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러브, 좀비는 조예은 작가가 2020년 안전가옥을 통해 출간한 단편 소설집으로, 2023년 10만 부 기념 큰글자도서 특별판(ISBN: 9791191193657)으로 재출간되었다. 📖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이 작품은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로 주목받은 조예은의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독창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네 편의 단편—“초대,” “습지의 사랑,” “칵테일, 러브, 좀비,”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를 수록한다. 호러, 스릴러, 오컬트
언젠가부터 가끔 인스타에 뜨던 조예은의 단편집이다. 강렬한 예쁜 표지와 또 잊을 수 없는 제목으로 한번에 각인되었던 작품인데 저 제목 속 "좀비"라는 단어 때문에 내가 읽을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책! 하지만 또 알라딘 중고 서점에 갔다가 막상 발견하고 보니 얇은 책자에 이 강렬한 표지를 잊을 수가 없어 결국 손에 들고 왔다. ㅎㅎ
160여 페이지의 이 짧은 책에는 총 4편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맨 첫 작품인 <초대>를 읽고는 많이 혼란스러웠다. '아, 역시 이런 책은 나랑은 안 맞나보다'하고 실망하기도...했지만 워낙 얇은 책이라 완전히 덮지 않고 다시 읽어 본다. 한 권을 읽는 데 2시간 남짓이면 되지 않겠어?라는(평소 무지무지 느리게 읽는 나라도) 생각으로.
그런데 이게 참... <습지의 사랑>은 뜬금없는 귀신들의 사랑으로 시작했다가 환경 파괴와 귀신들의 사랑이라는 가슴 아픈 이야기로 끝나서 어헝? 하고 놀랐다가 표제작 <칵테일, 러브, 좀비>를 통해서는 이 작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어갔는데, 마지막 작품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에서는 "헉!!!!!!!" 하고 너무 놀라고 사실 읽다가 어떤 구조인지 알아채긴 했지만 뭐 내가 알아챘다는 사실보다는 그 무한의 타임 패러독스에 완전 빠져들고 말았다는! 아, 이렇게 또 새로운 영역, 새로운 작가에게 입문하게 되는구나... 싶었다.
‘죽음’을 각기 다른 네 가지 감성으로 이끌어 나가는 단편집.
첫 이야기 <초대>에서 채원은 태주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전체적으로 인상이 흐릿한 여자였다.”, “이목구비가 없는 여자였다.” 등에서 알 수 있다.
태주는 실존이기보다는 채원이 만들어낸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정현이 태주라는 인물과 연락을 주고받기는 했지만, 그리고 클래스에 태주라는 인물이 참석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채원은 태주를 만난 적 없고, 몇 번의 ‘태주’라는 이름을 확인한 후 채원의 불안이 만들어낸 상상이라고 생각한다.
p. 114 아버지는 굳이 사과가 아니어도 언젠가 무슨 핑계로든 어머니를 찔렀을 것이다. 나 역시 굳이 오늘이 아니어도 언젠가 아버지를 죽였을 것이다. 동기나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것은 언젠가 벌어지고야 말 일이었던 것이다. (내가 이 도서를 사기로 마음먹은 문장)
p. 136 나는 그제야, 어머니의 눈과 나의 눈을 보고서야, 누구를 막고 누구를 먼저 죽이든 아무 소용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제의 시발점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곳에 있었다. 이보다 훨씬 이전에. 어머니가 표정을 잃기 전, 아버지가 술을 마시기 전, 아버지의 회사가 망하기 전, 그리고 우리가 행복했을 때보다 더, 더, 더 전에. 내가 태어나기 전에. 그 두 명이 만나기 전에.
p. 154 우리는 그 잘못 부른 이름들에서 한 글자씩을 가져와 아이의 이름을 지었다.
<습지의 사랑>은 읽으며 흐뭇했다.
책을 읽으며 처음 설레본 것 같다.
사실 앞 세 개의 이야기는 그저 그랬다.
이 소설의 감성을 좋아하는 분이 정말 많은 것 같은데.
그냥 저냥 나름 잘 쓴 글 읽는 기분이었다.
감성도 잘 모르겠고, 문학 천재의 글을 읽는 기분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가 기대 없이 후루룩 읽다가
마지막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에서 요동쳤다..
원래 이런 타임 패러독스 장르는 두 개의 이야기 속 인물이 연관되기 마련인데,
그래서 분명 연관되겠지 하며 읽었지만 어떻게, 누가 연관되는지 추측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더 짜릿했다..
굳 수상 받을 만해요.
2025/11/1 ~ 2025.11.5 3h 30m
미쳤다(positive) 조예은 작가님 작품을 진짜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단편 중에 미쳤다..! 싶었던 것은 잘 없었는데 이건 다르다!
*장편쟁이로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가장 좋았던 건 많은 분들이 최애라고 했던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이 편은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했다고 하는데 그럴만하다
작가의 말에선 이 작품을 집필하실 때 '이런 걸 써도 되나?'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는데 어이가 없다; 작가님 이런 걸이라뇨..타임리프 싫어하는데 개좋음
단편 4종이 수록된 이 단편집은 구매를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될 정도로 단 하나도 버릴 것이 없어 싹싹 핥아먹었다
'조예은 월드' 라는 건 이런건가? 싶을 정도 (극찬)
혹시 단편을 안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칵테일, 러브, 좀비]를 자신있게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