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클래식 3권. 1990년대 후반 영국, 외부와의 접촉이 일절 단절된 기숙 학교 '헤일셤'을 졸업한 후 간병사로 일하는 캐시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되어 온 클론들의 사랑과 성, 슬픈 운명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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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나를 보내지 마 (모던 클래식 3) 내용 요약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는 2010년 민음사에서 출간된 장편소설로, 2005년에 처음 발표되어 부커상 후보에 오르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명성을 굳힌 작품이다. 📖 이 소설은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의 존엄과 사랑, 운명을 섬세하게 탐구한다. 이야기는 1990년대 후반 영국에서 시작되며, 화자인 캐시 H가 과거를 회상하며 전개된다. 캐시는 서른한 살로, “간병인”이라는 직업을 수행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 헤일셤이라는 기숙 학교에서 자랐고, 친구 루스
가즈오는 이번이 두 번째다. 독자가 작중 상황을 편안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가즈오의 문체는 읽을수록 나를 끌어들이는데, 때문에, 정말 술술 읽힌다. 가즈오는 17년에 노벨상을 받았고, (노벨상을 받은 작가들이 고루하다는 건 아니지만 결국 대부분은 취향 차이다) 그의 글은 정말이지 눈물 나게 잘 읽힌다. 다만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야 하는데, 도대체 이 작가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고 싶어서 과거 회상을 이렇게나 많이 (서술 방식으로 택)하는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남아 있는 나날> 역시도 그러했다).
요새 내가 하는 생각(셀프 인터뷰에서 언급했다)으로 감상을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박솔뫼는 (갑자기 등장했다) 이런 말을 한다. "아름다운 것이 다 떠났는데도 삶에는 기대가 남았다." (<백 행을 쓰고 싶다> 中) 그렇다, 인간인 우리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살아가고 그게 우릴 살게 하기도 한다. 여기,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캐시, 토미, 루스(주인공들)다. 장기를 기증하다 죽거나, 그 기증자를 돌보는 간병사가 되거나(간병사도 결국 기증으로 생을 마감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그들은 '선택받은' 이들이었고, 그렇기에 "혹시 귀중한 뭔가를 잃어버렸다 해도, 애써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해도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 어른이 되어 자유롭게 전국을 여행할 수 있을 때 노퍼크에 가서 그것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여기고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는 사실(p.99)"을 유년기에 배울 수 있었다. 내가 말하는 그런 '막연한 기대'를.
그로 가득 찬 일상에는 자꾸 차가운 현실이 끼어든다. "내 안에서 뭔가가 나를 포기시켰다. 어떤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좋아, 그가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게 내버려 두자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게 하자고. 그렇게 해 버려.'" (p.272) 체념이 기대를 막아서는 일. 주인공들이 유년기를 보낸 '헤일셤'의 선생님들은 바로 그 지점을 우려했을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각자 앞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았다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겠니? 그랬다면 너희는 그 모든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박했을 테고, 우리가 어떻게 너희를 설득할 수 있었겠니?" (p.367)
그러나 이제 삶의 마지막을 앞둔 주인공들은 묻는다. 불행 중 다행이 정말 다행이었느냐고, 혹 이 모든 게 '수치스러운 일(p.387)'은 아니었냐고. 우리를 인간답게 살게 하려 했던 당신들의 그 '보호'가 정말 옳은 일이었느냐고. 도대체 우리에게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있었느냐고(p.357). 이 울부짖는 물음 앞에서 나는 숙연해진다.
쓸쓸한 sf소설이다. 디스토피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소설은 과연 나는 ‘사람’이라 ‘인간’이라 불릴만 한가, 심지어 아무런 생각도 희망도 없이 그저 살아가고 있는 나를 보며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고 서로를 아끼고 사랑했던 그리고 매순간 본인들의 삶을 증명하고자 노력했던 저들이 진정 ‘인생’을 계속 살아야 하며 내가 ‘그것’이 되어 여기쯤 시간을 멈추는 것이 휠씬 더 어울리지 않는가를 생각하게끔 만든다는 것이다. 여튼 대가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