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핀 드 비강은 픽션의 힘을 이용해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주제들에 대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설가이다. 『고마운 마음』은 작가가 삼부작으로 기획한 인간관계에 대한 짧은 소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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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마음 내용 요약
《고마운 마음》(ISBN: 9791191861082)은 델핀 드 비강(Delphine de Vigan)이 2019년에 출간한 소설로, 2020년 2월 19일 레모에서 윤석헌 번역으로 한국어판이 발행되었다. 📖 프랑스 현대 문단의 대표 소설가 드 비강은 《길 위의 소녀》와 《내 어머니의 모든 것》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전 세계 40여 개국에 번역된 작가다. 이 책은 그녀의 ‘인간관계에 대한 짧은 소설’ 삼부작의 두 번째 작품으로, 실어증에 걸린 노인 미쉬카를 중심으로 고마움의 의미를 탐구한다. 1
길지 않은 분량의 프랑스 작가의 소설이다.
저자의 서문에서 ‘고마운 마음’에 대한 이렇게 적고 있다.
타인에게 빚지고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그 빚은 소중한 관계의 형태로 여기는 것입니다.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고마움에 대한 의미를 80대 미쉬카 할머니가 삶의 마지막에서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미쉬카가 전쟁통에 어머니와의 헤어짐에서 다른 타인의 도움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절을 평생 잊지 않고, 노년에 이르러서도 도움을 준 그들을 계속 찾고자 했던 마음, 이웃인 어린 마리를 돌보았던 행동과 마음은 작가가 말하는 소중한 관계의 형태의 받음과 베풂의 순환이다.
소설은 80대 노인 미쉬카, 미쉬카의 보살핌으로 자란 이웃 마리, 요양원에서 언어치료를 하는 젊은 언어치료사 제롬. 이 세 명의 이야기이다.
미쉬카는 젊은 시절 신문사에서 교정교열업무를 하면서, 독신으로 살아온 할머니다.
언어를 다루던 직업의 그가 노년에 실어증에 걸리게 된다. 혼자 일상을 영위할 수 없다고 느낀 그녀는 요양원의 입소부터 이웃이면서 어릴 때부터 돌봤던 마리의 도움을 받게 된다.
요양원에서 만난 언어치료사 제롬은 미쉬카에게 실어증 치료를 위한 일정을 갖게 된다.
미쉬카가 점점 단어를 잃어버리고 오류의 단어들을 내뱉는 문장들은 계속 읽다 보면 작가가 말하는 문학에서 할 수 있는 언어적 말놀이의 흐름이 보인다. 어긋난 단어들의 진짜 단어들을 넣어보면 알 수 있다. 어긋난 문장의 진짜 단어들의 문장.
제롬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 탓에 절연의 상태로 지내고 있다. 언어치료를 하면서 던지는 미쉬카의 질문과 대화들은, 무지의 상태로 보이는 노인에게 나오는 인생의 지혜와 혜안이 그리하여 그런 마음이 제롬에게 마음의 물결을 준다. 흘러가는 방향에 다른 방향의 결이 생긴다.
마리는 어린 시절 미쉬카와 같은 아파트에서 살았다. 어머니의 방임 속에서 미쉬카의 보살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마리는 그런 시절을 잊지 않고 미쉬카를 돌본다. 미쉬카의 발병, 요양원 입소, 정기적인 면회를 하면서 관계를 놓지 않는다.
임신과 싱글맘으로서의 삶을 살게 되리라 미쉬카와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서는 마리가 생각하는 미쉬카에 대한 마음이 느껴진다. 세상에서 나를 걱정하고 바라보는 존재가 있다는 마음이, 그 존재가 세상 잣대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는 상태일지라도 나에게 다가오는 존재의 의미는 다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했던 존재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랑의 존재일 수 있다는 걸 새삼 마리의 모습 속에서 본다.
마리와 제롬의 노력으로 미쉬카는 도움을 주었던 부부 중 한 사람이 살아 있음과, 그들의 딸이 전쟁 당시의 진위를 확인해 주었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희미해지는 정신 속에도 고마움의 존재를 찾았다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할 수 있음에 마쉬카는 눈물을 흘린다. 제롬의 제안으로 연필로 마쉬카에게 남겨져 있는 단어들로 편지를 쓴다. 자신의 마지막 단어들을 소진하면서 쓴 편지라는 문장에서 언어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게 된다.
마쉬카는 자신의 편지를 주면서 제롬에게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라고 한다. 일견 사소한 에피소드 같으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통한 치유의 장면처럼 읽힌다.
삶에서 마지막 할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일까.
마쉬카는 편지를 보내고 제롬과의 언어치료를 하는 일상을 지내다 잠을 자다가 죽음을 맞이했다고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전한다.
마리와 제롬이 처음으로 서로 마주치게 되면서, 그들이 나누는 마쉬카식 어긋난 단어들의 대화는 마쉬카를 통한 연결된 관계를 본다. 젊은 그들은 마쉬카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슬픔의 죽음으로 마무리하지 않는다.
소설의 이야기는 무척 단순하다. 그런데 그 단순한 이야기 속에서, 노년과 청년의 인물들이 서로 관계 맺고, 노년의 인물을 통한 ‘고마움’에 대한 주제를 드러낸다. 노년의 그림자의 상태에서도 타인에게 빚진 관계의 고마움을 잊지 않는 노년의 담대한 결을 보여주었다. 관계의 순환고리가 된 제롬과 마리 역시 소중한 관계의 형태로 연결되었다.
잊지 않고 표현하는 언어와 글에 대한 작가의 인물, 미쉬카의 삶을 되새겨 본다.
소중한 관계의 형태로 이어가는 것. 홀로인 듯싶지만 연결된 인간 삶. 빚짐을 소중한 관계로 확장해 가는 삶. 다가오는 오래된 미래. 노년의 삶에 대한 생각들을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