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눈물

제임스 엘킨스 지음 | 아트북스 펴냄

그림과 눈물 (그림 앞에서 울어본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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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

출간일

2007.12.19

페이지

408쪽

이럴 때 추천!

외로울 때 , 답답할 때 ,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읽으면 좋아요.

#감동 #감정 #미술 #미술관

상세 정보

언제든 터져 나올 수 있는 눈물을 간직한 이들에게
그림 앞에서 울고 난 뒤의 묘한 행복을 이야기하는 책

그림이 우리를 어떻게 강렬하고 예기치 못하게, 심지어 눈물을 흘릴 지경으로 동요시키는지에 관해 다룬 책이다. 미술사학자 제임스 엘킨스가 그림 앞에서 울어본 사람들의 사연을 수집해 그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그림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피고, '눈물이 말라 버린' 우리 시대의 그림에 대한 인식과 감상 태도를 점검했다.

책은 '왜 우리는 그림 앞에서 울지 않는가?', 그리고 '운다면 그것은 왜 잘못된 일처럼 보이는가?' 하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우는 일은 쉽게 받아들여지지만, 그림 앞에서 우는 것은 뭔가 미심쩍은 눈초리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태도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의아해했고, 그 답을 찾기 위해 '그림을 보며 운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경험담을 적어 보내달라는 신문광고를 내고, 지인들과 미술사학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리하여 받은 답장들을 정리해, 그림 앞에서 울게 되는 현상들을 유형별로 정리.분석하고, '그림 앞에서의 울음'이라는 현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받아들여졌는지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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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우리를 어떻게 강렬하고 예기치 못하게, 심지어 눈물을 흘릴 지경으로 동요시키는지에 관해 다룬 책이다. 미술사학자 제임스 엘킨스가 그림 앞에서 울어본 사람들의 사연을 수집해 그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그림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피고, '눈물이 말라 버린' 우리 시대의 그림에 대한 인식과 감상 태도를 점검했다.

책은 '왜 우리는 그림 앞에서 울지 않는가?', 그리고 '운다면 그것은 왜 잘못된 일처럼 보이는가?' 하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며 우는 일은 쉽게 받아들여지지만, 그림 앞에서 우는 것은 뭔가 미심쩍은 눈초리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태도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의아해했고, 그 답을 찾기 위해 '그림을 보며 운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경험담을 적어 보내달라는 신문광고를 내고, 지인들과 미술사학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리하여 받은 답장들을 정리해, 그림 앞에서 울게 되는 현상들을 유형별로 정리.분석하고, '그림 앞에서의 울음'이라는 현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받아들여졌는지 검토한다.

출판사 책 소개

왜 사람들은 그림 앞에서 울지 않는 것일까?
눈물이 말라버린 시대, 잃어버린 우리 안의 감동을 찾아서...


울지 않는 당신, 행복한가?
>>거두절미하고 묻자, 당신은 그림 앞에서 울어본 적이 있는가? 그림을 보고 울 수도 있느냐고, 외려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이상할 것 없는 반응이다. 미술관만 가 봐도 그렇다. 얼굴 가득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채 사람들은 귓속말로 예의 바르게 속삭이고 “아름답다!” 감탄사를 내뱉기도 하면서, 부드럽고 단정한 몸짓으로 일관한다. 그림 앞에서 흥분을 한다거나 당혹스러워한다거나 심지어 눈물을 흘린다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어떻게 모든 사람이, 그렇게 많은 그림 앞에서, 똑같이 반응하는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성격도 취향도 배경도 경험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주제도 내용도 양식도 그린 사람도 모두 다른 그림들 앞에서, 어떻게 한결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을 쓴 제임스 엘킨스도 그것이 궁금했다. 정말 그림 앞에서 우는 사람도 있을까,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그래서 찾아보기로 했다. 그는 각종 신문과 잡지에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린 경험담을 들려달라’는 설문을 싣고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다. 답장을 많이 받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의 결과에 놀랐다. 전화와 이메일, 편지 등 모두 4백 통이 넘는 회신이 왔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모든 내용을 꼼꼼히 읽고, 분석하고, 그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궁금증을 풀어갔다. 그렇게 2년여에 걸친 밀도 있는 연구 끝에, 이 책이 탄생했다.

