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비일상을 넘나드는 독창적인 상상력과 과감하고 신선한 전개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나가는 오한기의 두번째 소설집. 언어로 건축을 하지 않고, 직물을 짜지 않고, 그냥 연주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은 표제작을 포함해 7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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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바게트 소년병 (오한기 소설) 내용 요약
오한기 작가의 소설 『바게트 소년병』은 기묘하고도 비현실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고독을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바게트 소년병’으로 징집됩니다. 여기서 바게트 소년병이란, 빵으로 만들어진 신체를 가지고 전장에 나가 싸워야 하는 비극적이면서도 희화화된 존재를 의미합니다. 이들은 겉으로는 딱딱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쉽게 부서지고 습기에 취약한 빵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인간만세』(작가정신, 2021)와 『산책하기 좋은 날』(현대문학, 2022)을 읽었다면 따라 읽지 않을 수 없는 오한기의 신작! 이 소설집에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발표한 소설들이 실려 있다. 6년간 작가의 작품 스타일은 무척 변해왔다. 다채롭다는 말이고, 읽으시라는 말이다. 책장을 덮은 후, 최근의 오한기가 좋다면 그의 근작들을, 예전의 오한기가 좋다면 이전 작품들을 읽으면 되니, 바야흐로 오한기에 빠지기 딱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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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한기를 왜 좋아하지? 그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항상 말도 안 되기 때문에. 그런데 그게 왜 말이 안 되는데? 그게 정말 말이 안 되나? 반문할 수 있어서. 그러면서 벌어지는 틈 사이에서 새어 나오며 새로워지는 무언가가 있다. 문보영 시인도 그렇게 생각했나 보다. “오한기의 소설만이 가진 무질서와 어지럽히기의 힘을 믿는다"는 추천사에 깊이 동감.
오한기는 이렇게 말한다. "봐라, 변화는 예상 가능하다. 그러나 무질서는 우리를 다른 세계로 이끈다." (「바게트 소년병」, 26쪽) 사실 오한기가 말한 건 아니고 표제작의 인물이 한 말인데, '오한기 월드'를 몇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바로 저 문장들 아닐까. 예상 가능한 거 말고, 멱살 잡고 이세계로 나를 데려가는 그의 이야기들. 인물들은 망설이다가도 곧 결단한 채 순순히 제 멱살을 내어주고 이리저리 치이며 어디론가 향한다. 그러면서 짐짓 고통받는 것 같다가도 꼭 같은 지점에서 기어코 유머를 발견하는 그들! 혼돈 끝에 도착하게 될 곳이 어디인지가 중요하지 않음을 아는 그들은, 고통과 쾌락이 혼재하는 이 돌파의 순간만이 우리의 인생에 가장 가깝게 수렴하는 방식임을 안다.
오한기 소설이 늘 견지하고 있는 현실과 환상의 충돌―이를테면 저주의 글자가―팽!―등껍질에 새겨진 거북이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든지, 토끼 머리를 가진 인간이 주인공이라든지, 복역 중이 전 대통령과 펜팔을 나누는 상황이라든지―은 생판 다른 얘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그러한 일들이 정말 발생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은 차치하자.) 그가 제시하는 환상의 어떤 구체적 모습과 조금씩 다른, 각자의 일상을 뚫고 들어오는 환상을 우리는 매일 목도하지 않나? 놀라운 일은 항상 발생하니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일단 우리 삶에 찾아오면, 우리는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영향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계속 돌파해야 한다. 서현승은 이렇게 말했다. "오한기의 소설을 읽는 일은 충돌하고 돌파하며 근육의 힘을 기르는 일이죠.
"우리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도 되지 못한 채 나이를 먹는 것도 모두 비현실적이잖아. 그런데 이 모든 비현실이 전부 이루어졌어. (중략) 비현실은 더 이상 비현실이 아니다. 비현실도 현실이다. (중략) 이건 글쓰기도 비슷한 것 같아. 우리 머릿속에 있는 망상이나 잡념을 활자화하는 순간 그게 현실이 되는 거지." (「곰 사냥」, 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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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나는 피식피식 웃고, 가끔 박장대소하고, 오한기는 참 오한기처럼 쓰는구나··· 생각해. 근데 그게 너무 좋고 계속 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이 엉뚱하게 안온한 세계에 오래 머무르고 싶다고도. 의도한 부분에서도 딱히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도 아무튼 여기저기 웃음이 비어져 나오고 새어 나오고 막 생겨나. 당신에게도 이 웃음을 전염시키겠습니다. 오한기를 펼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