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워킹 홀리데이로 런던에 왔고, 기적처럼 직장을 구해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지옥 같았고 영국 체류권을 인질로 협박하는 상사의 갑질에 더는 참기 힘들어졌을즘, 회사로부터 해고를 통지받게 된다. 돌아가던 기계 속 부품처럼 필요가 다해지면 버려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고, 우울함에 침대에 누워 버렸지만, 런던의 물가는 숨만 쉬어도 다달이 나가는 돈이 살인적이었기에 수중에 있는 돈 300만 원으로는 버티는데 최대 2달이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차려졌다. 현재의 삶은 돈을 벌기 위한 삶이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며, 살면서 돈을 쓰지 않으면 되잖아?라는 단순한 결론에 이르게되고 어떻게 하면 돈이 들지 않고 의, 식, 주가 해결되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고, '우핑'이라는 자원봉사자와 유기농 농장을 상호교환 네트워크로 연계하여 무료 숙식과 현지 문화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공동체가 있다는걸 알게 된다.
생각보다 낡은 헛간에 쥐가 튀어나올 것 같은 2층 다락방을 숙소로 제공받고, 텃밭과 양을 돌보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편하고 깨끗한 현대의 삶에서 과거로 회귀한듯한 공동체의 생활에 점차 적응을 하게되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만한 농장의 원칙들을 알게 되며 못 먹고 죽자고 일하던 삶에서 먹고살려고 하는 일에 대해 새롭게 떠올리게 된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근본적 욕망은 '사랑받는 것'이라는 생각치 못했던 사실을 깨닫게되며 가슴에 커다란 파장을 느끼게되고, 생존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대안적인 삶을 경험하여 나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여행을 진지하게 계획하게 된다.
자급자족이 원칙인 유기농 농장 '올드 채플 팜' 친환경 공동체 '팅거스 버블' 그리고 '보트 위의 삶'을 체험해 보기도 하고 빈 건물을 점거하여 생활하는 '스큇팅', '히피들과의 여정'까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약 2년간의 '0원살이 프로젝트'를 실천하며 여성의 몸으로 영국에서 인도 까지의 스펙터클한 발자취가 한편의 영화보다 더 영화같이 기록되어 있었다.
여행이 계속될수록 영적인 것과 자연친화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져가고 있었고, 그녀가 만난 모든 사람들은 물질적인것을 넘어서 자신의 인생에 있어 소중한것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과 살아가면서 행해야 하는 일에 대한 목적의식이 분명해 보였던 것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삶의 방향을 찾아가고 내가 진짜 머물게 될 곳을 찾아가는 여정이 수도하는 수도인의 여정처럼 성스럽다고 느껴졌다. 처음 시도는 단순했을지 모르지만 여행이 계속될수록 인간의 원초적인 모습 이상의 것을 발견해가는 작가님의 내면적 성장에 깊은 감동을 느끼게 되었었다.
글로만 읽어도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게 느껴지는데 여행 기간 내내 작가님을 만난 사람들도 그녀의 도전을 전해들으며 나와 같은 생각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이 도와주듯 작가님을 도와주던 수많은 주변인들의 도움의 손길과 응원이 있어서 위험하지 않게 무사히 여행을 마치게 된 게 아닌가 싶었다.
진짜 혁명은 화염병이 아니라 소비하지 않는 습관에서 시작한다는 표지 문구가 계속 생각이 난다.
용감한 작은 혁명,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작가님을 응원하는 한 명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