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지은이), 박아람 (옮긴이)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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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7

페이지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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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한 낡은 클리셰 대신 갖은 증오로 중무장한 섬뜩한 괴물을 탄생시키면서 세상을 놀라게 한 메리 셸리의 대표작이자 가장 독창적이고 완전한 공포소설. 생명의 원천과 인체의 구조에 천착했던 과학자 ‘프랑켄슈타인’은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방법을 알아내면서 거대하고 흉측한 괴물을 창조해낸다.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능력을 지니게 된 괴물은 자신을 책임지지 않고 냉소하는 창조자에 대한 증오에 휩싸여 끔찍한 복수를 감행한다.

무분별한 과학의 발전에 경종을 울린 최초의 과학소설이자 연민할 수밖에 없는 괴물과 부정할 수밖에 없는 인간존재의 대치라는 벗어나기 어려운 딜레마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강렬한 작품이다. 아울러 출간 후 2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장르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재탄생되며 그 위대함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는 불멸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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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탄생한 종족은 나를 창조자이자 근원으로 축복할 것이고 나로 말미암아 행복하고 탁월한 존재들이 수없이 생겨나리라고 상상했어요. 나는 자식을 낳은 아버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보람을 느낄 테고요.

📃 나의 고통은 피고인의 고통과 비교할 수도 없었어요. 쥐스틴은 결백하다는 사실로 버틸 수 있었지만 나의 가슴은 가책의 송곳니에 갈가리 찢겨 벗어날 길이 없었지요.

📃 이런 대화가 오가는 동안 나는 한쪽 구석에 물러앉아 나를 사로잡은 지독한 고통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절망이라니! 감히 누가 절망을 말하겠습니까? 다음 날이면 삶과 죽음의 무시무시한 경계를 넘어갈 가엾은 희생양도 나만큼 깊고 쓰라린 고뇌에 시달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 아! 어째서 인간은 짐승보다 우월한 감성을 지녔을까요? 그래봐야 더욱 얽매이기만 할 뿐인데. 그저 배고픔과 갈증, 욕정만 느낀다면 더 자유로울 텐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마음은 이는 바람에도, 우연히 마주한 말이나 말로 전달되는 풍경에도 속절없이 흔들리지요.

📃 “당신이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사람들은 모두 흉측한 것을 증오하지. 살아 있는 존재를 통틀어 누구보다도 추한 내가 얼마나 혐오스러울까! 하지만 나의 창조자인 당신마저 나를 혐오하고 부정하다니. 당신과 나는 한쪽이 죽어야만 풀리는 운명의 끈으로 묶여 있다. 나를 죽이려 하다니. 감히 생명을 갖고 장난을 치나? 당신이 나에게 도리를 지킨다면 나도 당신과 인간들에게 도리를 지키겠다. 나의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다시는 인간들을 건드리지 않겠다. 거절한다면 당신의 남은 친구들을 모조리 죽여 그들의 피로 지옥의 나락을 가득 채울 것이다.”

📃 “진정해라! 내 저주받은 머리에 증오를 퍼붓기 전에 내 말을 들으란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고통받는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 셈인가? 삶은 고통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나에겐 소중하니 내 삶을 지킬 것이다. 명심해라. 당신은 나를 당신 자신보다 더 강한 존재로 만들었다는 것을. 나는 당신보다 몸집이 크고 더 유연한 관절을 가졌어. 하지만 당신과 맞서 싸우지 않겠다. 나는 당신의 피조물이니 당신이 본분을 지킨다면 나의 주인이자 왕인 당신에게 복종하겠다. 아, 프랑켄슈타인. 다른 사람들에게는 도리를 다하면서 나만 짓밟으려 하다니. 누구보다도 나를 공정하게 대해주고 관용과 사랑을 베풀어야 할 사람인데. 내가 당신의 피조물이라는 것을 잊지 마. 나는 당신의 아담이 돼야 하지만 타락 천사가 됐지. 당신은 죄 없는 나에게서 기쁨을 빼앗아 갔어. 온 세상이 축복으로 가득한데 오직 나만 지독한 외톨이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인정 많고 선량했지만 비참한 삶이 나를 악마로 바꿔놓았어.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면 다시 선량하게 살겠다.”

