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카메라

김정화 지음 | 샨티 펴냄

여행하는 카메라 (카메라 우체부 김정화의 해피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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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9.25

페이지

312쪽

이럴 때 추천!

떠나고 싶을 때 , 힐링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아요.

#똑딱이 #카메라야부탁해

상세 정보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카메라로 하나되는 여행 이야기

어렵게 살고 있는 지구촌 아이들에게 직접 사진을 찍게 하여 자신의 가치와 존재감을 회복하도록 돕고, 비슷한 처지의 다른 나라 또래들과 카메라를 공유하게 하여 서로 이해하고 응원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인 '카메라야 부탁해!'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자금을 모아 혼자서 전 과정을 진행한 주인공은 스스로를 '카메라 우체부'라 부르는 김정화이다.

[TV는 사랑을 싣고], [도전 골든벨], [역사스페셜] 등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TV 프로그램의 방송 작가였고, 1억 원 상금의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1등으로 당선되기도 한, 잘 나가던 그녀가 모든 일을 접고 여러 대의 카메라를 둘러맨 채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찾아간 것이다.

그녀는 쉽게 해외 여행을 할 수 없는 한국과 베트남, 미얀마, 몽골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편지 대신 카메라를 전달하는 역할을 2년에 걸쳐 했다. 그 기간 동안 이들 네 나라를 두 차례씩 돌며 진행한 '카메라야 부탁해!'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저자는 오랜 방송 작가의 경험을 살려 특유의 위트와 함께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써나갔다.

책에는 한국 편 이야기를 제외한 나머지 세 나라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9세에서 16세 사이의 아이들 스물두 명이 찍은 1만 4천여 장의 사진 중 130여 장이 아이들의 사연과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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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살고 있는 지구촌 아이들에게 직접 사진을 찍게 하여 자신의 가치와 존재감을 회복하도록 돕고, 비슷한 처지의 다른 나라 또래들과 카메라를 공유하게 하여 서로 이해하고 응원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인 '카메라야 부탁해!'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자금을 모아 혼자서 전 과정을 진행한 주인공은 스스로를 '카메라 우체부'라 부르는 김정화이다.

[TV는 사랑을 싣고], [도전 골든벨], [역사스페셜] 등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TV 프로그램의 방송 작가였고, 1억 원 상금의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1등으로 당선되기도 한, 잘 나가던 그녀가 모든 일을 접고 여러 대의 카메라를 둘러맨 채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찾아간 것이다.

그녀는 쉽게 해외 여행을 할 수 없는 한국과 베트남, 미얀마, 몽골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편지 대신 카메라를 전달하는 역할을 2년에 걸쳐 했다. 그 기간 동안 이들 네 나라를 두 차례씩 돌며 진행한 '카메라야 부탁해!'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저자는 오랜 방송 작가의 경험을 살려 특유의 위트와 함께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써나갔다.

책에는 한국 편 이야기를 제외한 나머지 세 나라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9세에서 16세 사이의 아이들 스물두 명이 찍은 1만 4천여 장의 사진 중 130여 장이 아이들의 사연과 함께 실려 있다.

출판사 책 소개

2014년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도서
2015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

‘카메라’가 여행을 한다고?


