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길드로잉

이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끄적끄적 길드로잉 (일상과 여행을 기록하는 나만의 그림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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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15

페이지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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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로잉은 길에서 그리는 그림, 여행을 떠나 그리는 그림, 일상 속에서 그리는 그림, 잠시 시간을 내서 그리는 그림이다. 작정하고 이젤 앞에 앉는 그림 그리기는 아니지만 내 일상과 여행을 예술로 만들기엔 충분하다.

커다란 4절 스케치북과 4B연필 대신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스케치북과 굵고 부드러운 재료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자. 일러스트레이터 이다가 재료 고르기부터 그림 그리기까지 차근차근 안내한다. 골목길 풍경부터 가방 속에 든 물건까지, 그림 잘라 붙이기부터 SNS 공유하기까지! 나만의 세계가 한층 넓어지는 길드로잉, 그 즐거운 그림 그리기의 매력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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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거는 기묘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10대 초반 무렵,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누구와 살고 싶은지 그에게 물어봤을 때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니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대학 장학금을 받기 위해 육군에 입대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느꼈던, 뒷걸음질치고 싶은 절박한 느낌. 지금 자신이 운명의 분기점에 서 있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오른쪽과 왼쪽, 어느 쪽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그 후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리라.

📃 불행이라는 존재는 그것을 보는 타인 입장인지, 직접 겪는 당사자 입장인지에 따라 완전히 견해가 달랐다.

📃 겐토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존경해 본 적이 없었다. 모든 일에 부정적이며 배배 꼬인 아버지는 대학 교수라는 직함을 가졌지만 어른으로서는 실패한 인생처럼 보였다. 그래서 바로 30분 전, 아버지가 잠든 관에 꽃을 채워 넣기 시작했을 때 슬픔인지 뭔지도 모르겠는데 눈물이 왈칵 솟아올라서 놀랐을 정도였다. 이것이 혈연인가. 그저 안경 안쪽에 묻은 눈물을 닦으며 생각했다.

📃 겐토는 화로 앞에 서서 유골이 된 고인을 맞이했다. 유백색의 뼈가 단상 위에 흩어져 있는 모습은 너무나 초라한 나머지 살풍경해 보였고 한 사람의 인간이 이 세상에서 소멸했다는 사실을 그대로 말해 주고 있었다.

📃 사실 진로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박사 과정으로 진학하려고 생각한 이유는 그저 사회에 나올 각오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연구직에 딱히 매력을 느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대학에 들어간 이래로 줄곧 진로를 잘못 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약학이나 유기 합성이 재미있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달리 할 줄 아는 일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계속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대로 20년만 지나면 아버지처럼 과학계 곁다리에 맴도는 하찮은 연구자로 남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

📃 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불운이었다. 리디아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아이가 불치병으로 고통 받을 일이 없었을 터였다. 마찬가지로 리디아도 남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싶었을 것이다. 죄책감이 그들 사이를 끊임없이 오갔다. 상대에게 던진 공격의 칼끝이 같은 날카로움으로 자신에게도 파고들었다. 그럴수록 서로가 불행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 도중에 들렀던 모텔에서 차를 멈춘 아버지가 혼자 프런트에 가서 체크인 수속을 마치는 것을 예거는 뒷자리 창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담소를 나누는 두 어른. 뒷주머니에서 꺼낸 지갑. 사인을 하기 위해 받은 볼펜. 소년이었던 예거는 언젠가 자신도 아버지가 되어 저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보기여야 할 존재는 주어진 책임을 수행하지 않은 채 가정을 떠났다.

📃 어찌되었건 인간이라는 동물은 원시적인 욕구를 지성으로 장식해서 은폐하고 자기 정당화를 꾀하려는 거짓으로 가득한 존재였다.

📃 루벤스의 눈에 비치는 모습은, 누구나 마음속에 야만적인 욕구가 잠재되어 있어도 생활과 잘 융화시켜 선량한 시민으로 지내는 사람들의 일상이었다. 이것이 미국이었다. 번즈 정권은 이 미국을 모욕하고 있었다.

