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1년에 출간된 『모비 딕』은 이미 반세기 앞서 20세기에 도래할 모더니즘을 예고했다. 신의 위치에서 소설을 써 내려간 19세기 리얼리즘 소설가들과는 달리, 20세기 모더니즘 소설가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주관적 관점과 내면 심리를 극화하는 데 집중했다.
도서 DB 제공: 알라딘
이 책 어때요?
Q&A
이 책의 한줄평
...
게시물
—
이 책이 담긴 책장
오늘 독서, 어떻게 시작해 볼까요?
요약
모비딕 내용 요약
『모비딕』(ISBN 9791139707137)은 미국 작가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장편소설로, 2021년 10월 29일 현대지성에서 김석희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 약 800페이지로 구성된 이 작품은 1851년 원제 Moby-Dick; or, The Whale로 발표된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19세기 포경업과 인간의 집착, 운명, 자연과의 대립을 다룬다. 멜빌은 1819년 뉴욕 출생으로, 포경선 선원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으며, 초판은 상업적 실패였으나 20세기 들어 《타임
[모비딕]은 “크고, 넓고, 깊고, 거칠다.”
“위대하다.”라는 단어를 넣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내가 감히 작품을 평가하는 것같아 넣지 않았다.
아무튼 과거 고래잡이들은 영민하면서도 난폭한 고래들에게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이 작품의 제목인 “모비딕”도 그렇게 탄생했다.
다시 말해, 모비딕은 매우 영리하고 온몸이 새하얀 향유고래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나는 이번에 처음 접하긴 했지만, 작품의 첫 문장 “나를 이스마엘이라 불러다오.”라는 문장은 정말 유명하다.
이스마엘은 구약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과 하녀 하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정실 부인이 아들을 낳자, 바로 쫓겨나 사막을 떠도는 방랑자가 되었다고 하는데, 작품에 등장하는 이스마엘 역시 외롭고 가난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포경선 피쿼드호를 타고 바다를 떠도는 방랑자 신세가 된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엔 작가가 의도적으로 숨겨놓은 수많은 은유와 메타포가 넘쳐난다.
작품의 구조 또한 매우 독특하다.
다른 소설처럼 이야기가 한 방향으로 쭉 흘러가는 구조가 아니라 스토리 중간중간 작가가 하고 싶은 말과 방대한 지식을 다양한 형식으로 펼쳐놓는다.
예를 들면 고래에 대한 묘사가 그렇다.
저자는 고래의 머리, 몸통, 꼬리, 기름과 부속물 등을 부위별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하는데, 마치 눈 앞에서 고래의 해부 장면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고래와 고래잡이에 관한 동영상을 찾아 보았다.
동영상 몇 편을 시청한 후부터 책을 읽는 속도 뿐 아니라 소설 속 장면이 더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졌다.
역시 작품을 이해하는데 배경지식 만큼 훌륭한 요소는 없는 것같다.
작품의 줄거리는 꽤 평범한 편이다.
포경선 피쿼드 호엔 총 30여 명의 선원이 타고 있는데, 거기엔 주인공 이스마엘과 더불어 모비딕에게 한 쪽 다리를 잃은 에이해브 선장, 1등 항해사 스타벅(스타벅스의 어원), 2등 항해사 스터브, 3등 항해사 플라스크 등의 주요 간부들과 작살잡이, 노잡이, 망꾼, 목수, 요리사, 사환 등 허드렛일을 담당하는 일반 선원들이 타고 있다.
일반 선원들이 포경선에 탑승한 이유는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서였지만, 선장 에이해브의 본심은 따로 있었다.
다시 말해, 선장의 목표는 고래를 잡아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불구로 만든 모비딕을 죽여 복수하는 것이었다.
1등 항해사 스타벅은 선장의 무모한 복수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실패한다.
마침내 모비딕과 조우한 피쿼드 호는 치열한 사투 끝에 완파되고, 이스마엘을 제외한 모든 선원들이 물고기밥 신세가 되고만다.
