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존경했어?”
“물론이지. 하지만 아버지 역할은 우리 아빠에게 쉽지 않았어.”
“우리 아빠에게도.” 욘나가 말했다. “신기하지. 사실 우리는 별로 아는 게 없어. 묻지도 않았고, 정말 중요한 일들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어. 시간이 없었지. 대체 뭘 하느라고 그렇게 바빴지?”
마리가 말했다. “아마 일하느라 그랬겠지. 그리고 사랑에 빠지느라고. 그건 엄청나게 시간이 드는 일이니까. 그래도 물어볼 수는 있었을 텐데.”
“나는 계속할 수밖에 없어요. 오직 나의 지식과 통찰만 가지고요. 하지만 아직까지 죽음의 얼굴을 사용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지요. 도통 잘되지 않았어요. 너무 분명해지지요. 죽음을 남성이라고 생각했는데, 혹시 여성일까요? 어쨌건 죽음은 내가 늘 관심을 두고 있는 도전이지요. 마리는 죽음에 대해서 뭘 알지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큰 고민을 해본 적이 있나요?”
“블라디슬라프, 지금 밤 3시라는 걸 알고 있나요?” 마리가 말했다.
“상관없어요. 밤을 이용해야지요. 친구, 죽음의 얼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으셨군요. 왜 그런지 아세요? 언제나 온 힘을 다해서 살지 않기 때문이에요. 승리했다고 믿는 자아가 시간보다 앞으로 달려 나가서 시간을 마중하고 시간을 얕잡아 보니까요. 나는 언제나 깨어 있어요. 잠깐 꿈을 때에도 늘 일을 계속하지요. 아무것도 놓칠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