📃 이 어리석은 짓을 근절하려면 우리 자신이 멸망의 길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음 세대 인류에게 다음을 부탁할 수밖에.

📃 그리고 저열한 오락의 발신자와 수신자는 학살자들과 똑같은 생물종이면서도 자기만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입으로만 세계 평화를 부르짖으며 만족을 느낄 터였다.

📃 가드너가 정면으로 번즈를 쳐다보았다. 과학 고문의 인상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 느껴졌다.

“대통령 각하. 각하께서는 과학자라는 인종을 잘 모르시는군요. 우리는 특별한 욕심에 사로잡힌 인간입니다. 우리의 본능적인 욕망이란, 지적 욕구입니다. 그 강력함은 보통 사람들에게 있는 식욕이나 성욕과도 같거나 그 이상입니다. 우리에게는 날 때부터 무언가를 알고 싶다는 욕망이 있습니다.”

말하는 동안 나이 많은 과학자의 눈이 비열한 빛을 발했다. 야만스럽게까지 느껴지는 굶주린 눈빛이 경악스러웠다. 온후하고 독실한 가면을 벗어던진 멜빈 가드너라는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거짓으로 광분하는 탐욕스러운 이들과는 달리 박사는 외양으로 본성을 감추려는 교활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과학자는 숨김없이 정직하게, 그리고 노골적으로 지나치게 강한 욕망을 얼굴에 드러냈다.

“우리는 다른 누구보다도 알고 싶어 합니다. 무수하게 숨겨져 있는 수수께끼를, 우주의 전모를 기록하는 이론을, 아니면 생명 탄생의 비밀을. 사실 제가 가장 알고 싶은 것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인간입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뇌는 우주를 해명할 정도의 지성을 갖추고 있는지, 아니면 영원히 우주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 자연을 상대로 한 두뇌 싸움에 언젠가 승리할 수 있을지.”

📃 “인간은 자신도, 다른 인종도 똑같은 생물종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네. 피부색이나 국적, 종교,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사회나 가족이라는 좁은 분류 속에 자신을 우겨넣고 그것이야말로 자기 자신이라고 인식하지. 다른 집단에 속한 개체는 경계해야 하는 다른 종인 셈이야. 물론 이것은 이성에 의한 판단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습성이네. 인간이라는 동물의 뇌는 태어나면서부터 이질적인 존재를 구분하고 경계하게 되어 있어. 그리고 난 이거야말로 인간의 잔학성을 말해 주는 증거라고 생각하네.”

📃 “하지만 우리에게는 평화를 바라는 이성도 있지 않을까요?”

하이즈먼이 비웃듯이 말했다.

“이웃과 친하게 지내기보다 세계 평화를 외치는 게 더 간단하지. 알겠나, 전쟁이라는 것은 형태만 바꾸었을 뿐 서로 잡아먹는 건 똑같네. 그리고 인간은 지성을 써서 서로 잡아먹으려는 본능을 은폐하려 하네. 정치, 종교, 이데올로기, 애국심 같은 핑계를 주물럭대고 있지. 하지만 저 밑에 깔려 있는 것은 짐승하고 똑같은 욕구일세. 영토를 둘러싸고 인간이 서로 죽이는 것과 자기 영역을 침범당한 침팬지가 미쳐 날뛰며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어디가 다른가?”

📃 “인간에게 선한 측면이 있다는 것도 부정하지는 않네. 하지만 선행이라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위배되는 행위이기에 미덕이라고 하는 걸세. 그것이 생물학적으로 당연한 행동이라면 칭찬 받을 일도 아니지 않은가. 국가의 선은 다른 국민을 죽이지 않는 행위로밖에 드러나기 어렵지만, 그것조차 불가능한 것이 지금의 인간이야.”

