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 재인 펴냄

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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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

출간일

2008.12.27

페이지

456쪽

상세 정보

<아카쿠치바 전설>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직업>의 작가 사쿠라바 가즈키의 장편소설.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의 15년에 걸친 사랑의 행적을 그려낸 소설이다. 2008년 제138회 나오키 상 수상작으로, 심사위원으로부터 "상식을 가볍게 짓이기며 전개되는 가장 위험한 러브 스토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내 남자의 이름은 구사리노 준고. 주인공 다케나카 하나의 양아버지다. 15년 전 홋카이도 남서해에 일어난 해일로 온 가족을 잃은 초등학교 4학년의 어린 하나를 먼 친척인 준고가 양녀로 삼았다. 하나를 입양할 당시 준고의 나이는 스물일곱. 둘의 나이 차는 불과 열여섯이다.

하나의 결혼식 전날, 하나는 양아버지 준고가 훔친 우산을 함께 쓰고 약혼자 요시로가 기다리는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그리고 결혼식 후 신혼여행을 다녀온 하나는 준고가 갑자기 사라진 사실을 알고 깊은 절망에 빠지는데… 소설은 조금씩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이 기묘한 부녀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흔적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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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

@doodeu

20221026 오랜만에 읽은 강렬한 소설. 가스라이팅 전문 작가 답게 내용이 선명하고 추잡했음. 이런 소재는 잘 쓰면 명작이고 못쓰면 삼류가 되는데 나름 밸런스를 잘 맞춘 것 같음.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가는 전개가 신선했고 각 챕터마다 화자가 바뀌는 구성도 좋았음. 마지막에 엄청난 반전을 기대했지만 그냥 흐지부지 끝나서 아쉬웠음.

내 남자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재인 펴냄

2022년 10월 26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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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현

@dtavyczzwcut

  • 이시현님의 내 남자 게시물 이미지
• 한 우산 속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어둑어둑해진 가로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마음은 얼굴을 올려다볼 때마다 무겁게 가라앉는데, 몸은 어깨와 어깨가 살짝 부딪치기만 해도 기뻐 어쩔 줄을 모른다. 하지만 그 기쁨은 지금 이 자리에서 생겨난 감정이 아니라, 아주 먼 과거에서 떠 내려온 불길한 거품 같은 것이었다. p.9
——————————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어디까지가 사랑이 아닐까. 관념은 칼로 자르듯 잘리지 않는다. 우리는 교집합된 경계 앞에 이르러 고민한다고 여기지만 그 교집합이 세계의 전부일지 모른다. 모순과 오해가 난무하며 옳고 그름은 구분되지 않고 명징한 관념은 존재하지 않는 모호한 세계.

이른 겨울부터 파도가 겹겹이 얼어 얼음의 땅이 펼쳐지는 훗카이도 몸베스. 유빙이 부딫치고 갈라지며 천둥처럼 울리고, 하얗게 얼어가며 멀어지는 해안선에 어디까지가 뭍이고 바다인지 알 수 없어지는 북쪽마을. 때마다 경계가 사라지는 곳에서 해일로 가족을 모두 잃은 하나와 그녀의 양아버지 준고의 사랑이, 모든 것이 시작된다.

끝에서부터 15년 전을 향해 더듬어가는 소설의 여정은 사랑의 환상이 피어나던 과거를 회고하는 이별 후의 어느 날과 닮아있다. 가슴 뻐근한 통증 뒤에 찾아오는 덧없음의 미학은 터부시되는 하나와 준고의 사랑이 보통의 사랑과 다름없음을 넌지시 알려준다. 그래야만 하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에게 저마다의 사랑이, 저마다의 시절이 있다. 사랑이 넘실거리는 이곳에서 하나와 준고처럼 모두가 ‘내 사람’의 실마리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가족에게서 채울 수 없었던 둘의 오랜 갈증은 서로를 구원자로 만드는 비극을 낳고 만다.