어느 날 카메라 가방을 짊어지고 나타난 부자 나라의 낯선 어른, 그리고 그녀가 나눠준 카메라로 생전 처음 사진을 찍어보는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 아이들에게 준 카메라는 그럴듯한 DSLR 카메라가 아니다. 이른바 ‘똑딱이’라고 하는 조그만 자동 카메라, 그나마도 중고 카메라다. 그러나 카메라를 만지는 아이들은 마냥 신나고 즐겁기만 하다.
카메라를 만져보거나 사진 속 주인공이 되어본 적 없는 아이들은 직접 카메라를 들고 ‘가장 멋지다고 생각되는 자신의 표정’,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과 가장 나쁜 것’, ‘살면서 가장 기뻤던 일과 슬펐던 일’, ‘자신에게 주고 싶은 선물 한 가지’ 등등 열 가지 주제로 자신과 가족, 친구, 풍경이나 물건 등을 찍기 시작한다. 사진을 찍고 끝이 아니다. 왜 그것을 찍었고 그걸 찍으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그날그날 사진 일기도 써나간다. 카메라에 직접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보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그동안 느껴본 적 없는 큰 기쁨과 자신감, 나아가 존재감을 맛보기도 하고 자기 안의 끼와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렇게 2주 동안 찍은 사진들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긴 채 마치 이어 달리기 바통처럼 다른 나라 아이들에게 전해진다. 이제 또 새로운 아이들이 똑같은 카메라에 자신들만의 소중한 사연을 담고, 그 카메라는 또다시 다른 나라 아이들에게 전해진다. 각기 다른 나라의 아이들의 사연이 빼곡히 담긴 카메라가 국경을 넘고 넘어 여행을 하는 셈이다. 이름하여 ‘카메라야 부탁해!’ 프로젝트다. 어렵게 살고 있는 지구촌 아이들에게 직접 사진을 찍게 하여 자신의 가치와 존재감을 회복하도록 돕고, 비슷한 처지의 다른 나라 또래들과 카메라를 공유하게 하여 서로 이해하고 응원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자금을 모아 혼자서 전 과정을 진행한 주인공은 스스로를 ‘카메라 우체부’라 부르는 김정화 씨이다. <TV는 사랑을 싣고> <도전 골든벨> <역사스페셜> 등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TV 프로그램의 방송 작가였고, 1억 원 상금의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1등으로 당선되기도 한, ‘잘 나가던’ 그녀가 모든 일을 접고 여러 대의 카메라를 둘러맨 채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찾아간 것이다.
그녀는 쉽게 해외 여행을 할 수 없는 한국과 베트남, 미얀마, 몽골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편지 대신 카메라를 전달하는 역할을 2년에 걸쳐 했다. 그 기간 동안 이들 네 나라를 두 차례씩 돌며 진행한 ‘카메라야 부탁해!’ 프로젝트의 이야기를 저자는 오랜 방송 작가의 경험을 살려 특유의 위트와 함께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써나갔다.(책에는 한국 편 이야기를 제외한 나머지 세 나라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9세에서 16세 사이의 아이들 스물두 명이 찍은 1만 4천여 장의 사진 중 130여 장이 아이들의 사연과 함께 실려 있다.

아이들의,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기록

그녀는 아이들에게 사진 찍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다. 때문에 아이들이 찍은 사진은 완성도 높은 ‘잘 찍은’ 사진이 아니다. 찍는 사람의 감정이 느껴져서 보는 이도 함께 즐겁거나 슬프거나 아프다면 그게 좋은 사진이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고, 그런 느낌을 경험하고 공유하자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취지이기 때문이다.
“찍는 사람의 느낌이 전달되는 사진, 이야기가 상상되는 그런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얼굴이 반쯤 잘리고 초점이 안 맞으면 좀 어떤가! 찍는 사람이 느꼈을 정서가 고스란히 전달되고, 그래서 보는 이의 정서를 자극한다면, 완성도는 좀 떨어져도 충분히 좋은 사진이다. 그런 사진들은 기계가 아니라 마음으로 찍는다. 그렇기 때문에 카메라의 디테일한 기능 따위는 몰라도 된다. 그저 오토 모드로 놓고 찍어도 충분하다.”(34쪽)
그녀의 바람처럼, 서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담아서 다른 나라 친구와 카메라를 공유했다. 외국 친구들의 사진을 보면서 아이들은 때로 위로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먼 나라의 친구를 응원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스스로도 몰랐던 자기만의 가치를 발견하며 꿈을 찾기도 하고, 지지와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는 어린 마음들이 치유받기도 했다. 그런 덕분인지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은 백 퍼센트 이상의 만족도를 보여주었다. 어떤 아이는 살면서 이처럼 행복한 순간이 또 없었다고도 했다. 사진 한 장 한 장에는 아이들이 지닌 고유의 빛과 날것 그대로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가난 때문에 소외되어 살아오면서 존재감 없고 내세울 것도 없던 아이들은 카메라를 손에 쥐는 순간 빛나고 생생한 존재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과연 자신을 반길지, 프로젝트에 기꺼이 참여할지 반신반의하면서 길에 나섰던 저자는 아이들이 사진을 찍으며 자기가 얼마나 가치 있고 빛나는 존재인지 스스로 깨달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젝트의 성공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찍은 사진들을 훑어보다 시선을 끄는 사진이 있으면 찍은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보고 사진을 찍은 아이에게 칭찬을 해주곤 했다. 한번은 우연의 일치인지 같은 아이가 계속 손을 들었다. 그 아이는 사진을 찍기 전까지는 존재감이 전혀 없던 아이였다. 소심하고 소극적이던 아이가 그렇게 독보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모든 존재는 저마다 빛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찍히는 대상이 아니라 찍는 주체일 때 더 빛난다는 것을!

