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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얇은 책
출간일
2009.10.20
페이지
132쪽
상세 정보
2007년 제1회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시인 김지녀의 첫 번째 시집. 흔히 난해하다고 표현되는, 자폐적이고 소통 불능인 요즘 시들 사이에서 김지녀 시인은 폭넓고 유연한 사유로 서정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며, 자신만의 밀도 높은 시 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시집에 실린 51편의 시편들은 무게가 같은 두 존재를 양편에 올려놓은 시소처럼 어느 쪽으로도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빚어낸다. 시인은 크래커, 시소, 지퍼 같은 작고 사소한 대상 또는 일상 속의 평범한 사물을 선택해, 기성의 어떤 의미나 이론, 은유 또는 상징에 매개되는 일을 피하면서 그 사물 자체에 몰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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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1회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시인 김지녀의 첫 번째 시집. 흔히 난해하다고 표현되는, 자폐적이고 소통 불능인 요즘 시들 사이에서 김지녀 시인은 폭넓고 유연한 사유로 서정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며, 자신만의 밀도 높은 시 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시집에 실린 51편의 시편들은 무게가 같은 두 존재를 양편에 올려놓은 시소처럼 어느 쪽으로도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빚어낸다. 시인은 크래커, 시소, 지퍼 같은 작고 사소한 대상 또는 일상 속의 평범한 사물을 선택해, 기성의 어떤 의미나 이론, 은유 또는 상징에 매개되는 일을 피하면서 그 사물 자체에 몰두한다.
출판사 책 소개
살아 숨 쉬는 입체적 이미지와 팽팽한 긴장감으로
21세기 신(新)서정의 탄생을 예고한 김지녀의 첫 번째 시집
오르락내리락, 그녀와 팽팽한 시소게임을 벌이는 사이,
당신의 체온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2007년 제1회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시인 김지녀의 첫 번째 시집 『시소의 감정』이 출간되었다. 최근 등단한 젊은 시인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시인을 꼽으라면 단연 김지녀다. 흔히 난해하다고 표현되는, 자폐적이고 소통 불능인 요즘 시들 사이에서 그녀는 폭넓고 유연한 사유로 서정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며, 자신만의 밀도 높은 시 세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시집에 실린 51편의 시편들은 무게가 같은 두 존재를 양편에 올려놓은 시소처럼 어느 쪽으로도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빚어낸다. 특유의 섬세함과 간결함이 돋보이는 매혹적이고 투명한 그녀의 시들은 “아픔이 아프지 않을 때까지” 당신의 슬픔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투명하게 출렁이는 물기 어린 언어로 당신의 상처를 어루만지다
그네와 미끄럼틀은 가능하지만, 시소는 불가능한 것은? 바로 혼자 놀기다. 결코 혼자서는 탈 수 없는 시소. 인간과 인간 사이의 팽팽한 긴장, 그 감정. 그렇게 시소의 감정은 인간의 그것과 가장 닮아 있다.
등단작 「오르골 여인」의 “태엽을 감아요 어떤 예감처럼 팽팽한 느낌이 나쁘지 않죠”라는 구절처럼, 김지녀의 첫 시집 『시소의 감정』에 실린 51편의 시편들은 원심력과 구심력의 경계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그녀의 시는 그렇게 조화와 균형, 평형과 리듬이라는 시소의 원리를 닮아 있다.
나희덕 시인은 그녀를 일컬어 “형상화 능력이 뛰어나고 자기만의 어법과 형식을 확보”했으며, “그의 타고난 음악성과 섬세한 감각의 촉수는 시가 운문으로서 보여 줄 수 있는 한 아름다움에 이르고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함성호 시인 역시 “말을 다루는 솜씨나 시의 내용에 따라 어법을 바꿔 가며 능숙하게 변죽을 울려 주제를 강조하는 솜씨가 단연 탁월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어젯밤은 8월이었어요 날마다 문을 열고 집을 나서는 사람들의 등 뒤로 여름이 가고 있지만 가을은 오고 있지만
나는 아직 한 장의 얼굴을 갖지 못한 흉상
여름과 가을 사이에 놓인 의자랍니다
(중략)
누군가 피를 토하면서도 다리를 꼬고 있다면
그건 죽음에 대한 예의일 것이고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면
그건 나에 대한 의심일 테지만
나는 너무 조금밖에 죽지 못했다고 말할 거예요
사소한 바람에도 땅을 움켜잡는 나무가
의자에 붉은 잎사귀 몇, 뱉어 놓는 밤에
나의 입안에선 썩은 모과향이 꽃처럼 확, 피었다 지고 있어요
-「밤과 나의 리토르넬로」에서
그녀의 시들은 잘 조율된 악기처럼 아름답고 조화로운 소리를 낸다. 김지녀의 시가 지닌 특유의 힘은 발화의 강도나 스케일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의 물질성을 지우거나 비우는 순간에 발생한다. 그의 시가 다소 정형화된 듯하면서도 상투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귓가에 나직이 속삭이는 그의 낮은 목소리 때문이다. 비명에 가까울 만큼 소리를 질러 대는 근래의 시들 사이에서 그의 절제된 목소리는 더욱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살아 숨 쉬는 입체적 이미지와 자유롭게 움직이며 출렁이는 음악적 율동성은 김지녀 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그녀의 시는 반드시 소리 내어 읽어야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다. 그녀의 시에선 얼룩말조차 “콰하콰하 웃고”, “콰아콰아 운다”. 「밤과 나의 리토르넬로」「칙칙과 폭폭 그리고 망상」「코하우 롱고롱고」「큰파란바람의 저녁」「오르골 여인」「콰가얼룩말의 웃음소리」「나의 입에선 덜 익은 완두콩이 툭, 툭,」 등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의 제목만 봐도 그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 “칙칙한 노래는 듣기 싫어 나를 폭폭, 갉아먹는 망상은 희망이야”(「칙칙과 폭폭 그리고 망상」), “롱고롱고, 이것은 새와 물고기의 인사법”(「코하우 롱고롱고」), “날카롭게 칼끝을 스윽, 스윽, 스윽, 넣어 봐야 해”(「세모난 구멍이 필요해」), “체인 끊어진 자전거를 타고 놀았어 차르르 물때 낀 엄마의 손톱이 잘려 나갈 때 도르르 나는 페달을 돌렸어”(「압화」) 등등 그녀의 시들을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마치 노래를 부르듯, 춤을 추듯, 경쾌한 음악성과 율동성이 동시에 느껴진다.