깊은 결핍은 언제나 뿌연 시야를 동반한다. 사소한 것에 온갖 의미가 깃들고 발톱을 세워야 할 타이밍에 맥없이 끌려가며 절박함과 비례하는 상실의 불안은 상대를 뿌리까지 옭아맨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지나치게 투영하는 행위는 사랑을 가장한 폭력이 되어 ‘함께’의 가치도 ‘혼자’의 가치도 퇴색시킨다.

나의 삶은 오로지 나만이 구원할 수 있다. 나를 구원할 수 있다고 타인을 구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심연에 잠긴 당신에게 내미는 손의 위로가, 무너질 듯 위태로울 때 스러져 안기고 싶은 품의 위로가 구원이 아니면 달리 무엇일까. 생을 송두리째 구원하고 구원받고자 했다 한들 시절의 특권으로 남아있는 사랑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서로의 혼까지 녹아들어 그대로 한사람이 되고 싶다던 하나의 간절함을 나는, 사랑 이외의 다른것으로는 볼 수 없었다.

둘만의 세계에 고착된 그들의 시절을 들여다보며 김영하의 ‘오직 두 사람’을 떠올린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지은 두 사람의 세계. 한 사람이 사라지자 언어의 독방에 갇혀버린 남은 사람. 준고라는 모국어를 잃은 하나는 새로운 언어를 배웠을까. 어느 날 북쪽 마을로 훌쩍 떠나 뭍인지 바다인지 알 수 없을 얼음 위를 걷고 있는 중년의 하나를 상상해 본다. 나락같은 이 이야기가, 경계없이 사랑하던 시절을 향한 그녀의 그리움이 적어낸 길고 긴 회상이기를 바라면서.

글/ 이시현

————————————————

밤에만 남모르게 어른이 되는 아이 같은 기분이었다. 어른이지만, 인간은 아니었다. 나는 준고의 딸이며 엄마이며, 피로 가득한 주머니였다. p.441

준고가 이 아이의 무언가를 계속 빼앗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형태는 없지만 소중한 어떤 것. 혼 같은 것을. 빼앗기며 자라, 커다란 공동이 된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는 다시 빼앗아, 살아남는다.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인지도 모른다. 어른이지만, 성숙하지 않고 썩어 갈 뿐이다. p.347

만약 지금 죽는다면 여기서 시간이 멈춘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단단하게 이어져 있는 지금 죽으면, 차갑고 외로운 뼈가 되어서도, 그 후에 북쪽 땅과는 거리가 먼, 한없이 먼 메마른 땅에 다시 태어나도 또다시 이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다시 태어나도, 다시 태어나도. 몇 번이든, 몇번이든 나는 아빠의 딸로 태어나고 싶었다. p.283

“그럼, 매일 뭘 하면서 지내죠?”
“......매일, 후회.” p.137

그리고 나는, 앞으로 누구에게서 뭘 빼앗으며 살아가면 좋을까. p.75

#내남자 #사쿠라바가즈키 #나오키상수상작
#사랑 #경계 #결핍 #구원

내 남자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재인 펴냄

2018년 5월 9일
0
조하영씨님의 프로필 이미지

조하영씨

@jpqammwbyrhx

이 책에는 반전이 총 3개가 있다. 역시간적 서술트릭트로 서서히 드러나는 반전때문에 놀라기도 하지만, 작가가 이런 강렬하고 비윤리적인 내용을 담백한 문체로 인상깊게 쓰는게 정말 인상깊은 책. 근친이라는 함정이 있지만 픽션에서 상관없는 사람들은 무시하고 봐도 한번쯤 킬링타임용으로 읽기엔 재미적으로는 시간아깝지 않다.

