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 창비 펴냄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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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5.15

페이지

240쪽

이럴 때 추천!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 힐링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아요.

#맨스플레인 #여성혐오 #차별 #페미니즘

상세 정보

왜 남자들은 자꾸 가르치려고 하는 걸까?
잘못된 사회의 관행을 꼬집는 통쾌한 한방

섬세하고 날카로운 통찰과 재치 넘치는 글쓰기를 선보여 환영받아온 리베카 솔닛의 신작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전세계에서 공감과 화제를 불러일으킨 신조어 ‘맨스플레인’의 발단이 된 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비롯해 여성의 존재를 침묵시키려는 힘을 고찰한 9편의 산문을 묶었다.

잘난 척하며 가르치기를 일삼는 일부 남성들의 우스꽝스런 일화에서 출발해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성별(남녀), 경제(남북), 인종(흑백), 권력(식민-피식민)으로 양분된 세계의 모습을 단숨에 그려낸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늘 마주하는 일상의 작은 폭력이 실은 이 양분된 세계의 거대한 구조적 폭력의 씨앗임을 예리하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폭넓은 지식과 힘있는 사유로 버지니아 울프와 수전 손택의 문학, 아나 떼레사 페르난데스의 사진, 프란시스꼬 데 쑤르바란의 그림 등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여성 대 남성으로 나뉘어 대결하는 세계의 화해와 대화의 희망까지 이야기하는 대담하고도 날카로운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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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11

skgml58님의 프로필 이미지

skgml58

@5afislodkbuv

성별을 불문하고 읽는것 자체가 유쾌하지는 않겠지만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 변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읽어 보길 권한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창비 펴냄

👍 답답할 때 추천!
2020년 8월 12일
0
Han💜님의 프로필 이미지

Han💜

@yofsjapb4zem

  • Han💜님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게시물 이미지
읽기 너무너무 힘들었던 책
구글 번역기 돌린듯 한 번역투의 문체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너무너무 고통스럽게 했다.

입문용으로 읽으려 펼쳤다간 도대체 무슨말이야 하고 금세 덮어버릴지도 몰라서 입문용으로는 비추하는 책이다.
곁다리로 가볍게 읽긴 좋을 것 같다.

보배드림 사건 처럼 성범죄로 기소된 남성들이 성범죄 피해자의 무고죄를 주장하는 요즘에 꼭 맞는 책이었던 것 같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일부(안붙이면 큰일남) 남성들은 남자들이 여자를 가르치려드는게 젠더화된 현상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는 것들을 기각할 권리가 남성에게 있다고 우긴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남성이 여성을 가르치려 든다는 것이다. (말이 좀 어려운듯,, 아무튼 내 공간이니까 일단 내가 알아들음 장땡)

아니 여성인 내가 여성으로서 그런 경험을 겪었다는데 왜 남성들이 아니라고 하시는지???

이 책은 참 슬프게도 맨스플레인으로 시작하지만 끝은 성범죄, 여성을 타겟으로한 살인 등 범죄로 끝이 난다.

여전히 많은 남성들은 모든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물론 모든 남성이 성범죄자는 아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여성은 그런 남자를 두려워하며 살아가고 자신의 행동을 제약하게 된다.
이게 어떻게 여성혐오가 아닐 수 있는가? 어째서 여성이 사회적 약자가 아닐 수 있는가?

번역이 너무 어색해서 집중하기 어려웠고 중간중간 재미 없었던 부분도 많지만 7,8,9장은 정말 누구나 꼭 한번쯤은 읽었으면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계속 걸어나가야한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창비 펴냄

2018년 9월 25일
1
타자생계님의 프로필 이미지

타자생계

@juyulheun

분명 ‘남자들은 나를 가르치려 든다’에서 시작했는데, 왜 끝은 ‘강간, 성폭행, 추행’일까. 작가가 두 번이나 말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 분명 시작은 ‘차별’이었던 것 같은데 왜 끝은 비극일까. 작가는 이 사실을 안타까워했고, 나도 씁쓸하고 안타깝다. 어쩌다가 이런 상황까지 와버렸을까.

처음부터 세상이 이러면 안 됐다. 오랫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 잘못되었다고 하면 누구나 혼란스럽고 어리둥절하다. 다 그렇다. 하지만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으면 바뀌어야 한다. 개인이 변해야 사회가 변한다.

그게 느리든 빠르든 언젠가 변하겠지. 근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들다. 먼 미래의 후손들이 우리들은 얼마나 치열해 보일까.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바뀌었을까. 무엇이 되었든 지금만은 아닐 길 빈다.

