 서양 국가들의 이런 부조리한 동조로 인해 땅을 빼앗긴 농민의 권리를 찾을 길은 한없이 멀어져만 가고 있다.


어떻게 굶주리는 세계를 구할 것인가?
장 지글러가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한 8년은 순탄하지 않았다. ‘유엔이라는 이름을 남용하는 비밀 공산주의자’와 같은 온갖 비방과 해임 압력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장 지글러에게 이 8년은 수많은 희망의 사람들을 만나게 한 시간이었다. 독일군 사령관으로 상부의 비인간적인 지시를 받아들이지 못해 투옥되고 결국 총살된 아버지를 둔 폰 스포네크 백작은 “식량과 맞바꾸는 원유” 프로그램의 책임자였다. 현장에서 이라크 사람들이 경제 봉쇄령으로 인해 죽어가는 걸 지켜본 폰 스포네크는 이러한 대량 살상을 막기 위해, 이 일을 만방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부시 대통령의 친구이자 낙하산 인사였던 세계식량계획 전 수장, 억만장자 짐 모리스는 기아의 참상을 직접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리스는 꺼져가는 어린아이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식량권을 적극 옹호했다. 서아프리카 농민과 농업생산자 단체 네트워크의 대표인 마마두 시소코는 농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다국적기업들의 ‘신식민주의적’ 행태에 대항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등지의 많은 농민단체들이 식량권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들 모두가 지글러에게 ‘희망’이다. 이들이 있기에 지글러는 국제기구, 거대 다국적기업, 투기꾼처럼 도저히 넘어뜨릴 수 없어 보이는 기아의 적들 앞에서도 항상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글러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기아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역설한다. 우선 남반구의 많은 나라에서 자행되는 지도자들의 부패를 막아야 농지가 다국적기업과 투기꾼의 손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진짜 주범인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과 식량 투기꾼들의 활동을 저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양심을 되찾기를 기대한다는 건 너무도 어리석고 한심한 짓”이다. 시장 체제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글러는 “가장 튼튼한 벽도 조그만 균열로 무너진다”는 중국 속담을 통해 현재의 체제에 조그만 균열이 최대한 많이 생겨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균열은 시민들의 대대적인 연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브라질의 땅 없는 농민들의 연대나 비아 캄페시나, 기아대책행동, 이웃을 위한 빵 등 기아 방지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숨 가쁘게 발로 뛰는 여러 비정부단체들의 활약에 감탄하며, 정경유착이 횡행하고 민간 거대기업의 탐욕이 도를 넘는 이 시대에 지글러는 늘 시민 사회에서 희망을 본다.
기아는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바로 북한만 하더라도 기아로 인해 200만 명의 사람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세상은 여전히 굶주리고 있다.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지금의 현상들은 굶주리는 세계를 구하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이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장 지글러는 기아의 당연성을 거부한다. 기아를 둘러싼 배후를 적나라하게 밝혀내고 그 안에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인류애에 기반한 공감의 힘이다. 이것이 구체적인 연대와 실천으로 이어질 때 더 이상 세계는 굶주리지 않게 될 것이다. 장 지글러의 이 책은 그런 공감과 연대를 촉구하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인류가 반드시 풀어야 하고,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기아 문제를 풀어갈 실마리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 장 지글러의 기념비적 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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