📃 “자네에겐 안됐지만, 펜타곤 작전에는 협력할 수 없네. 새로운 인류가 나타났다면, 기쁜 일이지. 현생인류는 탄생한 지 20만 년이나 지나도 서로 죽이는 걸 멈출 수 없는 딱하디 딱한 지적 생명체네. 살육 병기를 모아서 서로를 위협하지 않으면 공존할 수 없는 이 현재 상황이야말로 인류가 가진 윤리의 한계였던 거지. 슬슬 다음 존재에게 이 행성을 넘겨 줘도 좋을 때라고 생각하네.”

📃 네오나치나 백인 지상주의자 등 자신의 폭력 행동을 정치사상으로 탈바꿈하는 가짜 우익에는 공통적인 심성이 있었다. 비뚤어진 자존심의 발로였다. 그들은 자란 환경 등의 문제로 자신을 직접 긍정하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속된 집단을 무턱대고 긍정하며 그 집단의 구성원인 스스로가 훌륭하다는 논법을 취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의 관심은 자기 자신에게밖에 향하지 않는 것이 명백했다. 그 증거로 가짜 우익의 공격은 자신들의 주장에 이의를 다는 동포들, 심지어 그들의 의견에 무턱대고 긍정했던 구성원에게도 향할 수 있다.

📃 전지전능한 존재를 꿈꾸며 이교도를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호모 사피엔스에게 널리 보이는 습성이었다. 피부색이나 언어의 차이뿐만 아니라 어떤 신을 믿는지도 적과 아군을 식별하는 장치로써 기능했다. 그리고 신은 회개했다고 말하기만 하면 대학살의 죄악도 사라지게 해 주는 편리한 존재였다.

📃 오네카는 울음을 터뜨렸다. 두 눈에서 솟아난 눈물을 허공에 흩뿌리며 계속 뛰었다.

인간으로 태어나지 말 것을.

새나 짐승으로 태어나서 아빠와 엄마, 형, 여동생과 함께 맞대고 언제까지나 사이좋게 살고 싶었다.

📃 믹을 미워하고, 죽이고, 유해를 방치하고 떠났던 일에 대해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평생 사라지지 않을 죄책감이 느껴져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생명이란 것이 너무나 여려서, 인간의 소름끼치도록 끔찍한 부분 때문에, 선(善)의 무력함에, 그리고 선악의 판단조차 할 수 없는 자기 자신에게, 예거는 화가 나서 소리를 죽인 채 비통하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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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로잉은 길에서 그리는 그림, 여행을 떠나 그리는 그림, 일상 속에서 그리는 그림, 잠시 시간을 내서 그리는 그림이다. 작정하고 이젤 앞에 앉는 그림 그리기는 아니지만 내 일상과 여행을 예술로 만들기엔 충분하다.

커다란 4절 스케치북과 4B연필 대신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스케치북과 굵고 부드러운 재료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자. 일러스트레이터 이다가 재료 고르기부터 그림 그리기까지 차근차근 안내한다. 골목길 풍경부터 가방 속에 든 물건까지, 그림 잘라 붙이기부터 SNS 공유하기까지! 나만의 세계가 한층 넓어지는 길드로잉, 그 즐거운 그림 그리기의 매력에 빠져보자.

출판사 책 소개

길드로잉? 길+드로잉. 일상과 여행을 그림으로 기록한다
내 스타일대로 끄적거리고 싶은 사람을 위한 맞춤형 그림 수업!


길드로잉은 길에서 그리는 그림, 여행을 떠나 그리는 그림, 일상 속에서 그리는 그림, 잠시 시간을 내서 그리는 그림이다. 작정하고 이젤 앞에 앉는 그림 그리기는 아니지만 내 일상과 여행을 예술로 만들기엔 충분하다. 커다란 4절 스케치북과 4B 연필 대신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스케치북과 굵고 부드러운 재료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자. 일러스트레이터 이다가 재료 고르기부터 그림 그리기까지 차근차근 안내한다. 골목길 풍경부터 가방 속에 든 물건까지, 그림 잘라 붙이기부터 SNS 공유하기까지! 나만의 세계가 한층 넓어지는 길드로잉, 그 즐거운 그림 그리기의 매력에 빠져보자.