훗날 [모비딕]이 위대한 걸작으로 추앙받게 된 이유는 이처럼 단순한 줄거리 너머로 무수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만든 작가의 독특한 서술 기법 덕분이다.
그렇다면 '모비딕'이 가리키는 진짜 본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히 거대한 고래라는 생명체를 넘어 대자연, 신, 실존, 혹은 인간이 대적할 수 없는 거대한 운명 등 다양한 의미가 중첩되어 있다고 한다.
다행히 책 뒷부분의 작품 해설에 이러한 해석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 작품을 깊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래에 대한 지식이 늘어 기분이 좋다.
만약 이 작품이 아니었다면 죽을 때까지 고래에 대해 알지 못했을 것이다.
처음 1회독 때에는 2주라는 한정된 시간에 700여 페이지를 읽어야 했기 때문에 내 독서 스타일대로 읽지 못했다. 의미 파악은 커녕 그저 줄거리를 취합하는 데 급급했고 서평을 쓰기 위해 뒤쪽 해설을 열심히 읽었다는~ ㅋㅋ
이렇게 읽은 책들은 마음 한 켠에 차곡차곡 쌓인다.
언젠가 다시 읽고 말겠어~! 라고.
그래서 다시 시작!
느낌으로는 한 달도 넘게 읽은 것 같은데 찾아보니 10월 6일에 읽기 시작! 30일에 마쳤으니 약 25일이 걸렸다.
처음 열정 그대로 하나하나 열심히 읽지는 못했다.
특히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우영우라면 심취했을지 모르는 "고래학" 부분은 정말 절망스러워서 몇 번을 졸다 깨다 읽었는지 모른다. 이 고래학이 왜 이 소설에 필요한 것인가~ 생각하면서.
어쨌든~ 두 번째 읽은 모비 딕에선 구성이 보였다.
너무나 신기하게도 <모비 딕>은 기본적으로는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고 그 위에 액자식 구성 같은 전해지는 이야기들도 많다. 그런가 하면 갑자기 연출이 가미된 희곡의 형식도 등장한다. 지문 안에 하나하나 지시하고 독백 처리 또한 훌륭하여 마치 영화를 보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앞에 이야기 한 "고래학"과 같은 논문식 설명과 함께 구성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그런데 이 형식을 파괴하는 구성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다는 것.
형식이 그러다 보니 시점 또한 전지적 시점이었다가 1인칭 관찰자였다가 왔다갔다 하지만 그 또한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해설을 보니 이런 구성은 스토리텔링의 사실성 확보를 위한 장치라고~)
이야기는 커다랗게 에이해브가 흰 고래 모비 딕을 쫓는 이야기지만 이 둘의 만남과 한판 대결로 가기까지의 과정이 더 중요해 보인다. 소설은 이 배에 탄 이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이 배가 항해하면서 만나는 다양한 배들과의 만남(점진적 구성을 띠며 앞으로 피쿼드 호가 어떻게 결말이 날지를 암시한다.), 또한 미친 것 같아 보이는 에이해브가 어째서 포기하지 않고 모비 딕을 뒤쫓는지에 대한 정당성 같은 것들이 담겨 있다.
무려 25일이나 걸려 읽어도 나는 이 책의 반도 이해하지 못한 듯 하다. 그나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좀 아는 덕분에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었고 무신론자 중에서는 아마도 조금 성경을 알고 있는 덕분에 한 5% 정도는 또 이해한 것 같지만.... 무궁무진한 비약과 비유, 상징을 난 더이상 이겨낼 수 없다. 하.... 하.....하!
그래도 이번 2회독은 나름 재밌게 읽었다. 너무 어려운데 재미있다는 게 참 어불성설이지만 어쩌겠어, 내 능력이 거기까지인 걸. 아마도 아주 오랫동안 <모비 딕>은 책장에 그저 꽂혀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