많은 여성들이 이렇게 울분을 토해냐는 이유는 뭘까. 그래. 공감해서이다. 지금까지 느꼈던 부당한 것들의 내면에는 ‘차별’이 있었다. 대부분 그렇다. 그래서 사람들은 호소했다. SNS, 언론 등에 말을 했는데 갈등만 더 커진다. 그들은 갈등을 만들려고 호소한 게 아닌데!

일부 사람들이 ‘아닌데’, ‘왜 모든 남자들을 범죄자로 몰아?’같은 말이나 해대고 있으니. 그래. 어그로식으로 말한 사람이 있겠지만, 그런 것치고는 너무 막 해대는 거 아닌가? 항상 이런 식이니 뭐가 해결되겠냐.

차라리 ‘모든 남자들은 다 그렇지 않아.’라는 말이 더 낫지. 딴 소리 하는 것보단 제자리걸음이 더 낫다. 일부 사람들이 문제의 초점을 너무 흐리고 있다. 우리가 해야 되는 것은 싸움이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창비 펴냄

2018년 8월 15일
0

플라이북

@fly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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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섬세하고 날카로운 통찰과 재치 넘치는 글쓰기를 선보여 환영받아온 리베카 솔닛의 신작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전세계에서 공감과 화제를 불러일으킨 신조어 ‘맨스플레인’의 발단이 된 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비롯해 여성의 존재를 침묵시키려는 힘을 고찰한 9편의 산문을 묶었다.

잘난 척하며 가르치기를 일삼는 일부 남성들의 우스꽝스런 일화에서 출발해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성별(남녀), 경제(남북), 인종(흑백), 권력(식민-피식민)으로 양분된 세계의 모습을 단숨에 그려낸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늘 마주하는 일상의 작은 폭력이 실은 이 양분된 세계의 거대한 구조적 폭력의 씨앗임을 예리하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폭넓은 지식과 힘있는 사유로 버지니아 울프와 수전 손택의 문학, 아나 떼레사 페르난데스의 사진, 프란시스꼬 데 쑤르바란의 그림 등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여성 대 남성으로 나뉘어 대결하는 세계의 화해와 대화의 희망까지 이야기하는 대담하고도 날카로운 에세이다.

출판사 책 소개

화제의 단어 맨스플레인(mansplain)의 시작점
설명하고 가르치려 드는 남자들에게 보내는 통쾌한 한방!


생태, 환경, 역사, 정치,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섬세하고 날카로운 통찰과 재치 넘치는 글쓰기를 선보여 우리 독자에게도 환영받아온 리베카 솔닛의 신작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전세계에서 공감과 화제를 불러일으킨 신조어 ‘맨스플레인’(mansplain, man+explain)의 발단이 된 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비롯해 여성의 존재를 침묵시키려는 힘을 고찰한 9편의 산문을 묶었다. 잘난 척하며 가르치기를 일삼는 일부 남성들의 우스꽝스런 일화에서 출발해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성별(남녀), 경제(남북), 인종(흑백), 권력(식민-피식민)으로 양분된 세계의 모습을 단숨에 그려낸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늘 마주하는 일상의 작은 폭력이 실은 이 양분된 세계의 거대한 구조적 폭력의 씨앗임을 예리하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폭넓은 지식과 힘있는 사유로 버지니아 울프와 수전 손택의 문학, 아나 떼레사 페르난데스의 사진, 프란시스꼬 데 쑤르바란의 그림 등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여성 대 남성으로 나뉘어 대결하는 세계의 화해와 대화의 희망까지 이야기하는 대담하고도 날카로운 에세이다.

