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세밀하게 묘사해내고 그에 따른 정서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따라간 문장들은 정확하고 또 때론 날카로웠다"(구효서, 조경란, 이기호)는 심사평과 함께 202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우리 앞에 등장한 김화진 소설가의 첫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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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나주에 대하여 내용 요약 📖
김화진 작가의 소설집 《나주에 대하여》는 관계의 어긋남과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감정의 파동을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작품입니다. 이 책은 특별하고 거창한 사건보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는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내면의 상처를 담담한 문체로 풀어냅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미워하며,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 채 타인과 닿으려 애쓰는 과정에서 잦은 좌절을 경험합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세계라서, 가끔 너무 무섭지 않니?" (「척출기」,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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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맘껏 마음을 부숴보고 분류해보고 들여다”(「새 이야기」, 27쪽)보는 김화진의 인물들. “그 사람이 자기 모양을 바꿀 때마다 내 마음의 모양도 바뀌”(132쪽)므로 그건 분명 쉽지 않은 작업일 것이다. 나는 내 마음을 여는 것이 두려워 가끔 그 일을 미루곤 한다. 열고 나면 새로 난 상처와 곪아가는 상처를 맞닥뜨려야 하니까. 그것들을 치료하고 마음을 잘 봉합할 자신이 없다. 김화진의 인물들은 지치지도 않고 그 일을 해낸다. “흉터가 아니라 근육”이라고, “누가 날 해쳐서 남은 흔적이 아니라 내가 사용해서 남은 흔적”(「근육의 모양」, 150쪽)이라고 말하면서. 그러니 그의 어떤 소설도 바로 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떤 사소한 지점들에서 무섭도록 내 이야기가 된다. 마음에 대해서 이렇게 깊게 탐구한 소설집이 있었나 싶다. 집요하고 끈질기다. 실린 여덟 편의 이야기는 얼핏 비슷한 듯 보여도, 분광기로 보면 각각의 스펙트럼은 분명 고유할 것이다. 그 빛깔을 목도하려면 거듭 읽어야 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미워하기 어려워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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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모순과 역설이 왜 이렇게 많이 존재하는 걸까. 나는 그것이 항상 궁금하다. 사실 별로 안 궁금하고 그냥 체념하며 사는 편이다. 김화진은 곡진한 마음으로 삶에 관해 쓰므로, 그의 소설에는 모순과 역설로 끊임없이 분열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생각과 생각이, 마음과 마음이 그 안에서 충돌하고 또 충돌한다. 공존 혹은 대립, 그 사이를 수없이 오가며 마음은 변화한다. 그 미세한 진동을 포착할 방법은 김화진의 소설을 몇 번이고 다시 읽기다. 여러 번 읽을수록 보다 많은 마음을, 마음의 결을, 마음들의 교차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 20% 정도 더 민감한 마음으로, 민감에 반응할 수 있는 마음으로 변모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렇게 된다고 해서 마음에 통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는 말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지금의 나와 나의 소설”(「작가의 말」, 310쪽)이라고. 이것이 또 저것이 지금 나의, 마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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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에서 가장 좋았던 단편이 「쉬운 마음」이 아니었음에도··· 거기에 무심코 적힌 세 문장이 다른 어떤 문장보다 좋았다. 나는 이 문장들을 손에 쥐고 아주 오래 굴린다. 그렇게 하는 일만이 나를 살게 한다는 듯이.
“우리는 우리가 숨고 싶을 때 숨을 수 있고 나타나기를 원할 때 나타날 수 있다. 나는 언제 어디에서든 사랑을 할 수 있다. 참 쉽고, 그 쉬운 것이 이토록 어렵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248쪽)
P.S. 전라남도 나주시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김화진의 등단작이자 첫 소설집 표제작의 제목 ‘나주에 대하여’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야겠다. 사람 이름일 거라고는 정말 생각 못 했다. 아니 학교도 나주고등학교 나왔는데 어떻게 이름일 거라고 생각했겠냐고요··· 나주 사람 헷갈리게 하셨으니 나주에서 북토크 부탁드립니다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