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로망스

이동섭 지음 | 앨리스 펴냄

파리 로망스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이 책을 읽은 사람

나의 별점

읽고싶어요
13,800원 10% 12,420원

책장에 담기

게시물 작성

문장 남기기

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15.4.20

페이지

280쪽

상세 정보

이것은 이별에 관한 이야기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났고, 사랑했고, 헤어졌다. 헤어짐 후에도 사랑의 감정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남자는 그녀와의 사랑을 곱씹고 되짚어보며 이별의 이유를 찾으려 발버둥 친다. 그리하여 이것은 또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지은이는 책의 첫머리에서 이별은 하나이나, 이별의 이야기는 둘이고, 이것은 '나의' 이야기라고 분명히 못 박는다. 이별 후의 감정을 남성의 시선에서 써내려간 책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나, 숨기고 싶은 자기 내면의 치부를 여실히 보여주며 이토록 솔직하고 감정에 충실한 책은 없었다. 특히 문장 사이사이 놓인 아름다운 이미지는 지나간 추억을 소환하는 장치로써 촉촉이 내리는 봄비처럼 우리의 감성을 적신다.

<파리 로망스>는 실제 경험(fact)과 허구(fiction)가 느슨하게 어우러진 '팩션(Faction)'이다. 1부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에서는 영화 같은 구성으로 두 남녀가 처음 만나 사랑하고 이별하기까지의 과정과 희로애락을 담았다. 2부 '그녀 없는 파리'는 이별한 남자가 연인에게 보여주고 함께 거닐고 싶었던 자신만의 장소를 돌아보며 그리움을 담아 연인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내는 형식이다.

상세 정보 더보기

추천 게시물

오래된 독서가님의 프로필 이미지

오래된 독서가

@jykn23

이슬아 작가의 글의 특징은 분명 자신이 겪은 이야기인데, 지어낸 것 같은 소설로 다가오는 이야기라는 게 특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산문인가 소설인가 갸웃둥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움직이는 문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데에 거침이 없다. 날것 그대로의 일들을 소개하다 보니,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 편안한 문장들을 만나게 된드.

심신 단련

이슬아 지음
헤엄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52분 전
0
서동희님의 프로필 이미지

서동희

@seodonghee

  • 서동희님의 비스킷 게시물 이미지

비스킷

김선미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2시간 전
0
LGO님의 프로필 이미지

LGO

@gaon__lee0819

  • LGO님의 일리아스 게시물 이미지
  • LGO님의 일리아스 게시물 이미지
● 본 내용에 들어가기 전 추천사에서 번역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해 던지는 저자의 견해는 가독성만이 무조건 좋다는 본인의 머리를 한 대 때린 것 같았다. 가독성에 치중한 의역이 자칫 정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확성과 가독성 이 둘의 세력 싸움은 번역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상 영원할지니.

● 책에서 하도 많이 봐서 기억에 남는 표현으로는 ‘무장을 벗기다’ ‘신과 같은’ ‘아레스와 같은’ 등등이 있다.

●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세발솥’이다. 세발솥이 어떤 존재길래 주요 재물로써 언급되는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다. 구글 검색을 통해 세발솥이 왜 중요했는지 AI가 명료히 알려주었고, 그 사실을 공유차 본 글에도 옮겼다. 요약임에도 모바일로 주로 읽히는 플라이북 앱의 레이아웃 특성상. 보는 입장에서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양해를 부탁하고자 한다.

● “고대 그리스에서 세발솥(트라이팟, tripod)은 단순한 조리 도구를 넘어 종교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그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신탁의 상징 및 도구: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서 세발솥은 가장 중요한 종교적 상징물이었습니다. 신전의 무녀인 피티아(Pythia)는 세발솥 모양의 의자에 앉아 신으로부터 신탁받았으며, 이는 고대 그리스 세계의 국가적, 개인적 중대사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권위와 존귀함의 상징: 세발솥은 '왕위' 또는 '존귀하다'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권력과 지위를 상징했습니다. 이는 동양의 '정(鼎)' 자와 마찬가지로, 특정 인물이나 가문의 권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봉헌 및 부의 과시: 올림피아나 델포이와 같은 범 그리스 성역에서 세발솥은 신들에게 바치는 귀중한 봉헌물이었습니다. 승리나 성공을 기념하여 신전에 봉헌된 대형 청동 세발솥은 봉헌 자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경쟁의 상품: 고대 그리스에서 열린 체육 경기나 시가 경연 대회 등 다양한 행사의 우승자에게는 종종 상품으로 세발솥이 수여되었습니다. 이는 명예로운 승리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요약하자면, 세발솥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종교 생활 중심에 있었으며, 정치적 결정 과정과 사회적 위신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상징물이었기 때문에 중요했습니다.”