뭐든 잘난 체 가르치려 드는 남자의 탄생기

구글에서 단어 ‘맨스플레인’을 검색하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특히 남성이 여성에게, 거들먹거리거나 잘난 체하는 태도로 설명하는 것을 가리키는 합성어’(http://en.wikipedia.org/wiki/Mansplaining)라는 정의를 볼 수 있다. 솔닛의 글에서 비롯했고, 2010년 『뉴욕 타임스』가 꼽은 ‘올해의 단어’에 올랐다는 등 이 말의 역사도 함께 보여준다. 1장이 바로 그 글이다. 지난 2008년 솔닛이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남자가 최근 그가 접한 ‘아주 중요한 책’에 대해 거드름 피우며 장광설을 늘어놓았다(알고 보니 책이 아니라 서평을 읽은 것이었다). 듣다 못한 솔닛과 친구가 그 ‘아주 중요한 책’이 바로 솔닛이 쓴 책이란 걸 밝힘으로써(물론 그는 귀담아 듣지 않았지만) 그 자리를 벗어난 일화가 바탕이 되었다.
누구나 한번쯤 겪는 흔하디흔한 일화를 다루었을 뿐인 이 글은 순식간에 온라인을 달구며 세계로 퍼져나갔다. 칭찬과 공감, 비난이 난무했다. 이러한 화제 속에서 ‘맨스플레인’은 옥스포드 온라인 사전에 올랐고 곧 주류 정치매체에서도 쓰이기 시작했다. 이 단어와 에세이가 얻어낸 전세계적인 공감이 시사하는 것은 ‘거들먹거리거나 잘난 체하는 태도로 남자가 여자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드는 것’은 세상 사람이 다 아는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남자만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남자는 남자들도 가르치려 든다’는 등의 반론이 이어졌다.
한국에서도 역시 이 책의 출간 이전부터 SNS에서 ‘맨스플레인’이라는 단어가 뜨거운 화제에 올랐다. ‘김치녀’ ‘된장녀’ ‘무뇌아적 페미니스트는 IS보다 위험하다’는 한 팝 칼럼니스트의 기고, ‘여자들은 멍청해서 남자한테 머리가 안 돼’라는 개그맨의 여성 비하 발언 등 일련의 논란들과 더불어 공감을 얻은 것이다.
‘맨스플레인’의 핵심은 ‘거들먹거리거나 잘난 체하며’이다. 솔닛은 여성인 상대방은 (당연히) 해당 주제에 대해서 무지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상대방의 존재를 무시하는 이 한순간의 태도가 사회에 널리 퍼진 여성혐오와 비하,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맞닿게 됨을 드러낸다. 그러한 남성들에게 이 태도는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여성을 침묵시키고 그 존재를 지워버리는 권력에서 나오며, 남자에게는 열려 있지만 여자에게는 닫힌 공간, 발언하고 경청되며 존중받고 권리를 가지고 참여할 공간을 제거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말이다.

말할 권리, 귀기울여 들릴 권리

여성이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 그 이야기는 종종 사실임에도 믿을 수 없는 것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DDT의 폐해를 최초로 고발한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은 ‘과학자들은 카슨 양의 지나치게 히스테릭하고 감정적인 토로에 우려한다’는 평을 받았다. 엄연히 카슨 자신이 과학자였음에도 카슨 ‘양’이었기 때문에 받은 비난들이다(「악질들 사이의 카산드라」).
솔닛은 여성의 발언과 관련된 이런 반응들에 나타나는 패턴에 주목한다. 말함으로써 추방당하고 억압받을 것 같은 여성의 두려움, 이를 뚫고 기어이 말하고자 나선 사람을 (죽임도 무릅쓰는 폭력으로) 어떻게든 침묵시키려는 세력, 그리고 말하는 사람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세력이라는 구조의 패턴이다. 특히 성범죄에 대해서 여성이 증언할 때 이 구조는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페미니즘이 “예나 지금이나 호명하고 정의하려는 싸움, 발언하고 경청되려는 싸움”인 이유이다(179면).
이 책에 거론된 여성 혐오와 폭력의 예는 크기도 지역도 시기도 다양하다. 통계적으로 보면 미국에서는 6.2분마다 한번씩 강간이 경찰에 신고되고 여성 다섯명 중 한명은 일생에 한번 이상 강간을 당하며 매일 약 세명의 여자가 배우자나 옛 배우자에게 살해당한다. 한국의 현실이라고 나을 리 없다.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남편이나 애인 등에게 살해당한 여성들의 사례가 언론에 보도된 것만 3일에 한명이었으며, 한 연구에 따르면 1997~2006년 사이 여성 살인사건의 37.5%가 현재 혹은 과거의 배우자나 애인의 소행이었다고 한다. 즉, “폭력에는 인종도 계급도 종교도 국적도 없다. 그러나 젠더는 있다.” (「가장 긴 전쟁」) 이런 사건들을 통해 솔닛이 이야기하는 요지는, “여성이 사회에서 겪는 사소한 괴로움, 폭력으로 강요된 침묵, 그리고 폭력에 의한 죽음이 모두 하나로 이어진 연속선상의 현상들이라는 사실”이다.
솔닛의 의도는 남성들을 뭉뚱그려 폭력적이거나 오만하다고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다. 우스꽝스런 해프닝이든 심각한 범죄든 여성과 관련한 문제는 모두, 의식적이든 아니든 여성의 존재를 말소하고 여성의 말을 침묵시키려는 힘과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폭력사건들은 단순한 개인적 차원에서만 다루어진다. 여성을 겨냥한 총기난사에서 여성 혐오를 빼고 총기 허용/규제와 사회적 일탈과 정신질환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것이 그렇다. 경기가 나빠서, 신분격차 때문에, 반사회적인 부모 밑에서 자라서 등등 여성을 향한 각종 범죄를 설명하는 이유에서 유일하게 빠져 있는 한가지 역시 그것이다. 왜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 범죄의 90%를 저지르는가, 왜 그것이 여성을 향하는가, 즉 여성을 어떤 존재로 보는가에 대한 관점 말이다.