크래커, 시소, 지퍼 같은 작고 사소한 대상 또는 일상 속의 평범한 사물을 선택해, 기성의 어떤 의미나 이론, 은유 또는 상징에 매개되는 일을 피하면서 그 사물 자체에 몰두하는 것 또한 김지녀 시의 개성적인 특징이다. 그녀의 시에서 우리는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 행과 행 사이에서 “당신이 읽어 낼 수 없는 나의 여백”을 읽어 내는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그녀는 스스로 시 쓰기를 일컬어 “일종의 고백 같은 것”이며, “쉽게 규정할 수 없는 마음들을 단 하나의 말로, 눈빛으로, 옮기는 일”이라고 밝힌다. 하지만 그 고백은 전형적인 서정시의 특징인 ‘나’의 개인적인 고백이 아니다. ‘나’라는 고백체의 화자 안에 하나의 인격이 아니라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관계들의 얽힘으로 이루어진 익명적 다수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녀의 시를 새로운 서정시의 탄생이라 일컫는 이유이다.
새와 물고기를 닮은 사람들은
새소리 같기도 하고 물고기 지느러미 같기도 한 말들로
안부를 묻고
사랑을 하고
슬픔을 어루만졌지, 롱고롱고
그러다 아침이 오고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롱고롱고, 소리를 말고 있으면 오늘은 새와 나무가 되어
어쩌면 물고기가 되어
어디로든 흘러 다닐 것 같아
말하고 있지 않아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롱고롱고, 이렇게 입술을 동그랗게 모으고 있으면
-「코하우 롱고롱고」에서
그녀는 언제나 “새로운 시”보다는 “나의 시”를 고민하는 시인이다. 그것이 바로 새로움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녀의 시들은 시의 중심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듯해 보이는 이미지이지만, 결코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는, 그 이미지가 다시 중심을 향해 나아가는 힘을 갖추었다. 그렇게 자기 육체의 감각에 충실한,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 그녀의 시는 늘 새로울 수 있는 것이다.
그녀의 첫 시집, 그녀가 쓴 시들의 첫 ‘집’은 문이 활짝 열려 있다. 누구든 들어와 편히 쉬다 보면, 그녀의 시들은 “말하고 있지 않아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이 “입술을 동그랗게 모으고” “롱고롱고” 당신의 “안부를 묻고 사랑을 하고 슬픔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는 지구의 속도처럼” 조금씩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며, 이 책을 덮은 뒤 당신의 체온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작품 해설 중에서
이 시집의 모든 시들의 탄생 자체가 증언하듯, 우리가 익숙해져 온 질서와 의미 체계를 파괴하고 걷어 내는 말들이 도래한다. 그런데 대체 무엇을 위해 이 파괴를 대가로 치러야 하는 걸까? 시인이 말하듯 그것은 안부를 묻고 사랑을 하고 슬픔을 어루만지기 위한 이유 외에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안부와 사랑과 위로의 언어를 우리는 가져 본 적이 없었던가? 아니, 그것은 늘 곁에 있었지. 그러나 오래 돌보지 않은 창문 밖 황혼처럼, 오늘도 아무도 모르는 동안 인사와 위안과 사랑의 말들은 어두워지는 지구의 어느 외진 곳으로 빨려 들어가려 한다. 내일도 그럴 것이다. 급류에 휘말린 어린아이를 붙잡듯 시를 써서 말들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시인은 꼭 붙잡아 본다. 늘 옆에 있었으나 시인 없이는 깨어나지 않았을 말들을, 그러므로 하나의 삶을. - 서동욱(문학평론가, 서강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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