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산책에서 펴낸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세 번째 책. 약 2년간 「씨네21」에 발표했던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연재글 19편과, 웹진 '민연'에 발표했던 글 2편,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에 발표했던 글 1편을 묶어 27편 영화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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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정확한 사랑의 실험 내용 요약
《정확한 사랑의 실험》은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2014년에 마음산책에서 출간한 영화 에세이집으로, 그의 세 번째 책이다. 🌟 이 책은 2012년 6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약 2년간 《씨네21》에 연재한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19편과 웹진 ‘민연’,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에 발표한 글 3편을 엮어 총 22편의 글을 담았다. 저자는 27편의 영화를 통해 사랑, 욕망, 윤리, 성장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탐구한다. 책은 다섯 부분으로 나뉘며, 1부 ‘사랑의 논리’, 2부 ‘욕망의 병리’, 3
여기에 나오는 영화들을 먼저 본 후에 읽었으면 더 좋았을거 같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ㅜ
작가님이 아주 예리하시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뜨끔할 거 같다.
문장을 좀 어렵게 쓰신 부분이 많아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꽤 있다ㅜ 아니면 문학적인 글쓰기를 내가 잘 이해 못하는건가..?
인상깊은구절
쓰네오가 조제를 사랑하는 데 성공할 수 있으려면 조제의 결여(다리)만큼의 결여를 제 안에서 발견했어야 했다. 그러나 쓰네오는 실패했다. 예나 지금이나 쓰네오에게는 ‘없음’이 너무 없는 것이다.
죄가 아닌 실패를 비난하기는 어렵다.
기본적인 신뢰가 갖춰져 있는 조건하에서라면, 타인의 결여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올바른 태도는 그것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무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결여를 깨달을 때의 그 절박함으로 누군가를 부른다.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향해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말, ‘나도 너를 사랑해’라는 말의 속뜻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결여다.’
이제 여기서는 욕망과 사랑의 구조적 차이를 이렇게 요약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은 욕망의 세계다. 거기에서 우리는 너의 ‘있음’으로 나의 ‘없음’을 채울 수 있을 거라 믿고 격렬해지지만, 너의 ‘있음’이 마침내 없어지면 나는 이제는 다른 곳을 향해 떠나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반면,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의 차이가 상호 매혹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동일한 차이가 결국 그 관계를 견딜 수 없는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는 것.
삶에 희망이 있다는 말은,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지난 시간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성장이란, 더 이상 그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렸을 때에만 진정으로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들만을 해왔기 때문에 늘 같은 자리를 맴돌았을 뿐 조금도 성장하지 못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너에게 용서받기 위한 반성, 아니, 이미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해버린, 그런 반성 말이다.
인간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들이 주는 불안을 견뎌내기 위해 이야기라는 것을 만들어왔다고 했던가.
속죄에는 끝이 있을 수가 없다. 다만 끝없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고,•••
좋은 이야기들에는 인간에 대한 겸허함이 있어서 이런 말들이 들린다. “나는 나를 잘 모른다. 그러므로 너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그런 내가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그리고 감히 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내가 나의 진실을 은폐하고 너의 진실을 훼손하지 않았는지 두렵다. 아마 나는 실패하리라. 그러나 멈추지 않고 계속 이야기할 것이다. 그것이 이야기를 하려는 자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열세 살 소녀의 내면도 우리의 짐작과는 달리 충분히 복잡하기 때문에 섬세하게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고 믿는 그 겸허한 시선은 쉽게 잊기 어려운 것이었다.
사소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것을 유독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면 그것은 정작 중요하고 본질적인 어떤 기억을 가리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것.
결국 자기 자신을 분석할 수 있는 것은 그럴 용기를 가진 주체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인생의 몇몇 고비들을 특정한 어떤 사람을 상징적으로 살해하면서 통과한다.(자신의 성장 과정을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회상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도대체 그런 일이 있었다는 기억조차 죽여버리기도 한다.
어떤 일을 겪은 주인공이 그 일이 있기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되었을 때에만 그 일은 사건이다. 사건은, 내가 결코 되찾을 수 없을 것을 앗아가거나 끝내 돌려줄 수 없을 것을 놓고 간다.
역설적이지만 이렇게 부모를 이해하는 순간이 바로 그들로부터 독립하는 순간이다.
판타지는 현실을 혐오하게 만든다. 사랑의 판타지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사랑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는, 선에도 악이 있고 악에도 선이 있다는 것, 그래서 선과 악이 언제나 명쾌하게 분별되지 않는 것이 어른들의 세계라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강에는 많은 것들이 떠내려 오지. 떠나보내야 할 것과 건져내야 할 것을 구분해야 해.
사랑에 대한 일반적인 지혜로도 유용해 보인다. 사랑의 강에서 떠내려 오는 것들 중에서도 건져야 할 것과 흘려보내야 할 것들이 있을 테니까.
고대 그리스의 어떤 현자의 말마따나 ‘성격은 곧 운명’이어서, 특정한 성격 안에는 이미 특정한 이야기가 잠재돼 있기도 하다.
인물로 번역된 말의 원어는 person이나 figure가 아니라 character다. 성격이 없으면 인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작가들이 하는 일이란 바로 특정한 성격 안에 잠재돼 있는 이야기를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현행화할 수 있는 최상의 상황을 창조하는 일일 것이다. 그 상황 속에서 인물은 그의 성격이 요구하는 선택들을 하며 그것이 서사의 행로를 결정한다. (가끔 소설가들이, 어떤 지점에서부터는 인물이 스스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되었다, 라고 말할 때 그것은 과장이 아니다.) 요컨대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특정한 ‘성격’이 특정한 ‘상황’에 던져졌을 때 어떤 특정한 ‘선택’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작업이다.
나쁜 질문을 던지면 답을 찾아낸다 해도 그다지 멀리 가지 못하게 되지만, 좋은 질문을 던지면 끝내 답을 못 찾더라도 답을 찾는 와중에 이미 꽤 멀리까지 가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