📃 “어떻게 해야 당신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이렇게 간절하게 아량과 동정을 애원하는 당신의 피조물에게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않는군. 하지만 사실이야, 프랑켄슈타인. 나는 선량했고 내 영혼은 사랑과 자비로 빛났어. 하지만 처량하게도 지금 나는 혼자다. 나의 창조자인 당신도 나를 이렇게 혐오하는데 나와 아무 상관도 없는 인간들은 어떻겠나? 모두가 나를 멸시하고 증오한다. 이 적막한 산지와 음산한 빙하가 내 은신처야. 나는 오랫동안 이곳을 돌아다녔다. 내가 유일하게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얼음 동굴이 나의 집이지. 인간들이 탐내지 않는 유일한 곳이니까. 나에겐 저 황량한 하늘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어떤 인간보다도 나에게 친절하거든. 내 존재를 알게 되는 인간들은 모두 당신처럼 나를 증오하며 죽이려 들겠지. 나를 혐오하는 인간들을 미워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나는 적과 타협하지 않겠다. 내가 비참한 만큼 그들도 고통받아야 해. 하지만 당신이 내 마음을 달래주면 인간들을 마수에서 구할 수 있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분노로 집어삼킬 그 마수의 주인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다. 부디 나를 경멸하지 말고 온정을 베풀어라. 먼저 내 이야기를 들어라. 그러고 나서 나를 버릴지 달랠지 마음대로 판단해도 좋다. 하지만 먼저 들어야 해. 인간의 법에 따르면 아무리 끔찍한 죄인이라도 판결을 받기 전에 변론의 기회를 얻지 않는가? 그러니 먼저 내 말을 들어라, 프랑켄슈타인. 당신은 나를 살인자라고 비난하지만 양심을 가졌다는 당신도 자기 피조물을 파괴하려 하지 않는가. 인간의 영원한 정의라는 게 참 대단하군! 그렇다고 나를 살려달라는 건 아니다. 부디 내 말을 듣고, 그런 다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원한다면 당신 손으로 빚은 나를 파괴해도 좋다.”

📃 깨어보니 주위가 컴컴하더군. 추위를 느끼기도 했고 혼자라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막연히 겁이 났다. 당신의 집을 나서기 전에도 추위를 느끼고 옷을 주워 입었었는데, 밤이슬이 내리자 그것으로는 부족했지. 나는 의지할 데 없이 처량하고 비참한 신세였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구분하지 못했지만 사방에서 고통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어.

📃 이런 놀라운 이야기를 들으면서 묘한 감정에 휩싸였지. 인간은 정말 그토록 강인하고 고결하며 숭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악랄하고 야비한 존재인가? 어떤 때는 악마의 법을 따르는가 싶다가도 또 어떤 때는 고결하고 신적인 존재가 되더군. 훌륭하고 고결한 인간이 되는 것은 이성을 지닌 존재에게 가장 고귀한 영광인 반면, 기록에 나온 많은 이들처럼 야비하고 악랄한 인간이 되는 것은 가장 지독한 타락, 눈먼 두더지나 힘없는 버러지보다도 더 미천한 상태로 전락하는 일인 듯 보였어. 인간이 어떻게 같은 인간을 죽일 수 있는지 혹은 법과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 오랫동안 이해하지 못했는데, 악행이나 학살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나니 더는 놀랍지 않더군. 오히려 혐오스럽고 넌더리가 나서 고개를 돌렸지.