사진으로 나를 보여주기, 그리고 함께하기

“꽃봉오리예요. 향기를 피우며 미모 경쟁을 하는 꽃이 저를 상징하는 것 같아요. 전 늘 웃어요. 피기 전의 꽃이나 잎이 진 후의 꽃은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응옥아잉, 베트남)
“제가 대나무를 닮았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어떤 고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극복해 내기 때문이에요. 대나무는 강한 삶의 에너지가 있어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저를 상징하는 것으로 대나무를 고르고 찍으면서 무척 기뻤습니다.”(남, 베트남)
“제가 찍은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우리 아빠 사진이에요. 지금은 아빠가 병 때문에 몸이 너무 말랐어요. 그런데 사진상으로는 멋있어 보여요. 그래서 마음이 좋아요.”(떼데퉤이, 미얀마)
“저에게 가장 행복한 것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학교 못 다니는 아이들 보면 불쌍해요. 다른 나라에도 학교에 가고 싶은데 못 가는 아이들이 있나요?”(휴윗느웨, 미얀마)
“우물에 가서 물 떠오는 데 왕복 15분 정도 걸려요. 매일 난로에 불도 때요. 우리 가족 모두 하는 일이고 몽골 사람이면 세 살 때부터 다 하는 일인걸요.”(뭉흐바트, 몽골)

아이들이 사진 일기장에 쓴 글이다. 바로 이것이었다. 자체 검열 없는 사진, 부끄러움 없는 가난, 의도하지 않고 마구 찍기 등이 아이들로 하여금 ‘좋은 사진’들을 마구 쏟아내게 했다. 베트남의 다섯 아이 중 가정 형편이 가장 어려운 흐엉이는 혼자서 찍은 사진만 400장이 넘었는데, 이 중 100장이 집 안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개는 어디에 묶여 있고, 밥은 무엇을 어떻게 먹으며, 새장에 새는 몇 마리나 있는지, 흐엉이네 집에 직접 가보지 않아도 사진이 다 알려주고 있었다. 흐엉이는 이웃 사람들도 거리낌 없이 카메라에 담았는데, 하나같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한 채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었다.
“나 같은 외부인이 그런 일상적인 사진과 자연스러운 포즈를 담아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라, 작고 귀여운 꼬마가 알짱대면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나름 분위기 잡는데 그걸 본 어떤 어른이 어떻게 무장해제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사진 속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엄마 미소, 아빠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진을 본 사람들 또한 그렇게 엄마 미소, 아빠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이고.”(34쪽)
미얀마에서 만난 아이들은 먼 고향 집을 떠나 양곤 외곽의 사원 학교에서 기숙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까까머리 소녀 스님 160여 명이 365일 함께 먹고 자고 공부하며 집단으로 생활하는 학교, 근엄한 사원 분위기와 달리 아이들은 정말 사원 학교의 하루 24시간을 그림으로 그리라고 하면 그릴 수도 있을 것처럼 별의별 것을 시시콜콜 다 찍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진 속 소녀 스님들은 빗자루를 기타삼고 바가지를 모자삼아 록 밴드 흉내를 내고, 선생님 뒤에서 몰래 혀를 내밀고 메롱 하고 있고, 삼삼오오 모여서 모델 놀이를 하고 있었다. 조신한 자세가 몸에 배어 있던 그 스님들을 찧고 까불고 방정떠는 악동들로 변신시킨, 그 믿기지 않는 마법을 휘두른 것은 바로 카메라였다.
그뿐이 아니다. 아주 어린 나이에 부모 품을 떠나 일 년에 한두 번밖에는 못 만나고 사원 학교의 부실한 식단으로 늘 허기를 느끼는 아이들이지만, 함께 공원으로 소풍을 갔을 때 멀리서 걸어오는 소년 스님들에게 슬그머니 카메라 앵글을 맞추고 줌으로 당겨 찰칵 찍고선 시치미를 떼는 열다섯 살 사춘기 소녀 스님도 있었다. 카메라가 엄숙한 승복 뒤에 가려진 ‘아이다움’, ‘소녀다움’을 불러낸 것이다. 카메라를 쥐고 있는 동안에는 마법에 걸린 듯 스님 모드에서 소녀 모드로 자동 전환된 것이다.
몽골 아이들은 베트남이나 미얀마의 아이들과는 기질적으로 많이 달랐다. 수줍음을 타거나 살가운 데가 별로 없고 무뚝뚝하고 억셌다. 반면에 어린 나이에 일당백의 일을 하면서도 엄살을 부린다거나 생색을 내는 경우가 없었다. 동생을 돌보고 물을 긷고 새벽에 일어나 난로의 석탄을 가는 아이들, 생전처음 눈썰매장에 데려가자 카메라는 내던지고 눈썰매 타는 데만 무섭게 집중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지만 두 번째 일정까지 모두 마치고 프로젝트가 끝난다고 하자 선물로 주고 가겠다는 카메라도 받지 않겠단다. 몽골의 끝판 애교왕 이칭허를러는 “언니가 와서 주면 되잖아요. 제가 카메라 안 받으면 언니 내년에 다시 오는 거죠?”라고 하고, 억세고 괄괄한 언니 오빠들 덕분에 늘 스트레스를 받던 나몽차야는 “우리와 시작했으니까 우리와 끝까지 가야 한다”고 했다.
그녀를 베트남 아이들은 ‘꼬 화’, 몽골 아이들은 ‘자가 에그체’, 미얀마 아이들은 ‘버다웃’, 한국 아이들은 ‘정화쌤’이라 불렀다. 그녀는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 깨닫는다. “내가 준 것이 카메라가 아니라 바이올린이었다고 해도, 아니 돌덩이였다고 해도 아이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이 되고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것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자신을 선택해 주고, 마음껏 사진을 찍게 해주고, 좋은 데 놀러 가서 함께 놀고, 맛있는 음식을 사준 그 사람…… 그 사람의 존재만으로 아이들은 충분했고 중요했던 것이다.”(290쪽)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과거의 잘 나가던 삶을 마감하고 ‘카메라 우체부’라는 1인 NGO로 변화해 간 김정화 자신의 성장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출발은 순전히 가난한 나라의 결핍된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선한 의도였다. 하지만 그 의도 속에 감춰진, 그 아이들에게 ‘구원자’로서 어필하려는 욕망을 나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만에 불과했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고 보니 정작 구원자는 내가 아니라 그 아이들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가장 성장하고 치유된 사람은 다름 아닌 나였다.”(10쪽)
‘카메라야 부탁해!’ 프로젝트가 끝나고, 그녀는 사십대 중반에 다시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고, 지금은 예술심리치료사로서 새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더욱 확장하고 지속시키기 위해 ‘여행하는 카메라’라는 이름으로 NGO도 설립해 운영할 예정이다.

