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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인 책
출간일
2021.4.12
페이지
264쪽
상세 정보
조용히 세상을 움직여온 여성 작가들의 품격 있고 당당한 행진, 에디션F 시리즈의 네 번째 작가는 히구치 이치요이다. 히구치 이치요는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일본 지폐 5천 엔을 장식하는 인물로, 이 책 『해질녘 보랏빛』에서는 그의 대표작 소설 여섯 편과 일기를 수록하고 있다. 히구치 이치요는 가부장제도 안팎에서 고통을 겪는 여성들의 삶을 작품 속에 녹여냈으며, 다양한 여성들의 서사를 문학의 언어로 끌어안아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근대 문학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히구치 이치요가 살았던 메이지 시대는 국민국가가 형성되기 시작하던 격변기였으나, 사회는 아직 봉건제에 얽매여 있었고, 신분제는 철폐되었지만 빈부 격차가 여전했고 여성의 희생 위에 사회가 유지되고 있었다. 시민 세력의 남성들은 새롭게 얻은 사회적 지위를 확실히 다지기 위해 여성을 가정에 머무르게 했다. 물론 일부 전문직이나 다른 사람들을 보살피는 직종(교사나 간호사)에서 일하는 여성이 극히 드물게 있기는 했으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집 안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남성이 경제 활동을 통해 재산을 쌓으면, 여성들이 집 안에 머물며 살림을 하고 대를 이어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지켜줄 아들을 낳아 키워주기를 원했다. 히구치 이치요는 작품 속에서 여성들의 말없는 순종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사회를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가부장제도 바깥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아픔을 작품에 섬세하게 녹여낸다.
상세정보
조용히 세상을 움직여온 여성 작가들의 품격 있고 당당한 행진, 에디션F 시리즈의 네 번째 작가는 히구치 이치요이다. 히구치 이치요는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일본 지폐 5천 엔을 장식하는 인물로, 이 책 『해질녘 보랏빛』에서는 그의 대표작 소설 여섯 편과 일기를 수록하고 있다. 히구치 이치요는 가부장제도 안팎에서 고통을 겪는 여성들의 삶을 작품 속에 녹여냈으며, 다양한 여성들의 서사를 문학의 언어로 끌어안아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근대 문학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히구치 이치요가 살았던 메이지 시대는 국민국가가 형성되기 시작하던 격변기였으나, 사회는 아직 봉건제에 얽매여 있었고, 신분제는 철폐되었지만 빈부 격차가 여전했고 여성의 희생 위에 사회가 유지되고 있었다. 시민 세력의 남성들은 새롭게 얻은 사회적 지위를 확실히 다지기 위해 여성을 가정에 머무르게 했다. 물론 일부 전문직이나 다른 사람들을 보살피는 직종(교사나 간호사)에서 일하는 여성이 극히 드물게 있기는 했으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집 안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남성이 경제 활동을 통해 재산을 쌓으면, 여성들이 집 안에 머물며 살림을 하고 대를 이어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지켜줄 아들을 낳아 키워주기를 원했다. 히구치 이치요는 작품 속에서 여성들의 말없는 순종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사회를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가부장제도 바깥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아픔을 작품에 섬세하게 녹여낸다.
출판사 책 소개
여성 작가들의 품격 있고 당당한 행진, 에디션F 8
일본 근대 문학의 선구자, 히구치 이치요 작품선
조용히 세상을 움직여온 여성 작가들의 품격 있고 당당한 행진, 에디션F 시리즈의 네 번째 작가는 히구치 이치요(1872~1896)이다. 히구치 이치요는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일본 지폐 5천 엔을 장식하는 인물로, 이 책 『해질녘 보랏빛』에서는 그의 대표작 소설 여섯 편과 일기를 수록하고 있다. 히구치 이치요는 가부장제도 안팎에서 고통을 겪는 여성들의 삶을 작품 속에 녹여냈으며, 다양한 여성들의 서사를 문학의 언어로 끌어안아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 근대 문학의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히구치 이치요의 대표작 소설 「섣달그믐」(1894), 「키 재기」(1896), 「흐린 강」(1895), 「열사흘밤」(1895), 「가는 구름」(1895), 「해질녘 보랏빛」(1896)과 함께, 히구치 이치요가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1891년부터 생의 마지막 무렵까지 쓴 일기 중에서 일부를 선별하여 우리말로 옮겨 실었다.