내 남자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재인 펴냄

읽었어요
2017년 7월 28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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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아카쿠치바 전설> <소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직업>의 작가 사쿠라바 가즈키의 장편소설.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의 15년에 걸친 사랑의 행적을 그려낸 소설이다. 2008년 제138회 나오키 상 수상작으로, 심사위원으로부터 "상식을 가볍게 짓이기며 전개되는 가장 위험한 러브 스토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내 남자의 이름은 구사리노 준고. 주인공 다케나카 하나의 양아버지다. 15년 전 홋카이도 남서해에 일어난 해일로 온 가족을 잃은 초등학교 4학년의 어린 하나를 먼 친척인 준고가 양녀로 삼았다. 하나를 입양할 당시 준고의 나이는 스물일곱. 둘의 나이 차는 불과 열여섯이다.

하나의 결혼식 전날, 하나는 양아버지 준고가 훔친 우산을 함께 쓰고 약혼자 요시로가 기다리는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그리고 결혼식 후 신혼여행을 다녀온 하나는 준고가 갑자기 사라진 사실을 알고 깊은 절망에 빠지는데… 소설은 조금씩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이 기묘한 부녀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흔적을 따라간다.

출판사 책 소개

2008년 제138회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품. 연애 소설과 범죄 소설의 영역을 넘나들며,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의 15년에 걸친 사랑의 행적을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필치로 그려낸 소설이다. 홋카이도 남서쪽의 작은 섬에 살던 초등학교 4학년 소녀 다케나카 하나는 마을을 덮친 해일로 가족을 모두 잃게 된다.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던 어느 날 하나의 유일한 친척이라는 스물일곱 살의 청년 준고가 찾아오는데…….
해서는 안 될 가장 처절하고도 슬픈 사랑을 그린 이 소설에서 작가는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무엇이며 선과 악의 경계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이상한 점을 얘기하자면 끝이 없다. 반도덕적, 반사회적이며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소설이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작품이다. 이것을 세상에 내놓고 한 번 묻고 싶었다.”
제138회 나오키상 수상작에 대해 이 상의 심사위원인 기타카타 겐조 씨는 이렇게 칭찬인지 혹독한 비판인지 분간하기 힘든 심사평을 내놓았다.잡지 연재 당시부터 적잖은 논란에 휩싸이며 화제를 모았고 심사위원들의 팽팽한 찬반 격론 끝에 결국 나오키상을 거머쥔 이 소설은 연애 소설과 범죄 소설의 영역을 넘나들며, 이루어질 수 없는 남녀의 15년에 걸친 사랑의 행적을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필치로 그려 낸다.
소설의 저자 사쿠라바 가즈키는 “이 소설의 냄새와 색채를 재현하기 위해 나는 어둠의 세계에 푹 빠져야만 했다.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어 며칠이고 식사를 할 수 없었고 잠도 잘 수 없었다.”고 집필 당시를 회고한다.