[출판사 서평]

길드로잉이 뭐지?
끄적거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만만한 그림 그리기


길+드로잉. 길드로잉은 길에서 그리는 그림, 여행을 떠나 그리는 그림, 일상 속에서 그리는 그림, 잠시 시간을 내서 그리는 그림이다. 캔버스가 놓인 이젤 앞에 앉아 진지하게 시작하는 작품 활동은 아니다. 하지만 나의 일상과 여행을 예술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스티커를 붙이고 색색깔 볼펜으로 다이어리 꾸미기를 좋아했던 사람, 낙서도 멋지게 했던 미술부 친구가 부러웠던 사람, 프린트물이나 노트 한 귀퉁이에 늘 뭔가를 끄적거리는 사람, 그림을 좋아하지만 매번 ‘잘 하지도 못하는데 뭐하러 해’ 하며 포기하는 사람에게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나만을 위한 그림 그리기, 길드로잉을 소개한다. “공부를 그렇게 해봐라.” “전공할 거 아니면 하지 마라.” “쓸데없는 짓 하고 있네.” 같은 말을 노상 들어온 사람들을 “내가 재미있는 게 먼저고 잘하는 건 그 다음이지.” 라고 격려하는 그림 그리기 길드로잉. 나만의 세계가 한층 넓어지고 나를 더 사랑하게 되는 길드로잉의 매력에 빠져보자!

“찍지만 말고 그려봐!” 길드로잉 수업,
미술학원보다 쉽고 컬러링북보다 창조적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다는 평소 여행과 일상을 사진 대신 그림으로 그리는 자신의 작업에 길드로잉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자신의 길드로잉을 인터넷을 통해 공유해왔다. 2014년 ‘이다의 길드로잉’이라는 워크숍을 열어 이다처럼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길드로잉 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 워크숍에서는 미술학원에서 배우는 것처럼 커다란 스케치북에 선 연습을 시키지는 않는다.
이다는 자신이 오랜 경험 끝에 길드로잉에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재료들을 준비해 수강생들에게 직접 써보고 고르도록 하고, 무엇을 그릴지, 어떻게 그리면 되는지 등 자기만의 그림 그리기 노하우를 공유했다. 그리고 바로 함께 야외 스케치를 나섰다. 총 4회에 걸친 워크숍 동안 수강생들이 그림에서 느낀 즐거움을 함께 교감하면서, 평범한 사람들도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즐거움을 얻기에 충분한 길드로잉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리고자 <끄적끄적 길드로잉>을 펴냈다.

길드로잉 시작하기 STEP 1 :
‘도촬’은 욕먹지만 ‘도그림(?)’은 사랑받는다


“사진 찍는 데는 1초, 그림 그리는 데는 최소 5분은 걸린다. 1초 동안 바라본 풍경과 5분 동안 바라본 풍경, 뭐가 더 기억에 남을까?”
길드로잉의 첫 번째 장점은 기억을 영원히 보존한다는 것이다. 1인 1카메라 시대라고도 할 수 있는 요즘 사진으로 기록하기는 너무나 쉽다. 하지만 누구나 사진 폴더 속에 비슷비슷한 사진만 가득하고, 정작 여행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길드로잉은 사진만 찍고 지나치던 대상 중에서 자신이 가장 기억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해 그림으로 기록하는 과정이다. 물론 사진을 찍을 때보다 시간이 걸리므로 보는 양은 적어지지만, 시간을 들인 만큼 사진이 그대로 남겨줄 수 없는 자기만의 느낌과 감동을 생각한대로 재현하고 영원히 기억할 수 있다. 또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으면 ‘도촬’ 취급을 당하지만 그림을 그리면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으며 즐겁게 대화했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길드로잉이 얼마나 좋은 소통 방법인지도 강조한다.

