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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얇은 책
출간일
2021.11.26
페이지
192쪽
상세 정보
궁리 에디션L 시리즈 4권. 저자가 17권의 국내 어린이책에서 건져올린 음식에 관한 에세이. 그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건너오면서, 입으로 또 마음으로 삼킨 맛들을 써 내려간 첫 에세이다. 음식들을 맛보던 시간, 함께 먹었던 사람들을 한데 버무렸다. 그동안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한 음식을 매개로 그것을 분석하거나 추억 여행을 떠나는 책은 많이 있었다. 그 책들과 결이 비슷하면서도, 국내의 어린이책을 기준으로 선별했다.
저자가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은 음식만이 아니다. 한 사람의 몸뿐 아니라 마음과 영혼을 채운 것은 그 음식을 함께 나눠 먹었던 사람들과의 시간이고, 그들과 나눈 마음이다. 저자는 무수한 어린이책을 통해 이러한 삶의 태도를 길러냈다.
상세정보
궁리 에디션L 시리즈 4권. 저자가 17권의 국내 어린이책에서 건져올린 음식에 관한 에세이. 그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건너오면서, 입으로 또 마음으로 삼킨 맛들을 써 내려간 첫 에세이다. 음식들을 맛보던 시간, 함께 먹었던 사람들을 한데 버무렸다. 그동안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한 음식을 매개로 그것을 분석하거나 추억 여행을 떠나는 책은 많이 있었다. 그 책들과 결이 비슷하면서도, 국내의 어린이책을 기준으로 선별했다.
저자가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은 음식만이 아니다. 한 사람의 몸뿐 아니라 마음과 영혼을 채운 것은 그 음식을 함께 나눠 먹었던 사람들과의 시간이고, 그들과 나눈 마음이다. 저자는 무수한 어린이책을 통해 이러한 삶의 태도를 길러냈다.
출판사 책 소개
나를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Love My Life’, 궁리 에디션L 시리즈, 네 번째 책 출간!
나의 바느질 수다 | 천승희
편두통, 한없이 예민한 나의 친구 | 민 윤
청년 도배사 이야기 | 배윤슬
마음이 허기질 때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 | 김단비 ◀
살면서 마음이 마르고 고플 때마다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
지금의 나를 만든 열일곱 가지 맛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워졌지만, 장기간 해외 여행을 떠날 때면 가방에 컵라면이며 김, 튜브 고추장 등을 챙겨 넣고, 먼 타지에 있으면 그렇게 집밥이나 고향 음식이 먹고 싶고, 끙끙 앓을 때면 평소엔 생각나지도 않던 게 아른거리고, 팍팍한 일상을 견디다가 이것만 먹으면 몸도 마음도 다 노곤해지고…. 누구나 저마다 사연을 가진 음식 한두 개쯤 품고 있다. 말로 풀자면 한나절도 꼬박 좋고, 글로 쓰자면 장편소설쯤 뚝딱 나올 법한 음식이.
궁리 에디션L 시리즈 네 번째 주자로 나선 이 책 『마음이 허기질 때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은 저자가 17권의 국내 어린이책에서 건져올린 음식에 관한 에세이다. 저자 김단비는 오랜 시간 동안 어린이책을 만들어온 편집자이자, 『일곱 살의 그림일기』 『봄 여름 가을 겨울 맛있는 그림책』 등 십수 권의 책을 써온 작가다.
이 책은 그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건너오면서, 입으로 또 마음으로 삼킨 맛들을 써 내려간 첫 에세이다. 그러나 단순한 음식 탐방이 아니다. 이 음식들을 맛보던 시간, 함께 먹었던 사람들을 한데 버무렸다.
그동안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한 음식을 매개로 그것을 분석하거나 추억 여행을 떠나는 책은 많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책들과 결이 비슷하면서도, 국내의 어린이책을 기준으로 선별했다.
“영혼을 위로하는 음식은 소박한 음식이기 쉽다.”
흔하지만, 흔해서 힘이 센 음식들을 먹고 자란 시간
긴 시간 어린이책을 만져온 이력 덕분일까. 그는 이 책을 통해 『몽실 언니』(권정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와 같은 성장소설부터 『오세암』(정채봉), 『꿈을 찍는 사진관』(강소천)과 같은 동화집, 『미영이』(전미화)와 같은 그림책까지, 한국의 어린이책을 골고루 꺼내 맛 보여준다.
