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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14.10.24
페이지
372쪽
상세 정보
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킨 대학교 죽음학 수업.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 보도 후 혼란을 느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전직 기자 에리카는 이 수업을 취재하기 위해 죽음학 교수 노마를 찾아간다. 유언과 마지막 호흡에 대한 토론, 묘지와 호스피스 센터에서의 현장학습, 본인의 추도사와 생애 유서를 작성하는 숙제 등 독특한 수업 방식을 통해 노마는 학생들이 죽음의 비밀과 마주하도록 인도한다.
4년간 이 수업에 참여한 에리카는 흡사 소설을 읽는 듯한 문장으로 노마가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하도록 이끌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려낸다. 노마는 엄마의 자살 시도로 강박증에 시달리는 케이틀린에게 안정을 주고, 동생의 죽음을 막지 못한 조나단의 죄책감을 어루만져주며, 집 없이 떠돌던 아이시스에게 희망을 전한다. 흥미로운 강의와 현장학습, 그리고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은 결국 죽음이 전하는 삶의 진실을 깨닫게 한다.
상세정보
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킨 대학교 죽음학 수업.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 보도 후 혼란을 느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전직 기자 에리카는 이 수업을 취재하기 위해 죽음학 교수 노마를 찾아간다. 유언과 마지막 호흡에 대한 토론, 묘지와 호스피스 센터에서의 현장학습, 본인의 추도사와 생애 유서를 작성하는 숙제 등 독특한 수업 방식을 통해 노마는 학생들이 죽음의 비밀과 마주하도록 인도한다.
4년간 이 수업에 참여한 에리카는 흡사 소설을 읽는 듯한 문장으로 노마가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하도록 이끌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려낸다. 노마는 엄마의 자살 시도로 강박증에 시달리는 케이틀린에게 안정을 주고, 동생의 죽음을 막지 못한 조나단의 죄책감을 어루만져주며, 집 없이 떠돌던 아이시스에게 희망을 전한다. 흥미로운 강의와 현장학습, 그리고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은 결국 죽음이 전하는 삶의 진실을 깨닫게 한다.
출판사 책 소개
“이 수업은 왜 3년을 기다려야 할까?”
엄마를 잃을까 두려운 케이틀린, 동생을 지켜주지 못한 조나단…
이들을 죽음의 비밀과 마주 서게 한 킨 대학 노마 보위 교수!
눈물의 수업을 통해 깨닫는 경이롭고 아름다운 삶의 진실
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킨 대학교 죽음학 수업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 보도 후 혼란을 느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전직 기자 에리카 하야사키(현재 UC 어바인 문학 저널리즘 조교수)는 ‘죽음의 무자비함과 의미’를 이해하는 방편으로, 킨 대학교 죽음학 수업을 취재하기로 한다. 노마 보위 교수가 진행하는 이 수업의 이름은 <긴 안목으로 바라보는 죽음>으로 3년 치 대기자 명단이 붙어 있을 정도로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수업이다. 무려 4년간 수업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노마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이 수업을 취재한 저자는, 노마가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하도록 이끌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려낸다.
이 책 《죽음학 수업(The Death Class)》은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노마 교수의 이야기이자 수업을 통해 마음을 회복해나가는 학생들의 이야기이며, <긴 안목으로 바라보는 죽음>의 수업 내용이기도 하다.
노마는 흥미로운 방식으로 이 수업을 이끌어가는데, 유언, 임종 등의 주제로 토론을 하는가 하면 본인의 추도사 쓰기와 생애 유서를 작성하는 과제 등을 통해 학생들이 죽음의 비밀과 마주하도록 인도한다. 그러나 이 수업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현장 학습이다. 노마는 공동묘지, 시체 안치소, 장례식장의 방부 처리실 등 여전히 죽음의 흔적이 남아 있는 현장으로 학생들을 데려가 그 현장에서 삶에 대한 감사를 전한다.
검시소에 들어간 케이틀린의 눈에 알코올과 마약 중독으로 숨져 테이블에 놓인 사람이 들어왔다. 그녀는 부풀어 오른 장기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생각났다. 약을 끊지 않으면 그녀의 시신이 바로 저렇게 되리라. 하지만 케이틀린은 토하지 않았다.
“거 봐. 괜찮지?”
노마가 말했다. 케이틀린은 살균제 없이 최악의 두려움과 마주 할 수 있었고, 그래도 괜찮았다.
“살아 있는 건 좋은 거예요, 그렇죠?”
교수는 부검 후 울면서 뛰쳐나갔던 학생들에게 물었다.
“우리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존재인지 알겠던가요? 우리에겐 삶을 당연하게 여길 권리가 없어요.”(본문 86쪽)
소설 같은 이야기,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실화다
저자는 기존의 단순한 사실만 전달하는 기사 작성법에서 벗어나 소설 문장처럼 ‘이야기하듯’ 구성하는 내러티브 저널리즘(narrative journalism)을 연구하며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내러티브 논픽션(narrative nonfiction)에 해당한다.