『그림과 눈물』은 그림 앞에서 울어본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그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눈물의 원인을 추적하는 한편, 역사를 되짚어 눈물이 마르게 된 다양한 계기를 찾아낸다. 그림을 보며 꼭 울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울지 못한 우리를 탓하거나, 우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왜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그림을 감상하고, 운다는 것을 뜻밖의 반응이라고 여기게 되었는지, 눈물이 말라버린 21세기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그림에 대한 인식과 감상 태도를 점검한다. 운다는 것은 어떤 경험인지 들어보고, 울지 않는 우리는 제대로 보고 느끼고 있는 것인지 되돌아보면서, 혹시 뭔가가 우리의 눈물을 억누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신이 원한다면) 울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자고 손을 내민다.

어쩌면 당신은 울 수 없도록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 단지 울 기회를 가져보지 못한 것일 수
도 있으니까. 매일 ‘나는 행복한가’라고 점검하며 살지 않듯, 우리 안의 불행에 둔감해진 것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울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지도 모르니까.

감동의 눈물로 번진, 4백 통의 편지
>>사람들이 그림 앞에서 울었다는 증거는 얼마든지 있다. 중세 말과 르네상스 초, 18세기, 19세기에도 사람들은 매번 다른 그림 앞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울었음을 지은이는 다양한 역사적 증거를 들어 보여준다. 우리 시대만큼 다 같이 작정이라도 한 듯, 눈물이 메마른 때도 없었다는 결론이다. 다행히 앞서 언급한 4백 통의 편지가 지은이를 구했다. 그는 책 전반에 걸쳐 편지들을 인용했고, 그중 인상적인 32통을 골라 ‘부록’에 실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4백여 통의 편지를 보낸 사람들 중 자신이 왜 울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근거 없는 추측만 난무할 뿐, 그들의 눈물은 미지의 암흑 속에 남아 있었다. 심지어 루브르 미술관에 있는 승리의 여신상이 “팔이 없었지만 키가 정말 커서 울었다”는 식의 종잡을 수 없는 표현도 많았다. 비논리적이고 모호하며 뒷받침해줄 사례도 없는 그들의 이야기는 분명 신빙성이 없다.

하지만 지은이는 그들의 부조리한 설명보다 더 경이롭고 불가해한 것은 없다며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설명될 수 있어야만 이치에 맞다”고 믿는 우리의 인식 자체가 어쩌면 억지스런 합리화이고 강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우리가 우리의 몸과 생활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고, 비로소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을 테니까. 지은이는 눈물이 “저희가 원할 때 오가면서,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는 알려주지 않”고,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에게 우리를 믿지 못할 증인으로 만든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그는 십대였던 1942년에 그림 한 점 때문에 울고 50년이 넘도록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모든 설명을 거부한 한 여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은이는 그 여인의 뒤늦은 결단이 “노년에 들어서야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기억이 쌓이면서 사람은 현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 영원히 알지 못할 일에 적응할 뿐”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나아가 그는 운다는 것을 벼락에 맞는 것에 비유한다. 4백여 통의 편지를 분석해본 결과, 그들은 혼자 생각에 잠겨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는 곧 벼락이 때릴 만한 황량한 장소에 가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연의 힘에 노출되어 있고, 어떤 폭풍우가 와도 고스란히 온몸으로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대부분 대피소로 피하는 쪽을 택한다. 지은이 역시 그림에서 “이상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낄 때마다 그림 해설을 읽거나, 다음 그림으로 넘어감으로써 마음의 덧문을 닫아걸었다. 그들과 우리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해하기를 포기한 그 여인은 우리가 갖지 못한 무엇을 가졌는가. 바로 ‘자유’이다. 자연의 힘에 노출되는 상황을 허락함으로써, 설명을 얻고자 하는 강박을 버림으로써, 그들은 울 수 있는 ‘자유’를 얻은 것이다.