📃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지. 당신네 인간들이 가장 우러르는 것은 부를 겸비한 고결하고 순수한 혈통이더군. 둘 중 하나만 가져도 존경받을 수 있어. 하지만 둘 다 갖지 못하면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랑자나 노예 취급을 당하며 선택받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재능을 바치는 운명에 처했지! 그렇다면 나는? 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누가 나를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한 가지는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나는 돈이나 친구뿐 아니라 무엇 하나 소유하지 못했다는 것. 겉모습은 소름 끼치도록 징그럽고 역겨운 데다 인간과 다른 기질을 지녔지. 인간보다 민첩하고, 더 거친 음식으로도 버틸 수 있었어. 지독한 추위와 더위를 별 탈 없이 견디고 덩치도 인간보다 훨씬 더 컸어. 주위에서 나 같은 존재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괴물일까? 지상의 오점일까? 그래서 모든 인간이 피하고 도망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내게 안겨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무시하려 했지만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더욱 서글퍼졌지. 아, 그냥 처음 머물렀던 숲에서 영원히 살았더라면, 허기와 갈증, 더위 말고는 아무것도 알지도 느끼지도 못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 ‘내가 생명을 얻게 된 날은 얼마나 끔찍한가! 저주받을 창조자! 어째서 스스로도 혐오감에 고개를 돌릴 만큼 끔찍한 괴물을 만들었단 말인가? 신은 자신의 모습을 본떠 아름답고 매혹적인 인간을 만들었는데, 나는 인간을 본떴음에도 추악하고 오히려 인간과 비슷해서 더 진저리 나는 형상이 됐지. 사탄에게도 칭송하고 격려해 주는 동료가 있었는데 나는 미움받는 외톨이로 살고 있구나.’

📃 내 슬픔을 달래주거나 내 생각에 공감해 주는 이브는 없었다. 나는 철저히 혼자였어. 아담이 창조주에게 애원한 일이 떠오르더군. 하지만 나의 창조주는 어디 있단 말인가? 그는 나를 버렸다. 비통한 심정에 빠질 때면 나는 그를 저주했다.

📃 당신을 향한 감정은 증오뿐이었지만 내가 도움을 청할 사람도 당신뿐이었지. 냉혹하고 무정한 창조자! 내게 모든 지각과 열정을 부여해놓고 인간의 경멸과 공포 앞에 나를 내팽개치다니. 하지만 내가 동정과 구원을 요구할 사람도 당신밖에 없으니 인간의 형상을 한 누구도 내게 보여주지 않은 정의를 당신에게서 찾기로 했다.

📃 그것이 내 선행의 대가였다! 위험에 처한 인간을 구해주고는 뼈와 살이 으스러져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지. 조금 전에 품었던 선한 마음이 지독한 분노로 바뀌면서 이가 갈리더군. 통증 때문에 몹시 화가 난 나는 영원히 모든 인간을 증오하고 복수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다 총상의 고통에 짓눌려 맥을 못 추고 정신을 잃었지.

📃 “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들던 것을 파괴했지? 감히 약속을 깨려는 건가? 내가 얼마나 고생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당신과 함께 스위스를 떠난 뒤 버드나무 섬들 사이를 지나고 높은 산을 넘기도 하며 몰래 라인강을 따라왔어. 잉글랜드의 히스 벌판과 스코틀랜드의 황무지에서 몇 달을 보내기도 했고. 이루 말할 수 없는 피로와 추위, 배고픔을 견뎠는데 감히 내 희망을 짓밟아?”
“꺼져라! 나는 약속을 깨겠다. 너 같은 괴물, 너처럼 끔찍하고 사악한 존재를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
“넌 노예야. 좋은 말로 설득하려 했는데 그럴 가치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었군. 내가 어떤 힘을 지녔는지 잊지 마라. 넌 이미 네가 불행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네가 햇살조차도 진저리 낼 만큼 더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 넌 나의 창조자이지만 난 너의 주인이야. 그러니 복종해!”

📃 나는 그의 희망을 짓밟았지만 그렇다고 나의 욕망을 채운 것도 아니었다. 늘 끝없이 갈망했을 뿐이지.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지은이), 박아람 (옮긴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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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한 낡은 클리셰 대신 갖은 증오로 중무장한 섬뜩한 괴물을 탄생시키면서 세상을 놀라게 한 메리 셸리의 대표작이자 가장 독창적이고 완전한 공포소설. 생명의 원천과 인체의 구조에 천착했던 과학자 ‘프랑켄슈타인’은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방법을 알아내면서 거대하고 흉측한 괴물을 창조해낸다.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능력을 지니게 된 괴물은 자신을 책임지지 않고 냉소하는 창조자에 대한 증오에 휩싸여 끔찍한 복수를 감행한다.