죽음학 수업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되어 밝혀나가는 죽음과 삶의 의미는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조로 진행되어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흥미와 감동을 주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다. 어떤 사건도 조작되거나 다른 책에서 인용하지 않았다.
4년 동안, 저자는 녹음기를 들고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주변을 맴돌며 수 천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한편 심리학부터 철학에 이르기까지 죽음, 임종, 정신건강이라는 주제와 관련된 책과 논문을 백여 권 넘게 읽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다. 학자들의 연구보다는 일반인들의 이야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최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배제하고 인물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책을 구성했지만 학문적 연구는 대부분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에 녹여냈다. 저자의 전문적 취재와 문학적인 글 솜씨는 킨 대학교의 죽음학 수업이 전하는 감동과 지혜를 강의실 밖으로 옮기기에 충분하다.
가장 힘들고 지칠 때,
죽음학 수업
노마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공통점 중 한 가지는 삶의 문제로 많이 지쳐있다는 것이다. 노마는 이런 학생들에게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의 이론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다시 자신의 삶을 긍정하도록 이끈다. 이를 테면 노마는 반복되는 엄마의 자살 시도로 강박증에 걸린 케이틀린을 집중 상담하며, 자신의 삶조차 엄마에게 송두리째 뺏기는 케이틀린이 가족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돌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한다. 노마는 그녀에게 한 발 떨어져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해결하게 놔둘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케이틀린은 노마의 조언으로 부모를 변화시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자신의 삶에 집중한다. 노마의 조언은 ‘스스로 자기 자신이 되어야 진정한 둘도 가능’하다는 에릭슨의 조언과도 흡사하다.
그런가 하면 노마는 동생의 자살을 막지 못해 죄책감에 시달리는 조나단이 자신의 사연을 소리 내어 말함으로써 아픔을 치유하도록 한다. 평소에도 노마는 학생들에게 줄곳 ‘사연에 소리를 입히’라고 말해왔는데 이는 아무리 끔찍한 사연이라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행위에는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노마의 말처럼 조나단은 학생들 앞에서 동생의 죽음을 소리 내어 말하던 날 죽음학 수업의 본질을 깨닫는다.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인 것이다.
“한때는 ‘죽을 때까지 동생을 돌보겠다. 무슨 대가를 치르든, 얼마나 오래 걸리든 상관없다. 어떤 일이 닥쳐도 동생을 보살필 거다.’라고 다짐했습니다. 저에겐 동생이 가장 중요했으니까요. 그랬는데 그 애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그러자 제 삶이 돌아오더군요. 참 이상한 일이죠. 만일 앞으로 제가 살아가면서 제 삶을 내팽개친다면, 늘 우울해하면서 되는 대로 살아간다면 그 애의 죽음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겁니다.”(본문 256쪽)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저는 우리가 죽음을 외면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질 않아요. 사랑하는 이가 죽으면, 운이 좋은 경우에 직장과 학교에서 3일 휴가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살아가게 돼 있습니다. 저는 이게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애도하지 못하면 그런 마음의 짐을 짊어지는 것 때문에 몸에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저는 학생들에게 슬픔이 우리를 어떻게 가로막는지, 어떻게 한자리에 머물게 만드는지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2014.1.1.19 NPR - 노마 보위 교수 인터뷰 중에서)
인간의 생애주기를 여덟 단계로 나눈 에릭 에릭슨의 단계 이론에 따르면 사람에겐 위기를 극복하며 생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까지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 위기는 여덟 단계에서 두루 나타나는데,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각 단계의 덕목을 계발할 수도, 한 단계에 발이 묶일 수도 있다.
에릭슨은 진실성 있게 죽음과 마주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선 먼저 앞의 일곱 단계에 속한 구체적 덕목들을 모두 성공적으로 계발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노마의 경험으로 보자면, 생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모든 단계를 거쳤고 난관을 만족스럽게 극복한 사람들은 두려움이나 불만이 덜한 상태로 죽음과 마주할 수 있다. 결국 긴 안목으로 죽음을 바라볼 때, 삶의 난관을 바람직하게 헤쳐 나가는 것은 후회 없는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노마는 자신의 수업에서 이 점을 강조한다.
노마와 학생들의 흥미로운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죽음학 수업》은 한 학기가 마무리 되는데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많은 변화를 보여준다. 엄마와의 거리 두기가 필요했던 케이틀린은 심리상담가가 되어 활동 준비를 서두르고 자살한 동생의 사연을 소리 내어 말했던 조나단은 동생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봉사활동에 시작한다. 이들의 변화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은 죽음에 관한 흥미로운 탐색을 통해 삶의 위기에 놓인 이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그리하여 《죽음학 수업》은 삶에 지친 이들에게,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도록, 권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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