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있어 이런 말을 하게 되는 날이 오다니, 스스로 낯간지럽고 민망하지만 “라떼~ 이런 책이 있었더라면 조금 더 잘 키울 수 있었을 건데!” 싶어지는 책을 만났다. 바로 <베싸육아>. 맞다. 900만 조회 수 화제의 육아 유튜버 베싸TV의 그 베싸육아다. 뭐 워낙에 유명한 분이니 이 분에 대한 설명은 접어두고 책에 대해 이야기만 하고자 한다. 이 책은 “근거 있는 육아”를 모토로 하는 분답게 전 세계 2000여 개의 논문을 집대성하였으며, 본인이 겪었던 '정보의 함정'을 후배 엄마들이 겪지 않게 하려고 이 책을 냈다고 한다.
나는 엄마를 맹신했던 터라 검색보다는 '엄마 의견'에 더욱 기울였으나, 아마 대부분의 요즘 엄마들은 넘쳐나는 정보의 호수에서 내가 필요한 정보를 건져 올릴 것이다. 그런데 그 정보의 출처는 명확한가? 유명한 박사님의 정보라지만 내 아이에게도 적합한가? 등의 혼란도 함께 건져 올렸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는 그렇게 검색되는 거의 모든 궁금증이 들어있다. 영유아기의 자율성, 수유텀, 모유 수유와 분유 수유의 차이, 모유 수유 엄마의 식사 혹은 영양제, 이유식이나 유아식, 수면 교육, 놀이 및 책육아, 발달과 훈육 등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라도 포털에 입력해보았을 키워드가 가득 담겨있는 것.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는 이미 0~4세의 나이를 훌쩍 지나왔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집보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이 읽고, 육아 뚝심을 지니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받아들고 가장 먼저 펼쳐본 페이지는 '모유 수유'였다. 원래 발췌독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0~4세까지 육아를 하는 내내 나를 가장 고민에 빠지게 하고, 번뇌하게 했던 것이 모유 수유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이가 5개월 때 복직하여 유축기를 짊어지고 다니면서까지 '완모'를 한 일명 '독한 엄마'였기에 상처가 되는 말을 수없이 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아이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성향이 어쩌면 수유텀 없이 늘 배불리 먹이고자 하는 할머니와, 모성애와 죄책감을 섞어 반응 수유하는 엄마의 극성에 기반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또 장난감과 책육아에 대한 부분도 집중해서 읽었는데, 가진 재주가 책 읽는 것뿐이라 어쩌다 보니 책육아를 해온 나지만 우연히 권장하는 내용을 잘 지켜왔고, 그로 인해 여전히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기 주도 독서를 하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여전히 수면독립을 하지 못한 '숙제 못 한' 알 수 없는 마음에 여러 생각을 더 하기도 했다.
물론 이 <베싸육아>에 담긴 육아 지식도 100%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다. 99명에게 맞아도 우리 아이에게 맞지 않으면 그것은 '우리 집 육아법'이 아니 너 말이다. 그럼에도 내가 후배 엄마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이 책은 '내 방법이 맞아'라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공부해봤더니 이런 게 맞더라. 그러니 너도 이런 공부를 해보는 것은 어때? 이런 거 찾아보는 거 어때? 아니면 이렇게 한번 시도해볼까?' 하고 권한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부모 스스로를 위해 성장하고, 사랑하며 아이와의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가라고 권한다. 이토록 탄탄한 근거와 팩트를 꾹꾹 눌러 담아놓고서도 '나는 이렇게 해보니 좋더라, 너도 한번 해보는 거 어때?'라는 너그러움을 문장 속에서 만나보며 유명세를 탄 소위 '육아 전문가'들의 얼굴이 떠오르더라. 물론 그들의 학업과 경력은 존중하지만 한두 번 본 아이를 두고 당당히 “이 아이는 이런 상태. 이렇게 고쳐야 함”이라고 말하는 것에 우려를 느껴왔기에 '아이 중심'으로 말하는 이 책이 더욱 진솔하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맞다. 이 책은 진솔하다. 자신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이야기하고, 그럴듯한 단어로 포장하지 않는다. 소중한 아이들에게 이상한 병명이나 별명을 붙이지도 않고, 덤덤히 필요한 지식만을 전달한다. 그마저도 육아로 바빠서 다 읽지 못할까 봐 '결론'부터 말해준다.
작가님은 수천 시간을 사용해 얻었을 지식을 독자들은 몇 시간 만에 얻는데도 “아이의 소중한 시간을 놓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책. 아마 이 책은 많은 독자에게 '우리 집에 상주하는 친정엄마'가 되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