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향상 실험 대상자가 된 찰리가 자신의 정신상태를 기록한 일기 형식을 취한 소설. IQ 70에서 IQ 180의 천재가 되지만, 직후 급속한 퇴행과정을 겪는 주인공을 통해 인간의 탐욕이 스스로의 존엄성과 가치를 매몰시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의 영향을 받았다.
처음 부분을 읽으면서 이 책이 무슨 책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춤법이 전혀 맞지 않는 것을 보니 처음에 되게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중간부분으로 넘어가기까지 사실 재미가 없었다. 이 책이 뭐를 쓸려고 하는 건지 전혀 몰랐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부분을 읽으면서 이게 과연 힐링이 되는 책인가라는(누군가가 말한 거 들으니) 의문이 들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긴 하였다.
이 책의 주인공은 빵가게를 다니고 있는 32세의 찰리 고든이다. 선천적으로 정신지체를 지니고 있지만 남들처럼 영리해지기를 원하는 그런 사람. 남들이 자신을 괴롭혀도 그런 사람들을 친구라고 여기는 남들이 보기에는 안타까운 사람. 정신지체로 인해 엄마의 만족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사랑도 받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버림 받은 사람. 하지만 큰아버지와 도너씨로 인해 빵가게에서 일할 수 있게 된 사람. 찰리에 대해 소개하자면 대강 이렇다.
정신지체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영리해져서 친구를 사귀길 바랬던 찰리의 바람이 얼마나 컸길래 그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찰리의 이러한 바람은 어느 날 이루어지게 되었다. 찰리의 그러한 조건 때문에(정신지체이지만 배우기를 열망하는) 바람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처음에 맞춤법하고 맞지 않던 책의 내용이 찰리가 수술을 받으면서 점점 바뀌기 시작하였다. 맞춤법이 맞는 건 물론이거니와 과거의 찰리라고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천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찰리는 천재가 되면서 그 동안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었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알고 보니 자신을 얕보고 깔봤다는 것을. 그리고 찰리로 인해 자신들의 열등감을 풀고 있었다는 것을. 그토록 보고 싶었던 가족들이 자신에게 했던 행동을 깨닫고 상처를 받게 되고, 남들처럼 자신도 오만한 사람이 되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과연 누구인지 혼란을 느끼게 되는 것 등등...
영리해지면 마냥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찰리였는데 영리해지면 많은 친구들을 사귀기를 바랬던 찰리였는데 그러한 찰리의 생각은 산산조각 깨어지게 되었다. 영리해지면서 바보였을 때 자신이 당했던 것을 깨달으니 괴롭고, 원래 찰리가 친구라고 여겼던 사람들이 열등감으로 인해 찰리와 멀어지고, 머리는 천재가 됐지만 감정적으로 미숙한 찰리는 사람들의 감정을 읽을 줄 몰라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그로 인해 찰리는 더욱 더 고립되고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어떻게 해야될지 방황하게 되었다.
그래도 계속 천재인 상태로 남아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수술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났다. 엘저넌이라는 쥐도 찰리와 똑같은 수술을 했는데 어느 날 보니 엘저넌이 그토록 잘 찾던 미로도 찾지 못하고 정서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을 찰리는 알게 되었다. 그것을 보고 자신도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논문을 완성하게 되었는데 논문을 완성하고 엘저넌이 죽었는지 그 전에 죽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아, 논문을 완성하고 죽은 거 같다. 나중에 엘저넌이 죽었는데, 엘저넌의 뇌가 완전 작아진 것을 보고, 자신의 논문에 쓰여진 게 맞다고 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찰리에게도 논문을 완성하고 엘저넌이 죽고 난 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점점 지능이 낮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20국어를 하던 천재에서 모국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보로...
지능이 다시 낮아지기 시작했을 때 뭔가 안타까웠다. 찰리는 앨리스와 교수한테서 웬만하면 도움을 받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 났고, 옛날의 바보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옛날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 너무 안타까웠다. 알고 있던 것도 모르게 되고 글자도 읽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를 내는 찰리가 너무 안타까웠다. 결국 찰리는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정확히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워렌 학교로 가게 된다. 그리고 엘저넌의 무덤에 꽃을 올려주길 바란다는 찰리의 말을 끝으로 이 책은 끝나게 된다.
그 뒤에 찰리가 어떻게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죽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엘저넌도 며칠 간 괴로워하다가 쓸쓸하게 죽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수술을 받았으니 똑같은 결과가 찰리한테 나타났을 거 같다.
이 책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왜 자신보다 약한 사람이 있으면 괴롭히려고 할까?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었지만 찰리가 바보였을 때 사람들은 이를 괴롭히기 즐거워했다. 때리는 것을 봐도 말리지 않았고 자신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가까운 가족부터 그를 외면하였다. 찰리의 엄마는 모성애가 없었던 거 같다. 모성애가 있었다면 찰리를 그렇게 괴롭히지도 버리지도 않았겠지. 찰리는 단지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삶에 스크래치를 내는 그저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사람이라기보다는 도구에 가까운 느낌? 이 소설이 쓰여진 시대적 배경은 생각하지 않을 거다.
왜 우리는 남들과 똑같아져야 하는 걸까? 왜 우리의 기준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걸까? 찰리의 엄마는 찰리를 억지로 공부시키면서 늘 이렇게 하면 찰리도 정상적인 아이가 될 거라고 그랬다. 하지만 찰리는 그 애들과 다르다. 찰리는 찰리다. 그 자체로 인정해줘야되는데 찰리의 엄마는 그러지 않았다. 만약 찰리의 엄마가 찰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줬다면 사랑으로 품어줬다면 찰리의 가족은 해체되지 않았을 것이다. 가족이 해체된 이유를 찰리의 엄마는 찰리 때문이라고 어쩔 수 없었다고 그렇게 말하겠지만 글쎄... 나는 찰리의 엄마 때문에 그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찰리 엄마의 논리대로라면 다수를 위해서는 극단적인 예이지만 치매에 걸린 부모님도 버려도 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찰리 엄마가 찰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줬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뭐 나의 평소 행동을 보면 할 말이 없긴 하지만 왜 사람들은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면 무시할까? 왜 괴롭히고 상처를 주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이 그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길래...
그리고 사람을 가지고 하는 실험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 인류를 위해 한 사람의 희생은 정당한 것일까? 사실 이 질문에는 섣불리 대답하기 어렵다.
어쨌든 이 책을 보면서 찰리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실험체로 쓰여졌지만 행복을 드디어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때에 실험의 부작용으로 그 행복을 누릴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것을 보니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준 책이었다. 한번 책을 읽으면 손을 놓기 힘들 정도로 몰입감도 높은 책이었다. 정말 재미있었던 책이고 다른 사람들도 읽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