그림 앞에서 운 사람들의 증언은 비논리적이고 부조리하고 신빙성이 없다. 하지만 그들은
그 그림을 ‘경험’했고, 그것에 ‘반응’했으며, 한순간이라도 그림 속에 ‘살았다’. 그래서 그들이 하는 말은 충분히 가치 있고 또 진실한 것일 수 있다. 눈물은 사람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사실을 가장 분명히 드러내준다. 그림이 미술관의 설명판에 적힌 건조한 정보나, 미술사 책에 나오는 학구적인 이야기들 이상의 의미를 띠게 될 때 사람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그림이 하나의 게임이 아닐 때, 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을 때, 그림은 비로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로 “아름다운” “예술”이 될 수 있다.

그림은 역사이기 전에 감동이었다!
>>이 책에는 4백 통의 편지를 보내온 ‘울어본’ 사람들의 사연뿐 아니라, ‘울지 못한’ 지은이 자신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열서너 살 즈음, 지은이는 그림 한 점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 이후 회상 능력을 상실할 만큼 “아주 이상한 방식으로” 그림에 애착을 갖게 된 그는 나이를 먹으며 책에서, 엽서에서, 강의실 프로젝터로 비춘 이미지로 그 그림을 여러 번 보게 되었고, 남들이 써놓은 이론을 읽고 그것에 맞춰 그림을 뜯어보았다. 그러는 사이 그는 강렬했던 첫 만남의 순간을 잊었다. 사랑을 잃어버렸다. 이론과 학습과 복습이 그의 기억을 “망쳐놓은” 것이다. 이제 그에게 기적은 사라졌고, 30년 전이라면 결코 사용하지 않았을 “아름다움”이라는 말로 그림을 이해한다. 이제 그는 그 그림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지만, 다시는 그림을 느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역사를 공부하는 일은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다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둘 모두 우리에게 쾌락을 주지만, 매우 해로운 습관이다. 하나는 몸을 죽이고, 하나는 상상력을 죽인다. 이런 발언을 함으로써 그는 미술사학자로서 자신의 위상을 위험에 빠뜨렸다. 실제로 이 책 때문에 엘킨스가 “영원히 하버드의 문 안으로 들어갈 수 없을” 거라고 충고해온 미술사학자도 있었다. “이제까지 배운 미술사는 모두 잊어라”라고 폭탄선언을 던진 전작 『과연 그것이 미술사일까?』에서 보여준 과감함이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지은이는 이 책을 쓰기 위해 30명에 달하는 미술사학자와 편지를 주고받았다. 운 적이 있다고 말한 사람은 7명, 그중 이름을 밝혀도 좋다고 말한 사람은 단 2명뿐이었다. 1퍼센트만이 작품에 감동해 울었다는 통계가 나온다. 그림을 공부하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을 만큼 그림을 사랑한다는 사람들이, 그림에 관해 책을 쓰고 강의를 할 정도로 그림에 심취해 있다는 사람들이, 단 한 번도 뜨거워진 적이 없다는 것은, 눈물 흘린 적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들은 환자들의 고통을 공감하려 애쓰지만 직업의식이 너무 투철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의사와 같다. 그들이 위대하다고 말하는 그림은 오직 책 속에서만 위대하다. 그것은 언제나 회화의 역사에 세워진 하나의 이정표일 것이고, 꼭 봐야 하는 그림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점을 빼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발톱과 이빨이 뽑히고 사슬에 묶인 채” 낡은 수사학과 언어 속에 갇혀 있을 뿐이다. 한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생각이고 감정이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오직 다른 사람들의 생각뿐이다.