여성들의 말없는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시대에
고결하고 단단한 문학의 목소리로 답하다
히구치 이치요가 살았던 메이지 시대는 국민국가가 형성되기 시작하던 격변기였으나, 사회는 아직 봉건제에 얽매여 있었고, 신분제는 철폐되었지만 빈부 격차가 여전했고 여성의 희생 위에 사회가 유지되고 있었다. 시민 세력의 남성들은 새롭게 얻은 사회적 지위를 확실히 다지기 위해 여성을 가정에 머무르게 했다. 물론 일부 전문직이나 다른 사람들을 보살피는 직종(교사나 간호사)에서 일하는 여성이 극히 드물게 있기는 했으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집 안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남성이 경제 활동을 통해 재산을 쌓으면, 여성들이 집 안에 머물며 살림을 하고 대를 이어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지켜줄 아들을 낳아 키워주기를 원했다. 히구치 이치요는 작품 속에서 여성들의 말없는 순종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사회를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가부장제도 바깥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아픔을 작품에 섬세하게 녹여낸다.
히구치 이치요는 오빠와 아버지를 연이어 떠나보낸 후 열여섯 살에 호주가 되어 어머니와 여동생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빨래와 바느질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다, 호구지책으로 요시와라 유곽 근처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면서 유녀들의 삶과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키 재기」나 「흐린 강」 같은 작품 속으로 녹아들게 된다.
원래 농민이었던 이치요의 아버지는 사족(士族) 신분을 사서 도쿄부의 관리로 일했으나, 새로운 메이지 시대에 적응하려고 시작한 사업의 실패 후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급기야 집안이 망한 후 약혼자로부터 파혼을 당하면서 이치요는 결혼제도를 누구보다 더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 결과 이치요의 작품은 결혼제도 안팎에서 고통을 겪는 여성들의 비애를 잘 보여주고 있다. 때로는 그 모습이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져 더욱 비통함이 느껴진다.
“열여섯, 열일곱까지는 꽃이야, 나비야, 귀하게 컸는데…” 쇼타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요즘 요시와라에서 유행하는 노래를 읊조렸다.
“이제는 이 일이 익숙해져…” 하며 몇 번이고 노랫말을 되뇌며 걸어가는데, 늘 그렇듯이 셋타 소리가 높이 울렸다. 쇼타로의 작은 몸은 들뜬 사람들 틈에 섞여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인파에 밀려 요시와라 모퉁이까지 갔을 때, 유녀를 보살피는 아주머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는 미도리가 보였다. -「키 재기」에서
차라리 그냥 돌아갈까? 돌아가서 다로 엄마라 불리며, 그냥 하라다의 사모님으로 살까? 부모님은 주임관 사위를 자랑할 수 있고, 나만 절약하면 가끔 입에 맞는 음식이나 용돈도 드릴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생각대로 이혼하면 다로는 계모 밑에서 고생해야 하고, 부모님은 지금까지 자랑스럽게 세우고 있던 콧대가 푹 꺾일 거야. 그리고 동생의 앞날은… 아아, 이 한몸 살겠다는 마음으로 그 애의 출세 길을 막아선 안 돼. 돌아갈까? 돌아가야겠지? 그 악마 같은 남편에게 돌아가야겠지?” -「열사흘밤」에서
체념하는 비애의 감정에서, 다른 선택을 향한 기대까지
히구치 이치요 대표작과 일기 선집
「키 재기」는 요시와라 유곽 근처에 사는 어린아이들의 성장기를 통해 가난한 서민과 유녀의 삶을 더욱 비통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흐린 강」은 강한 자의식을 가진 유녀 리키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려 보인다. 「열사흘밤」은 결혼제도에 갇혀 자신의 감정도 생각도 억눌러야 하는 여성의 아픔을 사실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며, 「가는 구름」은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없는 삶의 애처로움과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섣달그믐」과 「해질녘 보랏빛」은 기존의 작품과 다른 결을 담아내는데, 두 작품의 주인공은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해질녘 보랏빛」은 이치요가 스물네 살 나이에 요절하면서 영원히 미완으로 남게 되었지만, 그 자체만으로 완결성을 지닌 작품이다.
