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철학과 박찬국 교수가 들려주는 하이데거 인생수업.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불안과 고독, 우울과 무기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하이데거는 현대사회의 위기를 직시하고 그것을 회복하기 위한 길을 사유하는 데 자신의 삶을 바친 사상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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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서울대 박찬국 교수의 하이데거 명강의) 내용 요약
《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ISBN: 9788950971991)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찬국 교수가 쓴 철학 에세이로, 21세기북스에서 2017년 9월 출간되었다. 하이데거 철학의 국내 권위자인 박찬국은 마르틴 하이데거의 사상을 강의 형식으로 쉽게 풀어내며, 현대인의 불안, 고독, 우울, 무기력의 근원을 탐구하고 이를 극복할 길을 제시한다. 하이데거는 현대 사회를 존재의 위기로 진단하며, 인간이 자연과 사물에 대한 ‘경이’를 잃어버렸다고 보았다. 이
하이데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전대미문의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우리 삶이 진정으로 충만해지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빠져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그는 이 시대를 ‘궁핍한 시대’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이러한 궁핍성을 자각하기는커녕 현대를 가장 풍요로운 시대라고 여긴다는 데 있습니다.
하이데거식의 난해한 표현을 빌리자면 ‘현대인들은 존재자들을 관리하고 조작하고 지배하고 향유하는 데 빠져서 존재를 망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자신들이 존재를 망각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p. 9/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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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데만 열중하다 보니 우리는 세상의 어떤 것 하나와도 차분한 교감을 나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꽃을 볼 여유도, 달을 볼 여유도 없습니다.
p. 2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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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가 보기에 현대인들은 이 시대를 위기의 시대로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이 만들어낸 물건들에 도취해 있을 뿐입니다.
하이데거는 이 시대의 위기를 사람들이 깨닫지도 느끼지도 못한다는 것 자체가 바로 오늘날의 위기가 갖는 근본적인 심각성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하이데거는 ‘위기 상실Notlosigkeit의 위기’라고 부르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p. 5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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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정적 속에 빠진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시끄럽게 만드는 세간의 일에 대한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이데거는 이러한 마음 상태를 ‘침묵’이라고 부릅니다.
p. 8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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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은 우리가 이렇게 단순하고 소박한 것을 경이로운 것으로 느끼고 그것들을 존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p. 88/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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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은 고독감과 무력감 그리고 허무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을 근본적으로 규정하는 욕망은 식욕이나 성욕보다는 고독감과 무력감 그리고 허무감에서 벗어나려는 욕망입니다.
p 15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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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환경에서 마주하는 인간관계, 의식주, 자연 등을 목적 삼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존재' 자체로 느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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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아서 만나는 것이 아니고 나에게 도움이 될까 하여 만나고, 억지로 유지하는 관계를 직접 보았던 게 얼마나 많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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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이 원래 이런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순수한 가치와 본질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잃는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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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주어진 그대로 "경이"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플라잉북에서 철학에 관심있냐고 하면서 추천해준 책이다. 책 제목이 와닿아서 도서관에 신청해서 읽었다. 하이데거라는 철학자는 대학교 교양시간에 들어보긴했지만 어떤 분인지, 사상이 뭔지 거의 몰랐는데 책 제목이 뭔가 희망적이여서 끌렸다. 저자는 서울대 교수님이신데 글을 정말 쉽게 써주셔서 어려운 사상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글을 정말 잘 쓰시는 것 같고 이분이 쓴 다른 책도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내용을 이야기하자면 인간이 왜 불행한지를 차근차근 설명한다. 인간이 존재자로서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세상이 요구하는, 내가 필요로하는 가치를 생산하고 증명해야 하는 시대관에서부터 그 불행이 시작된다. 때문에 존재 자체, 장미꽃 하나, 냉이꽃 한송이가 그저 그 곳에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감격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이를 위해서는 죽음을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 죽음 앞에 서면 사소한 것도 감사하게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 모두 느낀 점이다.
이용하고 탐닉하는 것 때문에 불행을 자초하고 있는 인간의 실상을 다루고 있어 얼마전에 읽었던 '엔트로피'에서와 비슷한 인사이트를 받았다. 우리는 정말 끝없이 자연을 개발하고 주변 환경을 이용하려고만 하는 생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여전히 물질주의가 주는 편안함을 쉽게 놓을 수 없다.) 하지만 그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하이데거가-또는 저자가- 제시하는 '죽음을 의식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가 어렵다. 책에서도 나와있지만 죽음을 의식하면 허무주의로도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쾌한 설명이 나와있지 않은 것 같다.
존재 자체로 기뻐하고 감사하는 것은 성경적 세계관과도 비슷하다. 그리고 죽음을 염두하며 살아야 하는 것도 비슷한 가르침이다. 그런데 성경은 죽음 뒤의 세계도 기억하라고 한다. 그렇게 할 때 '나를 괴롭히는 상사', '갑작스레 찾아온 질병'도 수용하고 기쁨과 감사를 잃지 않을 수 있다. 하이데거의 사상은 유익하긴 하지만 2% 부족했다.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부터 고독감, 무력감, 허망감은 내게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것 같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냥 어느 순간부터 였다. 의무소방 복무를 시작하고 구급차를 타기 시작하고 나서, 적지 않은 죽음을 본 후부터는 더 심해졌다. 결국 죽음이라는 한 점으로 귀결되는 내 인생의 존재 이유가 궁금했던 차에 하이데거의 철학은 나의 가려운 고민들을 긁어주었다. ‘불안’, ‘경악’, ‘경이’의 근본기분 속에서 드러나는 근원적인 세계. 사역으로서의 세계가 펼쳐지는 ‘현-존재’로 존재해야하는 인간. 진정으로 풍요롭게 살기 위해 갖춰야할 시적 태도 등등. 하이데거의 생각들은 마치 내가 원하기라도 한듯 나의 마음으로 통과해 들어왔다. 이 책에 대해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책은 명확한 정답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여전히 난 매일 무력하고 고독하며 또 허망하다. 그러나 나와 똑같은 경험을 앞서 하신 분의 생각과 태도를 알기만 한 것으로도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르겠다.