그림에 대한 사랑이 역사를 쓰게 했지만, 결국 역사가 사랑의 기억을 지우고 우리 영혼을 잠식했다. 이제 책을 덮고 느낄 때라고, 지은이는 말하고 있다. 공허한 지적 교양과 허위적인 고상함으로 무장한 우리에게 ‘갑옷’을 벗어던지고 이제 그만 자유로워지라 말한다. 그림이 역사가 되기 전, 처음 그때로 돌아가 다시 한번 느껴보라고, 사랑에 빠져보라고.
사랑 없는 삶이 더 쉽다
>>뭔가를 보고 느끼고 감동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고 그것에는 얼마간의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림은 우리를 익숙한 세상에서 조금씩 벗어나도록 울타리 밖으로 끌어낸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 마음의 빗장을 열지 않으면 가만히 내버려두지만, 일단 빠져들도록 허락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4백 통의 편지가 입증해주듯, 카라바조는 한 청년을 발작 상태로 몰아넣었고, 프라 안젤리코는 한 여성에게 현기증을 일으키고 심장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들었다. 이런 예측불허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에, 진정으로 보고 마음을 열고 눈물이 새나오도록 자신을 ‘방치’하는 일은 분명 어렵고, 또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분명한 사실 한 가지가 더 있다.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엇이든 해보는 게 낫다는 사실이다. 무미건조한 삶보다는 감정으로 충만한 삶이 낫고, 평탄대로보다는 굴곡진 길이 걷기에 더 흥미롭다. 통제도, 예측도 불가능하기에 불안하고 수고스럽지만, 그러는 편이 더 ‘살아 있는’ 것 같을 테니까. 헤어질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고통스러울 줄 알면서 기꺼이 자신을 내던진다.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 가치의 진가는, 사랑을 해본 사람만이, 삶을 제대로 살아본 사람만이 안다.

*엘킨스가 제안하는, 그림 앞에서 우는 8가지 방법
첫째, 미술관에는 혼자 가라. 그림을 보는 것은 사교를 위한 행위도, 친척이나 친구들과 수준 높은 시간을 갖기 위한 기회도 아니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집중과 침착함을 필요로 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둘째, 모든 것을 보려고 노력하지 마라. 미술관의 배치도를 구해 둘러볼 전시실을 한두 군데만 골라라. 보고 싶은 전시실을 선택한 다음에는 그곳을 둘러보며 다시 그림 한 점을 골라라. 특정 문화나 시대에 대해 배우려는 게 아니라면, 그림이 한꺼번에 모여 있다고 좋을 건 없다.

셋째, 집중력 분산을 최소화하라. 전시실은 절대로 붐비지 않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구석에 걸린 그림이 제일 좋다. 주위가 환하고 사람이 많은 복도에 걸린 그림은 쳐다볼 생각도 마라. 관리인이 당신을 빤히 쳐다보기 시작한다면 다른 전시실로 자리를 옮겨라.

넷째,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라. 일단 그림을 선택했으면 그 그림에 기회를 줘라. 그림 앞에 서서 조금 생각해보라. 뒤로 물러나서 다시 보아라. 그리고 앉아서 긴장을 풀어라. 다시 일어나서 주위를 걸어 다니다가 다시 돌아와 조금 더 보아라. 그림들은 아주 느리다. 그림이 말을 걸기로 결심하기까지는 심지어 몇 주나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다섯째, 완전한 주의를 기울여라. 당신은 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고 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정신은 딴 데 판 채 보기만 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여섯째, 스스로 생각하라. 나와 같은 전문가들도 어떤 그림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대다수의 인정을 받은 사실들에까지 회의를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당신이 원하는 만큼 읽고, 오디오 투어도 해보고, 설명판도 훑어보고, 책도 사라. 하지만 그림을 볼 때는 그냥 보고 스스로 판단하라.

일곱째, 진정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라. 미술관을 찾는 거의 모든 사람은 ‘공식적인 미술관 걸음걸이’로 움직인다. 느릿느릿 산책하듯 걸으며 사이사이 잠시 멈춰서 설명을 읽기 위해 약간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식이다. 언제 어디서든 얼마 안 되지만 ‘공식적인 미술관 걸음걸이’로 걷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잠시 그들을 지켜보라. 그들이 얼마나 끈기 있게 보는지 보고, 그들이 그림에 쏟는 집중력을 살펴보라. 그들이 휴식을 취할 때 다가가서 말을 걸어보라. 내 경험상 그런 사람들 중에는 그림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여덟째, 충실하라. 일단 그림 한 점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보러 오겠다는 약속을 자신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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