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사화 후 문정왕후와 윤원형의 국정 농단을 자세히 보여준다. 교과서에서 사화를 배울 땐 그냥 그렇구나 했는데,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묘사를 보니 정통성 없는 권력은 차지할 때도 유지할 때도 손에 피를 묻혀야 한다는 걸 체감했다. 역모를 일으킨 사람들이 반대파에게 역모라는 죄를 덧씌워 입을 막는 과정이 낯설지 않은 건 역사가 반복된다는 반증 같기도 하다. 대한민국사에서도 내란죄, 간첩으로 몰려 존재기반 자체를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허다했으니.
아무튼 옥사를 일으켜서 떵떵거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소인이라 자책하는 사람도 있고, 견마처럼 간신에게 충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충성하는 척하다 주인의 복수를 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상황에 처해도 이렇게 다른 인간 군상을 보여주지만 세월이 지나도 변함 없는 진리는 역사가 심판한다는 것이다. 길어야 100년 영화를 누리더라도 후대의 평가는 그 이상 이어진다. 윤원형의 영화는 100년을 넘지 못했지만 그에 대해 쓴 이 소설이 조선이 망한 후에도 인기를 끌었고 또 지금도 읽혀지는 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