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 어렴풋이

신유진 지음 | 시간의흐름 펴냄

창문 너머 어렴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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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

출간일

2022.7.25

페이지

172쪽

이럴 때 추천!

외로울 때 , 힐링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아요.

#가을 #감성에세이 #기억 #시간의흐름 #추억

상세 정보

삶의 다양한 기쁨과 슬픔을 추억하듯,
창가에서 보이는 풍경들을 떠올리며 무언가가 그리워질 때

소설가이자 번역가, 탁월한 에세이스트로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신유진. 이전 책에서 이삼십 대를 보낸 파리를 중심으로 경계인의 에스프리를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기억과 빛을 주제로 작고 고요한 마음의 방에서 내면의 창을 응시하며 마주한 열여덟 개의 장면들을 스냅사진처럼 그러모았다.

『창문 너머 어렴풋이』를 음미하기 위해선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책은 기억을 현상하기 위한 암실이자 들이친 빛에 훤히 드러난 지금을 마주해야 하는 밝은 방이다. 차례에 따라 독자는 창가의 방향을 바꾸어 앉게 된다. 저자가 본다는 것의 의미를 성찰하고 질문하는 동안 독자 역시 동일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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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대프린스

@apoetofmyheart

기다리고 기다리던 신유진의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표지와 책의 꼴이 더없이 아름답다. '들어가는 말'이 담지한 분위기와 시선을 오롯이 담아낸 두 개의 의자. 앞표지와 뒤표지에 인쇄된 의자의 색깔은 각각 다른데, 그것은 아마 서향 창에서 바라본 기억의 편린과 남향 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굴절이 서로 다른 색을 자아내기 때문이겠지요!

*

챕터 1 "날마다 '자라는' 과거도 있습니다"

서향 창에서 바라본, 과거의 기억을 현재에서 바라보는 글 일곱 편이 실렸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시제가 자연스레 함께하는 것이 좋다. 과거 속에서도 미래를 보고, 현재 속에서도 과거를 보고―기억과 추억은 실로 그런 방식으로 자라나는 것 같아서. 과거를 말하는 말들인데 미래를 향해 있다는 게 좋다. 어떤 온도로 좋냐하면,

"지영이는 우리가 처음 교실에서 만났던 날, “너는 가수 누구 좋아해?”라고 물었던 것처럼, “너는 요즘 뭐가 좋냐?”라고 물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꺼냈다. 산책, 강아지, 천천히 먹는 아침 식사, 해 질 무렵의 암자, 비 온 뒤 걷는 숲의 냄새. 내 이야기를 듣던 지영이의 얼굴이 분홍색 편지지처럼 환해졌다.
"참 좋다."
지영이가 말했다. '좋다'라는 말, 지금 우리에게 얼마나 어울리는 온도인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우리가 여전히 좋아하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는 게, 무언가를 더 유연하게 꾸준히 좋아하고 있다는 게 정말 좋았다." (「그 여름의 끝」, 55-56쪽)

*

챕터 2 "그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없었더라면 그것들은 과연 존재했을 것인가?"

남향 창에서 바라본 빛무리를 포착하는 글 열한 편이 실렸다. 챕터 1보다는 '창'이라는 키워드가 보다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이안을 창에서 만나기도 하고, 뒤라스의 창을 떠올리기도 하고, 아파트 창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가장 상징적인 글은 역시 「창으로 만나기」. 코로나 시대에 Zoom과 같은 화상 채팅 앱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는 전자 기기가 '창'이 된다. 우리의 모든 온라인에서의 행위,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어떤 개인이 다른 개인을 상상하면서 하는 모든 행위―작가가 미지의 독자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는 행위―는 '창'을 향해 던지고, '창'을 넘는 행위가 된다.

"이제 나는 완전히 열지 못했던 창을 활짝 열고 이 기록을 힘껏 던진다. 내게 가장 먼 곳이 당신에게 가장 가까운 곳임을 기억하며. 여기, 이 글을 저기 멀리서 보고 있으리라는 믿음, 그것으로 한 글자씩 써 내려간다.
내가 사랑하는 타인들은 그들에게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내 글을 마중나올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계속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 믿음은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창으로 만나기」, 145쪽)

*

신유진 작가의 스타일은 무얼까. 음. 서투른 언어로 표현해보자면, 벅차오르게 하는 글을 쓴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가 읽은 책과 글처럼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를 아는 느낌이랄까. 글은 짧던 길던 통일성이 있고, 너무 많은 것을 말하지도 않고 적게도 아니고 적당하다. 그게 특히 드러나는 글은 첫 번째 글. 작가는 돌아 돌아 지금 있는 「빨간 벽돌 이층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걸음이 전혀 무겁거나 급박하거나 엉성하거나 짜깁기한 것 같은 어색함이 없다. 자연스러운 걸음. 표표하다.

『몽 카페』(시간의흐름, 2021)를 읽고 나서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썼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눈과 마음이 추구하게 될 완전한 시선이 담겨 있다." 챕터 2를 시작할 때 인용된 구절에서도 '시선'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그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없었더라면 그것들은 과연 존재했을 것인가?" 신유진의 시선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보는 게 그렇게 크게 다르지도 않을 텐데, 어째서 그의 시선을 거친 무언가는 이렇게 아름다운 글이 되는지? 놀라워.

P.S. 작가는 말한다. "창가에서 보는 모든 풍경이 그렇듯 적절한 거리를 두고 알맞게 그리웠"(11쪽)다고. 나도 그렇다. 그 '알맞은 그리움'이 너무도 우아해서 마음이 아린다.