길드로잉 시작하기 STEP 2 :
석고상? 정물? 맨홀 뚜껑이나 가방 속 물건을 그려라

사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선 긋기나 색칠하기 같은 기술보다 무엇을 그려야할지 선택하는 것 그 자체다.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다고 하면 누구나 꽃병 옆에 과일이 두어 개 놓인 정물화를 그리거나 하얀 석고상을 연필 데생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 책은 일상생활 속의 사소한 것들이 무궁무진한 그림 소재가 된다고 소개한다. 길바닥의 맨홀 뚜껑, 가게 간판, 카페에서 시킨 커피와 케이크, 가방 속에 든 파우치와 그 속에 든 자질구레한 소지품들, 편의점이나 문구점에서 오늘 산 물건과 영수증을 그려보라고 한다. 그리고 카페나 지하철 안의 사람들을 그리면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들키거나 눈에 띌 걱정 없다는 팁까지 슬며시 건넨다. 무엇을 그리면 되는지 알게 되는 것만으로 그림 그리기에 대한 장벽이 한 단계 낮아진다.

길드로잉 시작하기 STEP 3 :
마음껏 연장 탓을 하라! 그리기 쉬운 재료는 따로 있다

어릴 때는 크레파스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선을 그었다. 이때는 누구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중학교쯤 가면 커다란 4절 스케치북과 4B연필에 자신의 서툰 솜씨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내 그림이 몇 점인지 평가받아야 한다. 이런 경험이 무엇보다 사람들을 그림 그리기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다시 그림과 친해지기 위해 A4 용지를 반으로 접은 정도의 크기로 손에 쏙 들어오는 스케치북과 굵고 부드러운 재료를 택하라고 조언한다.
샤프펜슬, 볼펜 등 선이 가늘어서 실력이 금방 드러나는 재료보다 콩테나 크레용, 목탄 같은 굵은 재료로 그려야 초심자의 눈에 자기 그림이 좋아 보인다는 것이다. 또 스케치북의 크기가 작으면 공백을 메워야한다는 부담감을 줄여주고, 흰 종이뿐만 아니라 검정색 종이나 크라프트지처럼 색깔 있는 종이에 그리면 여백이 덜 허전해보이므로 꼭 써볼 것을 적극 권한다.
또 초심자라 하더라도 색감이 고급스러운 전문가용 재료를 사용하라고 강조한다. 그림을 처음 그려본다 해도 이제까지 수많은 시각 미디어를 접해 ‘눈이 높아진’ 성인에게 값싼 재료의 색감은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파스텔, 수성펜, 마카, 콩테, 수채물감, 색연필, 크레용, 붓펜 등 길드로잉에 좋은 재료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길드로잉 시작하기 STEP 4 :
지우개를 쓰지 말기, 편집과 공유하기


“길드로잉 수업은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이다.” 이 책은 그리는 방법에 집착하지 말고 자유롭게 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세세한 기술에 너무 구애받게 되면 길드로잉의 핵심인 자유로운 발상과 표현이 방해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체험한 그림 그리기의 기본적인 원리들을 함께 소개한다. 형태 파악하기, 안정적인 구도 잡기, 2-3가지의 색깔로만 그리기 등 단순명료하면서 유용한 조언들과 함께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지우개로 지울 바에 그 위에 겹쳐 그리고, 따로 연습을 하기 보다는 곧바로 그리고 싶은 것을 많이 그리라는 것이다. 양이 곧 질이 되고, 연습이 실전이자 실전이 곧 연습이라는 것이 그림 그리기에서는 진리다.
길드로잉은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 끝내는 게 아니다. 스케치북 표지 만들기, 망친 그림 잘라 붙여 새 그림 만들기, 입장권이나 나뭇잎 등 현장의 소재 그림에 붙이기, 현지인에게 서명 받기, 글과 그림 조합하기, 내 그림 SNS 자랑하기 등 그림 그리기가 즐거워질 수많은 팁들도 알차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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