● 70p에서 뜬금없이 “제가 말해보겠나이다” 서술되는 저자의 개입은 어색함이 느껴지긴 한다. 가까이서 보았기에 목격한 사실을 어떻게든 말하고 싶어서였을까, 전해 들은 사실을 옮겨적은 것이라는 자백이었을까. 책의 일관된 문체와, 그를 적은 ‘호메로스’라는 필명만이 전해지는 한 인물이 자아내는 또 다른 미스터리함.

● 본 줄거리에서 그리스와 트로이의 병사들은 기나긴 전쟁에 이미 지쳐왔고,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일기토 후 종전에까지 가까웠다. 하지만 올림포스 신의 부추김과 그에 넘어간 트로이 측 상층부의 어리석음으로 잔인한 전쟁이 재개되고 만다. 결국 바닥에서 얼굴을 붙이며 서로 마주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병사들이다. 전쟁에서 가장 밟히는 건은 백성일지니.

● 22권은 전우 폴리뭬데스의 말을 안 듣고 아킬레우스에 의한 자신의 파멸을 언급하는 헥토르의 독백과 아킬레우스의 파멸을 언급하는 헥토르의 저주가 주된 내용이다. 각 진영에서 위상이 하늘을 찌르는 두 인물에 예견되는 파멸은 전쟁의 허망함을 더 나타낸다.

● 그렇게 매정한 메넬라오스 그렇게 죽기 전 영웅적 면모를 보이며 명예를 회복하는 아버지의 부성애와 서로의 소중한 자를 향한 통곡은

● 자식을 찾으려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통해 책이 수미상관의 구조를 띠고 있음을 옮긴이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가멤논에게 살아있는 딸을 찾으러 온 사제인 아버지와 죽은 자식을 되찾으려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

● 살아있는 사제의 딸을 물건 취급하며 그녀의 아버지를 능멸한 아가멤논은 명예도 잃었을뿐더러 후에 그의 목숨도 잃는 것에 대한 동정의 여지조차 잃는다.

● 하지만 프리아모스의 아픔에 공감하고 헥토르의 시체를 능멸한 졸렬함에서 벗어나 트로이 왕의 아들의 몸을 돌려주고 무사하게 트로이에 돌아가게 하는 아킬레우스는 보편적 인류애를 통해 명예를 회복한 영웅의 모습을 보인다.

● 책의 마지막에서 프리아모스의 아들에 대한 추모와 아킬레우스의 친우에 대한 추모의 대조는 신들의 개입을 제외하고 전쟁을 일으킨 가장 큰 원인인 파리스의 헬레네 도적질을 원망하게 만든다. 충분히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기 때문에.

● 트로이 전쟁은 기원전 12세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23장의 주요 줄거리인 파트로클로스 추모 체전의 종목은 기원전 9세기 올림픽 고대 체전을 연상시킨다. 올림픽의 탄생은 필연적이었던 것 같다.

● 24권에서 파리스라는 인간이 한 황금 사과 주인을 고른 선택에서 헤라와 아테나가 느낀 능멸이 그리스와 트로이 양측에 거대한 상처의 주요 원인임이 드러난다. 그리스 로마 신화 문헌을 읽을수록 ‘올림포스 신들의 졸렬함’에 대한 인식이 강해진다. 올림포스 신들처럼 살지 알아야 한다는 반면교사의 심정이 독서를 통해 다져진 긍정적인(?) 소양일까.

● 부록으로 실린 책에 등장했던 인물에 대한 소개 글은 앞서 서술된 분 스토리를 다시 되짚을 수 있게 하는 유익한 기능을 한다.

일리아스

호메로스 지음
아카넷 펴냄

3시간 전
0

이런 모임은 어때요?

집으로 대여
구매하기
지금 첫 대여라면 배송비가 무료!

상세정보

이것은 이별에 관한 이야기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났고, 사랑했고, 헤어졌다. 헤어짐 후에도 사랑의 감정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남자는 그녀와의 사랑을 곱씹고 되짚어보며 이별의 이유를 찾으려 발버둥 친다. 그리하여 이것은 또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지은이는 책의 첫머리에서 이별은 하나이나, 이별의 이야기는 둘이고, 이것은 '나의' 이야기라고 분명히 못 박는다. 이별 후의 감정을 남성의 시선에서 써내려간 책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나, 숨기고 싶은 자기 내면의 치부를 여실히 보여주며 이토록 솔직하고 감정에 충실한 책은 없었다. 특히 문장 사이사이 놓인 아름다운 이미지는 지나간 추억을 소환하는 장치로써 촉촉이 내리는 봄비처럼 우리의 감성을 적신다.