책의 말미에 수록된 「달과 꽃과 먼지의 일기」는 히구치 이치요가 소설가이자 아사히 신문 기자 나카라이 도스이에게 소설 지도를 받기 시작한 이후의 일기 중 몇 편을 간추린 것이다. 도스이에 대한 내밀한 감정의 흔들림뿐 아니라 가난한 작가로서 직업에 대해 느끼는 회의, 여성 작가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 대한 불편함까지 담고 있어 히구치 이치요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해주는 글들이다.
히구치 이치요의 작품들은 대화문이나 문단 구분이 없는 19세기 일본어로 쓰여 있다.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어 직역하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독자들에게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하는 데 주력하여 작업했다.
아내는 가던 길을 되돌아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밤바람이 불어 차갑게 온몸을 스쳤고, 한바탕 꿈같던 생각들은 또다시 바람에 날리듯 사라졌다. ‘아니야, 그처럼 마음 약한 쪽으로 끌려가선 안 돼. 처음 그 집에 시집갈 때부터 도지로를 남편으로 생각하지 않았어. 이제 와서 새삼스레 무슨 의리를 찾는 걸까.’ 아내는 두건 위로 귀를 누르며 걸음을 재촉했다. -「해질녘 보랏빛」에서
말없는 달과 꽃의 목소리가 되고 싶었던
작가가 남긴 시대의 고전
가난과 생의 고단함 속에서도 글쓰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작가 히구치 이치요는 어머니와 함께 요시와라 근처에서 1년가량 운영했던 잡화점을 문 닫고 집필에 집중한다. “나는 하루의 편안함을 탐내느라 백 년 후를 근심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일기에 쓰고 나서 얼마 후였다. 그 후 ‘기적의 14개월’ 동안 「키 재기」, 「흐린 강」 등의 수작을 발표하였고, 스물네 살의 나이에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가 남긴 작품은 진흙탕 같은 이 세상을 온몸으로 아파하며 쓴 글이라 쉬이 읽을 수 없다. 히구치 이치요는 당대 문단이 단지 자신을 ‘여성’ 작가인 것에만 흥미로워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했다. 여전히 소외된 사람들과 인간다운 삶을 이야기해야 하는 지금, 히구치 이치요의 작품이 오래전 고전으로만 읽혀서는 안 된다는 점이 묵직한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장맛비와 까마귀가 한동안 울어대는 소리에 선잠의 꿈에서 깼다. 방금 꾸었던 꿈속에서는 내 생각을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었고, 사람들이 그것을 그대로 이해해주어 기뻤다. 꿈을 깨니 다시 이 세상의 나로 돌아와 있었다. 이곳에선 입 밖에 내면 안 될 일과 이야기하기 어려운 사연이 꽤나 많다. -「달과 꽃과 먼지의 일기」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여온 여성 작가들의
품격 있고 당당한 행진, 에디션F 시리즈!
그 여자가 온다.
사슬을 끊고 감옥을 벗어나서
왕관을 벗고 영광을 걷어차고서
그저 살아 숨 쉬는 사람으로 온다.
-샬럿 퍼킨스 길먼
에디션F 시리즈는 주제와 작가들을 좀더 세심하게 나누어 궁리출판만의 색깔 있는 문학선집을 지향하고자 합니다. 에디션F의 ‘F’는 ‘feminism, female, friendship’을 상징합니다. 이 시리즈는 여성 작가가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작품들을 골라 여성 번역가가 작업을 계속 해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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