‘카메라 우체부’를 모집합니다

카메라를 전달받고 외국 친구가 찍은 사진 속의 모습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호기심과 공감으로 반응했다. 또 카메라 속 다른 나라 친구들을 직접 만나보면 좋겠다고 소망을 품기도 했다. 우물 밖 세상의 존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베트남 아이들은 길에서도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녀요. 운동화를 안 신고. 신기해요.”(이칭허를러, 몽골)
“눈 덮인 산을 미얀마에서는 볼 수 없어요. 눈 쌓인 나무를 보니까 텔레비전에서 본 크리스마스 트리 같았어요.”(휴윗느웨, 미얀마)
“소는 베트남에서 농민들에게 아주 유용한 동물이에요. 논을 갈고 많은 일을 하기 때문이죠. 베트남에서 소가 이렇게 유용하다는 것을 외국 친구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헙, 베트남)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면 다시 참여하겠느냐고 묻자 아이들은 백 퍼센트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사진이 지닌 치유의 기능이 놀랄 만큼 강렬하고 매력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사진에는 자신의 무의식이 드러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내면과 접촉하고 통찰하게 이끌어주며,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면서 단순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강렬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단지 아이들만이 아니라 그녀 자신조차도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 그녀가 또 다른 ‘카메라 우체부’들을 모집해 이 프로젝트를 아예 NGO 형태로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싶어 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이 책의 출간에 즈음해 ‘카메라야 부탁해!’ 프로젝트를 함께할 ‘카메라 우체부’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또 집에 안 쓰는 디지털 카메라(똑딱이 카메라)가 있으면 기증도 받는다. 사진전시회, 카메라 우체부를 위한 교육과 지원도 할 계획이다. 더 자세한 것은 http://www.facebook.com/Mytravelingcamera에 들어가면 볼 수 있다.

“나는 그저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고 옆에서 촉진해 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면서 아이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고 잘 찍었다며 칭찬해 주는 것이 다였다. 너는 사랑스럽다고, 너는 능력이 있다고, 너는 소중한 존재라고 속삭여주면 될 뿐이었다. 그렇게 아이의 정서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지지해 주는 어른이 옆에 있으면 아이는 알아서 자가 발전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것을 고스란히 내게 갚아주었다. 그뿐 아니라 거울이 되어 내가 보지 못하는 나를 비춰주었다. 그리하여 처음 길은 내가 냈으나 이제 나는 아이들이 내준 길 위에 서 있다.”(3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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