<파리 로망스>는 실제 경험(fact)과 허구(fiction)가 느슨하게 어우러진 '팩션(Faction)'이다. 1부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에서는 영화 같은 구성으로 두 남녀가 처음 만나 사랑하고 이별하기까지의 과정과 희로애락을 담았다. 2부 '그녀 없는 파리'는 이별한 남자가 연인에게 보여주고 함께 거닐고 싶었던 자신만의 장소를 돌아보며 그리움을 담아 연인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내는 형식이다.

출판사 책 소개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소멸하지 않는 사랑의 그림자를 묻기 위해 파리로 떠난 남자
그의 이별 여행이 시작된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내게 이별은
과거이자 현재였다

“사랑으로 행복했고 이별로 성장한다”

이별 후에 찾아오는 것들
감성을 건드리는 문장과 사진으로 ‘이별후애(愛)’를 이야기하다


이것은 이별에 관한 이야기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났고, 사랑했고, 헤어졌다. 헤어짐 후에도 사랑의 감정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남자는 그녀와의 사랑을 곱씹고 되짚어보며 이별의 이유를 찾으려 발버둥 친다. 그리하여 이것은 또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지은이는 책의 첫머리에서 이별은 하나이나, 이별의 이야기는 둘이고, 이것은 ‘나의’ 이야기라고 분명히 못 박는다. 이별 후의 감정을 남성의 시선에서 써내려간 책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나, 숨기고 싶은 자기 내면의 치부를 여실히 보여주며 이토록 솔직하고 감정에 충실한 책은 없었다. 특히 문장 사이사이 놓인 아름다운 이미지는 지나간 추억을 소환하는 장치로써 촉촉이 내리는 봄비처럼 우리의 감성을 적신다. 『파리 로망스』는 실제 경험(fact)과 허구(fiction)가 느슨하게 어우러진 ‘팩션(Faction)’이다. 1부,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에서는 영화 같은 구성으로 두 남녀가 처음 만나 사랑하고 이별하기까지의 과정과 희로애락을 담았다. 2부, ‘그녀 없는 파리’는 이별한 남자가 연인에게 보여주고 함께 거닐고 싶었던 자신만의 장소를 돌아보며 그리움을 담아 연인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내는 형식이다.

이별에 아파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찬란했던 사랑에 대한 애도 시(詩)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는 이별 앞에서 어쩌지 못하는 감정의 봇물을 토해내듯 은수에게 따져 묻는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그녀는 어렸다. 싱싱한 풀처럼 생기가 넘쳤다. 하루 분의 에너지를 다 쓰지 못하면, 집으로 가지 않으려 했다. 몹시 순수한 만큼 지나치게 제멋대로였다. (……) 스스로도 제 열기를 버거워하는 듯했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3~4도 정도 차가웠고, 그녀는 3~4도 높은 열기로 살았기에 내게 그 아이는 항상 너무 뜨거웠다. 그래도 우리는 이 모든 모순과 부조화를 기꺼이 껴안으려 노력했다. 누구에게나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이 한 번쯤 있다면 내게는 이번이었다. 세상은 아름다웠고, 처음으로 나는 내가 자랑스러웠다. 목이 타도록 행복했다.
_본문 21쪽

그렇게나 사랑했는데, 그토록 뜨거웠는데……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게 인연이라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에 살결을 훑고 가는 이별의 온도는 뼛속까지 얼어붙게 만들만큼 차디차다. 이별의 순간은 찰나이나, 이별의 과정은 지난한 고통의 시간이다. 이별하였으되 완전히 헤어지지 못한 사랑의 흔적은 남겨진 자의 몫이고 미련이다. 그런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이별을 정당화할 이유이고, 시간의 공백을 비집고 들어오는 그리움을 달랠 방법이다. 그래서 남겨진 이들은 묻는다. 왜 이러는 거냐고. 사랑이 어떻게 변하느냐고. 만약 그때 내가 …… 했더라면 우리는 아직도 함께일 수 있느냐고. 대답을 들을 수는 없지만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여기, 떠나간 연인을 향한, 솟구치는 감정과 물음 속에서 해결되지 않는 쓸쓸함과 통증을 끌어안은 채 이별 뒤에 남겨진 한 남자처럼.