창문 너머 어렴풋이

신유진 지음
시간의흐름 펴냄

2022년 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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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소설가이자 번역가, 탁월한 에세이스트로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신유진. 이전 책에서 이삼십 대를 보낸 파리를 중심으로 경계인의 에스프리를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기억과 빛을 주제로 작고 고요한 마음의 방에서 내면의 창을 응시하며 마주한 열여덟 개의 장면들을 스냅사진처럼 그러모았다.

『창문 너머 어렴풋이』를 음미하기 위해선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책은 기억을 현상하기 위한 암실이자 들이친 빛에 훤히 드러난 지금을 마주해야 하는 밝은 방이다. 차례에 따라 독자는 창가의 방향을 바꾸어 앉게 된다. 저자가 본다는 것의 의미를 성찰하고 질문하는 동안 독자 역시 동일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멀어진 것들이 남기고 간 굴곡진 풍경
기억과 빛이 서성거리는 창가에서 쓰다

신유진 신작 에세이 『창문 너머 어렴풋이』 출간


여기 두 개의 창이 있다. 하나는 빛이 들지 않는 서향 창이다. 새벽녘 그 창가에 앉아 내다보는 어둠 속에는 익숙하고 그리운 것들이 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들,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 눈앞에 머물렀다 희미해진다. 다른 하나는 빛이 가득 들어오는 남향 창이다. 빛은 공간을 점유하고 허락 없이 존재를 만지고 흔적을 남긴다. 빛이 닿은 것은 무엇이든 달라지게 마련이고, 빛이 지나간 자리에는 얼룩 또는 무늬가 남는다. 쏟아지는 빛에 몸을 맡기는 것. 그것은 내게 오고가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순전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

소설가이자 번역가, 탁월한 에세이스트로서『열다섯 번의 낮』『몽 카페』등을 펴내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신유진이 신작 에세이 『창문 너머 어렴풋이』로 돌아왔다. 이전 책에서 이삼십 대를 보낸 파리를 중심으로 경계인의 에스프리를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기억과 빛을 주제로 작고 고요한 마음의 방에서 내면의 창을 응시하며 마주한 열여덟 개의 장면들을 스냅사진처럼 그러모았다.

모든 기억은 창가에서 시작된다. 그때와 지금의 거리감, 시차의 떨림이 감정을 깨우고 의미의 파도를 만들어낸다. 내가 아직 지금의 ‘나’에게 당도하지 못했을 때 반딧불이처럼 곁을 덥혔던 온기들, 슬픔과 기쁨만으론 정의할 수 없는 애잔한 감정들을 쓰다듬는 위로의 시간이 창문 너머 어렴풋이 아른거린다.

기억을 볼 수 있는 창과 내게 흔적을 남기는 빛이 들어오는 창. 고백하자면, 그것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이기도 합니다.
내 글이 방이라면…, 글자 가득한 방에 기억이 보이는 창 하나와 빛이 들어오는 창 하나를 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거기, 창가에는 당신을 위한 편안한 의자를 가져다 놓을 겁니다. _「들어가는 말」, 13쪽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쓴 글씨의 냄새
창 너머에서 나를 기다리는 말들의 무늬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 때마다 찾아오는 '안녕'이란 말은 꼭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쓴 글씨 같아서 어떤 온기에 나타났다가 식은 공기에 사라지곤 했다. _「안녕」, 48쪽

『창문 너머 어렴풋이』를 음미하기 위해선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단지 책이 아니다. 빛의 냄새, 어둠의 온도를 재료로 지은 자기고백의 공간이다. 기억을 현상하기 위한 암실이자 들이친 빛에 훤히 드러난 지금을 마주해야 하는 밝은 방이다. 차례에 따라 독자는 창가의 방향을 바꾸어 앉게 된다. 저자가 본다는 것의 의미를 성찰하고 질문하는 동안 독자 역시 동일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나는 해가 질 무렵이면 자연스레 집을 나선다. 다만 그때 그 여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들은 앉아서, 나는 걸으면서 지금 내 앞에 생생히 살아 있는 것들을 목격한다는 것이다. 내게 걷는 일은 보는 일이다. _「목격자(Le temoin)」, 80쪽

아마도 그 노력 중 하나가 글을 쓰는 일이었을 것이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을 생각하고 다듬는 일은 나의 빈 마음을 채우는 일이자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 되었다. 나는 그렇게 불행과 행복의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_「창문처럼 나를 열면」, 88쪽

저자는 김 서린 창문을 닦아내듯 명징함과 어렴풋함 사이를 떠돌며 잘 알아채지 못했던 마음의 윤곽을 상상하고 묘사해낸다. 어떤 이야기는 따뜻한 울림을 주고, 어떤 이야기는 묵직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이 모든 정서가 서로 불규칙하게 순환함으로써 그 사람의 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것을 “표백되지 않은, 무늬 가득한 삶”으로 일컫는다.

기억과 빛을 매개로 사유한다는 것은 시간이 빚어낸 삶의 얼룩, 즉 상실감과 무력감을 경험하며 성장하고 변화한 자신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생에서 발생한 시차와 밝기의 차이를 자기만의 방에서 받아들이고 극복해가는 과정을 단단하고도 섬세한 사유를 통해 보여준다. 기억과 빛이 투과한 창 너머에 어렴풋이 떠오르는 말들의 무늬. 저자의 말마따나 펜데믹 이후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멀어진 것들이 남긴 풍경 바라보기, 시간의 주름 매만지기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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