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에서 펴내는 편지 시리즈 ‘맞불’은 마주보며 타오르는 불처럼 두 작가가 주고받는 대화가 피워내는 미덥고 빛나는 이야기들이다. 첫 번째 맞불은 독자와 편집자가 신뢰하는 번역가, 노지양X홍한별이 지핀다. 외로움이 깊어지는 코로나19 시대에 다정한 여자 친구들의 편지가 우리를 반짝이는 우정의 세계로 초대한다.
도서 DB 제공: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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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서, 어떻게 시작해 볼까요?
요약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 (언어생활자들이 사랑한 말들의 세계) 내용 요약
언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를 넘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근본적인 방식입니다. 이 책은 번역가이자 언어생활자인 저자들이 평생에 걸쳐 수집하고 아껴온 말들에 관한 기록입니다. 단순히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어떻게 머물렀고 어떻게 변주되었는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지만 정작 그 깊이를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단어들을 하나씩
해외도서를 읽으며 이 말 한번 안해본 독자가 있을까 싶다.
“번역이 별로라서.”
이 책을 읽고나서부턴 저 말을 쓰지 못할 것 같다. 번역이라는 행위를 너무나 간단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영어잘하면, 불어잘하면, 일어잘하면 번역은 그냥 하는 거 아냐?
무지는 용감했고 부끄러웠다. 번역이라는 일이 단순히 다른나라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뿐만이 아닌 여러 고려할 점이 무수히 많은 일이라는 것. 그런 수고로움으로서 나는 다른나라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 부끄러움과 고마움이 동시에 드는 책이었다.
번역은 또 하나의 창작물. 지금껏 나를 이룬 것들로 나의 언어가 되어 나의 언어로서 타인의 언어를 재창조하는 일. 책을 지독히도 사랑하는 방법. 내가 아무리 책을 좋아한다 해도 번역가만큼 책을 읽어낼 수 있을까? 책의 저편 문화까지 파악할 수 있을까?
번역가라는 이들에 대한 존경심이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이 둘의 편지가 내가 갖고 있는 번역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타파해주었으며 그 자리를 향기로운 내음으로 가득 차게 만들어주었다. 이제는 책을 볼 때 옮긴이의 이력도 주의깊게 살펴보게 된다.
언어생활자들이 사랑한 말들의 세계
이 부제가 몹시 맘에 든다. 두 번역가의 편지글 형식의 에세이로 번역서에서 그 이름들을 보아왔던 이들의 이야기들을 관심 있게 읽었다.
제2의 문학이라고 불리면서도 직역과 번역이라는 글쓰기의 중간지대에 있는 이들을 분류하는 '언어생활자'들이라는 범주는 편집자와는 또 그 궤가 다르다고 느낀다.
예전에 이윤기나 정영목, 김화영 등 외국 문학을 번역한 이들의 이름을 찾아 읽던 때 문학서들이 번역 이상의 글쓰기를 요하는 제2의 창작이라는 의미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번역가의 글쓰기에 대한 의미와 생각들을 듣게 되었다.
홍한별 번역가의 책 중 애나 번스의 책들은 읽을 책 목록에 있는 것들이고 노지양 번역가의 책은 헝거가 가장 근래에 읽었던 책이고, 페미니즘 분야 책들 중에서 몇 권 더 읽은듯하다.
번역에 대한 독자들의 댓글이란 게 주관적이기에 번역가의 스타일 혹은 문체라고 지칭한다면 그런 것들이 읽는 독자의 문해력과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가끔 번역이 어색하다는 댓글을 볼 때, 특히 문학서는 다른 문화권의 번역이라는 한계성을 모국어의 고유화일지 번역어의 현지화일지 선택적 작업의 어려움들이 보인다. 문학서의 주석이 세밀함이 때때로 독서의 흐름에 방해가 될 때도 있고 너무 없어서 맥락 파악이 안 될 때도 있어서 번역자의 고뇌가 더 느껴진다고 할까!
공통적으로 흐르는 번역 이지만 글을 쓰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나름의 세계를 만들고 성실히 지금까지 작업해 오고 있는 두 번역가의 이야기들이 읽기에 좋았다. 처음 시작하게 된 번역의 계기와 시간이 흐르면서 느끼는 번역에 대한 태도, 작업 환경과 출판계의 현실에 대한 현직에 있는 이들의 조언과 바람들도 담백하게 들렸다.
작업하면서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던 일화는 같은 생활 패턴이 보이고 같은 연배라는 게 엿보여서 더 공감대가 형성되고 웃기기도 했던 부분이다.
매일매일 작업할 분량에 대한 압박을 가지면서 해내는 과정의 서사들은, 어떤 일이든 손 놓지 않고 하나의 루틴화 시키는 일의 중요성, 프리랜서이기에 오히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보인다. 그럼에도 재미와 쓰기의 분투 과정 속에 있는 번역가들의 모습이 다음 책들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한다.
24쪽
그러니까 번역은 기본적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분투하는 글쓰기고, 창작의 충동과는 전혀 다른 충동을 따르긴 하지만, 그래도 분명히 쓰는 과정이긴 하지.
31쪽
그런데 재능이 있다는 건 똑같은 시간 동안 했는데 남들보다 뛰어난 결과를 내는 게 아니라 '여기서 한 발 더 노력할 수 있겠구나. 내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해도 억울하지 않겠구나'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
104쪽
번역하고자 하는 문화를 '흡수하려 하는가, 탐구하려 하는가"의 차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잘 모르는 낯선 문화를 탐구하고 검색해서 알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번역 일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일이지만, 나는 그걸 생략하고 싶지는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