“내 남자는 훔친 우산을 천천히 펼치면서 이쪽으로 걸어왔다. 지는 해보다 한 발 앞서 찾아온 밤, 저녁 6시가 지난 긴자의 가로수 길. 비에 젖어 빛나는 아스팔트를 저벅저벅 밟으면서 똑바로 이리로 다가왔다. 그리고 가게 앞 쇼 윈도우에 딱 달라붙어 비를 피하던 내게 훔친 우산을 내밀었다. 우산을 훔친 사람인데, 그 동작은 영락한 귀족처럼 매끄럽고 우아하다. 나는 그의 그런 모습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내 남자의 이름은 구사리노 준고. 주인공 다케나카 하나의 양아버지다. 15년 전 홋카이도 남서해에 일어난 해일로 온 가족을 잃은 초등학교 4학년의 어린 하나를 먼 친척인 그가 양녀로 삼았다. 둘의 나이 차는 불과 열여섯. 첫 문장에서 느껴지는 비오는 날의 눅눅한 분위기. 그 속에서 스며 나오는 달콤하면서 관능적이고 불길하며 퇴폐적인 느낌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암시하는 듯하다.
내 남자가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하나의 결혼식 전날 저녁. 하나는 양아버지인 준고가 훔친 우산을 함께 쓰고 약혼자 요시로가 기다리는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나란히 앉아 앞자리의 요시로와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의 말과 태도에는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묘한 분위기가 배어있다. 여기서부터 소설은 조금씩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이 기묘한 부녀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흔적을 따라간다. 작가는 수상 소감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 박하사탕에서 이러한 형식의 힌트를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혼식 후 신혼여행을 다녀온 하나는 준고가 갑자기 사라진 사실을 알고 깊은 절망에 빠진다.
두 사람이 살던 집을 찾아간 하나. 그러나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두 사람이 함께 도망쳐온 과거의 어두운 기억뿐이다.
이들이 도망쳐 나온 곳은 겨울이면 바람에 밀려온 얼음덩어리가 서로 부딪치며 아우성치는 북쪽 바다. 오호츠크 해에 면한 홋카이도 북쪽 항구마을 몸베쓰다. 유빙(遊氷)의 도래를 알리는 하얀 띠가 수평선 언저리에 부옇게 뜨기 시작하면 이 고장 사람들은 ‘바다가 겨울잠을 청한다’고 했다. 하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처럼 적막하고 거대한 풍경을 내내 보며 자랐다.
하나는 홋카이도 남서쪽 해안 조그만 섬마을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15년 전 이곳을 덮친 해일은 초등학교 4학년인 하나의 온 가족을 삼켜버렸다. 졸지에 고아가 된 하나. 그러나 그보다도 하나에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은, 자기만 빼고 온 가족이 부둥켜안고 함께 파도에 휩쓸려 죽은 사실이었다. 하나는 어머니의 외도로 낳은 사생아였고, 늘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채 외롭게 지내왔다. 파도가 덮치려는 마지막 순간 아빠는 하나를 트럭 안으로 던지며 이렇게 외친다. “하나야, 힘내. 꼭 살아야 한다.” 그리고 몸을 돌려 엄마와 동생에게 돌아간다. “손가락 사이로 보았던 가족의 모습을 생각했다. 넷이 부둥켜안고 마지막까지 함께 하려던 모습.” “이것이 가족의 냄새. 비릿하고 눅눅한”(147쪽) 냄새였다.

하나는 먼 친척인 준고에 의해 입양되어 홋카이도 북쪽 항구마을 몸베쓰로 떠난다. 해양순시선을 타는 준고 역시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은 고아. 아버지는 바다에서 숨졌고, 아버지가 죽은 후로는 다른 사람이 된 듯 엄격하기만 하던 어머니마저 곧 뒤를 따랐다. 하나를 입양할 당시 준고의 나이는 스물일곱. 하나는 준고에게서 처음으로 가족의 냄새를 맡게 되고, 준고 또한 하나에게서 어머니 같은 사랑을 느낀다. 둘은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고립시킨 채 행복을 느낀다. 이후 절대적으로 서로에 의존하게 된 외로운 두 영혼은 절망적으로 뒤엉키고 어두운 나락으로 한없이 추락한다. 광기로 가득한 사랑은 이미 선과 악의 경계를 넘어서고, 이를 눈치 챈 동네 노인을 하나는 죽음으로 내몰고 만다.

반사회적,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일본 최고의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배경에는 이 소설의 탁월한 문학성과 작품 전체가 가지는 존재감이 자리하고 있다. 한 심사위원은 “사쿠라바 가즈키는 인간 존재가 가지고 있는 독과 꿀을 아는 작가다. 상당히 농밀한 인간의 존재감을 표현한 부분에서 작가로서의 재능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또한 평론가 오모리 노조미는 이 소설에 대해 “믿을 수 없이 관능적인 묘사의 배후에 미쳐버릴 것만 같은 사랑이 엿보인다. 상식을 가볍게 짓이기며 전개되는 가장 위험한 러브 스토리, 이렇게 강하고 격정적이고 또 아름다운 연애소설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그 밖에 “더러운 늪에서만 피는 아름다운 꽃과 같은 소설”, “한 문장 한 문장 모세 혈관과 같은 피가 통하고 있어 하나라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광기로 가득한 사랑에 선도 악도 그 경계를 잃어버렸다.”와 같은 찬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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