무분별한 과학의 발전에 경종을 울린 최초의 과학소설이자 연민할 수밖에 없는 괴물과 부정할 수밖에 없는 인간존재의 대치라는 벗어나기 어려운 딜레마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강렬한 작품이다. 아울러 출간 후 2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장르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재탄생되며 그 위대함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는 불멸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출판사 책 소개

괴물의 얼굴 뒤에 숨은, 괴물보다 더 흉측한
인간의 욕망을 파헤친 불멸의 고전


여성에 대한 낡은 클리셰 대신 갖은 증오로 중무장한 섬뜩한 괴물을 탄생시키면서 세상을 놀라게 한 메리 셸리의 대표작이자 가장 독창적이고 완전한 공포소설. 생명의 원천과 인체의 구조에 천착했던 과학자 ‘프랑켄슈타인’은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방법을 알아내면서 거대하고 흉측한 괴물을 창조해낸다.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능력을 지니게 된 괴물은 자신을 책임지지 않고 냉소하는 창조자에 대한 증오에 휩싸여 끔찍한 복수를 감행한다. 《프랑켄슈타인》은 무분별한 과학의 발전에 경종을 울린 최초의 과학소설이자 연민할 수밖에 없는 괴물과 부정할 수밖에 없는 인간존재의 대치라는 벗어나기 어려운 딜레마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강렬한 작품이다. 아울러 출간 후 2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장르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재탄생되며 그 위대함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는 불멸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천재 작가 메리 셸리가 탄생시킨
최초의 과학소설이자 최고의 공포소설


1812년 메리 셸리는 주목받는 시인이자 아버지의 제자였던 유부남 퍼시 비시 셸리와 유럽으로 도피 여행을 떠난다. 이후 두 사람은 스위스 제네바 인근에서 시인 바이런 경과 뱀파이어 장르의 창시자로 인정받는 존 폴리도리를 만나 1816년 여름을 함께 보낸다. 여기서 “각자 괴담을 한 편씩 써보자”라는 바이런 경의 제안으로 소설의 집필을 시작한 메리 셸리는 1818년 《프랑켄슈타인》의 초판을 출간한다. 이후 “어린 여자가 어떻게 이토록 해괴한 소재를 구상하고 이야기로 만들었냐”라는 ‘해괴한’ 질문에 시달리다 《프랑켄슈타인》 1831년 판본에서 이에 대해 까닭 없이 해명하며 작품을 대대적으로 수정한다(이 책은 1818년 초판을 번역 대본으로 삼았다). 작가가 의도한 본래의 심상이 가장 생생하게 담겨 있는 《프랑켄슈타인》의 초판은 여성 작가를(게다가 나이도 어린) 평가절하하는 부당한 비평에 작품의 힘으로서 맞선 가장 근사한 답신이다.

“우리 안에 내재한 미지의 두려움을 건드리고 오싹한 공포를 자극하는 이야기, 무서워서 고개를 돌릴 수도 없고 간담이 서늘해지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그런 이야기를 간절히 원했다. 이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괴담이라고 부를 가치도 없으니까.”(〈1831년판 저자 서문〉, 322∼323쪽)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철 지난 자연과학의 이론이나 책들을 탐구하고 탐독하며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은 새로운 존재를 탄생시킨다. 하지만 본래 꿈꾸었던 아름다움은 온데간데없는 피조물의 흉측한 몰골에 놀라 달아나고 만다. 창조자에게 버림받은 ‘괴물’은 엄청난 증오에 휩싸여 그의 주위를 맴돌며 잔인한 복수를 시작한다. 프랑켄슈타인의 막냇동생을 살해하고, 그가 가장 아끼던 하녀마저 살인자라는 누명을 덧씌워 목숨을 잃게 한다. 프랑켄슈타인은 자책감과 괴물에 대한 분노에 몸서리치지만, 외로움을 달래줄 동반자를 만들어달라는 괴물의 요청마저 묵살한다. 몰래 숨어든 한 오두막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해하는 ‘드라세’의 가족을 보며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경의 마음을 싹틔우기도 했던 괴물은, 그러나 끝내 자신의 존재를 혐오하는 프랑켄슈타인에게 섬뜩한 최후의 경고를 하게 되는데…….