우리는 왜 헤어졌을까?
도무지 그 이유를 몰라서 답답했다. 전화를 걸어 묻고 싶었다. 왜 우리는 헤어지게 되었어? 내가 뭘 잘못했어? (……) 열여섯 살의 나이 차라든가, 그녀의 옛 남자친구 때문이라든가, 마음에서 물질로 전이된 사랑의 표현 방식 탓이라든가, 취직 후 서로 달라진 일상 때문이어서는 안 됐다. 내가 더 잘해주지 못했고, 내가 더 사랑해주지 않았고, 내가 더 아껴주지 못해서 우리는 헤어진 것이어야 했다. 내 그릇이 작아서 그 아이를 제대로 품지 못했고, 사랑하는 여자를 제대로 사랑할 줄 몰랐다. _본문 134쪽

자신이 연인을 제대로 품지 못해 사랑이 떠났다고 고백하는 남자는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던 사랑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1주년을 기념해 함께 오자던 파리로 홀로 이별 여행을 떠난다. 영화「화양연화」의 차우가 앙코르와트 사원에 난 작은 구멍에 은밀한 사랑을 고백하고 봉인했듯, 파리의 하늘에 애끓는 연정을 쏘아올리고 파랑으로 채색하기 위함이다. 아픔으로 색을 입힌 하늘과 풍경을 사진으로 도려내고 서울과 파리, 낮과 밤을 교차하며 써내려간 글로써 끝난 사랑을 애도한다. 담담하지만 쓸쓸함이 잔뜩 배인 남자의 글은 그래서 더 애잔하고 아련하다.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파리

“연인의 과거는 나를 외롭게 만든다. 나는 도저히 그 사람이 살아버린 시간들에 가 닿을 수 없는 탓이다.” 그리하여 남자는 자신이 청춘의 10여 년을 보낸 파리에서 연인과 새로운 추억을 쌓고 싶었다. 장소와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연인과의 완벽한 결합을 바란 것이다. 하지만 이별은 그의 소망을 비웃듯 불쑥 찾아왔고, 이루지 못한 기대와 희망을 품은 남자는 홀로 파리로 떠나 추억의 장소를 찾는다.

남자는 자기만의 장소를 가진다. 사랑에 빠지면, 그곳을 연인과 나누고 싶어진다. 10여 년을 살았던 파리에는 내가 좋아했고 나를 다독여주었던 장소들이 있다. 그 아이와 함께 오리라는 설레던 기대는 이별로 사그라졌고, 공항에 내리면서 나는 그곳으로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이별통으로 마음이 힘들수록 내 몸의 관성이 되살아나 그곳들을 찾아갔다.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의 시간을 거기서 보냈다. 장소는 추억을 불렀고, 모든 추억은 크리스틴을 향해 모여 들었다. 어떤 곳에서는 그 아이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_본문 167쪽

생쉴피스 성당부터 뱅센 숲, 미라보 다리까지…… 31일 동안 육체를 괴롭히며 찾아다닌 서른한 곳의 장소. 부재로써 가득히 존재하는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바로 그곳에서 남자는 연인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문장과 사진으로 담아 강물과 바람에 실려 보낸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의 아픔을 과거로 묻어버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의 손끝에 잡아채인 풍경들은 우리에게 생경한 파리의 단면이다. 그의 감정이 녹아든 탓일 수도 있고, 그의 사진 속에서 우리가 지난 사랑의 흔적을 어렴풋이 떠올리는 탓인지도 모른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별의 고백이 결코 멀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사랑했던 과거의 그/그녀도 나 혹은 그처럼 아파하고 힘들어했을 거라는 쓸쓸한 위로 때문일 것이다.

센 강에는 열세 개의 다리가 걸려 있다. 파리를 다니며 그 다리에 서서 센 강을 바라보았다. 각각의 다리 이름은 달랐지만, 그 아래를 지나는 강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녀와의 아름다웠던 사랑도 한 장의 사진처럼 뚜렷한 사실이었다. 이제 그 사진은 내 삶 속의 다른 풍경들처럼 추억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추억은 나의 현재로 흘러들어와 내가 사랑할 너에게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안녕,
내 사랑

안녕,
파리
_본문 276~277쪽

무제한 대여 혜택 받기

현재 25만명이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어요

나와 비슷한 취향의 회원들이 작성한
FLYBOOK의 더 많은 게시물을 확인해보세요.

지금 바로 시작하기

플라이북 앱에서
10% 할인받고 구매해 보세요!

지금 구매하러 가기

더 많은 글을 보고 싶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