영혼을 위로하는 음식은 화려한 음식이 아니라 의외로 소박한 음식이기 쉽다. 그것이 싱아처럼 들판에 흔했던 풀일 수도 있고, 다시 찾아갈 수도 없는 외진 시골 어딘가에서 얻어 먹은 갈치김치 한 보시기일 수도 있다. 그 음식이 무엇이든 순식간에 과거의 어느 곳인가로 돌아가게 한다면 말 그대로 ‘힐링푸드’ 아니겠는가. 백 원짜리 떡볶이든, 오십 원짜리 핫도그든, 절대 성공 못 한 설탕 뽑기든 말이다. _본문에서
물론 국내 어린이책 속 음식이라고 한국의 향토음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또 특별히 값비싸거나 거창한 음식들도 아니다.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고된 농촌활동을 끝낸 뒤 노동의 가치를 깨달으며 먹은 불어터진 ‘짜장면’ 한 그릇(42쪽) 같이, 지금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그뿐 아니다. 저자는 17권의 어린이책에 나오지 않는 음식들도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낸다. 어린 시절 시장에서 무른 딸기를 왕창 사들인 엄마가 내내 불 앞에서 졸이다가 식빵에 슥 발라준 ‘딸기잼’(63쪽)이며, 일곱 식구의 빠듯한 입을 채우기 위해 라면 다섯 봉지에 국수를 섞은 다음 질리도록 먹었던 ‘국수 라면’(74쪽), 평소에는 생각도 나지 않다가 꼭 호되게 아픈 날에는 환장하게 먹고 싶던 엄마의 ‘쑥버무리’(174쪽)가 그것이다.
무슨 음식이든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나눠 먹는’ 것
‘혼밥’의 시대에 백석의 ‘한솥밥’을 내밀다
책에는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메시지도 담겨 있다. 특히 백석의 「개구리네 한솥밥」에 저자가 설파하는 ‘나누는 것’ 미학이 잘 드러나 있다.
(…) 모두가 서로를 도와준 덕에 동물들은 둘러앉아 한솥밥을 먹게 된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지금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볼까? 안타깝게도, 혼자만 따순 밥 먹고 살라고 가르치는 무한경쟁 시대에 통하는 정서일까, 하는 슬픈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어린이의 눈에 비친 지금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이런 세상이어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_본문에서
물론 아이들은 앞으로 홀로 살아남는 법을 배울 것이고,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모여앉아 먹는 집밥보다는 편의점의 즉석 식품이나 배달 음식이 더 친근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무슨 음식을 먹고 자라든, 저자는 하나의 진심을 전할 뿐이다. ‘아무리 맛있더라도 혼자 먹으면 맛이 없고,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혼자 가지고 놀면 재미없다’고(66쪽).
내가 그러했듯, 모두가 어린이책의 깊은 맛에 빠져주기를
어른이 되어 그림책을 보고, 동화를 읽으면서 새삼스레 감탄하는 순간들이 많다. 어렸을 때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서 어린 나의 가난했던 책장이 안쓰러워진다. _본문에서
저자는 먹을거리만큼이나 읽을거리도 부족한 시절을 건너왔다. 그때는 지금처럼 어린이를 위한 책이 많이 출판되지도 않았고, 집안 환경도 막내딸의 독서를 신경 써줄 만큼 풍요롭지도 못했다고 말한다. 그 시간을 지나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그는 지금 아이들이 어린이책의 매력에 폭 빠져주기를 바란다. 학습 만화 대신 만화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짱뚱이 시리즈’(신영식․오진희)를 읽어주기를 원한다.
자신과 다른 것을 문제 삼지 않는 여리고 고운 마음들이 있어서 상처받지 않고 살아왔다. 물질적으로 많은 것들이 모자랐던 시절을 건너왔지만, 마음까지 가난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다 그 친구들 덕분이다. _본문에서
그가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은 음식만이 아니다. 한 사람의 몸뿐 아니라 마음과 영혼을 채운 것은 그 음식을 함께 나눠 먹었던 사람들과의 시간이고, 그들과 나눈 마음이다. 저자는 무수한 어린이책을 통해 이러한 삶의 태도를 길러냈다. ‘글을 쓰고 보니 내가 부르지 않았는데도 어린이책이 먼저 한 권 한 권 따라왔다’던 저자의 말처럼, 책장을 덮고 나면 어린이책들이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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