“네 결혼식 날 밤에 찾아가겠다.”(238, 266, 267, 270쪽)

죽어서 부패한 육신마저 되살린 프랑켄슈타인의 비뚤어진 야망은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려는 인간의 어리석음이나 여성을 배제하고 온전한 인간을 창조하려는 남성적 욕망의 비판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메리 셸리는 여성해방운동의 선구자로 여성의 교육권과 참정권을 맹렬히 주장한 어머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를 일찍 여의지만, ‘여성의 권리’와 ‘어머니의 부재’는 그의 삶을 관통하는 주요한 화두가 된다. 아울러 진보적 교육사상가였던 아버지 윌리엄 고드윈의 영향 아래 다양한 문인들과 교류하며 성장하지만, 네 명의 형제자매 중 친부모가 같은 사람이 없는 복잡한 자신의 뿌리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복기한다. 이러한 작가의 태생적 체험은 섬세한 감정의 얼개로 작품의 곳곳에서 고스란하고 저릿하게 드러난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태어나버린’ 괴물은 끊임없이 밀려나고 거부당하면서도 계속해서 프랑켄슈타인과 인간 사회에 화해와 구조의 신호를 보내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성을 가진 존재라면 누구나 외로움이나 사회적인 고립을 두려워한다. 그것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괴물을 변호할 수는 없지만, 끝끝내 ‘철저한 고독’ 상태로 남겨지는 괴물을 연민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 되기도 한다. 반면 자신의 막냇동생과 아끼던 하녀, 절친한 친구와 사랑하는 아내마저 잃은 프랑켄슈타인에게는 어쩔 수 없이 고개가 돌려진다. 우리는 또 누구나 어리석은 야망이나 욕망에 휘둘려본 경험이 있지만, 누구나 그에 따르는 결과를 무책임하게 외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프랑켄슈타인》은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궁지 속으로 독자를 몰아넣음으로써 질문 자체의 모순을 드러낸다. 즉 저마다의 방식으로 최선의 삶을 도모할 때 어느 한쪽이 절대 선이거나 윤리적으로 우선한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눅눅하고 오싹한 이야기로 보여줄 뿐이다.

가장 ‘젊은 고전’이자
가장 최신의 《프랑켄슈타인》


실제로는 읽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고 착각하는 《프랑켄슈타인》은, 어쩌면 윗머리가 납작하고 목에는 나사못이 박힌 괴물의 이미지가 소설보다 더 알려졌을지도 모른다. 초판이 출간된 지 200여 년이 넘었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거의 모든 예술의 분야에서 시각화되고 재생산되며 그 강렬한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1931년 제임스 웨일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는 뛰어난 장르 클래식으로 인정받는다. 나아가 상상력과 창작욕을 자극하는 소설의 독창적이고 선명한 이야기는 수많은 서브컬처로도 경계 없이 범위를 넓혔고, 때로는 인간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던 괴물이 악마처럼 묘사되거나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로 얼룩지기도 했다. 여전히 이러한 모습의 괴물을 떠올리거나 괴물의 이름을 ‘프랑켄슈타인’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작품을 둘러싼 하나의 클리셰가 되어갈 정도로 《프랑켄슈타인》은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프랑켄슈타인》을 가장 ‘젊은 고전’으로 손꼽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특히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되는 이 책은, 가장 최신의 《프랑켄슈타인》이자 실제로는 읽지 않았지만 읽은 척하고 있는 사람들이 속도감 있게 접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프랑켄슈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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