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발표했던 소설로 1975년 공쿠르상을 받았다. 문학동네에서 정식 저작권 계약을 맺어 새롭게 번역, 출간했다. 로맹 가리의 유서라 할 수 있는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이 함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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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자기 앞의 生: 에밀 아자르 장편소설 내용 요약
《자기 앞의 生》는 에밀 아자르(로맹 가리의 필명)가 1975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열네 살 소년 모모의 시선으로 삶과 사랑, 죽음의 의미를 그린 작품이다. 📖 프랑스 공쿠르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깊이와 감동을 인정받았다. 파리 빈민가 벨빌을 배경으로, 소외된 이들의 삶을 유머와 따뜻함으로 풀어내며 인간다움의 본질을 탐구한다. 이 책은 모모의 순수한 목소리를 통해 세상의 부조리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창녀의 아이들을 돌보는 유태인 로자 아주머니와 창녀의 아이로 태어나 로자 아주머니의 손에 길러진 아랍 아이 모모. 그들은 서로를 각자의 방식으로 지킨다. 로자 아주머니는 모모가 자기를 떠날까 두려워 열네살 모모를 열살이라 속이며 키워냈고, 모모는 로자 아주머니가 병원에서 식물처럼 살다 죽어갈까 두려워 로자 아주머니를 '유태인의 동굴'에 숨겨가며 돌본다. 이미 부패한 로자 아주머니의 몸에 향수를 사다 붓고, 생기를 잃은 얼굴에 분칠을 하며 차가워진 로자 아주머니의 몸에 온기를 나누는 열네살 아이의 행동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농밀하고 명백한 사랑이다. 가혹하리만치 절망적인 생(이것도 나의 오만한 판단일 뿐이지만)을 열네살 모모가 살아내는 것을 보면 괜한 용기가 생긴다. 못 살아낼 생도 없다. 사랑만 있다면.
『자기 앞의 생』은 사랑에 대한 소설이다.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초라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 그 사랑이 세상 그 어떤 사랑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에밀아자르는 보여준다.
주인공 모모는 열네 살이다. 창녀의 아들이고, 아랍인이고, 버림받은 아이다. 로자 아줌마는 창녀 출신의 늙은 유태인 여자다. 너무 뚱뚱해서 계단도 제대로 오르지 못하고, 밤마다 독일군이 올까봐 두려워 떤다. 세상이 보기엔 둘 다 쓸모없는 사람들이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 하지만 둘은 서로를 사랑한다.
모모가 금발의 예쁜 여자, 나딘을 만났던 장면은 참 가슴이 아렸다. 잠깐의 친절에 희망을 품었던 모모. 하지만 여자는 자신의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모모는 그 집 대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살아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것.. 모모에게 세상은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모모에게는 로자 아줌마가 있었다. 완벽하지 않은, 오히려 망가진 사람. 그런 아줌마를 모모는 사랑한다.
“내게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로자 아줌마 곁에 앉아 있고 싶다는 것.”
로자 아줌마가 무서울 때 숨는 지하실, 유태인의 둥지. 그곳에서 모모는 묻는다. “뭐가 무서운데요?” 아줌마는 대답한다.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이 말이 지금까지 들어본 말 중 가장 진실되다고 모모는 말한다.
로자 아줌마가 죽었을 때, 모모는 아줌마를 병원에 보내지 않고 로자 아줌마가 위안을 얻던 그 지하실, 유태인의 둥지로 모신다. 로자 아줌마 곁에 누워 함께 있어준다. 그녀가 죽을 때까지.
열네 살 소년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제 숨을 쉬지 않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다. 숨을 쉬지 않아도 그녀를 사랑했으니까.”
“사랑해야 한다.”가 이 소설의 전부다. 모모는 묻는다.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냐고. 대답은 명확하다. 살 수는 있지만, 그건 사는 게 아니다.
세상은 잔인하다. 모모 같은 아이들을, 그런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몬다. 하지만 사랑은 그보다 강하다. 로자 아줌마와 모모의 사랑처럼.
나는 누구를 이렇게 사랑하고 있을까.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세상이 뭐라 하든 상관없이. 사랑하고 있을까.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 것이니까.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내가 지금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인 것 같다.
내게는 사랑할 사람이 없다.
"순간, 나는 울기 시작했다. 나 역시 아무 일도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공공연하게 그런 말을 듣기는 처음이었다." p.43
"끔찍했던 일들도, 일단 입 밖에 내고 나면 별게 아닌 것이 되는 법이다." p.273
"선생님, 내 오랜 경험에 비춰보건대 사람이 무얼 하기에 너무 어린 경우는 절대 없어요." p.298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는 무척 아름다웠던 것 같다. 아름답다는 것은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p.305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나는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고, 계속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 하지만 이 집 아이들이 조르니 당분간은 함께 있고 싶다. 나딘 아줌마는 내게 세상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나는 온 마음을 다해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라몽 의사 아저씨는 내 우산 아르튀르를 찾으러 내가 있던 곳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감정을 쏟을 가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르튀르를 필요로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고, 그래서 내가 몹시 걱정했기 때문이다. 사랑해야 한다." p.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