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5년을 맞아 『창작과비평』 2021년 겨울호는 실천적 분투가 담긴 종요로운 글들을 소개한다. 특집은 ‘문학, 정치, 민주주의’라는 주제 아래 우리 문학이 감당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모색해야 할 정치성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개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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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창작과 비평 194호 2021.겨울호 내용 요약
계간지 《창작과비평》 2021년 겨울호는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호의 특집은 '전환의 시대,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기후 위기와 불평등, 그리고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진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
먼저 특집 부분에서는 기후 재난이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 진행형임을 강조하며, 자본주의적 성장 논리에서 벗어난 새로운 생태적 전
촛불 5년 동안 우리 주변에 즐거웠던 일, 슬펐던 일, 화를 나게 했던 일들이 모두 있었다. 이는 우리 삶 속에서도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촛불 속에서 우리가 한발 내디딘 지점은 무엇이었는가를 묻고 그 방향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역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 ‘다시 어둠을 밝히는 마음으로’, 백영경 - p. 8
이 속에도 사람이 묻혔을까
이 달콤한 봉분 속에 초코로 덮인 조그만 무덤 속에
사람이
배스킨라빈스 언 컵을 놓고 마주 앉아
정신없이 퍼먹다 우리는
플라스틱 스푼을 놓는다
놓고 만다
으 갑자기 춥네
과장되게 웅크리면서 애들처럼 킥킥거리면서
유리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깥은 겨울
패딩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뒤뚱뒤뚱 걷는다
걷다가 빙판 위에 철퍼덕 넘어지는 한 사람
야 저거 봐봐 가리키자
벌써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너는 습관처럼 입술을 비빈다 혀로 핥는다
이 속에도 사람이 묻혔을까
손끝으로 무덤 가장자리를 톡톡 건드리면서 진득한 흙을 헤집으면서
재차 입술을 핥는다
아직 단데
사방은 온통 핑크로 장식돼 있고 우리는 너무도 멀쩡한데
언 것은 녹기 마련이라지만
그런 장면은 왠지 께름칙해서
왠지 서글퍼서
슬그머니 문을 나선 우리는
검은 발자국이 무수한 빙판 앞에 서서
이 속에도 사람이 묻혔을까
못 들은 척
겨울도 곧 끝이 나겠지 중얼거린다
천천히 걷는다
불 꺼진 간판 같은 서로의 옆얼굴을 흘깃거리면서
초코일까 흙일까
아니면 그냥 얼음일까
- ‘아이스크림’, 박소란
티브이에선 이국적인 화면이 방송되고 있다
열대기후가 아닌 곳에서 열대 과일을 재배하려다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엔젤농장의 주인인 그는
이곳으로 저곳을 옮겨오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온도라고 설명한다
반으로 갈린 핑거라임의 속살이 붉다
나는 생각에 잠긴다
기를 수 없는 것을 기르려면
물속에 잠긴 사람들을 이곳으로 데려오려면
미래는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티브이에선 한파에 대비한 토막 건강 상식이 이어지고 있다
인간의 체온은 일도만 낮아져도 면역력이
삼십 퍼센트나 감소합니다
계피와 생강은 체온을 높이는 데 좋은 음식이지요
보일러를 틀고 물을 끓인다
이런 생활을 지속하는 한
이곳은 영영 저곳이 되지 못할 것이다
안전한 곳에 있으면 안전한 사람이 되겠지
이불 속 악몽을 악몽의 전부라 여기며 살겠지
하지만 기를 수 없는 것을 기르려면
도움닫기와 점프
뜀틀을 뛰어넘는 법은 단순한데
왜 번번이 뜀틀에 주저앉고 마는 걸까
겨울에서 겨울로
더 가파른 겨울로
양을 몰고 가는 상상을 한다
늑대의 목에 달린 방울을
미래라 부르는 사람이 되려고
주저앉은 뜀틀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그래도 나는 사랑한다
- ‘나의 투쟁’, 안희연
희극과 비극을 가르는 것은 정작 복화술사(소설가)나 구경꾼(독자)들이 아니라 “세상의 공기”라는 점을 이 소설은 전한다. “세상의 공기”가 울고 있었으니 “그 울음바다를 아무도 멈출 수 없었”던 것이다. - ‘진실의 습격’, 강경석 - p. 60
내 속에 중요한 무언가를 같이 나누고 싶었지만 그것을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결코 나눌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 ‘좋은 이웃’, 김애란 - p. 190
외로움이 옷처럼 익숙한 사람,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외로운 상태를 싫어하지 않는 사람, 누군가와 일부러 친해지는 걸 꺼리는 사람, 빈말을 하지 않는 사람, 그것은 최진영의 소설 속 인물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면이다. - ‘최진영이 되는 꿈’, 김유담 - p. 255
불평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피해가 상황이 아닌 정체성으로 인식되고, 문제 해결의 기초가 될 사회적 신뢰가 오히려 사라지면서 공공의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겁니다. - ‘불평등,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대응할까’ - p. 284
능력주의는 공정성에 대한 대안이 아니에요. 절차적 공정 외에는 빈껍데기나 마찬가지고 결국 능력있는 사람이 아무리 많이 가져도 문제 삼지 않는다는 얘기와 다름없습니다. - ‘불평등,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대응할까’ - p. 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