존재를 드러내고 낯선 곳으로 나아갈 자유

환경·인권 운동에 헌신해온 이력에 종종 가려지지만 솔닛은 유려한 산문가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섬세한 감성과 명확한 관점이 어우러져 산문가로서 솔닛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줄 글들도 실려 있다. 5장 「거미 할머니」와 6장 「울프의 어둠」이다. 예술비평가로서의 아름다운 필치를 보여주는 글인 「거미 할머니」에서는 아나 떼레사 페르난데스(Ana Teresa Fern?ndez)와 몇몇 화가들의 그림에 보이는 여성의 존재와 그 존재를 말소하려는 오래된 힘에 대해 성찰한다. 솔닛은 내다 너는 빨래에 휘감겨 어렴풋한 윤곽만 드러난 한 여자의 모습에서 ‘시트처럼, 수의처럼, 장막처럼’ 그 존재를 지우려 하는 힘을 생각한다. 또한 비교적 최근까지도 결혼과 동시에 남편의 성을 써야 했던 영어권 국가들의 관행을, 할머니도 어머니도 누구도 여자라곤 존재하지 않는 가계도(우리나라의 족보와 닮았다)를 생각한다. 그리고 빨래를 너는 행위에서 빛으로 나아가려는 몸짓을 보고, 내걸린 빨래에서는 무수한 기도의 깃발과 거기 담긴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한다. “그물을 짜되 그물에 걸리지 않는 것, (…) 아버지들만이 아니라 할머니들을 호명하는 것, (…) 침묵당하지 않고 노래하는 것, 베일을 걷고 모습을 드러내는 것. 바로 이런 것들이 내가 빨랫줄에 너는 현수막들이다.”(118면)
6장 「울프의 어둠」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와 수전 손택과 솔닛 자신의 문장과 생각이 만나고 가지를 치며 뻗어나가는 풍경이 그려진다. 뛰어난 사유의 창조자 버지니아 울프와 수전 손택에게서 솔닛은 모든 창조의 출발은 미지의 것, 불확정적인 것을 받아들이는 능력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솔닛은 여성에게는 제한되었던 미지로 나아갈 자유, 한밤 낯선 거리를 헤맬 권리를 생각한다. 깊은 어둠으로의 여행에 불쑥 깃드는 창조성에 대한 갈망과 함께, 용감하게 자신도 몰랐던 자아 깊숙이 나아감으로써 버지니아 울프가 보여준 해방의 세계가 펼쳐진다. 뜻없이 거리를 걷는 발걸음에 실려 생각이 걸어가듯 이어지는 문장과 내용이 어울려 읽는 이에게 울림을 증폭한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것들


ILO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77%에 불과하고,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현실의 차이와 폭력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은 끝난 운동이라고 여기는 시각이 있다. 아직도 그런 얘기를 해야 하나, 남자만 잘못인가, 이만하면 좋아지지 않았나 하는 흔히 듣는 반문에 담긴 시각들이다. 솔닛은 ‘계속 얘기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가 오늘 누리는 약간의 변화는 겨우 40, 50년 사이에 이루어진 것들이다. 아주 오랫동안 사회에 깊이 뿌리 내린 것들을 바꾸기에는 아주 짧은 시간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 실린 에세이 「판도라의 상자와 자원경찰들」에서 솔닛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한번 선악과를 따먹은 이브는 두번 다시 무지한 상태로 돌아갈 수 없듯이, 한번 열린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힘들은 다시는 상자로 돌아갈 수 없다. 미국에서 1973년에 합법화되었던 낙태가 다시금 불법화될 수는 있어도 여성에게 빼앗을 수 없는 권리들이 있다는 생각은 없앨 수 없다. 때로 헤매고 모순에 빠지고 역행하기도 하겠지만 크게 보아 이 움직임은 결코 예전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차별받는 소수자들의 운동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솔닛이 찾아낸 희망의 근거다.


솔닛은 “페미니즘은 인간 세상 전체를 바꾸려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여성주의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불타오르고 있는 때에, 페미니즘에 대해 새로이 관심을 가지게 된 독자들에게 솔닛의 유려하고 재치 넘치는 에세이는 통쾌하고도 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여성과 남성에 대한 이야기는 한쪽만 나서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인간 세상 전체를 바꾸려는 페미니즘의 기획은 남성에 대한 깊은 탐구와 대화를 통해 더 넓은 지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과 함께 그 대화는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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