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날짜가 아닌 요일로 일기를 재배치한 책. 우리가 덩어리로서의 시간을 인지할 때 날짜가 아닌 요일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분명, 어느 요일에 나는 얼마만큼 어떻게 되어버리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읽어도 일관성이나 통일성을 찾기 어려운 것은, 일기이기 때문에. 그것도 남의. 그러나 내 일기를 읽으면서도 길을 잃어버리는 난데, 뭐.
그렇다면 다 알고 다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문제인가. 좋아하기로 마음먹은 대상을 말이다. 김지승의 글은 그런 마음을 옴팍 품게 했고, 나는 그의 글을 읽으며 적잖이 헤맸다.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눈앞에 나타난 뼈저리게 아름다운 문장에 감응하며. 그러면서 품게 된 다음 마음. 표지를 볼까. 맞잡고 있는 두 손이 한 사람의 것일지. 혹은 그림의 제목처럼 ‘건네지 못한 말’을 건네고 싶은 사람과 맞잡은 손인지. 무엇이어도 좋을 것 같다는 마음. 곧, 길을 잃는 마음.
다음의 마음을 품은 채로 마주하게 된 문장들이 너무 많아 어디에도 옮겨 적을 수가 없다. 아무 문장을 인용할 것이다.
“타인이 내게 궁금해하지 않은 것들을 나는 내게 궁금해하고 대답하며 산다. 그 문답이 쌓여서 나의 감각과 태도가 될 것이다. 내가 나의 타인이다. 그렇다, 라고 다짐하면 어쩐지 당장 무엇과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늘 다행스레 혼자다. 혼자일 때만 나는 수월하게 사람인 것 같다.” (58쪽)
이 문장들로부터 시작될 나의 일기를, 이 문장들로 마무리될 나의 일기를 동시에 상상한다. 어떤 글이, 어떤 내가 될까. 될 수 있을까.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