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조해진은···! 『단순한 진심』(민음사, 2019)을 읽으며 느꼈던 나와 잘 맞지 않는 지점은 『여름을 지나가다』(민음사, 2020)에도 있었고 이번 책에도 있었다. 물론 그의 단편들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으므로 할 말이 없지만 단심이나 이번 책 모두 자신이 쓴 단편을 장편 분량으로 리라이트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크게 기대는 안 된다. 이번 책은 특히나 이 작가가 이 짧은 분량으로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도통 모르겠고, 김금희의 『복자에게』(문학동네, 2020)를 읽으며 빡쳤던 순간들이 모조리 되살아나는 듯한 기분 나쁨을 느꼈다. 어찌 되었든 소설집을 읽어보기는 해야 할 텐데···
P.S. 『자음과모음』 2019년 여름호에 실렸던 단편 「완벽한 생애」를 찾아 읽었다. 차라리 이게 더 나았다. 단편 분량으로 끝냈을 때 딱 좋았을 것 같음. 요상하게 살을 붙여 꾸역꾸역 중편 분량으로 늘렸다는 생각이 든다. 나 왜 이렇게 박한 평가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말 그렇다. 작가가 천착하는 지점—인물들의 서로의 공간을 공유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형국—이 더는 내게 아무런 감흥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