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철학'이란 개념은 여러 종교 전통 속에 보편적으로 감추어져 있는 핵심 사상을 말한다.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도교 등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고 그래서 보편적 종교 사상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요소들을 말하는 것이다.
얼마전 켄 윌버의 '모든 것의 역사'를 초반 흥미롭게 읽어 나가다 중간 쯤에서 진도가 정체되서 남은 부분은 나중에 재시도하자 하고 접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섹터의 책을 끝까지 완독하는데는 실패했다.
전개해 나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내용은 겹치는 부분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느꼈다.
저자 올더스 헉슬리는 저 유명한 디스토피아 소설 '멋진 신세계'를 쓴 소설가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더욱 흥미로운 것은 '다윈의 불독'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다윈의 호위무사이자 빅마우스로 한세대를 주름잡은 토머스 헉슬리의 손자라는 것이다. 콩 심은데 콩이 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토머스 헉슬리 관련 유명한 일화 하나를 소개하자면 다윈의 진화론을 주제로 윌버포스 주교와의 논쟁 중 한 장면이다.
-주교: 당신 주장에 따르면 당신 조상 중에 원숭이가 있다는 건데, 할아버지 쪽이냐? 할머니 쪽이냐?
-불독: 나는 원숭이가 내 조상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도 사실을 왜곡하는 사람과 혈연관계라는 점이 더욱 부끄럽다.
(인상 깊은 문구)
-신께서는 모든 곳에 계시지만, 그대 영혼의 가장 깊고 가장 중심적인 곳에만 존재하신다. (윌리엄 로)
-시간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삼는 사람들의 정책은 언제나 평화롭다. 반면, 박해를 가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못마땅한 기억과 유토피아의 꿈을 갖고 있는 과거 및 미래의 숭배자들이다.
-선은 영혼 속으로 들어올 필요가 없다. 이미 거기에 있지만, 감지하지 못할 뿐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슬퍼할 일을 갖고 있지만, 자신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느끼는 데서 오는 슬픔을 가장 특별하게 느낀다.
-성인이란 우리 인생의 모든 순간이 위기의 순간임을 아는 분이다.
-영혼은 그 영적인 힘으로 마땅히 순수한 영인 신과의 합일로 직접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신의 화신을 인간이 죄를 지은 결과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인간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은 사실상 일어날 필요도 없으며 일어나서도 안되는 타락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다. (에티엔 질송)
-깨닫지 못하면 붓다가 곧 중생이요. 한순간 깨달으면 중생이 곧 붓다이다. (혜능)
-인간은 스스로 우주의 창조자가 될 수 없다 할지라도 스스로를 우주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필론)
-이제 내가 배운 것을 모두 버리고 다시 어린아이처럼 된다면, 신의 나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토머스 트러헌)
-신이 사랑할 때 그분께서는 사랑 받기만을 원하시는데, 사랑은 그분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것임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성 베르나르)
-자아가 많은 곳에는 신이 그만큼 적어진다. 갈망과 자기이익, 자아중심적인 생각ㆍ느낌ㆍ소망ㆍ행위로 구성된 부분적이면서도 분리된 삶을 자발적으로 포기한 사람들만이 삶의 신성하면서도 영원히 지속되는 충만함을 얻을 수 있다.
-최고가 타락할 때 최악이 된다.
-성 이그나티우스 로욜라는 만일 교황이 예수회 신학대학을 탄압한다면 어떤 기분이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25분 정도 기도하고는 거기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겁니다."라고 대답했다.
-내가 이것이나 저것인 한, 혹은 내가 이것이나 저것을 소유하고 있는 한, 나는 모든 것이 아니고 모든 것을 갖고 있지도 않다. 이것이나 저것이 되지 않고, 이것이나 저것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까지 순수해지라. 그러면 그대는 어디에나 있으며 이것이나 저것이 아닌 모든 것이다. (에크하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